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보다 글로 소통하는 시대, 무심코 보낸 메일이나 문자에서 어문표기법이 틀려서 난감했던 적은 없는가? 공무원 사회에서는 실제로 보고서에 어문규범에 틀린 표기가 있다면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다고 한다. 뿐만 아니다. 2017년 잡코리아 조사에 따르면 인사 담당자의 대다수가 어설픈 문장에 맞춤법이 틀린 자기소개서에 부정적인 인상을 받는다고 한다. 이제 올바른 어문표기법이 나의 경쟁력인 시대가 된 것이다. 『쉬워요 맞춤법!』의 출간이 더욱 주목을 받는 이유다. 이 책의 저자로 2011년부터 국립국어원 국어문화학교와 국립국어원 원내 교육과정에서 다양한 국어와 글쓰기 강좌를 맡고 있는 진정 선생님을 만났다.
보통 맞춤법은 헷갈린다, 어렵다고들 생각하는데, 『쉬워요 맞춤법!』 제목을 보니 국어가 쉽게 다가오는 느낌입니다. 먼저 책 소개 부탁드립니다.
여태껏 ‘여지껏’으로 써 오신 분들 혹시 계신가요? 마음에 드는 사람을 보고 ‘설레였던’ 분들은요? ‘여지껏’, ‘설레이다’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표기 오류입니다. ‘쉬워요 맞춤법’이라는 제목에서 보듯 이 책은 우리 일상생활에서 많이 쓰는 말 중에 많은 사람들이 잘못 쓰는 단어의 올바른 맞춤법, 표기법 등을 다루고 있습니다. 아, 표준어 이야기도 담았습니다. 어떤 말이 어떠한 경우에 표준어로 들어오고 반대로 표준어에서 빠지는지도요. 어렵고 헷갈리는 말들을 쉽게 알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책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맞춤법에 맞는 표기를 쓴다는 것은 읽는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해요. 읽는 사람에게 뜻을 정확하게 전달하려면 사회에서 바른 표기로 규정된 것을 써야 제대로 전달할 수 있거든요. 이 책은 어떤 글을 쓰든 읽는 이를 배려해서 바른 표기를 하려고 노력하는 분들을 위한 책입니다.
그동안 맞춤법 관련 책들이 많이 출간되었는데요, 『쉬워요 맞춤법!』은 단순한 맞춤법 책은 아닌 듯한데요, 어떤 선정 기준에서 어떤 내용을 담았을까요?
책에서도 언급한 내용인데요, 요즘 우리는 말보다는 문자로 소통합니다. 약속을 잡을 때도 전화보다는 메신저를 활용하고, 인터넷상에서 문자 언어로 여러 사회문제를 토론하기도 하지요. 이 책에서 다루는 어휘는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쓰지만 자주 틀리는 것들입니다. 우선은 제가 국립국어원 국어문화학교에서 강의할 때 많이 나오는 질문들을 바탕으로 했습니다. 또한 오류 빈도가 높은 어휘들을 선정하려고 인터넷 커뮤니티들을 매일 둘러보고 때로는 지인들에게 어떤 말이 헷갈리는지 등을 물어보기도 했습니다.
이 책은 어떻게 쓰시게 되셨는지요? 그리고 책의 내용은 어떤 기준으로 구성이 됐고, 책을 쓰면서 가장 주력했던 점은 어떤 것인지도 궁금합니다.
이 책은 시리즈로 기획이 되었어요. 마리북스에서 ‘우리말글이 잘 사용되고 있는지’를 알아보자는 취지로, 국립국어원과 국어문화원에서 일하는 선생님들께 제안을 주셨어요. 처음에 쉬운 말, 차별어, 문장, 맞춤법 4개 주제로 시작을 해서 지금도 계속 확대해나가고 있습니다. 제가 담당한 부분은 맞춤법에 맞는 말, 표준어 등이었는데요,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내용으로 구성하자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시작했습니다. 이제는 잘 쓰지 않는 어휘를 다루지 않기로 했고, 인터넷이나 메신저 등에서 자주 보이는 오류 어휘를 다루어 실제 도움이 되도록 했습니다.
선생님의 첫 책으로 알고 있는데, 선생님 소개도 부탁드립니다. 강의도 많이 하시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공저로는 여러 책을 냈는데 오롯이 제 이름으로 낸 책은 처음이에요. 이런 기회를 주신 세종국어문화원 김슬옹 원장님과 마리북스에 참 감사합니다. 저는 이화여대 국어문화원에서 책임 연구원 등으로 일하며 국립국어원과 연을 맺어 현재 국립국어원 원내 교육 과정에서 공공언어, 표준어 등 다양한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한국보건복지인재개발원 등의 다양한 교육원에도 출강하며 많은 교육생을 만나고 있습니다. 사단법인 국어생활연구원에서도 보고서, 보도자료 쓰기, 어문규범 등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제 강의를 들은 많은 분이 자신들의 기관에 초청해주시는 경우가 많은데요, 서울, 경기에서 제주도까지 강의를 요청해주시는 곳은 어디든 감사한 마음으로 찾아뵙고 있습니다.
저는 강의를 할 때 교육생이 원하는 내용을 담은 강의, 교육생과 소통하는 강의를 하려고 노력합니다. 제 강의를 듣고는 기관이나 사업장에서 쓰이는 언어를 진지하게 고민하시는 모습을 보면 많은 보람을 느낍니다. 이렇게 현장에서 언어를 고민하고 개선하고자 하는 작은 노력들이 모여 더욱 바르고 맑은 언어사회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국어 교양필수 270가지’라는 책의 카피가 눈에 띕니다. 요즘 독자들이 맞춤법에 맞는 표기를 꼭 알아야 할 필요성이 있을까요?
미국 월스트리트에 있는 회사들의 인사 담당자들은 사원을 뽑을 때 이력서에 맞는 철자를 썼느냐를 아주 중요하게 본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마찬가지고요. 아마도 글이 그 사람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겠지요. 기본적인 교양을 갖추었는가,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인가, 적어도 맞춤법 점검을 하는 정성을 보였는가 등을 이력서에 쓰인 표기에서 확인할 수 있어요. 이처럼 표기는 생각보다 많은 것을 보여줍니다.
사실 우리는 맞춤법에 예민한 사회에 살고 있어요. 기자가 기사 제목에서 맞춤법에 맞지 않는 표기를 쓰잖아요? 그러면 대부분의 댓글이 맞춤법을 지적하고 비판하는 내용이에요. 정치인의 경우는 더하지요. 방명록에 맞춤법이 틀린 표기를 하는 경우, 신뢰 문제가 바로 제기되죠. 글을 읽는 이는 글을 쓰는 이에게 기본은 갖출 것을 기대합니다. 그 기본은 맞춤법에 맞는 표기이고요. 이러한 공적인 상황이 아니더라고 개인 간 대화나 메신저 단체 대화 등에서도 맞춤법에 맞는 표기는 중요합니다. 그래야 나의 뜻을 정확하게 전달하고 더불어 나를 더욱 신뢰할 수 있는 사람으로 생각하게 해줍니다.
이 책에서 독자들이 꼭 알아두었으면 하는 내용이 있을까요? 세 가지 정도만 말씀해주신다면요?
먼저, 우리가 설문지, 은행 앱이나 키오스크 등에서도 자주 볼 수 있는 오류 표현인데요. ‘예/아니오’로 쓰인 것을 보았을 거예요. 이때는 ‘아니오’가 아니라 ‘아니요’로 써야 맞거든요. ‘아니오’는 ‘아니다’의 하오체로 ‘나는 의사가 아니오’ 등에서 볼 수 있는 서술어예요. ‘예’에 대응하는 표현은 감탄사 ‘아니요’이고요. 최근에 ‘밤양갱’이라는 노래가 인기를 끌었잖아요? 거기서 놀란 것은 ‘다디달고 다디단’이라는 가사였어요. 많은 사람들이 ‘달디달다’로 알고 있는 것을 ‘다디달다’로 정확하게 쓴 것을 보고 작사가를 칭찬하지 않을 수 없었어요. 반면에 최근에 텔레비전을 보는데 자막에 ‘괜시리’라고 쓰인 것을 보았어요. ‘괜스레’가 맞는데 잘못 쓴 것이지요. 대중매체에서 잘못 쓰면 그만큼 많이 영향을 끼칠 텐데 아쉬웠습니다.
이 책을 특별히 추천하고 싶은 독자는요? 그리고 책을 쓰신 분으로서 이 책의 소임과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오픈채팅방에 공지 사항을 올려야 하는 분, 하루에도 문자를 몇 번이나 보내야 하는 분, 블로그에서 멋지게 글을 쓰고 싶은 분… 글을 써야 하는 상황에 놓인 모든 분께 추천합니다. 많은 분들이 이렇게 말씀하세요. 문자나 메신저로 대화를 할 때 맞춤법이 틀린 경우를 보면 괜스레 틀린 맞춤법에 신경이 쓰이고 좋은 인상이었던 사람도 다르게 보인다고요. 보이는 글 너머로 글을 쓴 사람이 보이는 것이지요. 이 책은 이러한 일상생활에서 나를 글로 드러내야 할 때 도움이 되는 책이에요. 논문이나 보고서 등 공식적인 문서를 쓸 때도 참고할 수 있지만, 실생활에서 자주 틀리는 어휘들을 담았기에 일상에서 글을 쓰는 분들에게 한결 가깝게 다가가는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