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뮤지컬] 록 음악으로 전하는 사도∙영조의 속마음…뮤지컬 <쉐도우> 프레스콜
사도와 영조의 이야기를 '시간여행'으로 풀어내는 뮤지컬 <쉐도우>가 개막했습니다.
글 : 이솔희 사진 : 블루스테이지
2025.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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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쉐도우>는 조선왕조 역사상 가장 비극적인 사건으로 꼽히는 ‘임오화변’을 모티브로, 픽션과 논픽션을 결합한 창작 록 뮤지컬이다. 사도세자가 뒤주에 갇히기 전날인 1762년 7월 3일부터 세상을 떠난 7월 12일까지의 시간을 다루는데, 타임 루프라는 판타지적 장치를 더해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사도와 영조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것이 작품의 특징이다. 무대 중앙, 프레임으로 표현된 뒤주가 시간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드는 장치로 활용된다는 점이 흥미롭다. 

 

뮤지컬 <컴포트 우먼>을 통해 아시아 국적 연출가 최초로 오프브로드웨이에 진출한 김현준 연출, 숏폼 뮤지컬 콘텐츠 ’모지컬‘로 주목받은 허재인 작가, 브로드웨이 작곡가 앤디 로닌슨이 의기투합하여 선보이는 작품이다. 

 


김현준 연출은 “사도의 이야기를 너무 전통적으로 쓰지 않고, 록 음악을 섞어 전 세대가 즐길 수 있는 작품으로 만들고 싶었다. 오랜 시간 고민하다가 작가님이 시간 여행이라는 콘셉트를 추가하면서, 그 이후부터 수월하게 작업할 수 있었다”고 작품을 처음 구상하던 때를 떠올렸다.

 

허재인 작가는 ”콘셉트 기획을 먼저 한 것이 장점이었다“며 ”사도와 영조가 등장하는 2인극과 절제된 공간이라는 콘셉트를 제안해 주셨다. 그러다 보니 뒤주 안에서 이야기를 진행하는 것, 뒤주가 타임머신이 되어 영조의 어린 시절로 돌아가는 것을 떠올리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오랜 시간 자료 조사를 하며 공부했다. 가장 집중한 건 역사를 흔들지 않는 선에서, 기록을 통해 파악한 영조와 사도의 성격을 최대한 재현하는 것이었다. 두 사람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특징, 취미, 성향들을 극 안에 담아보고자 했다“고 대본을 쓰며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해 이야기했다. 

 


<쉐도우>의 음악은 록을 기반으로, 인물의 감정에 따라 다양한 장르로 확장된다. 키보드, 기타, 베이스, 드럼으로 구성된 4인조 라이브 밴드가 에너지를 더한다. 앤디 로닌슨 작곡가는 다양한 장르의 음악에 대해 ”뮤지컬은 여러 색깔을 채색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극 중 사랑은 알앤비 장르로, 아버지를 향한 반항은 ‘이모 록’ 장르로 표현된다“고 설명했다.

 

사도 역에는 진호, 신은총, 조용휘가, 영조 역에는 한지상, 박민성, 김찬호가 캐스팅됐다. 진호는 “사도에게 왜 그렇게 광증이 발현될 수밖에 없었을까 고민했다. 그 중심에 사랑이 있다고 생각했다. 아버지와의 관계와 뒤주에서 새롭게 만난 친구와의 우정, 이 두 가지 감정이 복합적으로 한 번에 다가왔다“고 인물로서 느낀 점에 대해 이야기했다. 

 

한지상은 “대본과 음악을 처음 접했을 때 ‘되겠다‘라는 세 글자가 떠올랐다. 이 작품이 잘될 것이라는 생각이 강했다. 그다음에는 ’나부터 잘하자’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작품 만들어주신 창작진분들에게 도움이 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출연 소감을 전했다. 

 

인물의 소년 시절부터 노년기까지 표현해야 하는 점에 대해 박민성은 ”인물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고민하니까, 아내가 ’그 사람에게도 어린 시절이 있었을 것 아닌가. 아무리 나쁜 사람일 지라도 어릴 때부터 나빴던 것은 아니었을 것’이라는 조언을 해주었다. 또,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은 사도처럼 저희 집에도 그런 친구(아들)가 있다.(웃음) 역사가 말해주지 않은 인물의 감정을 가족들이 알려줘서 도움이 됐다“고 털어놨다.

 


쇼케이스 공연부터 함께한 김찬호는 ”자식 키우는 마음으로 만든 작품이라 더더욱 애정이 간다“며 “작품의 짜임새가 쇼케이스 때보다 훨씬 풍부해졌다. 연기하는 입장에서는 영조가 처해있는 상황에 집중하고자 한다”고 인물을 표현할 때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해 이야기했다. 

 

마지막으로 김현준 연출은 ”한국적인 소재이지만 두 사람의 관계성으로 이어지는 내용이어서 글로벌 관객들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새로운 시선을 통해 내가 몰랐던 역사, 부모, 자식간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뮤지컬 <쉐도우>는 오는 10월 26일까지 백암아트홀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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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솔희

뮤지컬 전문 매체 <더뮤지컬> 기자. 좋아하는 건 무대 위의 작고 완벽한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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