기타 영웅들의 대향연 『더 기타리스트』
기타와 이를 연주하는 기타리스트의 활약은 클래식보다는 대중음악에서 더욱 진가를 발휘해 왔다. 재즈와 블루스의 태동, 록큰롤의 폭발, 포크와 록의 만남, 사이키델릭과 프로그레시브 록으로의 진화, 하드 록과 헤비메탈 등 더 강한 비트와 현란한 테크닉 경쟁, 그리고 펑크와 모던 록의 탄생에 이르기까지 대중음악의 역사를 주도했던 주인공은 다름 아닌 기타와 기타리스트였다.
글ㆍ사진 박수호 (예스24 도서MD)
2014.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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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의 마지막 날, 와이프의 ‘허락’을 받아 정말 탐내 하던 세트 상품을 질렀다. 프로그레시브 록계의 최강자이자 전설 중의 전설인 핑크 플로이드의 스튜디오 앨범 세트! 마침 연말 할인 이벤트를 진행중이라 ‘전세계에서 가장 싼’ 가격에 16장짜리 세트를 좋은 가격에 구매할 수 있었다. 퇴근 후, 집에 가서 맨 먼저 한 일은 CD장을 정리하거나 오디오 재생기의 먼지를 닦은 게 아니었다. 책장 가장 잘 보이는 곳에 모셔두고 틈날 때마다 탐독하던 책 『더 기타리스트』 를 펼쳐든 거였다. 핑크 플로이드의 기타리스트 데이비드 길모어 편을 보기 위해서.


1970~80년대를 풍미한 록 밴드들의 음반을 모으는 것이 유일한 취미인 내게 이 책 『더 기타리스트』 는 성전(聖典) 같은 책이다. 195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대중음악계를 이끈 105명의 기타 영웅들이 등장하는 이 책은 그럴 수 밖에 없다. 3J로 불리는 지미 헨드릭스, 지미 페이지, 제프 벡, 비틀즈의 리드기타 조지 해리슨, 조지 해리슨의 절친이자 ‘기타의 신’으로 불리는 에릭 클랩턴, 하드록의 최강자 리치 블랙모어, 프레디 머큐리의 영원한 동지 브라이언 메이, 속주의 마왕 잉베이 말름스틴과 에드워드 반 헤일런, 혁신의 기타리스트 팻 메스니 등등.

각 기타리스트별 챕터는 탄생부터 데뷔, 전성기 활약상, 대표 음반 소개, 주로 쓴 기타 소개 등으로 이뤄져 있다. 또 대중음악사에서 차지하는 위상이나 끼친 영향 등도 소개되어 있어 그 자체로 대중음악사(史)의 기능도 해 준다. 록에 치우치지 않고 조지 벤슨이나 리 릿나워, 쳇 앳킨스 등 재즈나 컨트리 계열의 기타리스트들도 균형있게 소개하는 점도 책이 빛나는 이유다.

지독한 라디오 키드, 팝송 키드였던 저자 정일서 PD는 대중음악 출판계의 거의 유일한 일급 저자다. 이미 전작 『팝 음악사의 라이벌들』『365일 팝 음악사』로 대중음악 팬들의 갈증을 어느 정도 해갈해 줬던 저자는 이 책으로 대중음악 출판 역사에서 기념비적인 책을 남기게 됐다. 다른 분야에 견주어 질적이나 양적인 면 모두 부실하던 이 분야의 독보적인 책이 된 것이다.

대중음악 팬이자 이 책의 애독자로서 한 가지 바란다면 『더 기타리스트』 의 후속작으로 ‘더 베이시스트/더 드러머’를 꼭 써 주십사 하는 것이다. 이 책으로도 많은 즐거움을 얻고 계속 얻을 테지만 감히 부탁 드려 보련다.


[관련 기사]

-록의 완성자 레드 제플린(Led Zeppelin)
-기타 연주의 청사진을 제시하다 - 밴 헤일런(Van Halen)
-기타리스트들의 기타리스트, 그리고 가장 위대한 무명의 기타리스트 - 로이 부캐넌
-지상 최고의 기타ㆍ드럼ㆍ베이스 3인조 - 크림(The Cream)
-칠순 앞둔 할아버지, 또 사고쳤다! - 닐 영(Neil 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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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기타리스트 The Guitarist 정일서 저 | 어바웃어북
기타리스트만큼 대중음악의 영속성을 견고하게 이어주는 뮤지션도 없을 것이다. 결국 기타리스트의 계보를 살펴보는 것은 대중음악의 역사를 되짚어보는 것과 다르지 않다. 이 책은 장고 라인하르트와 로버트 존슨 등 레전드 기타리스트에서 시작해 티본 워커, 머디 워터스, 레스 폴, 비비 킹 등 초기 거장들과 지미 헨드릭스, 지미 페이지, 에릭 클랩튼, 에드워드 반 헤일런 등 7,80년대 기타 영웅들을 거쳐, 조니 그린우드, 잭 화이트, 존 메이어 등 21세기 신성에 이르기까지 105명 기타리스트들의 삶과 음악을 통해 대중음악의 흐름을 조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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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기타리스트 #정일서 #기타
5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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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롱

2014.02.14

기타리스트.. 누군가에겐 꿈과 희망이 되고 누군가에겐 그저 한 연주자일 뿐인 그런직업. 누군가가 영웅으로 삼는 사람들의 이야기. 과연 어떤 내용으로 이뤄져있을지 궁금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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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자르는아이

2014.02.10

이 책 살까말까 늘 망설이는 책 가운데 하난데, 리뷰보니 80년대 기타리스트가 조금 과하다싶게 취향이 깊이 반영돼 있다는 평이 있어서 선뜻 고르지를 못하겠는, 잘 모르니까....성향으로 보건대 아마도 그 기타리스트가 연주한 곡들은 다 찾아서 들어봐야 직성이 풀릴테니..잘 모르는 기타리스트라면...아아...결심했어요. 이 달말 생활비가 남으면 사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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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

2014.02.09

대중음악과 기타의 끈끈한 연결성과 그 계보를 잘 엮은 책이군요.출간되었을 때,꽤 호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한 번 읽어보고 싶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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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호 (예스24 도서MD)

컴퓨터/수험서/대학교재 담당 MD. 2009년 팬 생활을 청산하고 ‘동네 야구평론가’의 길을 걷고 있다. 『김성근 평전』을 써 보는 것이 평생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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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서

휘문고등학교와 연세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성공회대 문화대학원에서 공부했으며, 1995년부터 지금까지 KBS에서 라디오 PD로 일하고 있다. 무슨 일을 하던 귀에서 헤드폰을 빼는 일이 거의 없는 방송국에서도 소문난 음악광으로, 예나 지금이나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음악 듣는데 쓴다. 오래 전부터 〈365일 팝 음악사〉(2015, 개정증보판, 돋을새김), 〈팝 음악사의 라이벌들〉(2011, 돋을새김), 〈더 기타리스트〉(2013, 어바웃어북) 등 여러 저술 활동을 통해 대중음악의 역사를 다양한 시선으로 정리해왔다. 이 책 〈더 밴드〉는 그 연장선으로, 195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400개가 넘는 밴드를 통해 살펴본 아카이브다. 그동안 연출한 프로그램으로는 〈황정민의 FM대행진〉, 〈남궁연의 뮤직스테이션〉, 〈이금희의 가요산책〉, 〈김광한의 골든팝스〉, 〈전영혁의 음악세계〉, 〈이상은의 사랑해요 FM〉, 〈신화 이민우의 자유선언〉, 〈유희열의 라디오천국〉, 〈이소라(강수지)의 메모리즈〉, 〈장윤주(유지원, 김지원)의 옥탑방 라디오〉 등이 있다. 현재는 KBS CLASSIC FM에서 〈세상의 모든 음악〉을 맡고 있다. 저서로는 위의 책 외에 〈그 시절, 우리들의 팝송〉(2018, 오픈하우스), 〈KBS FM 월드뮤직:음악으로 떠나는 세계여행〉(2005, 문학사상, 공저), 〈당신과 하루키와 음악〉(2015, 그책, 공저)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