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 B. 매키넌 저 / 김하현 역 | 문학동네
한자(황정은) : 지난 시간에 저희가 한 권의 책을 세 사람이 같이 읽고 이야기하는 새로운 시도를 해보았지 않습니까?
단호박 : 네, 반응이 좋았습니다. 듣는 분들도 즐거워해 주셨고 저희도 상당히 즐거운 시간을 보냈던 것 같아요.
그냥 : 맞아요.
한자(황정은) : 게다가 저는, 왠지 모르겠는데, 같은 책을 읽고 대화를 나누는 두 분을 향한 친밀감이 전보다 더 많이 깊어진 것 같아요.
단호박 : 일단 저희가 세 번까지는 진행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거든요. 그래서 세 번을 진행할 동안 청취자 분들이 열심히 댓글을 남겨주시면서 같이 참여를 해주시면 파일럿에서 고정 코너로 넘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한자(황정은) : 그러면 오늘은 두 번째 '한 책 읽기' 모임이네요.
단호박 : 네, 오늘은 제가 추천한 책을 모두 읽고 왔습니다.
한자(황정은) : 그렇습니다. 어떤 책이죠?
단호박 : 제가 고른 책은 『디컨슈머』라는 제목의 책이고요. 이 책을 좀 오래전에 읽었는데 계속해서 떠오르더라고요. 어떤 종류의 소비를 함에 있어서 항상 이 책이 떠오르는 거예요. 그리고 저희는 소비하는 인간이 되었기 때문에 하루에 한 번씩은 소비를 하게 되지 않습니까. 이렇게 소비하는 상황 속에서 '이 소비가 계속 지구에 탄소를 내뱉는 행위다'라는 사실이 계속 제 머릿속에 맴돌더라고요. 그래서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예전에도 하고 있고 지금도 계속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책의 내용을 다 설명하기보다는 그냥 우리가 무슨 소비를 하고 있는지 좀 듣고 싶었어요. 우리가 어떤 식으로 소비를 하고 있는지. 그리고 대부분 사람들이 느끼고 있는 기후 우울에 대해서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부담을 덜 수 있을지에 대한 사적인 해결 방법 같은 것을 들어보고 싶었습니다.
이 책을 안 읽으신 분들을 위해 잠깐 요약을 하는 시간을 가지도록 해볼게요. J. B. 매키넌이라는 저자가 지은 책이고요. 이 분은 환경과 경제의 문제라든지 소비자, 생태학 관련 글을 꾸준히 쓰고 있는 작가입니다. 다른 책으로는 『잃어버린 야생을 찾아서』, 『100마일 다이어트』, 『나는 여기 산다』라는 제목의 책이 있습니다. 전작의 제목만 들어봐도 이런 소비주의 사회에서 넘어가서 자연으로 어떻게 돌아갈 것인가, 혹은 내가 먹고 있는 이 모든 음식의 발자국을 어떻게 줄일 수 있을 것인가, 이런 거에 관심을 많이 두는 분인 것 같습니다. 원제가 좀 더 이 책의 내용을 잘 보여준다고 생각을 하는데, 원제는 '세상이 쇼핑을 멈추는 날(The Day the World Stops Shopping)'입니다. 책도 제목 그대로 사고 실험이더라고요.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어느 날 갑자기 소비를 멈추게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를 다룬 책입니다. 만약에 소비를 며칠 동안 멈추면 이 나라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혹은 이 산업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따라가기도 하고요. '사람들이 소비를 멈추게 된다면 욕구는 어디까지 바뀌고 필요는 어디까지 바뀔 것인가'라고 상상을 해본다거나 '전 세계에서 누구의 삶이 어떤 식으로 가장 많이 변하게 될까'를 따라가 보기도 하고요. 그리고 제가 관심을 가지고 있던 분야죠. 대기의 온실가스가 과연 줄어들지, 줄어든다면 얼마나 줄어들지, 같은 내용을 가상으로 상상을 해보고 있습니다.
저자는 지금으로부터 25% 소비가 감축된 세상을 상상을 하고 있는데요. 이 얘기를 듣고 나서 그 다음 문장을 보니까 굉장히 저는 좌절에 빠졌는데요. 전 세계적으로 지금 수준에서 25% 소비가 줄어들면 10년 전에 전 세계 지출 수준밖에 안 된대요. 책은 총 4부로 되어 있는데, 제가 이 책에서 큰 주제로 생각했던 건 '사람들이 소비를 줄이게 되면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혼란과 고통이 오게 된다'였어요. 단순히 우리는 '소비가 나쁜 것이다, 소비를 줄여야 한다, 소비는 기후 위기를 불러일으킨다'라고 하지만, 우리가 소비를 줄이게 되면 세상의 어떤 분야에서는 실직을 하게 되고 시장 자체가 없어지고 사람들이 밥을 먹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또 답답한 얘기가 있었는데, 그렇게 온 세계의 경제가 엉망이 되는 상황에서 소비가 줄어든다고 상상을 해보면, 사실 전 세계적으로 충격이 오는데 우리의 삶에는 별로 충격이 안 올 수도 있어요. 이런 소비의 딜레마를 설명하기도 하고요. 또 하나의 충격은 우리나라가 너무 많이 자원을 쓴다는 내용이었는데요. 이 책이 번역서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에 대한 언급이 되게 많이 나오잖아요. 지구 생태 발자국 네트워크라는 단체에서 '인류가 이런 식으로 지구를 사용한다면 한 해에 지구를 얼마나 사용할까' 계산을 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한국은 1979년에 이미 지구 한 개 이상을 쓰고 있다고 합니다.
한자(황정은) : 그 단위가 '글로벌헥타르'였죠. 헥타르가 면적 계산이잖아요. 개인이 뭔가를 소비했을 때 발생하는 생태 발자국의 크기를 세는 단위라고 하더라고요. 개인 평균으로 봤을 때는 2.7글로벌헥타르를 소비를 하고 있고, 이게 나라마다 다 다르겠죠. 미국 같은 경우는 8글로벌헥타르, 대단히 압도적으로 넓은 면적의 생태 발자국을 남기고 있는 거죠. 그리고 에콰도르를 약간 지속 가능한 모델로 이야기를 하고 있잖아요. 에콰도르가 1글로벌헥타르. 지속 가능한 것으로 보이는 소비자의 생활 방식의 최대치가 1.6글로벌헥타르인데, 이미 각자 전 세계 사람들이 평균값으로 2.7글로벌헥타르를 남기고 있다는 뜻이었죠. 에콰도르가 1위이고요.
단호박 : 네. 근데 그걸 봤을 때도 재밌었던 게, 전 세계 사람들이 에콰도르만큼만 사용하면 지속 가능해지는 거잖아요. 지금 에콰도르가 어떤 식으로 살고 있는지 저자가 찾아봤을 때는 아파트 수도꼭지에서 온수가 나오지 않고 아이들은 한 방을 쓰고 있고 물자는 기본적으로 좀 풍족한 편입니다. 냉장고도 있고 세탁기도 있고 웬만한 건 다 있지만 건조기는 없는 상태죠.
한자(황정은) : 만족도도 꽤 높지만, 대신에 이런 게 있더라고요. 개발 지수가 좀 높은 국가의 국민들이 에콰도르만큼의 글로벌헥타르를 남기려면 약 5년의 기대 수명과 교육을 포기해야 한다는 말도 책에 있더라고요.
단호박 : 세상의 소비를 25%를 줄이려면, 사실 에콰도르는 그렇게까지 줄이지 않아도 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정말 많이 줄여야 이 정도 감축이 된다는 거죠. 당장 우리가 에어컨을 쓰지 않고 모두가 핸드폰을 가지고 있지 않으며, 웬만한 교육도 지금의 교육 상태보다는 조금 덜 될 것이고 건조기도 어느 정도는 줄어들게 되겠죠.
'기술의 발전을 하면 탄소 발자국이 좀 줄어들지 않을까'라는 것에 대해서도 저자가 파헤치고 있는데, 저는 이 사례가 좀 충격적이었던 게 우리가 LED 등을 쓰고 있잖아요. 예전에 백열등을 쓰는 것보다는 훨씬 에너지를 적게 쓸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었는데, 문제는 사람들이 싸고 질 좋은 조명이 생기니까 갑자기 강남 한복판에 거대한 조명 파사드를 만들고 모든 곳에 조명을 함부로 쓰기 시작하는 거죠. 그래서 쓰는 에너지 자체는 더 늘어나면 늘어났지 줄어들지 않았다는 점에 있어서도 '아, 어리석은 인간들이여...'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한자(황정은) : 그렇게 효율을 높이면서 기존의 자원 사용이 줄어들 거라고 기대를 했지만, 사실은 정반대의 효과를 낸 물품들이 상당히 있지 않습니까. 예를 들어 석유의 발명으로 고래 기름의 수요가 줄어들어서 고래를 좀 덜 죽일 것이라고 기대를 했으나, 더 멀리 배를 타고 나가서 더 많이 잡아들인다는 거잖아요. 그 기름을 가지고. 계획적 진부화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죠.
단호박 : 맞아요. 기본적으로 이 책을 읽었던 동기도 그렇고, 이 책을 읽은 이후에 드는 생각도 그렇고, 저는 요새 '끊임없는 인간의 욕망을 도대체 어떻게 해야 될 것인가'에 대해서 고민이 많거든요. 저만 보더라도 이 책에서 나온 대로 소비를 25% 줄일 수 있을 것인가, 결국 제 생산력을 25% 줄이고 제가 받는 돈을 25% 줄인다는 의미이기도 하거든요. 이 책에 그런 말이 나오잖아요. 아무리 소비를 줄여도 소비를 줄인 만큼 내가 돈을 은행에 넣어놓는다거나 아니면 다른 회사에 투자하는 순간 그 돈은 다시 소비를 위한 방법으로 넘어가게 되는 거죠.
그냥 : 돈을 불태워야 된다는 표현까지 나오죠.(웃음)
단호박 : (웃음) 그런데 이 책을 다 읽고 제가 제 돈을 불태우느냐, 그 질문을 하게 되면 이제 모두가 막히게 되는 거잖아요. 그 딜레마에 대한 생각을 요새는 계속하고 있었어요. 거대한 환경 변화에 대해서 내가 문제를 갖고 있는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내가 알고 있는 그나마 해결책이라고 하는 것들을 당장 못하고 있는 거예요. 예를 들어서 정부에서 석탄 발전소를 빨리 없애는 것이 탄소 감축에 더 도움이 된다고 해서 제가 지금 직장을 그만두고 탄소 기후 정의 활동가가 되느냐, 그것도 아닌 거죠. 그 끊임없는 간격 속에서 사람들이 느끼는 피로함이 좀 있는 것 같고, 저도 마찬가지고.
한자(황정은) : 그렇지만 정치는 결국 개개인의 선택이 모여서 이루어지는 선택인 거잖아요.
단호박 : 맞습니다. 그래서 끊임없는 피로감에도 불구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뭔가 해야 되지 않겠냐'라는 생각으로 이렇게 책도 읽고 이야기도 나누고 하는 것이죠.
한자(황정은) : 맞아요. 이런 문제가 너무나 거대하고,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이 책을 읽고 나면 '돈을 불태우는 것 밖엔 방법이 없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거든요. 그런데 그렇게 하기가 어렵지 않습니까. 또, 개인이 할 수 있는 행동이나 이런 것들은 결과도 미미하고 효과가 있는지도 잘 모르겠고, 그 와중에 강대국들은 지금 인구 경쟁을 또 한단 말이죠. 이런 것들이 참 '내가 뭔가를 애쓴다고 더 나아진 게 있을까'라는 무력감에 잠기기 쉽지만, 사실은 이런 문제를 생각하는데 가장 방해가 되고 좀 경계를 해야 되는 태도가 그건 것 같아요. 냉소와 무력감, 참 어려운 이야기이긴 하지만요.
단호박 : 그리고 책에서 또 나온 부분이 뭐냐면, 이 저자는 물질적 쇼핑을 많이 비중을 두고 이야기를 하고 있긴 하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물질적 쇼핑이 아닌 다른 소비도 소비로써 혹은 쇼핑으로써 봐야 한다는 내용이 있었잖아요. 에어컨이 이제 대표적인 예시로 책에 나왔었죠. 에어컨을 틀 때 우리는 소비를 하고 있는 것인가. 그것도 저는 문제라고 생각하는 게, 한국이 이미 가지고 있는 인프라 수준이 너무 높아졌어요.
그래서 저희는 기본적으로 난방을 해야 되고 에어컨을 틀어야 되고 세탁기를 쓰고 건조기를 써야 하는 그런 종류의 생활 수준을 가지고 됐고, 그 생활 수준을 놓치는 순간 무언가 큰 일이 일어날 것만 같은 불안감에 휩싸인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여기서는 물론 물질적 소비로 인해서 벌어지는 그런 인프라적 탄소 배출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물질적 소비를 줄였을 때 그런 인프라 소비-에어컨을 켠다든지 난방을 한다든지 대중교통으로 한 시간 반 거리를 매일 다닌다든지 하는 것들도 사실 어느 정도는 소비로 봐야 되지 않나 하는 생각도 하게 됐고요.
한자(황정은) : 저는 그 대목에서 좀 충격적이었던 게, 스트리밍 서비스 역시 탄소를 발생시키는 서비스라는 개념이 좀 명확해졌어요. 생존 이외의 모든 활동들이 결국은 탄소 발자국을 남기는 소비 행위로구나, 이런 걸 느끼게 돼서 생각보다 많은 걸 단념해야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고요.
단호박 : 이 책이 어느 정도의 해결책이나 제안을 제시하기도 하죠. 어쨌든 스트리밍 사이트나 콘텐츠 시장도 무한한 팽창과 소비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계속해서 연관 영상으로 자동으로 넘어가게 한다든지, 아니면 계속해서 영상을 추천해 주는데, 그걸 어느 정도 개개인이 막아놓음으로써 이 소비를 줄일 수 있다고 제안을 하는 부분이 있긴 하더라고요.
그냥 : 저는 이 책을 읽고 나니까 이제는 단호박 님이 에어컨 이야기하는데, 고래가 생각나는 거예요. 해저 에너지를 채굴하느라 발생시키는 소음 때문에 고래들이 대화를 못하고 소통과 생존, 번식이 다 어려워졌다는 이야기를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알았어요. 지금 우리가 녹음한다고 전기를 쓰고 이런 것도 다 그것과 무관하지 않잖아요. 내가 뭘 하든 고래에게 몹쓸 짓을 하고 있다는 게 준엄한 진실이라는 걸 인지하게 됐어요.
단호박 : 그렇게 생각하면 사실 우리가 버리고 있는 모든 소비가 다 탄소 배출과 남을 괴롭히는 결론으로 일어나게 됩니다.
한자(황정은) : 고래에 대해서는 저는 그 표현이 너무나 끔찍했는데, 고래가 지금 바닷속에서 청각적 지옥 속에서 살고 있다는 거잖아요. 그래서 침묵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그게 해저 개발뿐만 아니라, 저희가 해외 구매로 상품을 살 때 그 물건이 배를 통해서 오는데 그 배들의 스크류 모터가 돌아가는 소리가 고래들의 생활 환경에 대단히 안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고 그런 지옥을 만드는 데 일조하고 있다는 서술이 이 책에 등장을 합니다. 그래서 해외 구매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물론 해외 구매하는 품목은 별로 없지만요.(웃음)
단호박 : 이런 내용의 책을 갖고 오면 다들 우울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저는 그 다음의 이야기를 더 많이 하고 싶었어요. 아까 이야기했지만 소비를 줄인다고 해서 돈이 가만히 있는 것이 아니잖아요. 소비를 줄이고 잉여 돈이 생기면 그 돈으로 인해서 계속해서 소비가 일어난다는 건데, 저자는 이걸 '소비의 리바운드 효과'라고 표현을 합니다. 그리고 이 리바운드 효과를 줄이는 방법에 대해서도 제안을 했는데, 저는 이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이야기를 많이 나눴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한자(황정은) : '리바운드'라는 게 말 그대로 공이 다시 튀는 현상 같은 거 아닐까요. 저는 그런 이미지로 상상을 했는데, 아까 저희가 고래 이야기했잖아요. 고래 기름을 소비하다가 석유가 발견되어서 이제 고래 기름이 석유로 대체되는 과정에서 고래 기름의 수요가 줄어서 고래가 더는 남획되지 않을 거라고 기대를 했으나, 사실은 그 기름을 가지고 더 큰 배로 더 멀리 나가서 더 많은 고래를 잡아들이는 그런 상황을 예로 들 수가 있겠죠.
단호박 : 리바운드 효과를 줄이는 방법 중의 하나로 저자가 제시한 건 유해한 형태의 소비를 줄이는 상품을 구매하자는 것이었는데요. 이 부분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었어요. 저자가 예로 드는 게 '휴가가 생기면 해외로 비행기를 타고 갈 것이 아니라 비행기 이용을 대체할 캠핑 장비를 구매해서 써라'라는 건데, 제 생각에는 비슷한 것 같았거든요. 이런 리바운드 효과를 하려면 사실 우리의 소비가 불러일으키는 효과에 대해서 계산을 약간 정확하게 해야 되잖아요. 아주 큰 경우라면 분명 보이겠죠. 3박 4일 동안 미국에 가서 돈을 쓰는 것보다는 집에서 넷플릭스를 보는 게 훨씬 더 줄어들겠죠.
한자(황정은) : 비행기 대신 캠핑 장비라는 것은 저자가 속한 문화권에서 생각할 수 있는 대안이고, 저희는 저희 문화권에서 생각할 수 있는 대안이 다른 게 있을 것 같습니다. 게다가 넷플릭스 시청이라든지 다른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감상을 하는 거라든지, 이게 확실히 비행기 타고 멀리 나가는 것보다는 생태 발자국이 좀 덜 남는 방법이기는 할 것 같아요.
단호박 : 그럼 우리 문화권에서 덜 유해한 상품으로 소비를 대체하는 건 뭐가 있을까요?
한자(황정은) : 잠이요. 자는 것 좋지 않습니까.(웃음)
그냥 : 너무 좋아요.(웃음)
단호박 : (웃음) 자는 것 좋죠. 그런데 저는 그것도 관계의 문제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만약에 제가 1인 가구고 누구하고도 접점을 만들지 않는 사람이라면, 휴가를 그런 식으로 즐기는 것이 나에게 나쁘지 않고 내가 그것에 대해서 즐거움을 느낀다면 그렇게 살 수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제가 사회적인 동물이고 나에게 휴가가 생기면 다른 사람들하고 뭔가 즐거운 걸 하고 싶다는 욕망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런 선택지를 하긴 쉽지 않겠죠.
한자(황정은) : 산책도 좋고 자전거 타기도 좋고, 굳이 먼 곳에 가고 싶다면 이미 만들어진 어느 시설로 가서 또 다른 일상을 보내는 방법이 있을 수도 있겠고, 그리고 책을 읽는 것도 방법이 될 수도 있겠고요. 저는 여행을 한동안 좀 다니다가 코로나가 온 김에 앞으로 비행기 탈 일은 정말 최소한으로 살자는 생각을 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여행에 관련된 책을 읽습니다. 충분히 만족스럽습니다.
* 책읽아웃 오디오클립 바로 듣기
추천기사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임나리
그저 우리 사는 이야기면 족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