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단한 아이로 자라는 마음의 언어』는 25년 경력의 아동심리학자이자, 상담가, 현직 교수인 저자가 수십 년의 상담 경험 속에서 그림책들을 통해 아이와 교감을 하면서 발견하게 된, 마음을 잇는 소통과 감동과 통찰이 담긴 심리 치유의 원리를 소개한다. 저자는 학교, 병원과 상담센터에서 쌓은 임상심리학 지식과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를 가정·학교·어린이집·유치원 등 일상적 공간에서 쉽게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전략과 방법을 제시한다. 무엇보다 책을 읽는 어른들이 자신의 내면 결핍이나 상처로 인해 아이를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는 일을 막기 위해, 스스로를 성찰하고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다양한 장치들을 마련해 부모뿐 아니라 교사, 상담사 등 아이를 가까이에서 만나는 모든 어른들에게 유용한 내용들을 전한다. 이 책에 소개된 성장·감정·관계·가족의 테마를 하나씩 짚어가며 인간 심리의 본질을 이해하는 과정을 통해 아이와 함께 성장하며 건강한 관계의 지지대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25년간의 상담 경험 속에서 ‘그림책’을 아이 마음의 창으로 활용해 오셨습니다. 그림책이 아이의 정서와 내면을 들여다보는 데 특히 효과적인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림책은 비유와 상징으로 구성된 이야기라 하나의 정답이 있기보다 여러 측면으로의 사유가 가능한 여유가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 마음 또 우리 마음을 살피는 것과 닮아 있습니다. 아이들은 자기의 마음을 명확하게 드러내길 어려워합니다. 감추려고 해서가 아니라 자기도 잘 알아차리지 못하기 때문인 까닭이 큽니다. 그래서 놀이나 미술 등의 매체가 아이들 마음을 드러내고 소통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이고 그림책도 그런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습니다. 그림 속 등장인물들을 따라가다보면 아이들의 이야기를 마주할 수 있게 됩니다.
아이가 보내는 심리적 신호를 놓칠까봐 부모들은 걱정하기도 합니다. 부모가 아이의 내면 신호를 놓치지 않으려면 어떤 태도나 관찰력이 필요할까요?
낙심하지 않고 꾸준히 마음을 들여다보는 노력을 하면 됩니다. 그리고 그런 노력을 기울이는 대상은 굳이 자녀일 필요는 없고 부모님 본인들, 상대 배우자, 친구와 동료, 모두를 향하면 됩니다. 누군가의 마음에 진지하고 성실하게 반응해나간다면 당연히 아이의 마음에도 민감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부모님 자신의 마음에 대한 성찰은 기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이에게 중요한 주제는 반복되어 나타납니다. 그래서 처음엔 놓쳤어도 다시 나타나면 그때 알아차려 주시면 됩니다.
“부모는 아이 마음의 안전한 목격자가 되어야 한다”는 내용이 와 닿았는데요. 이 표현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실제 상담 현장에서 부모가 이 역할을 잘 수행하기 위해 알아두어야 할 것은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화가 나서 우는 아이를 혼자 울게 내버려두지 말고 울어도 된다는 것을 조용히 승인해주는 의미로 아이 옆에 머물러 달라는 부탁을 하면서 했던 말인데요. 책에서는 속상해서 화내며 우는 아이를 예로 들었지만 다른 여러 감정들 모두 이러한 목격자가 필요합니다. 안전한 목격자라는 것은 왜 그런 감정을 느끼느냐고 질책하거나 따지는 게 아닙니다. 무신경하게 방관하는 것은 더욱 아닙니다. 이제 그만 울라고 채근하는 것도 아니라 아이(상대방)가 경험하고 있는 감정의 실체와 그런 감정을 만들어낸 이유를 이해하려 애쓰면서 아이에게 내 마음을 쏟는 것입니다. 아이가 스스로의 마음을 풀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주며 조용히 머물러주는 것에는 ‘네가 그럴만하다’, ‘네겐 그럴 가치가 있다’는 의미가 있는 것이지요. 어른의 입장에서는 이렇게 마음을 쓰는 것이 힘들고 무의미해 보일지 모르겠지만 생명의 성장에는 크게 드러나지 않는 애씀은 분명 영향력이 큽니다.
부모와 아이의 대화를 ‘말의 교환이 아니라 정서적 연결의 토대’로 볼 수 있는데요. 덧붙여 ‘정서적 가용성’에 대해 언급해주셨어요. 이 부분의 자세한 설명이 궁금하고, 부모가 일상 대화 속에서 아이와의 정서적 연결을 강화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이 있을까요?
정서적 가용성이란 아이 마음속 필요를 정확히 알고, 그 필요를 채울 수 있는 역량을 말하는데요, 부모가 신체적으로만 옆에 있는 게 중요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강조할 때 주로 등장합니다. 아이의 필요를 정확히 알려면 민감해야겠고요, 아이의 필요를 채울 수 있으려면 부모에게도 심리적 자산이 많아야 합니다. 어떤 게 부모의 심리적 자산일까요? 유머, 낙천성, 용기, 활력, 진솔함, 성실성, 친화력. 이런 것이 다 심리적 자산이 될 수 있습니다. 없는 것을 새로 만들려고 하기보다 부모님 자신에게 내재된 역량을 더 개발해보면 좋겠습니다.
- 그리고 부모님의 자산과 아이의 자산을 활용해서 즐겁고 재밌는 시간을 많이 만들어나가기를 권합니다. 바로 웃을 수 있는 시간이요. 이렇게 해야만 된다는 기준과 규범을 내려놓아도 되는 편안하고 풀어진 시간을 가져보세요. 마음먹고 어디 멀리 나가지 않아도 어수선하더라도 있는 그대로의 집안에서 얼마든지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이런 따뜻한 기억은 아이가 또 부모인 우리가 언젠가 맞을지도 모를 인생의 겨울을 조금 더 수월하게 넘어갈 수 있게 도와주리라 생각됩니다.
책에서는 실패, 좌절, 상실의 경험을 성장의 밑거름으로 전환하는 법을 담았는데요. 감정을 다루는 힘이 곧 아이 성장과 회복력의 근원이라고 생각됩니다. 아이가 스스로 감정을 다루고 회복하는 힘은 어떤 과정을 통해 길러진다고 보시나요?
부정적인 정서를 경험하는 그때가 자기 경험의 다(all)가 아니며, 좌절을 겪어 부서졌다고 느껴지는 자신이 자기의 전체가 아니라는 것에 대한 감각을 통해서 키워질 수 있습니다. 그런 슬픔이나 상실의 감정이 압도적이라 할지라도 그 감정은 지나갈 것이고, 실패한 나는 내 전체가 아니라 나의 일부라는 것을 알아가야 합니다. 그런데 아이들은 이런 시각, 관점이 아직 형성되어 있지 못합니다. 그래서 건강한 어른, 성숙한 어른이 필요합니다. 어른들이 옆에서 이런 시각을 가르쳐주고, 경험시켜주어야 합니다. 이런 관점을 장착한 어른은 아이의 실패나 상실 앞에서도 여유를 가질 수 있습니다. 그게 다가 아니라는 것을 아니까요. 다음이 있고 이 다음엔 달라질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으니까요. 자신도 그런 시간을 겪었을 것이므로 그런 체험에서 우러나오는 느긋함을 경험시켜주어야 합니다. 그러면 아이는 비록 좌절할지라도, 자기 감정을 이해하고 다룰 수 있게 되며 자기 인생의 다음 페이지를 넘겨볼 수 있게 됩니다. 이번엔 안 됐지만 다음엔 잘할 수 있는 것이죠. 혹 다음에도 안 될 수 있겠지만 그게 나의 전부는 아니라는 것을 알면 다시 도전해볼 수 있는 힘이 생깁니다. 아이의 긴 인생에서 분명 중요한 자산이 됩니다.
부모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지 못하고, 혹은 감정에 갇혀 있거나 억눌려 있을 때, 그것이 아이의 정서 발달에 어떤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시나요?
부모가 자기 감정에 갇혀있다면 아마도 아이의 기분을 있는 그대로, 아이의 것으로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겠죠. 아이가 경험하고 있는 감정에 맞는 이름을 찾아주고 인정해주어야 하는데 다른 이름표를 붙이게 됩니다. 그러면 아이는 자기가 경험하는 감정에 확신을 갖지 못하게 되고 이게 맞는 것인지, 아니 엄마가/아빠가 인정하는, 맞다고 하는 기분일 것인지를 따지게 될 것입니다. 자기 기분의 기준이 자기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 되어버리게 됩니다. 감정은 굉장히 자발적이고 즉각적으로 일어나는 과정인데 이것에 대해 확신을 갖지 못하게 되면 다른 주제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거나 무언가 중요한 선택을 하는 것은 더 어려워집니다. 부모님들은 이 점을 기억해주셨으면 합니다.
오랜 시간 아이와 부모를 상담해오시면서 요즘 부모들이 아이의 감정과 내면 성장 앞에서 가장 놓치고 있다고 느끼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일지, 그리고 이 책을 통해 꼭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각자가 타고난 매력과 재능을 찾아 그것을 꽃피워, 자기다워지는 것을 양육의 가치라고 한다면 이 부분이 우리나라 부모들은 참 약하지 않은가 싶어요. 부모 자신도 자기 스스로를 자랑스러워하거나 자기답게 살지 못하는 면들이 있어서 그런가 싶기도 합니다. 자기다워지려면 다른 누구와 비교를 하기보다 어제의 나, 과거의 나에 비해 오늘의 나, 현재의 내가 어떻게 달라졌고 성장했는지를 견주어봐야 하는데 은연중에 우리는 다른 사람에 비해 내가 어떤지에 자꾸만 마음이 가지 않나 싶습니다. 한창 양육에 의욕과 자신이 있었던 젊은 날의 제가 늘상 했던 실수이기도 합니다. 여전히 제가 넘어지는, 아픈 부분이란 점을 고백합니다. 남과의 비교가 아닌, 양육의 가치, 삶의 중심을 자신에게 두기를 꼭 당부드리고 싶습니다.
* AI 학습 데이터 활용 금지
단단한 아이로 자라는 마음의 언어
출판사 | 라이프앤페이지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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