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의 스몰 토크가 만든 일상 속 판타지!
단순히 ‘돈가스가 맛있었다’, ‘꽁치가 싫었다’라는 식의 대화 말고, 좀 더 재미있게 얘기할 수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제가 언젠가부터 상상력이 가미된 이야기를 지어내어 들려주기 시작했더니, 딸아이가 엄청 깔깔대더라고요.
글ㆍ사진 출판사 제공
2024.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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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저 오늘 점심으로 카레라이스 먹었어요. 엄마는요?

엄마가 점심때 뭐 먹었는지 정말 궁금하니?

그림책 『점심때 뭐 먹었냐고 묻지 마라』는 각자 다른 곳에서 하루를 보낸 엄마와 아이의 평범한 대화로 시작된다. 하지만, 이야기는 점차 평범하지 않게 흘러간다. 꽁치를 싫어해 점심을 쪼끔만 먹었다는 엄마의 귀여운 투정은 어느새 간식을 찾아 떠나는 엄마의 모험담으로 뒤바뀐다. 예측할 수 없는 전개에 순식간에 다 읽게 되지만, 엄마가 들려준 이야기가 진짜인지 가짜인지 헷갈려 자꾸만 다시 펼쳐 보게 되는 그림책이다. 평소 아이에게 들려주던 이야기가 많은 사람에게 행복으로 전해지길 바라며 글을 쓴 박티팔 작가를 만나 보았다.



책 표지만 봐도, 익살스럽고 장난기 가득한 엄마의 모습에 호기심이 생기는데요. 『점심때 뭐 먹었냐고 묻지 마라』는 어떤 책인지 간략하게 소개 부탁드립니다. 

엄마가 아이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형식이에요. 그날따라 회사 구내식당 메뉴가 마음에 들지 않던 엄마가, 자신이 먹고 싶은 것을 직접 구하러 회사를 나서면서 이야기가 시작돼요. 음식을 구하는 과정이 당연히 쉽지 않겠죠? 그 여정 중에 마주치는 재미있는 일들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작가님께서는 임상 심리사이자 세 아이의 엄마이기도 하신데요. 이 이야기는 어떻게 만들어지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실제로 제가 회사에 다녀오면 딸아이와 침대에 누워 그날 있었던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해요. 직장인들로 치면 커피 타임에 나누는 스몰 토크 같은 거죠. 둘 다 밖에서 힘들었더라도, 집으로 돌아와 가벼운 이야기를 나누고 웃고 하면 긴장이 풀리더라고요. 자주 나누는 이야깃거리는 그날 급식 혹은 구내식당에 뭐가 나왔는지, 무엇이 맛있고, 무엇이 싫었는지와 같은 점심 메뉴에 관한 것이었어요. 하지만 이런 이야기도 반복되다 보니 단조롭게 느껴지더라고요. 단순히 ‘돈가스가 맛있었다’, ‘꽁치가 싫었다’라는 식의 대화 말고, 좀 더 재미있게 얘기할 수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제가 언젠가부터 상상력이 가미된 이야기를 지어내어 들려주기 시작했더니, 딸아이가 엄청 깔깔대더라고요. 그다음 날 ‘너 점심때 뭐 나왔어?’라고 물었더니 자기도 상상을 보탠 이야기를 지어서 들려줬어요. 그렇게 만들어진 이야기 중 하나가 이렇게 그림책이 된 거랍니다.

아이들과 나누던 이야기가 그림책으로 만들어졌을 때, 소감이 남다르셨을 것 같은데요. 처음 완성된 그림책을 보았을 때, 작가님과 가족들의 반응이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얘들아, 너네들한테 들려준 이야기가 책이 되어 나온다”라고 했더니, 아무도 안 믿더라고요. 가제본을 보여 줬더니 그제야 믿는 눈치예요. 남편은 제가 평소에 워낙 엉뚱한 이야기를 많이 하고 다니니까, 크게 놀라지는 않더라고요. 제가 아이가 세 명이라 키우면서 힘들다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이렇게 끊임없이 소재 거리를 제공해 주니 감사할 따름이에요.

작가님의 위트 있고 흥미진진한 글을 보람 작가님께서 그림으로 생동감 넘치게 표현해 주셨는데요. 작가님께서 책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면과 자녀들을 포함한 어린 독자들이 가장 좋아할 것 같은 장면을 뽑아 주세요. 그 이유도 궁금합니다. 

저는 마지막 장면이 가장 좋아요. 엄마가 말도 안 되는 엉뚱한 이야기를 마치고, 증거를 들이대며 “넌 엄마 말 믿지?”라고 물으며 끝이 나요. 책에서는 나오지 않지만, 실제로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줄 때, 아무리 말이 안 되는 내용이어도 실감 나게 묘사하면 속아 넘어오거든요. 이야기가 끝나고도 계속 물어봐요. “엄마, 그거 진짜야? 아니지?” 그럼 저는 끝까지 대답해 주지 않아요. 혼란스러워하는 눈빛, 뭐가 뭔지 몰라 고민하는 표정을 지으면서 그 아이만의 상상 세계가 시작되거든요.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은 어린이 독자들도 혼란스러워했으면 좋겠어요.



그림책 속 엄마가 꽁치를 별로 안 좋아해서 조금 먹었다고 말하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엄마도 좋아하지 않는 음식이 있을 수 있구나 하고 아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했어요. 작가님께서 실제로 꽁치를 싫어하시는 건지도 궁금합니다. 

네, 정확히 맞습니다! (웃음) 실제로 꽁치는 저희 회사 식당 메뉴 중 가장 맛이 없는 음식이에요. 회사 홈페이지 메뉴판에 ‘꽁치’라고 뜨는 날은, 1층에 있는 편의점 매출이 올라가는 날이라고 편의점 아주머니께서 알려 주셨어요. 어떤 의도를 가지고 편식하는 어머니라는 캐릭터를 설정한 것은 아니고요. 실제로 제가 입이 짧아서 아이들에게 골고루 먹어라, 더 먹으라는 말을 잘 하지 않아요. 엄마도 아이처럼 좋아하지 않는 음식이 있을 수 있으니까요.

이 책은 남녀노소 모두가 재미있어할 가족 그림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을 꼭 읽었으면 하는 독자가 있으신가요?

평소 유머 감각이 없다고 느끼시는 분들이 읽어 보셨으면 좋겠어요. ‘어제 누구랑 커피를 마셨다’라는 간단한 이야기도 재미있고 웃기게 하는 사람들이 있잖아요. 이 책을 읽으면, 실제로 있었던 일을 위트 있는 스토리로 바꾸는 능력이 생기게 되지 않을까요? (웃음)

앞으로 들려주실 이야기도 기대가 됩니다. 끝으로 독자들에게 인사 부탁드립니다.

모든 스토리는 ‘심심함’에서부터 시작되는 것 같아요. 사소한 이야기를 어떻게 하면 더 재미있게 할 수 있을까 궁리해 보는 거죠. 일어난 일의 순서를 바꾸거나 이리저리 부풀려 보면서요. 별것 아닌 시시한 이야기에도 이렇게 상상을 더해 주변 사람들과 떠들고 웃다 보면, 행복이 피어나는 거 같아요. 많이 많이 웃으면서 지내시길 바라요.




*박티팔

종합병원 정신과 임상 심리사이자 세 아이의 엄마입니다. 회사에 다녀와서 아이와 침대에 느긋하게 누워 자주 수다를 떨곤 합니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 이야기에 상상력과 장난기를 더하다 보니, 아이와의 대화 시간이 더욱 풍성해지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모두가 나누는 소소한 대화들 속에 웃음이 넘쳐 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아이와 나누었던 이야기를 첫 그림책으로 펴냈습니다. 지은 책으로는 『정신과 박티팔 씨의 엉뚱하지만 도움이 되는 인간 관찰의 기술』, 『스노우볼 아가씨』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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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