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메탈의 새 물결을 몰고 온 메탈의 신(神) - 주다스 프리스트
‘헤비메탈의 신(神)’ 주다스 프리스트가 내년 2월 4일 마지막 내한공연을 펼칩니다. 올해로 데뷔 42주년을 맞은 이들은 현재 월드 투어를 하고 있는데요.
2011.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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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메탈의 새 물결을 몰고 온 메탈의 신(神) - 주다스 프리스트(Judas Priest) < British Steel >(1980) ‘헤비메탈의 신(神)’ 주다스 프리스트가 내년 2월 4일 마지막 내한공연을 펼칩니다. 올해로 데뷔 42주년을 맞은 이들은 현재 월드 투어를 하고 있는데요. 이번 투어를 끝으로 세계 순회공연을 중단한다고 합니다. 이번 주는 주다스 프리스트의 이름을 전세계에 알린 1980년 앨범 < British Steel >을 소개합니다.
주다스 프리스트(Judas Priest) < British Steel >(1980)
70년대 후반부터 영국 전역을 강타했던 펑크로 헤비 메탈은 일대 위기를 맞았다. 화려한 기교를 내세운 헤비 메탈은 섹스 피스톨스를 위시한 펑크 전사들의 공세로 고개를 숙였고 데뷔작 < 로카 롤라 >(Rocka Rolla)와 2집 < 운명의 슬픈 날개 >(Sad Wings Of Destiny)를 발표하며 ‘헤비메탈의 선봉장’임을 자처했던 주다스 프리스트(Judas Priest)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룹의 기타리스트 글렌 팁튼은 “헤비 메탈은 펑크에 쇠망치를 얻어맞았다”고 했다.
주다스 프리스트는 위기를 기회 삼아 3장의 앨범을 잇따라 발표하며 난관 속에서도 꾸준히 활동을 계속했다. 그 노력은 열기가 뜨거웠던 78년 일본과 영국 순회공연에서 가시적 성과로 이어지며 성공 터전을 확보했고, 80년에 발표한 앨범 < 브리티시 스틸 >(British Steel)로 커다란 열매를 맺었다(이 당시부터는 가죽옷과 쇠사슬 등을 공연의 무대의상으로 사용하여 헤비메탈의 전형적인 의상패턴을 제시하기도 하였다).
이 앨범은 ‘영국 헤비메탈의 르네상스’를 예견했다. 우선 살짝 스쳐도 벨 것 같은 날카로운 면도칼을 손으로 붙잡고 있는 모습, 그 안에 새긴 그룹의 이니셜 그리고 ‘영국의 강철’이란 앨범 명에 그들의 음악적 자신감과 ‘애국심’을 담았다. “우리는 영국의 헤비메탈을 세계에 알리는 사명을 갖고 있다. 따라서 앨범 제목은 그룹의 목표와 아주 잘 어울린다.”
발매직후 그룹 최고의 성적인 영국 차트 4위에 올랐고, 미국에서도 50만장이 팔려나가 첫 골드 레코드를 기록했다. 그들의 음악은 펑크 리프를 수용한 ‘영국 헤비 메탈의 새 물결’ 이른바 NWOBHM(New Wave Of British Heavy Metal)으로 명명되었다. 이후 모터 헤드(Motor Head) 아이언 메이든(Iron Maiden) 데프 레파드(Def Leppard) 같은 밴드들이 속속 관련 앨범을 내놓으면서 영국의 헤비 메탈은 다시 한번 중흥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주다스 프리스트의 음악은 어린 시절 크림, 지미 헨드릭스에 대한 추앙을 공유한 K.K. 다우닝과 글랜 팁튼이 펼치는 강렬한 트윈기타 시스템에 기반한다. 그들의 블루스 필링이 용해된 기타 리프와 전개방식은 ‘헤비 메탈 기타의 교과서’로 통할만큼 수많은 추종자와 경배자를 낳았다.
여기에 롭 핼포드(Rob Halford)의 울부짖는 야수적 보컬은 다우닝과 팁튼의 트윈기타와 불꽃튀는 파워 경쟁을 펼치며 이들 음악을 극단으로 몬 또 하나의 원소였다. 팬들은 그를 로버트 플랜트를 잇는 ‘헤비 메탈 보컬의 대명사’라고 했다. 잦은 드러머의 교체로 인하여 불완전한 리듬 파트는 새로이 영입한 드러머 데이브 홀랜드(Dave Holland)와 함께 다우닝의 오랜 친구인 베이시스트 이안 힐(Ian Hill)이 이끌었다.
전주만 나와도 요동치게 되는 첫 곡 「법을 부수며」(Breaking the law)는 영국 싱글 차트 12위에 오르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특히 국내 메탈 마니아들에게 이들의 이름을 알리는 결정적인 계기가 된 곡이었다. 질주하는 듯한 연주와 시원스런 보컬 모든 게 강철과도 같았다. 흥겨운 리듬과 함께 시작되는 「심야의 삶」(Living after midnight'은 이 앨범의 대서양 횡단에 크게 기여한 곡으로, 미국적인 냄새가 다분한 신나는 하드 록은 미국인들의 귀를 헤집어놓기에 충분했다.
「속사포」(Rapid fire)에서도 데이브 홀랜드의 드럼 연주와 트윈 기타의 솔로는 압권이며 주다스 프리스트를 '메탈의 신'으로 규정지어준 유명한 곡 「메탈의 신」(Metal gods)과 웅장한 기타와 후렴의 멜로디 라인이 뇌리에 남는 「결합」(United)도 빼놓을 수 없는 메탈 보석들이었다.
환호만큼 수난도 뒤따랐다. 85년 미국 네바다주의 레이먼드 벨크냅과 제임스 밴스 두 10대 소년이 이들의 78년 앨범 < 얼룩진 교실 >(Stained Class)을 듣고 자살을 시도한 사건이 터져 재판에 회부되면서 시련은 시작되었다(벨크냅은 현장에서 사망했고 밴스는 살았으나 3년 뒤 88년 헤로인 중독사했다). 재판부는 90년 소속 음반사 CBS가 오리지널 마스터 테이프를 보류함으로써 주다스 프리스트 음악에 ‘잠재적(Subliminal) 메시지’가 담겨 있음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근거로 4만 달러의 피해 보상액을 부과하는 판결을 했다.
그룹의 입장에선 패소라고 할 수는 없었지만 법정에 선 음악인들이 겪은 고통이란 이루 말할 수 없는 것이었다. K.K. 다우닝은 자살 유도의 잠재적 메시지라는 판결에 수긍할 수 없다는 듯 “내가 앞으로 'Subliminal'이란 스펠을 알려면 10년이 걸릴 것”이라고 투덜거렸다. 종교계를 비롯한 반(反) 메탈 세력은 이 사건을 기화로 메탈이 '악마주의' 음악이며 또한 그 음악에는 젊은이들을 유혹하는 ‘행동강령’이 숨어 있다는 주장을 강화했다.
그 와중 속에 다시 드러머가 교체되었고 급기야 93년에는 그룹의 핵인 롭 핼포드가 탈퇴하는 등 그룹 내부의 혼돈은 계속되었다. 음악에서도 상업성과 정통성 사이의 딜레마 속에서 그들은 ‘지조’를 지키지 못하고 매번 왔다갔다하는 모습을 보여 마니아들과 평자들의 비판을 받아왔다. 걸작으로 평가된 82년 앨범< 복수를 향한 외침 >(Screaming For Vengeance) 이후 신시사이저와 전자 음향을 도입한 < 터보 >(Turbo)가 이어졌고 그 뒤 초강력의 < 진통제 >(Painkiller)를 발표한 것이 그 전형이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마니아인 메탈 팬들은 주다스 프리스트에게 줄기찬 애정을 표했고 그들 역시 새 보칼리스트의 영입을 통해 활동을 계속했다. 그들은 98년에도 < 용해 >(Meltdown)라는 라이브 앨범을 발표했다. 그것은 '헤비 메탈의 수호자'를 자처한 주다스 프리스트의 힘이기도 했지만 펑크나 모던 록 등 어떤 록도 따를 수 없는 메탈의 강인한 생명력이기도 했다.
제공: IZM
(www.izm.co.kr/)
주다스 프리스트(Judas Priest) < British Steel >(1980)
주다스 프리스트는 위기를 기회 삼아 3장의 앨범을 잇따라 발표하며 난관 속에서도 꾸준히 활동을 계속했다. 그 노력은 열기가 뜨거웠던 78년 일본과 영국 순회공연에서 가시적 성과로 이어지며 성공 터전을 확보했고, 80년에 발표한 앨범 < 브리티시 스틸 >(British Steel)로 커다란 열매를 맺었다(이 당시부터는 가죽옷과 쇠사슬 등을 공연의 무대의상으로 사용하여 헤비메탈의 전형적인 의상패턴을 제시하기도 하였다).
이 앨범은 ‘영국 헤비메탈의 르네상스’를 예견했다. 우선 살짝 스쳐도 벨 것 같은 날카로운 면도칼을 손으로 붙잡고 있는 모습, 그 안에 새긴 그룹의 이니셜 그리고 ‘영국의 강철’이란 앨범 명에 그들의 음악적 자신감과 ‘애국심’을 담았다. “우리는 영국의 헤비메탈을 세계에 알리는 사명을 갖고 있다. 따라서 앨범 제목은 그룹의 목표와 아주 잘 어울린다.”
발매직후 그룹 최고의 성적인 영국 차트 4위에 올랐고, 미국에서도 50만장이 팔려나가 첫 골드 레코드를 기록했다. 그들의 음악은 펑크 리프를 수용한 ‘영국 헤비 메탈의 새 물결’ 이른바 NWOBHM(New Wave Of British Heavy Metal)으로 명명되었다. 이후 모터 헤드(Motor Head) 아이언 메이든(Iron Maiden) 데프 레파드(Def Leppard) 같은 밴드들이 속속 관련 앨범을 내놓으면서 영국의 헤비 메탈은 다시 한번 중흥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주다스 프리스트의 음악은 어린 시절 크림, 지미 헨드릭스에 대한 추앙을 공유한 K.K. 다우닝과 글랜 팁튼이 펼치는 강렬한 트윈기타 시스템에 기반한다. 그들의 블루스 필링이 용해된 기타 리프와 전개방식은 ‘헤비 메탈 기타의 교과서’로 통할만큼 수많은 추종자와 경배자를 낳았다.
여기에 롭 핼포드(Rob Halford)의 울부짖는 야수적 보컬은 다우닝과 팁튼의 트윈기타와 불꽃튀는 파워 경쟁을 펼치며 이들 음악을 극단으로 몬 또 하나의 원소였다. 팬들은 그를 로버트 플랜트를 잇는 ‘헤비 메탈 보컬의 대명사’라고 했다. 잦은 드러머의 교체로 인하여 불완전한 리듬 파트는 새로이 영입한 드러머 데이브 홀랜드(Dave Holland)와 함께 다우닝의 오랜 친구인 베이시스트 이안 힐(Ian Hill)이 이끌었다.
전주만 나와도 요동치게 되는 첫 곡 「법을 부수며」(Breaking the law)는 영국 싱글 차트 12위에 오르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특히 국내 메탈 마니아들에게 이들의 이름을 알리는 결정적인 계기가 된 곡이었다. 질주하는 듯한 연주와 시원스런 보컬 모든 게 강철과도 같았다. 흥겨운 리듬과 함께 시작되는 「심야의 삶」(Living after midnight'은 이 앨범의 대서양 횡단에 크게 기여한 곡으로, 미국적인 냄새가 다분한 신나는 하드 록은 미국인들의 귀를 헤집어놓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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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사포」(Rapid fire)에서도 데이브 홀랜드의 드럼 연주와 트윈 기타의 솔로는 압권이며 주다스 프리스트를 '메탈의 신'으로 규정지어준 유명한 곡 「메탈의 신」(Metal gods)과 웅장한 기타와 후렴의 멜로디 라인이 뇌리에 남는 「결합」(United)도 빼놓을 수 없는 메탈 보석들이었다.
환호만큼 수난도 뒤따랐다. 85년 미국 네바다주의 레이먼드 벨크냅과 제임스 밴스 두 10대 소년이 이들의 78년 앨범 < 얼룩진 교실 >(Stained Class)을 듣고 자살을 시도한 사건이 터져 재판에 회부되면서 시련은 시작되었다(벨크냅은 현장에서 사망했고 밴스는 살았으나 3년 뒤 88년 헤로인 중독사했다). 재판부는 90년 소속 음반사 CBS가 오리지널 마스터 테이프를 보류함으로써 주다스 프리스트 음악에 ‘잠재적(Subliminal) 메시지’가 담겨 있음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근거로 4만 달러의 피해 보상액을 부과하는 판결을 했다.
그룹의 입장에선 패소라고 할 수는 없었지만 법정에 선 음악인들이 겪은 고통이란 이루 말할 수 없는 것이었다. K.K. 다우닝은 자살 유도의 잠재적 메시지라는 판결에 수긍할 수 없다는 듯 “내가 앞으로 'Subliminal'이란 스펠을 알려면 10년이 걸릴 것”이라고 투덜거렸다. 종교계를 비롯한 반(反) 메탈 세력은 이 사건을 기화로 메탈이 '악마주의' 음악이며 또한 그 음악에는 젊은이들을 유혹하는 ‘행동강령’이 숨어 있다는 주장을 강화했다.
그 와중 속에 다시 드러머가 교체되었고 급기야 93년에는 그룹의 핵인 롭 핼포드가 탈퇴하는 등 그룹 내부의 혼돈은 계속되었다. 음악에서도 상업성과 정통성 사이의 딜레마 속에서 그들은 ‘지조’를 지키지 못하고 매번 왔다갔다하는 모습을 보여 마니아들과 평자들의 비판을 받아왔다. 걸작으로 평가된 82년 앨범< 복수를 향한 외침 >(Screaming For Vengeance) 이후 신시사이저와 전자 음향을 도입한 < 터보 >(Turbo)가 이어졌고 그 뒤 초강력의 < 진통제 >(Painkiller)를 발표한 것이 그 전형이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마니아인 메탈 팬들은 주다스 프리스트에게 줄기찬 애정을 표했고 그들 역시 새 보칼리스트의 영입을 통해 활동을 계속했다. 그들은 98년에도 < 용해 >(Meltdown)라는 라이브 앨범을 발표했다. 그것은 '헤비 메탈의 수호자'를 자처한 주다스 프리스트의 힘이기도 했지만 펑크나 모던 록 등 어떤 록도 따를 수 없는 메탈의 강인한 생명력이기도 했다.
글 임진모(jjinmoo@izm.co.kr)
제공: IZM
(www.iz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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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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