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만의 야한노래에서 어떻게 변화 했을까? - 가수 십센치
현재 십센치라는 밴드를 찾게 만드는 키워드는 무엇이 있을까
글ㆍ사진 이즘
2014.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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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센치(10cm) < 3.0 >

 

현재 십센치라는 밴드를 찾게 만드는 키워드는 무엇이 있을까. 일단 「아메리카노」는 아니다. 인디와 청춘이라는 두 가지 소재가 지금에서는 큰 설득력이 없다. 이들이 대중화시키고 인디 포크음악의 상징처럼 만들었던 젬베와 기타는 정규 앨범 속 십센치의 이미지와는 별로 조응하지 않는다. 「아메리카노」 열풍을 어떻게든 설명해보고자 끌어다 쓴 청춘이라는 단어도 이번 앨범의 「아프리카 청춘이다」를 들어보면 딱히 이들과 어울리지 않는다. 딱히 인디 같지도 청춘 같지도 않은 2014년의 이들은 「아메리카노」같은 반짝 흥행과는 거리가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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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보에서는 이들의 키워드가 야한 음악도 아닌 것 같다. 「Dreams come true」같은 노래는 전작의 「오예」나 「오늘밤에」보다 대담하지도 농하지도 않다. 한심하고 찌질한 남자의 속마음을 건드려보는 「스토커」도 「Fine thank you and you?」에서 느껴지는 허탈감만큼의 위력은 보이지 않는다.

 

여전히 능글맞게 잘하지만 3집은 여러모로 전작들에 갇혀있다. 십센치의 확실한 아이덴티티인줄 알았던 청춘 감성 혹은 찌질하고 야한 노래들이 다른 곳이 아닌 예전의 그림자에서 뒷걸음치고 있는 것이다. 눙치는 노랫말과 달달하고 얄미운 권정열의 보컬으로만 귀를 사로잡자니 은근히 허전한 구석이 많다. 이렇게 되니 이들은 그럴듯한 엄살 혹은 고충을 털어 놓기 시작한다.

 

첫 곡 「3집에 대한 부담감」의 이야기가 이제 이해된다. 「아메리카노」 같은 노래를 하면 사람들이 좋아할지 야한노래를 하면 좋아할지 대놓고 묻는 이들의 심정을 이제야 헤아릴 수 있다. 소재 고갈도 노력도 너무 부담스러우니 스리슬쩍 넘어가자고 한다. 돈 벌고 싶다는 이야기를 쉽게도 한다. 그냥 겉으로 듣기엔 십센치다운 농담인데 의도치 않게 이 노래가 < 3.0 >을 요약하는 한 마디가 되었다.

 

어디나 항상 수사가 좋은 사람이 있다. 말 한마디로 사람들을 끌어 모으고 온갖 곤경도 피해나가던 그들, 그 모습에서 십센치가 보인다. 벌써 이들의 만담도 삼세번을 넘게 들은 지금, 그냥 넘어가기 위해서라도 쉽게 쉽게 살기 위해서라도 계속 걸어야하는 시기가 왔다. 이미 대중적 영향력까지 적잖이 떠받치고 있기 때문에 고민은 더 커질 것이다. 제2의 「아메리카노」가 나온다 한들 4집에 대한 부담감이 없어질 리는 없다.

 

 

글/ 이기선(tomatoappl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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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cm #십센치
1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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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ㅋ

2015.01.24

인디와 청춘이라는 두 가지 소재가 지금에서는 큰 설득력이 없고 복고풍 90년대 히트곡들이 다시불려지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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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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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cm

멤버 : 권정열(보컬과 퍼커션) 권정열과 윤철종은 처음에 '해령(海靈)'이라는 밴드로 음악활동을 시작했다. 해령은 2004년 쌈지 사운드 페스티벌 숨은 고수에 선정되기도 하였으나 멤버들의 군입대로 해체되었다. 오랜 세월이 지나 두 남자가 다시 음악을 시작하기로 마음먹은 것이 십센치의 시작이다. 십센치라는 밴드 이름은 두 멤버의 키가 10㎝ 차이 난다는 것에서 착안해 지었다고 한다. 2009년 홍대의 몇몇 클럽에서 처음으로 모습을 보인 10cm는 어느덧 2년차의 경력을 자랑하는 밴드가 되었다. 2009년 4월 발매된 첫 번째 가내수공업 EP앨범과 컴필레이션 앨범'Life'의 '오늘밤은 어둠이 무서워요'를 통하여 어쿠스틱 음악신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떠오른 10cm는 그 해 8월 '아메리카노'라는 말도 안 되는 디지털 싱글의 발매로 말도 안 되는 인기를 누리는 밴드가 되었고, 피시방비와 담뱃값을 충당하기 위해 길거리 공연을 서슴지 않던 10cm는 어느덧 수 천명 규모의 페스티벌에서도 환영 받는 존재가 되었으며 용돈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먹고 살만한 생활을 누리게 되었다.(태어나서 처음으로!) 셉센치는 2010년 벅스 뮤직어워드 인디 부문에서 2위를 차지했으며, '유희열의 라디오 천국' 선정 '올해의 신인', 엠넷아시아뮤직어워드 '올해의 발견' 등에 선정되기도 했다. 2011년 2월 12일 정규앨범 1집 발매 기념 콘서트를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