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하, 솔로 이후 더 선명한 강점
청하와 춤이 뗄 수 없는 관계이고 앞으로도 무대 위 모습들이 더 기억되겠지만 보컬리스트로서의 가능성도 놓지 않는다.
글ㆍ사진 이즘
2018.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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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은 아이오아이로 시작했지만 청하는 솔로 이후 더 선명한 강점을 보인다. 그저 춤 잘 추는 멤버에서 보컬을 비롯해 잘하는 것들을 집약해서 드러낸다. 「Roller coaster」는 블랙아이드필승의 손을 거쳐 친숙한 후렴을 내민다. 「Why don’t you know」가 넉살의 랩이나 트로피컬 하우스 등 청하를 연상했을 때 의외의 것들이 더해져 있었다면 이번 앨범은 댄스가수란 목표에 가까이 다가선다.

 

댄스 팝의 기본적 흐름을 따르는 「Roller coaster」에서 엄정화나 채연 등 지난 디바들의 흔적이 묻어난다. 복고적이고 기시감 강한 전개지만 정체성을 강조하기에 더 없이 안정적인 선택이다. 직관적이고 쉬운 멜로디는 가수의 움직임과 함께 온도를 높이고, 투스텝을 밟아가며 달려가는 비트도 퍼포머를 두각하기 위해 사용된다. 촌스럽게 느껴지지 않기 위해 섞은 백보컬과 편곡에서도 고민이 담겨있다.

 

댄스 앨범의 성공 공식을 참고한 과정에서 시대감을 걷어내지 못한 것은 단점이다. 「Offset」은 2010년대 알앤비나 팝에 자주 사용된 낡은 질감이고 「Do it」 속 파워풀한 후렴과 내지르는 창법은 제시 제이가 연상된다. 익숙함 강한 곡에 색깔을 더하는 것은 청하의 보컬이다. 걸그룹처럼 앳되지도 원숙하지도 않은 그 중간의 음색이 맑게 흘러가며 의외성을 불어넣는다.

 

「 Roller coaster 」와 발라드 「너의 온도」가 공존하는 구성은 청하의 가창적 특성에서 온다. 데뷔 음반에 수록된 「월화수목금토일」과 「우주먼지」는 투명한 톤이 담겨 있어 호응을 얻었다. 화려하게 채워야 할 음반에 얌전한 곡을 포기하지 않는 것도 같은 이유이다. 청하와 춤이 뗄 수 없는 관계이고 앞으로도 무대 위 모습들이 더 기억되겠지만 보컬리스트로서의 가능성도 놓지 않는다.

 

 


 정유나(enter_cruis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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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