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주년을 맞은 뮤지컬 <빨래>. 오랜 시간 관객을 만나온 만큼, 이 작품을 거쳐 간 배우도, 작품에 얽힌 사연도 수없이 많다. <빨래>와의 추억을 지닌 배우 열 명에게 물었다. ‘당신에게 <빨래>란 어떤 의미인가요?’
Q1. 당신에게 <빨래>란 어떤 의미인가요? <빨래>가 인간으로서, 배우로서의 삶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궁금합니다.
Q2. 당신의 머릿속에 있는 <빨래>의 첫 번째 기억은 무엇인가요? <빨래>와 얽힌,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에 대해 이야기해 주셔도 좋습니다.
Q3. 지난 20년간 사랑받을 수 있었던, 새로운 20년을 기대하게 만드는 <빨래>만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17차 프로덕션 공연 장면(2015)
강연정
2015~2017, 2023~2024
나영 역
A1. ‘산다’와 ‘살아낸다’의 차이와 의미를 알 수 있게 된 계기였던 것 같아요. 작품 속의 모두가 아픔을 겪고 있지만 각자의 방식으로 이겨내고 살아내는 모습을 보며 저도 살아가는 힘과 용기를 얻었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공연을 하며 정말 많이 웃고, 정말 많이 울었던 작품이에요. 아마 그때 흘렸던 눈물을 다 합치면 욕조 하나는 거뜬히 채우고도 넘치지 않을까 싶어요. 하하. 저의 20대의 끝자락을 함께 했던… 정말 소중한 작품입니다.
A2. <빨래> 공연을 처음 봤을 때, 첫 장면의 나영의 목소리가 인상 깊었어요. 이삿짐 아저씨가 잔뜩 성이나 말을 하면 ‘네~ 가요!’라는 나영의 목소리와 함께 본격적인 극이 시작되거든요? 그 순간에 눈물이 왈칵 쏟아졌었는데, 그 목소리와 함께 조명이 켜지는 순간, 유난히 밝고 씩씩해서, 그 당참이 너무 맑고 빛난다고 느껴져서 그랬나 봐요. 나영이로 무대에 설 때도 그 짧은 문장에 온 힘을 다했던 것 같아요.
A3. <빨래>는 힘들고 아플 때 일어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우리의 삶이 어느 날은 먼지가 잔뜩 묻고 더러워져도, 툭툭 털어내고 씻어내면 다시 깨끗해질 수 있다고 말해주는 것 같아요. 앞으로도 많은 관객분들을 만나면서 삶의 희망과 용기를 전해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오래오래 공연해 주세요!

13차 프로덕션 프로필 사진(2013)
김경수
2013~2015
솔롱고 역
A1. ‘빨래가 바람에 제 몸을 맡기는 것처럼, 인생도 바람에 맡기는 거야~’라는 구절이 떠오릅니다. 미래가 불확실하고 불안정했던 그 시절, <빨래>를 만나 좀 더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생각을 갖게 되었던 것 같아요. 극의 마지막 장면이 아직도 생생히 기억납니다. 그 순간이 꼭 해피엔딩은 아닐 수도 있지만, 그래도 해피엔딩을 꿈꾸는 사람들의 모습처럼 느껴졌어요. 힘차게, “자, 힘을 내! 어서!”
A2.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봤던 주인할매 역의 이정은 배우님과 나영 역의 곽선영 배우님을 잊을 수가 없어요. 이정은 배우님은 정말로 나이가 지긋하신 선생님이신 줄 알았는데, 13차 <빨래>에서 처음 뵙고 놀랐어요. 예상보다 훨씬 젊은 것은 물론, 유쾌하면서도 배울 점이 많은 멋진 누나셨거든요. 그리고 나영 역의 곽선영 배우님. 너무나도 당차서, 슬픔을 드러낼 때 오히려 더 아프게 느껴졌던 순간이 기억납니다. 두 분의 팬이 되었던 저의 첫 <빨래>, 연강홀 공연이었습니다. 그리고 2013년 13차 <빨래>에서 동료 배우로 만날 수 있어 정말 영광이었어요. 아, <빨래>의 첫 넘버 ‘서울살이 몇 핸가요?’는 저처럼 지방에서 서울에 올라와 살아가는 모든 분들의 ‘눈물 버튼’이 될지도 몰라요. 저도 모르게 그 곡을 듣고 눈물이 났어요. 그것도 펑펑이요.
A3. ‘위로’. 각박한 요즘 세상에서 가장 필요한 단어가 아닐까요? 이해해 주고, 들어주고, 곁에 있어 주는 것. 그 위대한 마음을 과거부터 지금, 그리고 다가올 미래에도 한결같이 전해 줄 작품이라 생각합니다. 그 따뜻함 덕분에 <빨래>는 영원한 스테디셀러로 남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그리고 너무나도 아름다운 민찬홍 작곡가님의 음악, 여전히 매력적이지 않나요?

동양예술극장 1관 분장실에서 테이블 리딩 하던 날. 사진 제공: 김국희

2017년 <빨래> 무대에서 결혼식 영상을 준비하던 모습. 남편 류경환 배우와 함께. 사진 제공: 김국희
김국희
2012~2017
주인할매 역
A1. 함께 살아가는 것, 무대에서 함께하는 것… 수없이 들어왔던 말들이 피부에, 숨에, 생각에, 습관에 오롯이 스며들게 했습니다.
A2. 2008년 <지하철 1호선>을 공연 중일 때, 낮 공연 마치고 뛰어가면 볼 수 있었던 게 <빨래>였어요. 학전 선배님들이 많이 나오신다고 해서 모두들 두근거리며 봤던 기억이 있습니다.
A3. 사람은 계속해서 살아가기에 고민에 대한 공감과 위로, 응원이 필요합니다. 삶을 바쁘게 달려가다 보면 옛날을 떠올리기도 하고, 변함없는 지금을 서러워하기도 하는데, <빨래>를 보면서는 아이처럼 울고 마음을 토닥이기도 하고, 시원한 바람에 눈물을 날려 버리기도 하고… 2시간 넘게 받은 응원으로 마음을 가득 채우고 극장을 나올 수 있기 때문에 <빨래>가 계속 사랑받고 있는 듯합니다.

조연출이 만들어 준 부직포 학사모. 사진 제공: 김유정
김유정
2015~2022
제일서점직원 역
2025
희정엄마 역
A1. <빨래>는 실제 노동의 빨래처럼 살에 닿아 있는 작품입니다. 데뷔라는 첫걸음부터 한 아이의 엄마가 된 지금까지 저와 늘 함께 해주었던 작품입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우산 하나 들 힘이 있는 것처럼, 또 그 사소한 노동을 통해 내일을 살아갈 힘을 얻는 것처럼, 땀 흘리고 사람들과 함께 복작복작 지내다 보니 이렇게 삶을 살아가고 있는 중이네요. 누구에게도 '닿는' 작품입니다.
A2. 학창 시절의 대단원을 마무리 짓는 대학교 졸업식이 <빨래> 연습이랑 겹쳤었어요. 그때는 제일서점직원 역을 원캐스트로 연습할 때라 대체할 수 있는 배우가 없어서 졸업식 대신 연습에 참여했어요. 그때 당시 조연출이었던 동갑내기 친구가 직접 문방구에 들러 검은 부직포를 사서 삐뚤삐뚤한 학사모를 만들어서 장미꽃 한 송이와 함께 선물했는데, 저에겐 그 기억이 가장 처음으로 위로가 되는 <빨래>의 기억이에요.
A3. <빨래>가 사랑받을 수 있는 이유는 어떤 시대를 살아가도, 저런 사람이 있을까 싶어도, 누군가는 분명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 때문 아닐까요? 불법체류자 솔롱고와 고졸 나영이가 잘살아 보자고 다짐하는 그 희망도, 어떻게 보면 부질없는 희망일 수 있지만 누구나 가슴에 희망을 품고 있고, 품고 싶어 하기도 하니까. 그 희망을 꺼내주고 건드려주는 작품이 <빨래>라서 이토록 오랫동안 사랑받고 있는 것 같아요. 사람이 살아가는 세상에, 희망이 있는 한 <빨래>는 사랑받을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3차 프로덕션 프로필 사진(2008)
김재범
2008
솔롱고 역
A1. <빨래>는 힘든 저의 일상에 큰 힘을 주었습니다. 연기하면서도 많은 위로를 받았습니다.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A2. 솔직히 말씀드리면… 연습실이 엄청 멀었던 기억이 제일 먼저 납니다. 너무 오래전 일이라 기억이 잘 안 나지만 정말 한참 갔었어요. 그래도 즐겁게 갔습니다!
A3. 우리의 이야기라서 그런 것 같습니다. 바로 내 옆에 존재하는 사람들, 그 사람들의 이야기, 나의 이야기… 앞으로도 뮤지컬 <빨래>는 지금처럼 쭉 계속되고 영원할 것이라 믿습니다.

16차 프로덕션 프로필 사진(2014)
노희찬
2014~2025
솔롱고 역
A1. <빨래>에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유가 내포되어 있는 것 같아요. 배우로나 인간으로나 삶의 가치에 대해 결코 가볍지 않게 다루고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A2. 오래되어서 첫 기억이 무엇이었는지 잘 생각은 안 나지만, 정말 하고 싶었던 공연인 <빨래>에 20대 중반에 처음 참여하게 되었는데 좋은 팀 사람들과 좋은 관객을 만나 <빨래>라는 공연을 같이 만들어가는 게 너무 좋았습니다.
A3. ‘공감’이 아닐까 생각해요. 말 그대로 나, 옆에 있는 사람, 주변인 그리고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적인 이야기들이 잘 스며들어 있어서 많이들 공감하고 힘들 땐 힘을 얻어 가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빨래>는 멈춰 있지도 앞질러 가지도 않고 항상 여러분들의 속도에 맞춰 옆에 있으니까요, 힘들 때나 기쁠 때나 언제든 찾아와 주시면 휴식을 드릴 수 있는 공간으로 존재하겠습니다!

18차 프로덕션 공연 장면(2016)
배두훈
2016~2017
솔롱고 역
A1. 당시 저에겐 <빨래>라는 작품의 일원이 된다는 건 굉장히 큰 영광과도 같은 의미였어요. 좋은 작품, 좋은 배우들과 함께 할 수 있었기에 기대도 큰 만큼 부담도 컸지만 너무 행복하고 많이 성장할 수 있던 작품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마치 금메달이나 상장 (집안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곳에 전시되어 있는) 같기도 해요. 아주 소중하고, 떠올릴 때마다 행복한 미소를 짓게 만들죠. 그리고 누군가에게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는 작품이에요.
A2. 극 중 ’한 걸음 두 걸음‘에서 ‘우리 엄마 물김치 실어서 보낸 우체국 택배 기다리고 있으면 좋겠다‘라는 부분만 나오면 눈물을 참을 수가 없었어요. 아마 많은 분들이 공감하실 거라고 생각해요. 타지에 살면서 가장 그리운 것이 바로 이런 게 아닐까요? 이런 부분을 톡 건드려주고, 어루만져 주는 게 빨래의 매력이자 대단한 점이라 생각합니다.
A3. 거창하거나 화려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우리 삶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 느낄 수 있는 이야기라 깊은 공감을 얻을 수 있는 것 같아요. 많은 분들이 공연을 보시고 직접 이야기해 주시거나 편지를 주실 때가 있어요. 그 안에는 각자의 사연과 꿈과 고마움이 가득 담겨있었어요. ‘<빨래>라는 작품을 통해서, 삶의 희망과 용기를 얻었다’라고. 그 편지들을 보며 저도 감동하고 감사해하고, 멀리서라도 그분들을 응원하고 위로했습니다. <빨래>가 가지고 있는 힘이자 앞으로 계속 공연해야 하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더 많은 분들께 위로와 힘을 주세요! ‘난 지치지 않을 거야!’

아내인 한세라 배우와의 의도치 않은(?) 커플 사진. 사진 제공=안두호

<빨래> 11차 프로덕션 공연 하던 날. 사진 제공=안두호
안두호
2011~2013, 2015, 2017~2024
빵 역
2025
구씨 역
A1. 2012년부터 <빨래>를 시작해서, 로컬 무대와 투어 공연을 포함해 약 13년 동안 ‘빵’이라는 캐릭터로 무대에 올랐습니다. 한 배우로서 이렇게 오랜 시간 한 인물을 끊임없이 연구하고 연기할 수 있었다는 건 제 인생에서 처음 있는 경험이었어요. 시간이 지나면서 저도 성장하고, 나이 들어가면서 자연스럽게 연기의 결도 달라지고 마음가짐도 바뀌더라고요. 그 변화들을 무대 위에서 직접 느낄 수 있다는 게 참 재미있고 신기했습니다. 무엇보다 <빨래>는 제 인생의 은인 같은 작품이에요. 작품을 통해 희정엄마 역을 맡았던 한세라 배우를 만나 결혼까지 하게 되었거든요.
A2. 공연이라는 건 결국 사람과 사람이 직접 만나야만 가능한 예술이잖아요. 그런데 코로나 시국 때는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공연이 잠시 멈춰 섰던 시기가 있었죠. 다시 공연을 할 수 있게 되었을 때도 관객분들이 마스크를 쓴 채 객석에 앉아 계셨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대에 설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정말 감격스러웠어요. 특히 <빨래> 투어 무대에서 코로나 이후 처음으로 관객분들을 다시 만났을 때가 아직도 잊히지 않아요. 마지막 곡에 ‘바람이 우리를 말려줄 거예요’라는 가사가 나오면서 저희 배우들이 손을 흔드는 장면이 있는데, 그날 관객분들 모두가 저희를 향해 손을 흔들어주셨어요. 그 모습을 보는 순간 울컥해서 노래를 제대로 부르지 못할 정도로 눈물이 쏟아졌어요. 그때 정말 절실히 느꼈죠. ‘공연은 관객이 있어야 완성되는 거구나. 우리는 관객이 없으면 살 수 없는 존재구나.’ 그 순간이 제게는 너무나 뜨겁고 소중한 추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A3. <빨래>가 사랑받는 가장 큰 이유는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이 각박한 세상 속에서도 서로에게 사랑을 나누고, 그로 인해 위로를 주고받는 이야기죠. 그런 과정을 통해 관객분들도 ‘나 역시 누군가에게 위로가 될 수 있는 존재구나’라는 걸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그게 바로 이 작품이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이유 아닐까 싶습니다. 앞으로의 20년도 마찬가지일 거예요. 사람이 살아가는 세상은 크게 바뀌지 않겠지만, 그 안에서 변하지 않는 따뜻함과 사랑을 지켜내려는 창작진들의 노력이 <빨래>를 더 오래 살아 있게 만들 거라고 믿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저희처럼 <빨래>를 거쳐 간 배우들이 여전히 이 작품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함께 응원하고 있어요. 언젠가 또 함께 무대에 설 수 있다면, 그렇게 계속 함께 만들어가는 게 <빨래>가 또 다른 20년을 이어갈 수 있는 힘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2015년 동양예술극장 분장실에서 아내인 강정임 배우와 함께. 사진 제공=윤성원

2012년 결혼식에서 축가를 불러 준 <빨래> 식구들. 사진 제공=윤성원
윤성원
2011~2013, 2015, 2019~2021
구씨 역
A1. <빨래>에서 아내를 만나 결혼했습니다. ‘구씨’와 ‘주인할매’가 함께 연기하는 장면은 많지 않았고, 같은 차수도 아니었지만 함께 연습했던 두 달간의 시간 덕분에 부부의 인연으로 이어졌습니다. <빨래>가 이어준 첫 번째 부부였던 우리를 <빨래> 식구들 모두가 진심으로 축복해 주었던 그 순간을 잊을 수 없습니다. 결혼식 축가로 배우 전원이 ‘서울살이 몇 핸가요’를 불러 주었고, 저와 아내는 솔롱고와 나영의 마지막 듀엣을 함께 불렀습니다. 그 이후로도 함께 투어 공연도 가고, 10주년 무대에도 함께 서며 처음의 마음을 잊지 않고 지금까지 잘 살고 있습니다.
A2. 대학 졸업을 앞둔 2005년, 국립극장 초연으로 <빨래>를 처음 만났습니다. 공연이 끝난 뒤 정둘이와 주인할매의 이야기에 진한 여운을 간직한 채 남산을 걸어 내려오던 밤공기를 여전히 기억합니다. 그리고 공연을 본 그날 이후 며칠 동안 어린 제 마음속에 문득문득 공연의 장면들이 떠올랐습니다. 등장인물 중에는 화려하거나 근사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는데, 이토록 제 마음을 오랫동안 울리는 힘은 무엇이었을까. 그리고 만약 내가 그 무대에 설 수 있다면 나는 어떤 사람이어야 할까 생각했죠. 그로부터 6년 뒤, 감사하게도 그 무대에 설 수 있었고, 무대에 선다는 것의 소중함과 감사함을 오래 품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A3. <빨래> 무대에 오르거나 객석에서 공연을 볼 때면, 마음속에 품고 꺼내지 못했던 잊힌 꿈이 떠오르기도 하고, 꿈을 향해 아등바등 열심히 애쓰던 시간이 생각나기도 합니다. 내가 품던 그 꿈에 가까이 닿을 것 같다가도, 내 것이 아닌 것 같아 힘들어하던 시간들도 떠오릅니다. 그 시간들 속에 항상 함께해 주었던 소중한 사람들도요. <빨래>는 내 꿈이 완전하게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해서 쓸모없는 모양은 아니라고 이야기해 주는 것 같아요. 그 꿈을 품고, 이루기 위해 애쓰고, 매 순간 열심히 살아가는 온전한 내 모습이면 충분히 아름답다고 보듬어 주는 기분이 듭니다. 저를 키워 주고 살게 해 준 것처럼, 이 공연이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와 다시 살아갈 새 힘을 주는 공연으로 오래오래 자리하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21차 프로덕션 프로필 사진(2018)
진태화
2018~2019
솔롱고 역
A1. <빨래>는 배우로서 조금 더 깊이 들어갈 수 있게 해 준 작품입니다.
A2. <빨래> 오디션 때 한 번 서류 탈락을 했었는데, 바로 그다음에 솔롱고 역으로 합격해서 <빨래>에 합류했을 때는 기쁨이 더 컸던 것 같아요. 연습 중에 연출님이 제 손바닥에 숫자를 적어 주시면서 “이게 몽골에 있는 계좌번호다. 여기로 밀린 월급을 보내야 가족들이 살 수 있다.”라고 말씀하시며 감정적으로나 정서적으로 도움을 주셨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 정말 많이 배우고 느꼈던 것 같아요.
A3. 누구나 살아가면서 겪을 수 있는 상황에 대한 공감, 그리고 극을 보면서 위로받는 마음. 그게 <빨래>가 오래도록 사랑받는 가장 큰 이유라는 생각이 듭니다.
* AI 학습 데이터 활용 금지
이솔희
뮤지컬 전문 매체 <더뮤지컬> 기자. 좋아하는 건 무대 위의 작고 완벽한 세상.
씨에이치수박
공연 제작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