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남자도 지드래곤처럼 입는다?
"빅뱅 노래는 못 불러도 지드래곤 스타일은 안다는 사람이 많다. 유재석, 정형돈도 한번쯤 따라해서 큰 웃음을 줬기도 했고, 어디에 옷이라도 사러 가면 지드래곤 모자, 지드래곤 스니커즈 등이 진을 치고 있기 때문. 체구가 큰 것도, 알만한 브랜드만 입는 것도 아닌데 지드래곤은 도대체 왜! ‘간지폭풍’을 일으키는 것일까?"
글ㆍ사진 이선배
2012.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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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드래곤은 그 음악과 퍼포먼스만큼이나 화려하고 창의적인 스타일을 선보이는 우리나라의 대표적 패셔니스타다. ‘지드래곤 스타일’은 인터넷 쇼핑몰의 고유 명사가 됐고, 지드래곤 때문에 다른 연예인들이 ‘사복패션’, ‘공항패션’에 신경을 곤두세우게 됐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트렌드를 이끌어가는 연예인 중에서도 그는 첫 번째로 꼽히는 트렌드 세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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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계에 몸담은 입장에서 지드래곤 패션을 분석하자면 첫째, 그는 자신을 너무나도 잘 아는 것 같다. 지난 주 칼럼에서 언급한 퍼스널 컬러 타입에 따르면 그는 쿨 톤이며, 여름1 타입에 속한다.(시원한 우윳빛 피부, 밝은 눈동자) 그가 직접 고르고 스타일링하는 수많은 룩은 그에게 잘 어울리는 쿨 톤으로 이루어져 있다. 눈같이 흰 색을 바탕으로 은색, 레몬색, 핑크, 시원한 빨강, 파랑, 보라 등 강렬한 색을 쓰는데, 아무나 그 색이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이유는 그가 자기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색을 알고 입기 때문이다. 심지어 검은색이나 탁한 색을 입더라도 답답하지 않은, 쿨 톤을 고른다.

둘째는 핏이다. 그는 얼굴이 작고 선이 고우며 체구는 작지만 균형 잡힌 몸매의 소유자라 화려한 디자인, 레이어드 룩(여러 가지를 겹쳐 입는 것)을 소화하기에 아주 적합한 조건을 갖췄다. 말랐다고 해서 그가 이른바 ‘쇼핑몰 스타일’처럼 온 몸이 쫙 달라붙는 핏에 뾰족 구두만 신었다면 그렇고 그런 동네 청년처럼 보였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는 항상 한 쪽이 달라붙으면 다른 쪽은 헐렁하게, 하나만 입어 허전해 보이는 옷이면 그 위에 이질적인 다른 옷을 겹쳐 입어 마치 한 벌처럼 보이게 하는 능력을 보여준다. 그냥 유행하는 핏 옷을 입는 게 아니라, 몸 전체 선의 흐름을 파악하면서 입는 것이다.

지드래곤이라고 무조건 화려한 옷차림만 할 거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그다지 비싸지도 않은 티셔츠와 청바지 차림도 종종 하는데, 마치 맞춘 것처럼 세련돼 보인다. 티셔츠 핏, 바지 길이까지 완벽하게 계산해서 입기 때문. 이런 점을 배우려면 남자들은 일단 전신 거울부터 장만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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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는 ‘믹스 앤 매치(Mix and Match;이질적 요소를 섞어 어울리게 입는 것). 그만큼 믹스 앤 매치를 절묘하게 하는 연예인이 없다. 모던ㆍ키치(kitch; 싸구려로 보이는 것을 재미있게 연출하는 것), 펑크, 스포티란 주제를 고루 믹스 앤 매치하는데 이것이 바로 이른바 ‘슈퍼 캐주얼(Super Casual;캐주얼을 초월한 캐주얼)’이다. 그런데도 안정돼 보이는 이유는 색과 디테일, 핏을 화려한 듯 절제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화려한 밀리터리 풍 재킷을 입었다면 모자와 바지를 모두 같은 색으로 통일해주고, 신발만 보색에 가까운 밝은 색으로 해 강조한다. 화려해 보이지만 사실상 세 가지 색으로만 스타일링한 셈이다. 다소 밋밋한 티셔츠와 면바지를 입었다면 반드시 화려한 고글형 선글라스나 징 장식이 있는 구두로 포인트를 준다. 일반인이 지드래곤 스타일로 소품을 소화하려면 감각은 따라하되, 작고, 소박하게 한두개만 해 주면 된다.

가끔 혁명적인 스타일도 선보이는데, 바지를 완전히 뒤집어 입거나, 조선시대 임금의 관모를 쓰거나, 부토니에(재킷 깃에 꽂는 꽃장식) 대신 생화를 흐드러지게 꽂는 식이다. 이렇듯 열린 패션관이 그를 언제나 한 발자국 앞서가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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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또한 쇼핑 마니아로 알려져 있는데, 매 시즌 국내 편집매장에 들어오는 한정된 브랜드와 수량을 알고 있고, 시간을 들여 직접 쇼핑을 하며, 해외에서 우연히 만나는 옷과 소품을 놓치지 않고, 주문으로 어렵게 구하는 상품도 많다고 한다. 트렌드에 항상 눈을 뜨고 있되, 그것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승화시키며, 옷장을 깔끔하게 관리하고 자주 재구성하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일반인 남성들도 패션을 뜨겁게 사랑하고, 노력을 기울인다면 마침내 지드래곤 같은 감각을 꽃 피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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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캐주얼 이선배 저 | 나무수

베스트셀러 저자 이선배가 3년 만에 새롭게 제안하는 천 가지 맨즈 스타일링으로 이제 당신도 '세상에서 제일 옷 잘 입는 남자'가 될 수 있다. 전 세계 패셔니스타와 패션피플을 통해 스타일을 배운다. 심혈을 기울여 고른 주얼리 여러 개로 색다른 느낌을 주는 지드래곤, 티 없이 깨끗한 피부를 가진 겨울 타입으로 블랙 앤 화이트, 광택 있는 가죽이나 금속 소개가 어울리는 유노윤호와 함께 유아인, 이민호, 장근석, 잭 에프론, 조 조나스, 자레드 레토의 스타일을 심층 분석한다…

 


#지드래곤 #GD #패셔니스타 #트렌드 세터
10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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팡팡

2012.12.10

지디 스타일은 딱 지디만 소화할 수 있을 것 같아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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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20wow

2012.08.22

패션을 사랑하라...정답이네요 ㅎㅎ 많이 알면 알수록 멋짐도 덩달아 늘어난다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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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대기

2012.08.07

지드래곤 스타일을 완벽하게 따라할 순 없겠지만 몇가지 포인트를 자신의 것으로 승화시키면 멋질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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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배

패션 잡지 <쉬크>에서 커리어를 시작, <신디 더 퍼키>, <앙앙> 등에서 10년 넘게 패션 및 뷰티 에디터로 일한 후, 작가 및 콘텐츠 기획자로 변신했다. 2030 남녀의 목마름을 가장 시원하게 해결해 주는 작가로 손꼽히며, 저서로 남성 피부 관리 매뉴얼 《맨스 그루밍 북》(공저), 자신만의 잇 스타일을 찾아주고 잇 걸, 잇 맨이 되는 스타일링 비법을 공개한 베스트셀러 《잇 스타일》, 《잇 걸》, 《맨즈 잇 스타일》, 《더 룩》, 서른 즈음 남녀를 위한 파격 연애전략서 《싱글도 습관이다》 등이 있다.다양한 정보 수집에 분주하고 한 번 꽂히면 집착적이라 '명랑한 오타쿠'란 별명을 갖고 있는 그녀는 노트북과 스마트 기기, 옷가방만 있으면 세계 어디서든 일을 벌이는 어반 노마드다. 최근에는 CJ E&M의 '옴므 4.0' 콘텐츠를 기획하는 등 각종 매체에 특유의 감각을 불어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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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배

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했지만, 친구들이 연구소로 떠날 때 과감히 패션 매거진으로 눈을 돌려 「쉬크」, 「신디더퍼키」, 「앙앙」 등에서 에디터로 오랜 시간 일했다. 『잇 걸』, 『잇 스타일』, 『서른엔 뭐라도 되어 있을 줄 알았다』, 『싱글도 습관이다』 등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제시하는 베스트셀러들을 연이어 출간하며 작가, 콘텐츠 기획자로 변신했다. 학창 시절엔 공부보다 취미생활에 올인했고, 사회생활 초기엔 한국사회의 정서상 많이 튀는 성격, 패션 탓에 ‘모난 돌’이라고 정도 많이 맞았으며 간신히 적응한 회사가 IMF로 인해 공중분해되는 수난도 겪었다. 20대 때는 좀처럼 철이 들지 않는 것 같아 괴로워했고, ‘남부럽지 않게’ 서른을 앓은 후에야 비로소 자신만의 일과 사랑, 삶의 방식을 찾게 됐다. 「퍼스트룩」 매거진 컨트리뷰팅 에디터이며, 네이버 지식쇼핑 ‘스타일 플러스’, 「엘르」, 「얼루어」, 「바자」 등에 뷰티 칼럼을 기고하고 있고, 이 외에도 다양한 매체와 기업에서 뷰티 콘텐츠를 기획했다. 패션, 뷰티, 리빙 상품 쇼퍼홀릭으로 인터넷이 없던 시절부터 해외 직구에 빠져 있던 직구 일세대이기도 하다. 평생 싱글로 살 줄 알았으나 출장지에서 만난 뜻밖의 인연과의 국제결혼을 계기로 한국과 홍콩을 오가며 국제 문화, 산업 교류의 메신저로 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