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자녀, 어떻게 해야 책과 사랑에 빠질까? - 『책벌레 선생님의 행복한 책 이야기』 권일한
대문호이자 자연철학자 괴테(1749.8.28~1832.3.22)는 스물다섯에 첫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냈다. 마지막 작품 활동은 여든 둘이었다. 1831년 『파우스트』를 탈고했고, 이듬해 죽고 난 뒤 책이 출간됐다.
글ㆍ사진 채널예스
2011.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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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문호이자 자연철학자 괴테(1749.8.28~1832.3.22)는 스물다섯에 첫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냈다. 마지막 작품 활동은 여든 둘이었다. 1831년 『파우스트』를 탈고했고, 이듬해 죽고 난 뒤 책이 출간됐다. 나폴레옹은 1808년 괴테를 만나고 이런 말을 남겼다지. “여기도 사람이 있군.” 괴테를 자신에 버금가는 인물로 인정한 상찬이라는 얘기도 있다.

괴테의 창작 활동은 60여년에 걸쳐 이뤄졌다. 특히, 환갑 이후 20여 년이 절정이었다. 비범했다고 볼 수밖에. 이 마르지 않는 샘의 비밀은? 괴테의 한 시편에는 이런 대목이 나온단다. “아버지에게서 나는 생김새를 물려받고 삶에 대한 진지한 추구의 자세를 배웠다. 그리고 어머니에게서 나는 삶을 즐기는 법과 이야기 지어내기의 즐거움(Lust zu fabulieren)을 물려받았다.”

괴테의 어머니는 어린 괴테에게 매일 밤 이야기를 들려줬다. 즉, 이야기로 아들을 키운 여자! 어머니의 회고다. “바람과 불과 물과 땅- 나는 이들을 아름다운 공주들로 바꾸어 내 어린 아들에게 이야기로 들려주었다. 그러자 자연의 모든 것들이 훨씬 깊은 의미를 띠기 시작했다. 밤이면 우리는 별들 사이에 길을 놓았고 위대한 정신들을 만나곤 했다.”

도정일 교수의 칼럼에서 빌었다. <별들 사이에 길을 놓다>에 나온 내용이었다. 도 교수는 이리 말했다. “(괴테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키워준 첫 번째 공로자는 밤마다 별과 별 사이에 길을 놓아주었던 그의 이야기꾼 어머니이다. 더구나 그 길 놓기는 어머니와 아들 두 사람의 공동 작업이다.”

도 교수는 이리 맺음한다. “교육열 높다는 한국의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동화책 사다 던져주고 ‘네가 읽어’라 말하거나 무슨무슨 학원으로 내쫓음으로써 할 일을 다 했다고 흔히 생각한다. 비디오만 열심히 틀어주는 부모도 많다. ‘내가 시간이 어딨어?’라고 우리는 말한다. 이 ‘우리’에게 괴테의 어머니는 말한다. ‘별들 사이에 길을 놓아라, 함께’”

지난 8일, 서울 마포평생학습관에서 열린 ‘우리교육 독서교육 릴레이 강연’의 첫 번째 시간, ‘우리 아이, 어떻게 해야 책과 사랑에 빠질까?’를 듣는 내내, 이 칼럼이 떠올랐다. 책과 사랑에 빠진다는 것. 이야기와 친해진다는 것. 누구나 자신의 아이가 괴테가 되길 바라는 건 아니겠지만, 괴테가 될 수도 없겠지만, 분명한 것은 괴테는 행복하게 책을 읽었음이 분명하다. 함께 별들 사이에 길을 놓았으니까.

이날의 강연자는 『책벌레 선생님의 행복한 책 이야기』의 저자, 권일한 교사(삼척 정라초등학교 교사)였다. 매달 아이들과 문집을 만들면서 함께 별들 사이에 길을 놓고 있는 교사 18년차의 그는 ‘행복한 책읽기’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풀었다.



이테리우스와 이덕무는 달랐다? 뭐가?

저자가 맨 처음 꺼낸 이야기는 ‘노예 책’이었다. 노예 책? 로마시대의 거부였던 이테리우스의 예. 그는 노예만 수백 명이었다. 그 중에서 그리스어를 아는 노예 200명을 뽑았고, 당대 유명한 책 한 권씩을 외우도록 했다. 그 노예들을 데리고 다니면서, 사람들과 함께 있다가 특정 주제가 나오면 그것을 읊도록 했다. 말하자면, 살아서 움직이는 이동도서관이자 ‘노예 책’이었다. 책 읽기의 나쁜 예.

“당시 노예는 자기가 말하고 싶은 것이 있어도 아무 얘기도 못하고 외우라는 것만 읊었다. 지금 우리 아이들이 저런 모습이 아닐까? 아이가 선생이나 부모가 외우라는 것만 외우고, 점수만 잘 맞도록 하는 건 아닐까?”

노예와 이테리우스에게 책은 도구 상자입니다. 책을 읽으며 깊이 생각하고 자신이 변하는 경험과는 거리가 멉니다. 노예는 주인에게 해를 입지 않으려고 억지로 외워서 읊어 댑니다.… 노예 책은 마음에 간직할 수 없고 삶에 적용할 수도 없습니다.… 아이들을 뜻 없이 책을 읊어 대는 노예로 만들지 말아야 합니다. 책과 자신이 만나는 과정을 맛보게 해야 합니다.(pp.191~192)

그리고 상반되는 예를 들었다. 조선시대 이덕무를 다룬 책 『책만 보는 바보』를 권한다. 이덕무는 서자 출신이었다. 과거를 볼 수 없는 신분이었다. 책만 읽었다. 그냥 책이 좋았고, 벼슬을 할 방도도 없으니 그저 책에 빠졌다. 어떤 세속적 성공이나 목표를 위해 책을 읽지 않았다. 그러다, 우연찮게 정조의 은혜를 입게 돼 성균관에 들어갔다. 자신의 재능을 발휘할 기회를 얻었다. 책을 편찬하는 일이었다. 책만 보는 바보가 책을 편찬하다니, 책읽기의 좋은 예다.

“앞의 노예 책은 책만 외워서 편한 노예의 길을 가지만, 진짜 그게 좋을까? 우리는 지금 아이들을 노예 책으로 만들고 있지 않나 생각이 든다. 즐거워서 하면 이덕무처럼 정말 잘 할 수 있는 일인데, 아이들이 노예처럼 책을 읽어서 힘들어 한다. 초등학교 때 책을 잘 읽던 아이도 중고등학교에 가면 책을 읽지 않는 이유가 스스로 찾아가게 하지 않고 데리고 다니면서 책을 읽도록 하기 때문이 아닐까? 행복하게 책 읽는 방법은 즐거워서 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권 교사는 방점을 찍는다. “독서는, 점수를 얻거나 정답을 찾기 위해서가 아니다. 생각을 펼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독서를 통해서 생각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 생각을 해야 우리는 인간이 될 수 있다. 홍상수 감독의 <극장전>의 마지막 대사. “생각만이 우리를 살릴 수 있다.”


시작점은 아이다


저자는 독서의 시작점을 부모가 아닌 아이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독서의 주체는 아이다. 시작도 아이가 돼야 한다. 그래서 시작점을 조력하기 위해 필요한 몇 가지 사항을 들었다.

1. 아이는 부모를 닮는다. (가르침의 본질) - 방법을 설명하지 말고 모범을 보이라.

“가르침의 본질은 모범을 보이는 것이다. 나는 못하지만 너는 성공해라, 이게 아니다. 아이가 독서를 하게 하려면, 엄마가 데리고 다녀서 하는 것이 아니라 엄마(아빠)도 읽는 것이다. 엄마가 읽고 있으면 자연스레 아이도 따라 읽는다.”

이 시대는 아이들에게 모범을 보여야 하는 역할을 영상 매체에 넘겨주고, 그렇게 얻은 여유 시간을 아이들이 없는 곳에서 쓰는 것을 진정한 기쁨인 것처럼 말한다. (요한 크리스토프 아놀드)

2. 아이마다 성향이 있다. (배움의 본질) (문학-비문학, 외향-내향)

“아이의 성향을 알아야 한다. 내 아이들의 경우, 첫째 아이와 둘째 아이가 다르다. 첫째는 비문학을 좋아하고, 둘째는 문학만 읽는다. 그래서 원칙을 정했다. 첫째는 비문학을 2시간 읽으면, 문학을 1시간, 둘째는 문학을 2시간 읽으면, 비문학은 1시간을 읽도록 했다. 강요는 않는데, 그렇게 하면 선물을 주는 방식을 택했다.”

또 외향적인 아이와 내향적인 아이의 다른 점을 들어 이에 맞춰야 할 것을 권했다. 그에 의하면, 외향적인 아이는 얘기하는 것을 좋아하나, 내향적인 아이는 발표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 내향적인 아이는 글로 얘기하는 경향이 강하단다. 일본의 한 학자의 발언도 소개했다. 학교에서 손들고 발표하는 아이는 지식을 과시하는 경우가 많고, 진짜 공부하는 아이는 발표하는 아이가 무엇을 발표하는지 듣는다는 내용이었다.

책만 보는 바보’ 이덕무는 이 책에서 책에 아이를 맞추지 말고 아이에게 맞는 책을 찾아주라고 합니다. 아이보다 책을 내세우면 안 됩니다. ‘책 읽는 아이’라는 결과만 보고 달려가선 안 됩니다.(p.74)

3. 쓰기보다는 이야기를 들어주자. (토론의 본질)

“책을 읽을 때 가장 좋은 것이 토론이다. 학교에선 줄거리, 관점, 퀴즈 위주로 하니까, 아이는 그 정도로만 기억한다. 그래서 토론을 해줘야 한다. 엄마가 책을 잘 몰라도 여러 가지 질문을 해줘야 한다. 그러면서 아이가 생각을 넓혀갈 수 있다. 그런 다음 글을 쓰면 잘 쓸 수 있다.”

별들 사이에 길을 놓아라. 이야기를 들어주고, 맞장구를 쳐줌으로써 아이는 길을 놓는다.


4. 미운 오리로부터 시작하자. (적용의 본질)

“둘째 아이가 원래 책을 좋아하지 않았었다. 반면 첫째는 책을 좋아했었다. 그런데 비교하지 않고, 내버려뒀다. 그런데 나와 첫째가 책을 읽었더니, 어느 날 슬금슬금 다가와서 궁금해 하더라. 그런데, 둘째가 공주를 무척 좋아한다. 공주 이야기의 핵심은 왕자와의 만남이잖나. 아름다운 만남이 있는 책을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해서, 먼저 『키다리 아저씨』를 읽어보라고 줬다. 그랬더니 그렇게 열심히 읽고, 몇 번을 읽더라. 이후 아름다움 만남이 있는 책을 줬더니, 어느 순간 책을 읽기 시작했고, 지금 『청소년 토지』를 읽는다.”

책을 잘 읽지 않는 남자 아이들의 경우도 들었다. 책을 잘 읽지 않으면서도,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남자 아이들에게 너무 그런 것만 읽는다고 뭐라고 하지 말 것. 어느 정도는 좋아하는 책을 읽도록 해야 한단다. “다만 만화는 약간 조심할 필요가 있다. 읽는 능력이 생기기보다 휘휘 넘기는 버릇이 생길 수 있다.”

그리고 『프리덤 라이터스 다이어리(The Freedom Writers Diary)』라는 책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미국 캘리포니아 롱비스 윌슨고등학교의 초임 교사인 에린 그루웰이 지었다. 에린이 처음 부임했을 때, 학교는 도저히 가르칠 수 없는 불량학생들의 집합소 같았다.

그러던 어느 날, 홀로코스트가 무슨 뜻인지도 모르는 아이들에게 『안네의 일기』를 읽으라고 권했는데, 아이들이 안네의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전혀 예상 밖이었다. 그러다 안네를 숨겨준 미프 가스가 미국에 온다? 하자, 별 기대 않고 초대를 했는데, 그가 왔다. 아이들이 깜짝 놀랐고, 『빼앗긴 내일』의 저자 즐라타 필라보빅도 초대해서 아이들과 만나게 했다. 이후 아이들이 변했다. 책을 읽고, 저자를 만나고, 변화가 일어났다.

한 아이가 “홀로코스트가 뭐예요?”라고 묻습니다. 이 반에는 홀로코스트를 아는 아이가 한 명도 없었습니다. “여기서 총을 맞을 뻔한 사람은?” 거의 모든 아이가 손을 듭니다. 그 순간 선생님은 공들여 준비한 수업 계획을 포기하고 《안네의 일기》와 《즐라타의 일기》로 공부를 시작합니다. 아이들은 안네와 즐리타가 차별을 피해 공포속에서 쓴 일기를 읽으며 공감대를 형성합니다.(p.77)


몇 가지 오해


저자는 이어 책에 대한 몇 가지 오해를 짚어줬다.

- 베스트셀러가 베스트북은 아니다. (베스트북은 아이마다 다르다.)
: 베스트셀러가 내 아이에게 안 맞을 수도 있다. 출판사에서 나쁜 상술을 쓰기도 한다.

- 전집보다 한 권씩 권해줘라.
: 많은 책이 아이에겐 부담스럽고 싫어한다.

- 많이 읽는다고 능사는 아니다.
: 다독이 중요한 게 아니다. 생각을 넓혀줘야 한다. 다독은 한 가지에만 빠질 우려가 있다.

- 두루 아는 것에서 나를 아는 것까지 나아가라.

- 맞붙어 싸울만한 책을 천천히 읽어야 한다. (다독-두루독-집중독)
: 두루독은 스펙트럼을 넓혀주는 것이고, 집중독은 안목을 넓혀주는 것이다.

- 다시 만나고 싶은 한 권을 만나라.
: 읽다보면 꽂히는 책이 있다.

학생의 기억에 가장 오래 남는 수업은 공책에 필기한 내용도 아니고, 교과서에 인쇄된 궁색한 문장도 아니다. 그것은 수업하는 내내 교사의 눈빛에서 뿜어져 나오는 메시지다. 그것이야말로 평생 잊히지 않는 교훈이 될 것이다.(조너선 코졸)

책을 고르는 요령도 덧붙였다.

- 자신(이 살아가는 세상)이 들어있는 책을 골라주세요
- 학년(연령)을 고려해서 고르세요.
- 한 사람의 인생을 이해할 나이, 인생에 고민할 나이에 위인전을 읽도록 하세요.
- 아이가 읽을 올해의 필독서를 정하세요.
- 1년에 한 권은 씹어 삼키게 해주세요.


아이가 책에 관심을 갖게 하려면?


그렇다면 책에 관심을 갖게 하는 좋은 방법은 없을까? 저자가 권하는 이 방법 중 하나를 택해보자.

1. 책 관련 이야기해주기

- 교과 관련 이야기, 훈화, 상담 등에 활용
- 유대인의 별난 책사랑

“책 안 읽는 둘째 아이가 책을 읽게 한 가장 좋은 방법은 잠에 들기 전 이야기를 해준 것이었다. 자신과 비슷한 아이들의 이야기를 해줬다. 유대인들이 그걸 굉장히 잘 한다.”

2. 서점가서 책 사기 상품

“강원도 시골에서는 통하는 방식인데, 서울에서는 잘 모르겠다. 서울에 와서 서점에 가는 것만으로도 좋아하고 책을 사주는 상품을 건다.”

3. 교실에서 관심 끌기 (책 나누기, 호응하기)

4. 책 읽어주기

“가장 좋은 방법이다. 이 책을 쓰기 위한 최고의 책은, 『내 아이가 책을 읽는다』(박영숙)와 『소설처럼』(다이엘 페나크)이었다. 또 로알드 달쳀 자신의 어린 시절을 그린, 『로알드 달의 발칙하고 유쾌한 학교』를 읽어주고 봐라. 꼭 권하고 싶다.”



5. 독서여행

“어딘가 여행 가기 전에 책을 읽고 가면, 더 흥미 있게 여행지를 돌아본다. 알면 보이나니, 그 때보면 그전에 본 것과 다르게 보인다.”

물론, 책에도 종류가 있다. 저자는 베이컨과 김응교 교수의 분류법을 소개했다.

베이컨의 분류 : 맛볼 책, 삼킬 책, 씹어 소화시킬 책
김응교 교수의 분류 : 쓰레기, 책방에서 볼 책, 사서 선물할 책, 비닐에 쌀 책(일생의 한 권), 내가복음(내 자신이 책이 돼야 한다)

아울러,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의 독서법도 꺼냈다. 다음과 같다.

- 사령관의 관점으로 봐야 합니다.
- 한 사람을 몽땅 읽어보세요.
- 시대와 배경을 읽어야 합니다.
- 주제를 섭렵해야 합니다.
- 작품이 자신을 읽게 해야 합니다.
- 책 관련 여행을 떠나야 합니다. (산책부터 독서여행까지)
- 최고의 비법 : 끈기 (김득신)









#책벌레 #권일한
6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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샨티샨티

2015.02.28

책을 즐겨 읽는 아이로 키우는 게 최고의 가치를 발현할 날이 올 것이라 믿으면서도 그럴 마음을 오롯이 내지 못한 채 지냈네요. 책 이야기를 들려주고 읽게 만드는 것, 적절한 질문으로 생각의 영역을 확장하여 가는 일이 소중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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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

2012.03.19

의외로 학부모들중에서 아이에게 책을 건네 주면서 독서하라고 하는 분들이 많지요. 아이의 취향이나 관심 등등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반강제적으로 말입니다. 이는 지양해야할 부분이기도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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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jmcp25

2011.10.30

괴테가 대문호가 될 수 있었던건 매일 밤 이야기를 들려준 어머니의 영향이 컸군요. 우리나라는 대게 아이들에게 책을 사주고 직접 읽게 하는데 여기서 많이 차이가 나는것 같습니다. 아이와 함께 책을 읽고 이야기를 하며 상상력을 키워 주는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사실을 잊고 있었던것 같아요. 노예책과 책만 보는 바보를 예로 보며 어떻게 책을 읽고 좋아하는게 책읽기의 좋은 예인지 알 수 있는것 같아요. 아이의 성향을 파악하고 책을 읽고 쓰기를 강요하기 보다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것을 전해주고 있는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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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일한

"대학생 때 성경을 묵상하다가 마음을 빼앗겨 읽고 쓰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책벌레로 살면서 아이들과 글을 쓰고 책을 읽었지요. 아이가 쓴 문장, 아이가 한 말에 숨겨진 마음을 하나님께서 보여주셔서 글과 책으로 아이의 마음을 살피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가지 않아도 되는 학교에 가달라는 말이 하나님의 말씀으로 들려 소달초에 갔습니다. 화상 입은 아이들과 지내며 가끔 울었습니다. 힘들 때마다 글을 쓰며 견뎠습니다. 2021년에 「곁에.서.」라는 펀딩을 시작해서 이때 쓴 글을 보내드리고 1,425만 원을 모았습니다. 아동 화상 환자를 위해 천만 원을, 재소자 자녀를 위해 오백만 원을 후원했습니다. 2022년에 「아빠 냄새 책 냄새」로 펀딩했고, 2023년에는 「질문있어요?!」로 펀딩을 계속합니다. 앞으로도 글과 책으로 섬기겠습니다." 강원도 시골에서 자라 시골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되었다. 30년 가까이 학생들과 글을 쓰고 책을 읽으며 문집을 만들고 있다. 『울리는 수업』, 『10대를 위한 행복한 독서토론』, 『행복한 책 이야기』, 『선생님의 숨바꼭질』 등 많은 책을 저술했으며, 2018년에는 교보교육대상 ‘참사랑 육성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대학 시절 선교단체에서 성경공부를 하면서 하나님을 만난 후 가장 좋아하는 책이 ‘성경’이 되었고, 30년 동안 성경을 묵상하며 꾸준히 책으로 엮어 왔다. 평신도의 성경 이해를 돕는 『성경을 돌려드립니다』를 썼고, 성경을 공부하고 싶은 사람들과 함께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성경공부 모임을 이어 나가고 있다 책과 글에 미친 책벌레이다. 책과 글을 끼고 이렇게 살아간다. 잠에서 깨면 책을 들고 화장실에 간다. 책상에 앉아 성경을 읽고 묵상한다. 자전거 타고 출근하면서 문장을 생각한다. 학교도서관에서 독서동아리 아이들과 떠든다. 돌아다니는 아이들 꼬드겨 도서관에 데려온다. 수업하기 전에 반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준다. 공부하면서 책 이야기를 한다. 쉬는 시간에 일기를 읽고 답글을 써준다. 아이들이 거꾸로 퀴즈 해달라고 한다. 아이들이 무언가 겪거나 말할 때마다 “이걸 일기로 써야 하는데~”라고 말한다. 점심시간에 아이들 데리고 산에 간다. 보충지도하면서 독서 행사 계획을 세운다. 가끔 아이에게 글을 쓰자고 꼬드긴다. 아주 가끔 아이 글을 읽으며 운다. 그러고는 한동안 버틸 힘을 얻는다. 아이들이 집에 가면 도서관 책을 정리한다. 자전거 타고 퇴근하면서 웃는다. 바람을 맞으며. 저녁 먹고 책을 읽거나 글을 쓴다. 자녀, SNS 친구에게 책을 추천한다. 책을 읽다가 잠이 든다. 온라인 독서모임 두 개를 운영하고 서재에서 오프라인 모임도 한다. 달빛독서, 독서캠프, 미션 책놀이를 하고 다른 학교에 가서도 독서 수업을 한다. 여행을 가면 책 관련 장소를 찾아다닌다. 그러면 삶이 책이 되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