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아웃] 이슬아에게 ‘셰에라자드’란? (G. 이슬아 작가)
SNS계의 셰에라자드, 웃음도 울음도 많은, 글도 쓰고 만화도 그리는 이슬아 작가님 나오셨습니다.
글ㆍ사진 오은(시인)
2018.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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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운을 벗고 무대에 오르면 여러 사람이 둘러앉아 몇 시간 동안 내 알몸을 그렸다. 다시 옷을 입고 무대에서 내려오는 길에는 나를 둘러싼 그림들을 무심히 바라보았다. 나를 그려놓은 그림들이었는데 어쩐지 모두 그들 자신을 조금씩 닮아 있었다.


누구나 남을 자기로밖에 통과시키지 못한다는 점을 두 눈으로 확인했을 때 나는 조금 위안이 되었던가, 아니 조금 슬펐던가.

 

안녕하세요, ‘오은의 옹기종기’ 오은입니다. 이슬아 작가님의 책 『나는 울 때마다 엄마 얼굴이 된다』 의 한 부분을 읽어드렸는데요. 시간을 벌고 싶어서, 그리고 내 몸에 용기를 주고 싶어서 누드모델로 3년을 일했던 적이 있는 이슬아 작가님은 흥미로운 발견을 합니다. 허리가 긴 사람은 자신의 허리를 길게 입술이 두꺼운 사람은 자신의 입술을 두껍게 그려놓은 것을 발견한 것이죠. 사람은 오직 자기를 통과해서만 볼 수 있다는 것. 참 무섭고도 소중한 사실 같아요. 오늘 ‘책읽아웃’ <오은의 옹기종기>는요. 이슬아 작가님을 모시고 이슬아라는 단단하고 멋이 있는 사람을 통과한 멋진 시간에 대해 이야기 나누려고 합니다. 짧게나마 <일간 이슬아>의 구독자였던 사람으로서, 반갑고, 또 반가운 마음을 안고 오늘 방송 시작하겠습니다. 

 

<인터뷰 - 이슬아 작가 편>

 

오은 : 인터뷰를 시작에 앞서, 이슬아 작가님 소개를 해드릴게요. “작가. 연재 노동자. 울 때마다 복희 얼굴이 되는 사람. 국어 선생님이 되고 싶었던 복희와 시를 써서 문예창작과에 입학했던 웅이에게서 태어났다. 똥 쌀 때 꼭 눈물 한 줄기 흘리는 복희, 처음 누드모델을 시작했을 때 고급 가운을 사준 복희, 부끄러운 일이 있을 때 자기를 복희라고 부르는 복희, 도둑질은 영혼이 가난해지는 일이라고 알려준 복희는 이슬아가 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남이다.


대학에 가면서 독립을 했다. 오전에 학교에 갔다가 오후에는 잡지사 기자로 일을 하고 누드모델 일도 병행하면서 생계를 꾸려나갔다. 학교 중앙도서관 4층, 구석진 소파에서 혼자 보내는 시간을 좋아했다. 그 소파에서 많이 자고, 읽었다. 어느 날엔 그곳에서 주간지를 읽다가 문학상 공모 글을 읽었고, 응모했다. 2014년 <한겨레21> 손바닥문학상 가작을 수상하며 데뷔했다. 졸업할 때 학점은 올(All) D. 유일하게 갖고 있는 자격증이 라틴댄스 강사 자격증이라 글을 써 돈을 벌겠다고 마음먹었다.


취미가 ‘반하기’일 정도로 사람들의 사소하고도 사랑스러운 디테일에 곧잘 반하곤 하는 이슬아는 그것을 글로, 그것도 매일 써서 직접 팔기로 한다. 2018년 2월 12일 첫 연재를 시작한 <일간 이슬아>는 그가 SNS로 구독자를 직접 모집했다. 한 달 구독료 만 원을 내면 주말을 제외한 주 5일, 매일 글 한 편을 구독자들에게 이메일로 보냈다. 8월까지 6개월을 지속했고, 지금은 잠시 휴재 중이다. 글쓰기란 ‘내가 사랑하는 것들의 불멸화’라는 말을 좋아한다. 두려움 때문에 한 문장도 나아가지 못할 때는 콘도 요시후미 감독의 애니메이션 <귀를 기울이면>을 본다.


탐할 탐(貪)자를 쓰는 뚱뚱한 회색고양이 탐이와 살고 있다. 즉흥적인 일에는 젬병이다. 집에서 혼자 취해버렸을 때 추는 춤이 있다. 누가 사랑이 뭐냐고 물어볼 때면 혹시 입천장이 뜨거울까봐 고깃국을 후후 불어 식히던 할아버지의 입 모양부터 생각이 난다. 꾸준히 하는 것은 달리기. 잘 혼자가 되려고 달리기를 해왔다. 누가 대신 해줄 수 없다는 점이 글쓰기와 닮았다고 생각한다. 뒷짐 지는 어른보다는 이왕이면 팔을 흔들며 씩씩하게 걷는 어른이 되고 싶다. 섣부른 기대와 실망 없이 의젓하게 시간을 맞이하고 흘려보내는 사람이 되고 싶다. 평생 못 될 것 같지만 말이다.” 저희가 준비한 소개, 어떻게 들으셨나요?
이슬아: 박수를 치고 싶은 소개였어요. 어떻게 이렇게 꼼꼼하게 가져와서 편집하실 수 있나요. 제가 이런 것을 말하거나 썼다는 것을 까먹고 있었어요.(웃음) 고맙습니다.


오은 : ‘deep & slow’ 질문을 먼저 드린 후에 소개글 이야기를 좀 더 해보겠습니다. 오늘 이슬아 작가님께 드릴 ‘deep & slow’는 이것입니다. "이슬아에게 셰에라자드란?" 인터뷰 끝에 답을 해주세요.

 

이슬아 : 네.


오은 : 누드모델 이야기가 흥미로웠어요. 돈을 벌기 위해서이기도 했지만 내 몸에 자신감을 불어넣어주기 위해서라고도 했거든요. 일종의 내 몸을 사랑하는 방식이었겠구나, 생각이 들었는데요. 처음에 두려움 같은 건 없었는지 궁금해요.


이슬아 : 두렵기도 했어요. 일하러 갔는데 이상한 일, 무서운 일이 생길까봐 두려웠는데요. 일단 그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너무 궁금했고요. 가서 보니까 멋진 언니들이 있었던 기억이 나요. 오빠들도 간혹 있었고요. 그 전까지는 몸에 콤플렉스가 많았는데요. 좀 무던하게 여기게 된 계기 같아요.


오은 : 호기심이 두려움을 이긴 거잖아요. 저는 늘 호기심이 겁에 지거든요. 겁이 너무 많아서요. 그런 점에서 이슬아 작가님은 아주 용기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슬아 : 저도 겁이 많아요. 귀신도 무섭고(웃음) 밤에 귀가할 때도 무섭고요. 그런데 돈과 관련된 일에서는 호기심이 좀 더 앞서는 것 같기도 해요.


오은 : 저는 <일간 이슬아> 구독자였는데요. 6개월 동안 어떤 것을 지속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작년에 ‘죽이는 글쓰기’라고 해서 독자 분들이 한 달 내내 매일 글을 써야 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요. 한 달 내내 글을 쓰는 사람들은 30명 참가자 중 한 명, 많으면 두 명이었어요. 없는 달도 있었고요. 매일 글을 쓴다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인 거죠. 게다가 이슬아 작가님의 글은 짧지도 않았거든요. 그래서 어떻게 이것이 가능할까, 생각하니 신기했어요. 처음 이걸 시작할 때 난 할 수 있어, 난 젊어, 이런 호기로움이 있었던 건가요?


이슬아 : (웃음)젊긴 하지만 건강하고 젊은 몸을 믿었던 적은 없는데요. 그래서 매일이 힘드니까 주말에는 쉬었고요. 그렇게 한 달 해보니까 너무 힘들어서 중간에 친구 코너 도입으로 정확히는 주 4회로 합의를 보았죠. 그렇지만 역시 그것도 정말 힘들었어요.


오은 : 『나는 울 때마다 엄마 얼굴이 된다』는  엄마와 나에 대한 이야기, 엄마를 향한 이야기, 엄마를 위한 이야기로 읽히는데요. 엄마에 관한 책이 자신의 첫 책이 될 거라고 한 번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 같아요. 어땠나요?

 

이슬아 : 네, 예상 못했어요. 여러 글쓰기를 했고, 엄마 이외에 다른 타인을 글에 많이 등장시키기도 했었으니까요. 모녀 간의 사랑 말고 다른 사랑에 관한 책을 쓸 거라고 막연히 생각했어요. 그런데 어떻게 하다 보니 이렇게 됐습니다.(웃음) 왜냐하면 가장 오랫동안 자주 써온 타인이 엄마라서 그렇게 된 것 같아요.


오은 : <채널예스> 칼럼에 이런 말을 쓰셨어요. “거대한 인쇄기 앞에서 내가 무엇을 썼는지 다시 기억했다. 과슬이가 글쓰기로 죄를 짓지 않았는지 돌아보았다.”라고요. 인쇄기를 보니까 그 스펙터클 때문에 아무 글이나 실리면 안 될 것 같아, 좋은 글들만 인쇄되어야 할 것 같아, 이런 생각이 들었던 건가요?

 

이슬아 : 네, 정확히 그랬어요. 『나는 울 때마다 엄마 얼굴이 된다』 의 표지와 본문이 굉장히 빠른 속도로 매끈하게 찍혀 나오는 것을 보는데 신기하면서도 되게 두렵더라고요. 그때 곁에 디자이너님과 편집자님이 계셨는데요. 아예 혼자 했으면 미심쩍었을 것 같은데 이 분들도 열심히 하셨으니 아주 최악의 어떤 것은 아니겠지(웃음), 그런 생각을 했어요. 같이 작업하신 분들을 믿으면서요.


오은 :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나는 이 책을 픽션이라고 생각한다”고 했어요. 일종의 거리두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신 건가요?


이슬아 : 거리두기도 필요한 것 같고요. 기억이라는 게 너무 제멋대로여서 제가 마음대로 가공하고 편집해요. 그런 이야기이기 때문에 픽션이 맞는 것 같아요. 또 다른 이유가 있어요. 출간 이후에 엄마와 걸어가는데 지나가던 독자 분이 “어머니 아니세요? 책에서 많이 뵀어요.”라고 하신 거예요.(웃음) 엄마가 그때 너무 도망가고 싶어하셨어요. 책에서 많이 뵀다는 말이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한데요. 사실 그 분에게 엄마는 아예 처음인 사람이잖아요. 그런데 제가 마음대로 한 어떤 이야기 때문에 너무 오해하고 만나는 것 같았어요. 이 사람을 새롭게 알아가려는 마음을 방해하는 것도 같고요. 그래서 픽션이라고 늘 주장하고 다녀요.


오은 : 저는 여기에서 엄마를 ‘복희’라는 이름으로 등장시킨 것이 너무 좋았어요. 저도 엄마한테 항상 누구의 엄마, 누구의 아내가 아닌 자신의 이름으로 소개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하거든요. 이름을 부름으로써 자기의 이름이 희미해지는 삶을 더 이상 살지 않도록 만들어준 것 같아서 참 좋았는데요. 엄마를 친족이나 혈육으로서의 엄마가 아니라 한 개인의 삶으로 바라보려는 의도가 처음부터 있으셨던 건가요?

 

이슬아 : 그러려고 애를 썼어요. 어차피 ‘복희’라고 불러 보아도 딸로서 자란 한계가 너무 커서 완전히 타인으로 잘 쓰지는 못하겠죠. 그래도 주어가 엄마일 때와 복희일 때는 다른 것 같아요. 이름으로 부를 때 훨씬 더 저를 성실해지게 하는 것 같거든요. 엄마 아닌 다른 모습을 생각하게 되고요. 게다가 복희라는 이름이 엄청 재미있고, 귀엽잖아요.


오은 : 그런 것도 있을 것 같아요. 엄마라고 하면 감정이 너무 많이 들어가요. 그런데 이름을 부르니까 중심을 잡아주었던 것 같아요.


이슬아 : 네, 그런 것 같습니다.


오은 : 완벽하게는 아니어도 실제 복희라는 사람의 이야기를 담았다, 하는 부분이 있을까요?


이슬아 : 엄마가 이 책을 자주 읽는데요. 그냥 남 얘기 보듯 읽는 것 같아요. 그런데 신었던 양말의 냄새를 맡는 부분 같은 것은 되게 비슷해요.(웃음)


오은 : 혹시 미슬이(미래의 이슬아)가 닮고 싶은 엄마의 면모가 있다면 뭘까요?


이슬아 : 대체로 다 닮고 싶어요. 넓은 마음과 무한한 다정함과 부엌에서의 찬란한 재능들. 또 엄마는 말을 정말 예쁘게 해요. 그런 것도 닮고 싶죠. 말로써 천냥 빚 갚는 스타일이십니다.(웃음)


오은 : 『일간 이슬아 수필집』 이야기도 나눠볼게요. 제가 구독자였던 거 아셨어요?(웃음)


이슬아 : 구독자 명단에 ‘오은’이라고 되어 있는 걸 발견했어요. 처음에는 설마 그 분은 아니겠지, 생각했는데요. 너무 궁금해서 메일 주소를 구글링 해봤어요. 맞더라고요. 정말 기뻤습니다.


오은 : 추천을 받아서 구독했었어요. ‘브로콜리너마저’의 윤덕원이라는 친구와 친한데요. 그 친구가 이슬아 작가님의 글을 읽는 재미로 하루하루가 풍요로워졌다는 거예요. 그래서 저도 구독을 했죠. 다음 주에 가서 덕원이에게 말했어요. 고맙다고요. 매일 글을 읽는 것이 너무 행복했어요. 타인의 삶을 보면서 내 삶을 돌아보게 됐고요.


이슬아 : 정말 기쁘네요.


오은 : 매일 연재를 하면서 가장 많이 한 생각은 뭐였어요?


이슬아 : ‘오늘 뭐 쓰지?’였고요. 그 다음 ‘어제 쓴 거 창피하다’, 그 다음에는 ‘내일 잘하자’였어요.(웃음)
오은: 연재란 약속이잖아요. 그동안 달라진 것도 있을 것 같아요.


이슬아 : 일단 건강을 좀 잃었고요.(웃음) 표정을 항상 심각하게 짓고 지냈어요. 약속을 여러 명과, 게다가 보이지 않는 사람들과 한 것이기 때문에 또 그들이 저한테 돈을 주셨기 때문에 제가 잘할 일만 남은 약속인 거잖아요. 상대가 어길 가능성이 있는 어떤 약속을 했을 때는 저도 마음이 좀 풀어지지만 선불은 확실히 그들이 먼저 약속을 한 것이기 때문에 많이 두려웠어요. 또 한편으로는 정말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하고요.


오은 : 저는 문장의 어투랄까, 그런 것을 보면서 작가님의 육성으로 들었으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도 했어요. <일간 이슬아> 오디오북이 있으면 그것도 구독하고 싶다는 생각도 했거든요. 그 당시에는 작가님의 목소리도 몰랐으면서도 말이에요. 게다가 밤에 메일이 오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낭독을 제안하고 싶은데, 가능하실까요?


이슬아 : 네, 해보겠습니다.(웃음)

 

그녀의 유년기에 대해 나는 자주 묻게 된다. 뭘 잘하고 싶었는지, 무엇으로 칭찬받고 싶었는지 물어보면 복희는 뜬금없이 그 시절 시골 풍경을 이야기한다. 충남 이인면 용성리 잣골 논밭 한복판에 있던 원두막에 관해. 여름에 그 원두막에 누우면 사방에 소리가 얼마나 꽉 차 있었는지에 관해. 무슨 소리가 그렇게 컸냐고 물으면 복희는 자연은 원래 시끄러운 법이라고 대답한다. 무성한 풀과 꽃과 나무에서 나는 소리, 개구리와 귀뚜라미와 새와 소가 우는 소리, 땅에서 나오는 열기의 소리, 일몰의 소리, 바람의 소리. 시각과 후각과 청각을 다 채우는 그 소리들.(『나는 울 때마다 엄마 얼굴이 된다』 , 97-98쪽)

 

오은 : 원고 청탁 메일에 항상 고료와 고료 지급일을 물어본다고요?


이슬아 : 안 써있는 경우 정중하게 여쭤봅니다.


오은 : 안 써있는 경우, 많잖아요?


이슬아 : 많아요. 또 얼마를 주시는지, 혹은 안 주시는지도 안 써있을 때가 있고요.


오은 : 그건 당연한 권리니까요. 이런 것을 묻는 것이 더 이상 어색한 일이 아니길 바랍니다. 작가님은 글쓰기가 노동이라는 것 힘주어 주장하시잖아요.

이슬아 : 몸과 마음과 시간을 바쳐야만 완성 되니까요. 그냥 다른 노동처럼, 더 숭고할 것도 없는 비슷한 노동인 것 같아요. 시간을 들이니까 꼭 돈으로 환산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연재노동자’라고 하고 있고요. ‘작가’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노동’에 힘을 주어 말을 해야 나중에 돈 얘기를 할 때 덜 부끄럽더라고요.(웃음)


오은 : 정말 좋았던 것 중 하나가 『일간 이슬아 수필집』 뒤에 수록된 지인들의 추천사였어요. 이 글도 다 고료를 지급하고 받으셨다면서요?


이슬아 : 그럼요. 그런데 열 편이나 청탁을 해서 정말 추천사 고료에 큰 돈이 나갔어요.(웃음) 세 자릿수가 나갔습니다. 하지만 이 원고들은 정말 소중하고요. 어쩌면 제가 속물이고 깍쟁이니까 남들도 그럴 거라 생각해서 선불로 입금부터 하고 그러는 것 같아요.


오은 : 과슬이(과거의 이슬아)와 현슬이(현재의 이슬아)를 거치면서 얻은 게 있을 텐데요. 몸에 새겨진 자세, 습관 같은 것도 있을 거고요. 미슬이가 이것 하나만은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하는 게 있나요?


이슬아 : 우선 미슬이가 건강하길 바라고요. 몸과 마음의 회복력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일희일비 안 하겠다고 인터뷰 때마다 말하긴 하지만 굉장히 일희일비를 많이 하거든요.(웃음) 하지만 아무리 슬퍼도 계속 슬퍼하긴 어렵죠. 인간은 변화무쌍하고, 금방 만회되기도 해요. 그러니까 미슬이는 이리저리 흔들려도 되니까 잘 회복되는 체력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오은 : 처음에 deep & slow 질문 드린 거 기억하시죠? “이슬아에게 셰에라자드란?”에 대한 답을 마지막으로 들어볼게요. 오늘 이야기에서 답을 찾으셨나요?


이슬아 : (웃음)저에게 셰에라자드란 닮고 싶은 이야기꾼이에요. 셰에라자드 님께서 이야기하기를 몇 년 간 지속하셨잖아요. 매일 밤 말이에요. 진정한 일간 연재자의 시초인데요. 일단 그분이 해낸 시간과 이야기의 흡인력들을 닮고 싶고요. 한 가지 닮기 싫은 점이 있다면 생사가 걸린 상태에서의 연재예요.(웃음) 저는 덜 두려운 상황에서 계속 연재를 하고 싶습니다.


오은 : 정리하자면, 이슬아에게 셰에라자드란 미슬이의 모습이기도 하군요. 거기서 생존의 위협만은 빼면 되겠어요. 마지막으로 출연 소감 부탁드려요.


이슬아 : 부끄러운 걸 많이 시키셔서 얼굴이 터질 것 같아요. 아까부터 계속.(웃음) 엄청 재미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오디오클립 바로듣기 https://audioclip.naver.com/channels/391/clips/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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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울 때마다 엄마 얼굴이 된다 #이슬아 작가 #팟캐스트 #책읽아웃
    1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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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봄봄

    2018.12.06

    와 이슬아 작가님이시다. 말씀도 엄청 재치있게 잘 하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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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은(시인)

    2002년 봄 『현대시』를 통해 등단했다.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너랑 나랑 노랑』 『유에서 유』 『우리는 분위기를 사랑해』 등을 썼으며, 현재 강남대학교 한영문화콘텐츠학과 특임교수로 재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