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격과 같은 외형적 규범에 얽매이지 않는 ‘산문(散文)’이라는 뜻을 가진 밴드의 이름만치, 좀처럼 종잡을 수 없다. 앨범 커버에 담긴 동네 주민들이 모여 자유분방하게 파티를 벌이는 모습처럼 맨체스터 출신 3인조는 쉽게 찾기 힘든 나름의 음악 세계를 정립했다. 쉽게 풀어 설명하자면 오아시스(Oasis) 풍 어쿠스틱 기타가 주도하는 감미로운 멜로디 위에 물 흐르는 듯 감성을 자극하는 에미넴의 래핑을 얹은 모양새. 어딘가 이질적이면서도 듣기 불편하지 않음은 분명 신에서 착실히 쌓아온 내공 덕분일 테다.
비트 메이커 데이브 스톤(Dave Stone)과 그의 사촌이자 래퍼 겸 보컬 마이크 머레이(Mike Murray), 친구인 기타리스트 리 로일(Lee Royle) 3인조는 2014년부터 뭉쳐 공연을 벌였고 곧장 DJ 노티 보이(Naughty Boy)의 시야에 포착되어 초신성 싱어송라이터 에밀리 산데(Emily Sande)와 함께 작업하는 등 활동을 시작했다. 2년간 준비해 나온
‘인생 앨범’으로 에미넴의 사회에 대한 울분을 터트리는
일상적인 이야기라는 내용을 표현하기에 조금은 무거운 형식을 택했지만 위트를 담아 풀어내는 재주가 탁월해 이지 리스닝으로 흘려보내기도 수월하고 면밀히 들여다보아도 재미있는 작품을 만들어냈다. 장르 혼합을 추구하는 비슷한 외양의 선배들인 더 스트리츠(The Streets), 플랜 비(Plan B)에 비해 젊은 패기와 감각으로 앞서나갈 가능성이 충분하다. 마지막으로 어떤 이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는 정보, 이들은 맨체스터에서 ‘시티’를 위해 살아가는 오아시스와 달리 유나이티드의 팬이다.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