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팔이 소년들의 통쾌한 한 방! - 뮤지컬 <뉴시즈>
정의롭고 용기 있는 아이들과 비열하고 비인간적인 어른들의 상반된 모습을 통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
글ㆍ사진 임수빈
2016.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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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꾼 소년들

 

무대에 불이 켜지면 허름한 철제 건물에서 20명 남짓한 소년들이 달려 나온다. 초라한 행색을 한 소년들은 하나같이 작은 가방을 둘러매고 신문사로 발걸음을 재촉한다. 시시콜콜한 농담을 주고 받고, 어떻게 하면 신문을 더 많이 팔 수 있을까 고민하며 오늘의 헤드라인을 기다린다. 마침내 헤드라인이 발표되고 신문이 배급되는 순간, 신문팔이 소년들의 고단한 하루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19세기 말 미국에는 이들처럼 신문을 팔며 생계를 유지한 소년들이 있었다. 그들을 바로 ‘뉴스보이’ 혹은 ‘뉴시즈’라 불렀다. 그리고 뮤지컬 <뉴시즈>는 바로 이러한 소년들의 삶과 그들의 위대한 도전을 다루고 있다.

 

<뉴시즈>의 주인공인 잭은 평등한 세상, 자유로운 세상을 꿈꾸는 정의로운 소년이다. 잭은 특유의 여유로움과 낙천적인 성격을 바탕으로 뉴시즈들의 리더로써 소년들을 이끌어 나간다. 집이 없어 노숙을 하고, 4센트짜리 탄산수도 사먹지 못할 만큼 힘든 삶이지만 소년들은 하나 같이 쾌활하고 씩씩하다. 서로가 서로를 의지하며 그 안에서 소소한 행복을 찾는다. 그러나 부끄럽게도 세상에 찌든 어른들은 이 소년들을 가만 두지 않는다. 특히 신문사 사장인 풀리처는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 시키기 위해 뉴시즈들에게 파는 신문 값을 인상시키고, 어린 소년들을 삶을 짓밟는다.

 

최소한의 권리도 보장 받지 못하고 생계마저 위협당한 뉴시즈들은 고민 끝에 이 부당한 대우에 맞서기로 결심한다. 소년들의 주변에는 그들을 도와줄 만한 어른이 단 한 명도 없었기에, 그들은 스스로 모든 것을 해결한다. 리더인 잭과 똑똑하고 정의로운 데이비가 앞장서서 신문 값 인상 철회를 요구하는 파업을 선언하고, 마침내 소년들은 끝을 알 수 없는 무모한 싸움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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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스토리

 

뮤지컬 <뉴시즈>는 1899년 실제 있었던 뉴스보이 파업사건을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 미국에서 일찌감치 영화로 만들어졌다가 2012년에 다시 뮤지컬로 제작되었고, 초연 직후 브로드웨이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이번 한국 <뉴시즈> 공연은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초연되는 동시에 논레플리카 방식으로 이루어져 한국만의 독창적인 무대를 구현해냈다.

 

뮤지컬 <뉴시즈>의 장점은 볼거리가 풍부하다는 점이다. 20명 남짓한 뉴시즈들은 각각 탭댄스, 아크로바틱, 발레 등 다양한 안무를 선보인다. 2시간 내내 쉴새 없이 이어지는 소년들의 춤은 관객들의 눈을 즐겁게 해준다. 그 춤에는 가난한 삶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았던 뉴시즈들의 밝고 경쾌한 에너지가 잘 녹아있다. 중독성 있는 넘버들도 작품을 보다 풍성하게 만들어 준다. 뮤지컬이라는 종합예술의 기본 공식을 잘 따른 작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실 <뉴시즈>는 그동안 디즈니사가 만들어온 수 많은 애니메이션의 플롯처럼 간결하고 단순하다. 정의롭고 용기 있는 아이들과 비열하고 비인간적인 어른들의 상반된 모습을 통해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달하지만, 전체적인 이야기가 빈약하다. 신문사와 뉴시즈들의 갈등은 다소 맥 없이 해결되어, 거대 권력에 맞서 싸운 소년들의 용기와 신념이 다소 가볍게 치부된다. 잭의 감정변화나 캐서린과의 러브라인은 지나치게 개연성이 부족하다. 노래도, 춤도, 배우들의 연기도 완벽하지만 ‘정말 디즈니스럽다’는 느낌을 주는 플롯은 두고두고 아쉬움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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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리앗에 맞서 싸운 다윗처럼 용감하고 정의롭던 신문팔이 소년들의 이야기는 7월3일까지 충무아트홀에서 만나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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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과 몽상 그 중간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