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밤은 사라지지 말아요』
백수린 저/주정아 그림 | 마음산책
“결정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탓에 신춘문예에 투고하는 순간까지 필명을 정하지 못하고 본명으로 등단한 것을 두고두고 안타까워하는 소설가(표지 소개 중)”의 짧은 소설 모음집. 작가 소개가 귀여울 수도 있구나 싶다. “헝겊으로 만든 사물들과 튤립, 그리고 함께 사는 강아지의 새까만 발바닥을 좋아”(표지 소개 중)하는 사람은 세상에 해를 끼칠 사람이기 힘들고, 그런 사람이 쓰는 소설이라면 믿고 읽어도 되지 않을까. 일러스트레이터 ‘마담롤리나’로 활동하는 주정아의 그림이 같이 실렸다. 따끈따끈 전기 장판을 켜 놓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소설과 눈이 즐거운 그림을 보다가 낮잠을 자야지. 마음산책 짧은 소설 시리즈 여덟 번째 책이니 같은 시리즈 중에서 골라도 좋겠다. (단호박)
『모리스』
E.M. 포스터/ 고정아 역 / 열린책들
어떤 이야기는 너무 늦게 도착한다. E.M. 포스터의 숨겨진 명작 『모리스』 가 그렇다. 최근 제임스 아이보리 감독의 동명의 영화가 국내 개봉하면서 다시 주목받은 이 책은 두 남자의 로맨스다. 소설은 1914년에 완성되었지만 엄격한 사회 분위기 탓에, 작가 사후 1971년에야 출간되었다. 이른 새벽, 사랑하는 이에게 달려가 서로의 이름을 부르는 장면은 영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을 연상시킨다. 첫사랑의 떨림과 좌절 모두를 기억하는 독자들이 읽어보면 좋겠다. “더 행복한 날들에 바친다”는 헌사가 애잔하다. (김예스)
『툭하면 아픈 아이, 흔들리지 않고 키우기』
강병철 저 | 김영사
나는 엄마다. 그래서 더 정확한 건강 정보가 필요하다. 올해로 엄마 6년차, 그간 좋다는 육아책을 꽤 읽었는데, 나의 육아 도서 선택 기준은 “‘객관성’을 갖고 있느냐?”였다. 내 아이의 사례만으로, 주변 아이들의 경험담으로 쓰인 책은 그저 ‘읽을 뿐’, 따라할 순 없는 이야기였다. 제주 서귀포에서 손꼽힐 정도로 잘되는 소아과를 운영했던 의사 강병철은 현재 번역가, 꿈꿀자유 서울의학서적 대표로 활동하며, 허무맹랑한 의학 정보들이 유행처럼 번질 때마다 분노하고 또 분노한다. 『툭하면 아픈 아이, 흔들리지 않고 키우기』 는 의사로서 원칙과 기본을 갖고 쓴 과학적인 책이다. 서천석 박사는 이 책의 추천사로 “요즘 같은 세상에 이런 무첨가, 무자극의 글이 눈길을 끌 수 있을까 싶지만 이런 책이야말로 몸에도 좋고, 속에도 편한 좋은 음식이다. 꼭꼭 씹어 먹어야 할 책”이라고 말했다. 동의한다. (프랑소와 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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