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가 작가에게] 이지현 편집자가 이석원 작가에게
낮술을 함께한 지 딱 일 년째 되는 날입니다. 일 년 만에 소식을 전해요. 잘 지냈어요? 오후 세 시에 홍대의 어느 작은 카페에서 마신 와인이 참 좋았다는 기억이 납니다.
글ㆍ사진 이지현
2011.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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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 기자가 김중혁 작가에게
김중혁 작가가 김수영 기자에게
이지현 편집자가 이석원 작가에게
이석원 작가가 이지현 편집자에게
설해목 블로거가 김남희 작가에게
김남희 작가가 설해목 블로거에게


매년 연말에 진행되는 ‘네티즌이 뽑은 올해의 책’이 지난 2010년 12월, 여덟 번째 행사가 치러졌습니다. 이와 관련해 YES24는 '한겨레21'과 함께 올 한해 출판계를 정리하는 자료집 『책과 함께 우리는 행복한 겁니다!』를 만들어 YES24 회원과 <한겨레 21> 독자에게 배포했습니다.

이 자료집 안에는 독자와 작가가 주고받은 편지를 실은 특집 페이지가 실려 있습니다. 작가의 책을 좋아하는 독자가 편지를 띄우고, 그 편지를 읽은 작가가 독자에게 답장을 보냈습니다.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을까요? 김중혁, 이석원, 김남희 작가님과 나눈 특별한 편지를 ‘채널 소식’에 차례로 게재합니다.

이지현 편집자가 이석원 작가에게

낮술을 함께한 지 딱 일 년째 되는 날입니다. 일 년 만에 소식을 전해요. 잘 지냈어요? 오후 세 시에 홍대의 어느 작은 카페에서 마신 와인이 참 좋았다는 기억이 납니다. 네, 따로 단둘이는 아니었고, YES24 『보통의 존재』출간이벤트였지요. 하하. 저는 원래 음악을 좋아하긴 했지만 마니아적으로는 아니어서, 책을 볼 때 아티스트 이석원보다 ‘나이탐험가’ 이석원의 글 자체만을 읽었답니다. 쿡쿡거리며 읽었어요. 작가님의 일상이나 혼잣말을 보면서 생각방법, 위트, 감성의 원천이 무엇인지……, 인생관이나 연애관도 글을 통해 조금 알게 되었네요. 그 책은 조곤조곤 담소를 나눈 듯한 착각을 일으켜요.

그중 ‘운동해’라는 메시지가 가장 와 닿았답니다. 그래서 올해는 지긋지긋한 자의식의 탐구, 그 생각에 침수되지 않으려고 산뜻한 운동을 하고 달콤한 자기긍정을 하면서 마음의 균형을 맞추려고 노력했던 한 해이기도 해요. 처음으로 책을 만드슴 일을 하기 시작하니, 일과 생활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힘들었던 거 같아요, 작가님은 그 균형을 어떻게 맞춰가고 있는지 궁금해요. 음악과 글쓰기, 취미 생활, 쉬는 시간의 경계가 모호하진 않으신지요. 적절한 에너지 분배라는 것이 있을까요? 편지를 쓰다 보니, 원래는 ‘이상형’ 이라든가 ‘연애 잘하는 법’을 물어보려고 했는데, 제 심연에 있던 고민을 꺼내 놓았네요,

같은 계절이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일상 같지만, 항상 다른 계절을 만나고 다른 일들이 일어나요. 그날이 그날인 것 같으면서도 어제와는 다른, 작년과는 다른 하루를 만나며 살아가고 있어요. 이제 커튼까지 얼어붙는 12월, 한 해의 끝 달이네요. 갑자기 낮술이 그립네요! 누군가의 이런저런 사는 이야기를 듣고 싶어지는 연말이에요. 저는 뭐, 별 특별한 일이 없었던 한 해 같았는데, 되돌아보니 이직을 했고 병원을 자주 갔고 처음 지리산 종주를 했고, 처음으로 편집한 책 한 『괜찮나요, 당신?』이 출간되었고요. 친했던 외삼촌을 떠나보내는 일도 있었네요. 그렇게 스물아홉을 보내고 서른을 맞이하고 있어요.

작가님의 올해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과 그때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 그런 경험이나 생각이 글로, 음악으로 묻어나겠지요? 책이나 CD로 제 손에 쥐어지기 전에, 살짝 작가님의 2010년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이유는 잘 모르겠으나 항상 ‘사는 이야기’가 궁금한 작가님이신지라 감히 여쭤봅니다. 답장을 써 주신다는 전재로 이렇게 당당하게요. 그럼 편지를 이만 줄입니다. 12월 마지막 콘서트에 혼자라도 가야겠어요. 건강하세요!

2010.12.10
파주에서
줄리공공
지현.


☞이석원 작가가 이지현 편집자에게 쓴 답장 보러가기


#이지현 #이석원
2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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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

2012.03.20

그러고보면 낯술은 예전에 대학다니던 시절에 종종 마셨던 기억이 납니다. 뭐 많이는 아니고 그냥 막걸리 한 두잔 정도를 말입니다. 특히나 봄, 가을에 마시기가 딱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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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ㅋ

2012.02.18

편집자님이 작가님에게 편지를~ 보통의 존재를 쓰신 이석원작가님은 어떤 답글을 쓰셨을지 보통의 존재 그이상으로 기억될것 같다는 느낌이 사사삭~스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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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