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성공을 위해 영혼을 걸고 맹세합니다
내가 여기까지 오기 위해 어떤 일을 겪었는지 나는 결코 잊지 못할 것이다. 순탄한 길이 아니었다. 실패와 성공의 반복이었다. 이 책은 내가 여기까지 오는 동안 만났던 무수한 역경을 이겨내기 위해 사용한 로드맵이자 큰돈 없이 비즈니스에서 성공한 사업가들의 절대 습관이다.
2013.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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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네 번의 창업을 했다.
첫 번째는 1996년에 시작한 에스테틱숍 프랜차이즈 사업이다. 1억 원이 넘는 자본으로 시작해 내 생애 가장 여유로운 조건에서 일을 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유능한 직원이라는 평가를 내ㆍ외부적으로 자주 들었던 나는 무엇이든 손대면 다 성공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회사를 그만두었다. 그리고는 무작정 경제 주간지 출신의 모 화장품회사 대표를 찾아가서 ‘에스테틱숍 프랜차이즈’ 사업 계획에 대해 설명한 후 그를 동업자로 참여시켰다. 든든한 동업자까지 생기면서 내 자신감은 불타올랐다. 과유불급이라고 했던가. 성공에 대한 확신으로 들떠 있었던 나에게 예기치 못한 시련이 찾아왔다.
1호점 점포의 인테리어 공사를 추진하던 중 믿고 지내던 지인이 찾아와 자금 융통을 부탁했다. 그는 은행대출이 연기되어서 그러니 며칠만 자금을 빌려주면 바로 갚겠다고 했고 별다른 의심 없이 갖고 있던 사업 자금을 전부 빌려주었다. 하지만 그 며칠 뒤 그는 연락도 없이 사라지고 말았다.
나중에 알고 보니 사업이 어려워진 그는 당시 부도나기 직전이었다. 사실 나는 그의 사업이 웬만큼 자리를 잡았고 주변 사람들 또한 그를 성공한 사람으로 평가했기 때문에 보험을 드는 심정으로 돈을 빌려준 것이었다. 사업을 하다보면 훗날 나도 도움을 요청할 상황에 놓일지도 모를 일 아닌가. 나에게 신세졌다는 마음의 빚을 안고 있는 사업가가 있다면 괜찮겠다는 마음이었는데……. 결국 그는 부도를 내고 사라졌고, 나는 진행하고 있던 사업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어떻게든 그를 찾아 돈을 되돌려 받아야 했다. 전국의 여관을 전전하며 그를 찾아다녔지만 허사였다. 수중에 갖고 있던 얼마 안 되는 돈이 떨어지면서 만화방에서 밤을 보냈다. 끝내 모든 희망을 잃은 나는 서울역 노숙자가 되었다. 뼈아픈 경험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내 설득에 의해 동업자로 에스테틱숍 프랜차이즈 사업에 뛰어든 화장품회사 대표는 전국에 수십여 개의 체인점을 개설하며 새로운 비즈니스 분야의 선두주자로 우뚝 섰다. 나는 길거리에서 승승장구하는 동업자의 뉴스를 보면서 깨달았다. 사업의 성공은 아이템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실행하는 경영자의 능력에 성패가 달려 있다는 것을 말이다. 사업가로서 자금의 귀중함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던 내 자신이 얼마나 미웠는지 모른다.
시간이 지나자 나에 대한 미움은 어느 정도 사그라졌지만 여전히 암울한 터널 안에서 생활했다. 그런 나에게 1997년에 두 번째 창업의 기회가 찾아왔다. 노숙생활을 하던 중 길거리에서 발견한 일본 잡지가 내 인생의 새로운 희망이 되어주었다. ‘일본 결혼정보 시장의 비약적인 성장.’ 나는 그 헤드라인 기사를 보는 순간 결혼정보 사업을 재기의 발판으로 삼기로 결심했다. 다시 기운을 차렸다.
거의 맨주먹이나 다름없는 500만 원이라는 적은 자본으로 결혼정보 사업을 시작했다. 때로는 미친놈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엉뚱한 일들을 거침없이 계획하고 저질렀고 이 모든 것이 회사 성장의 밑거름이 되었다. 드디어 4년 만에 코스닥 상장을 추진할 만큼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창업 4년째인 2000년. 나의 비즈니스 환경은 나무랄 데 없이 좋았다. 여러 곳에서 투자를 받아 자금이 풍족한 상황이었고, 앞으로 투자받기로 예정되어 있는 자금도 꽤 큰 규모였다. 그동안 정말 하고 싶었던 몇 가지 사업 아이템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을 정도의 여유가 조만간 생길 것 같았다. 코스닥 상장까지 성공적으로 진행될 경우 내 사업 인생에는 거칠 게 없겠다는 장밋빛 희망에 기뻤다. 참고로 정말 추진하고 싶었던 사업 아이템은 ⑴전국 주요 도시에 50여 곳의 결혼정보 대리점 망을 구축하고 ⑵오케이러브(OK LOVE)라는 채팅 및 엔터테인먼트 사이트를 오픈해 수백만 명이 모이는 놀이공간을 만들고 ⑶5월 이야기(MAYSTORY.COM)라는 오픈마켓을 열어 결혼을 앞둔 고객들이 혼수부터 웨딩, 부동산까지 원스톱으로 구매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었다.
돌이켜보면 당시 내가 가진 모든 역량을 한 가지 사업에 집중해도 성공하기 쉽지 않은 대형 프로젝트들이었다. 하지만 나는 구름 위를 걷고 있었다. 첫 사업 실패를 보란 듯이 이겨내고 빠른 시간 안에 멋지게 성공하고 싶었다. 주위에 널려 있는 문제점들이 보일 리가 없었다. 가득한 금고가 화근이었다. 두둑한 돈을 믿고 모든 자금을 올인해서 동시에 세 가지 사업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혹여 하나의 사업이 잘못된다 해도 다른 사업이 성과를 내면 곧 다른 투자가 들어올 테니 빈 금고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고 판단했다.
우선 오랜 시간과 비용 지출이 필수인 인터넷 서비스팀을 구성한 후 서버를 구입하고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그 다음으로 전국의 대리점 망을 구축하겠다는 목표로 신문과 TV에 엄청난 비용을 쏟아부으며 광고 마케팅을 펼쳤다. 삽시간에 수십억 원을 지출했다. 회계팀의 책임자였던 김 부장은 이대로는 회사가 위험하다며 지출을 줄이자고 했지만 나는 막무가내였다.
“앞으로 오랫동안 돈은 벌지 못하면서 투자는 계속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많은 인원을 채용해가며 인터넷 사업에 매진한다면 당장 다음 달부터 큰 적자가 날 겁니다. 5개월 후면 금고가 비게 될 거고요.”
“금고야 다시 채우면 되지요. 5개월 후에는 투자받기로 한 자금이 들어오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돌이켜보면 당시 내 발언들이 얼마나 부끄럽고 민망한지 고개를 들 수가 없다. 당장 금고가 비더라도 미래를 위해 사업을 확장하는 것이야말로 반드시 필요한 투자라고 봤다. 그런 안이한 마인드로는 학수고대하던 미래가 다가오기 전에 망하게 된다는 것은 미처 몰랐다. 5개월이 지났을 때 김 부장의 말처럼 직원들 급여조차 제때 지급하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50개의 대리점을 목표로 광고비를 썼지만 계약된 대리점은 15개에 불과했다. 프로그램 개발도 목표보다 두 달 이상 지체되었고 완성까지는 수개월을 더 작업해야 가능했다.
나는 동시에 세 가지 사업을 진행하면서 모든 일들이 다 잘될 거라고 낙관했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모든 것이 최악이었다. 마지막 희망이던 약속된 투자까지 보류되면서 미래는 나중이고 당장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을 쳐야 했다.
우선 계속 투자금이 들어가야 하는 인터넷 사업부를 대폭 축소했다. 그것으로도 모자라 어음을 발행했는데 어음이 돌아오는 3개월 후에는 부도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까지 갔다. 어쩔 도리가 없게 되자 인터넷 사업부를 모두 정리하는 수순을 밟았다. 회사 사정이 어려워지자 직원들은 동요하기 시작했고 절반이 회사를 떠났다. 불과 몇 개월 전까지만 해도 무서운 기세로 승승장구하던 회사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추락하고 있었다.
자금 압박이 계속되었다. 어떻게든 부도를 막기 위해 내가 가진 지분을 모두 신규 투자자에게 무상 양도하면서 회사를 나왔다. 얼마 전까지 회사를 코스닥에 상장시키면 지분 평가액이 300억 원이 될지 500억 원이 될지 가늠하던 내 자신이 그렇게 한심할 수가 없었다.
사업가의 생명줄은 돈이다. 생명줄을 놓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금고 안에 있는 돈의 절반은 성장을 위해 활용하는 자금이고 나머지 절반은 죽을 고비를 대비하는 돈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사업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저지르는 치명적인 실수 중 하나가 앞으로 들어올 돈을 내 돈이라고 여기는 것이다. 돈이란 수중에 들어왔을 때만 내 것이 된다.
두 번째 사업 역시 돈 때문에 망했다. 첫 번째 사업에서 돈을 빌려주고 회수하지 못해 망했기 때문에 누구보다 돈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었다. 다시는 돈 때문에 망하는 일은 없을 거라고 자신했지만 막상 엄청난 투자를 받으면서 자금이 풍부해지자 착각에 빠지고 말았다. 세상의 모든 돈이 내 것이 될 거라는 어리석은 생각을 한 것이다. 결국 안이한 생각과 자만심으로 리스크 관리를 등한시했던 나는 4년 동안의 공든 탑을 스스로 무너뜨려버렸다.
두 번째 사업 실패 이후 다시 칼을 뽑았다. 똑같은 실수를 더 이상 반복하지 않겠다는 각오도 수십 번 했다. 2001년 초의 일이다. 200만 원의 자금과 지인의 사무실 한쪽을 빌려 세 번째 창업을 시작했다. 두 번째 사업을 하면서 터득한 노하우를 비즈니스 모델로 발전시켰다. 마케팅의 힘으로 자금을 유치하고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면서 회사를 성장시켰던 그간의 노하우를 필요로 하는 기업에 마케팅 컨설팅을 해주는 회사였다.
코스닥 IPO를 준비하는 단계까지 회사를 성장시켜본 나는 중소 벤처기업들이 생존하고 성장하기 위해서 단계별로 어떤 티핑포인트(tipping point)가 필요한지 절실하게 알고 있었다. 역시 순조로운 출발이었다. 나는 파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고객사들이 비약적인 성장을 할 수 있는 티핑포인트를 만들어내면서 신뢰를 쌓기 시작했다. 그 결과 2년 만에 서비스 매출액 70억 원, 순이익 63억 원에 달하는 성과를 올리며 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마케팅 컨설팅 회사로 급부상했다.
호사다마라고 내가 언론에 자주 노출되면서 강도들의 범행 대상이 되었다. 돈을 노린 4인조 강도들에게 납치를 당해 죽음의 공포 속에서 다시 기억하고 싶지 않은 시간을 보냈다. 다행히 목숨을 구한 후 2003년 회사를 정리하고 7년 동안 남미로 북미로 유럽으로 떠돌았고 전국 각지를 방랑했다. 그러면서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진정한 인생의 성공에 대해서 사색하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어느덧 마음의 상처가 아물어가자 창업이라는 험난한 길을 선택한 사람들에게 내가 희망을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세 번의 창업을 하면서 사기도 당하고, 어이없는 실수로 실패를 하기도 했던 그동안의 경험들을 통해 깨달은 것들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으리라. 그동안 ‘사표 내고 사업이나 한번 해보자’ 하는 안이한 생각이나 ‘난 절대 실패 안 해’라는 막연한 희망으로 치열한 비즈니스 세계에 뛰어들었다가 피 같은 투자금을 1년도 안 돼 날리는 사업가들을 수없이 보아왔기 때문이기도 했다. 내 경험이 그들에게 사업을 시작하기 전 미흡한 점들을 점검하고 수정할 수 있는 안전장치가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았다.
2010년 네 번째 창업을 결심했다. 마케팅회사 (주)씽크이지를 설립하면서 ‘천사(1000社, 천 개의 회사)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미래를 찾지 못해 방황하는 청년들이 자신의 길을 찾을 수 있게 돕고자 하는 취지였다. 청년사업가들 1,000명이 성공의 경험을 누릴 수 있도록 무료로 마케팅을 도와주는 천사 프로젝트는 현재진행형이다. 이전에는 나의 성공을 위해 치열하게 달려왔다면 지금은 자본과 경험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업가들에게 험난한 비즈니스 현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도움을 주면서 많은 보람을 느낀다. 그리고 더 많은 사업가들과 천사 프로젝트의 핵심 노하우를 공유하고 싶어 이 책을 쓰기 시작했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성공한 사업가로 우뚝 올라서는 데 큰 힘이 됐던 사고방식을 알려주고 싶었다.
내가 여기까지 오기 위해 어떤 일을 겪었는지 나는 결코 잊지 못할 것이다. 순탄한 길이 아니었다. 실패와 성공의 반복이었다. 이 책은 내가 여기까지 오는 동안 만났던 무수한 역경을 이겨내기 위해 사용한 로드맵이자 큰돈 없이 비즈니스에서 성공한 사업가들의 절대 습관이다.
성공한 사업가의 절대 습관을 요약하면 ‘S=MADS’로서 앞의 S는 Success, 즉 성공을 뜻한다. M은 Madness, 말 그대로 미치는 것이다. 미친놈 소리를 들을 정도로 상식을 깨는 엉뚱한 일을 계획할 줄 알아야 성공한다. A는 Action으로 아무리 상식을 깨뜨리는 아이디어도 실행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무모하다시피 한 실행력을 겸비하고 있어야 계획이 빛난다.
D는 Desire로 현재 간절하게 욕망하는 것이 있어야 한다. ‘되면 좋고 아니면 할 수 없지’라는 마인드로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 반드시 얻겠다는 욕망이 마음속 깊이 자리 잡고 있을 때 어떤 어려움에도 포기하지 않는 집념이 탄생한다.
마지막 S는 Survival로 생존을 의미한다. 살아남지 못하면 성공을 논할 기회조차 사라지고 만다. 누구나 성공을 꿈꾸며 사업을 시작하지만 십중팔구는 성공하기 전에 실패자라는 낙인이 찍히고 만다.
이 책을 통해서 모쪼록 인생과 사업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자기만의 로드맵을 만들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마지막으로 영혼 담보 계약서를 작성해보기 바란다. 이 계약서는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업가들이 나를 찾아왔을 때 가장 먼저 쓰는 것이다. 이름만 들으면 섬뜩할 수도 있지만 파우스트가 악마와 계약을 한 것과 정반대의 계약서다. 영혼을 바칠 만큼 최선을 다해 사업에 목숨을 건다는 다짐을 확인하는 것이니까. 결국 이 계약은 그 누구도 아닌 사업으로 성공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이득이 되는 셈이다. 그러니 이 책의 본문을 읽기 전에 영혼 담보 계약서부터 작성해보자. 아마 마음가짐이 달라질 것이다.
첫 번째는 1996년에 시작한 에스테틱숍 프랜차이즈 사업이다. 1억 원이 넘는 자본으로 시작해 내 생애 가장 여유로운 조건에서 일을 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유능한 직원이라는 평가를 내ㆍ외부적으로 자주 들었던 나는 무엇이든 손대면 다 성공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회사를 그만두었다. 그리고는 무작정 경제 주간지 출신의 모 화장품회사 대표를 찾아가서 ‘에스테틱숍 프랜차이즈’ 사업 계획에 대해 설명한 후 그를 동업자로 참여시켰다. 든든한 동업자까지 생기면서 내 자신감은 불타올랐다. 과유불급이라고 했던가. 성공에 대한 확신으로 들떠 있었던 나에게 예기치 못한 시련이 찾아왔다.
1호점 점포의 인테리어 공사를 추진하던 중 믿고 지내던 지인이 찾아와 자금 융통을 부탁했다. 그는 은행대출이 연기되어서 그러니 며칠만 자금을 빌려주면 바로 갚겠다고 했고 별다른 의심 없이 갖고 있던 사업 자금을 전부 빌려주었다. 하지만 그 며칠 뒤 그는 연락도 없이 사라지고 말았다.
나중에 알고 보니 사업이 어려워진 그는 당시 부도나기 직전이었다. 사실 나는 그의 사업이 웬만큼 자리를 잡았고 주변 사람들 또한 그를 성공한 사람으로 평가했기 때문에 보험을 드는 심정으로 돈을 빌려준 것이었다. 사업을 하다보면 훗날 나도 도움을 요청할 상황에 놓일지도 모를 일 아닌가. 나에게 신세졌다는 마음의 빚을 안고 있는 사업가가 있다면 괜찮겠다는 마음이었는데……. 결국 그는 부도를 내고 사라졌고, 나는 진행하고 있던 사업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어떻게든 그를 찾아 돈을 되돌려 받아야 했다. 전국의 여관을 전전하며 그를 찾아다녔지만 허사였다. 수중에 갖고 있던 얼마 안 되는 돈이 떨어지면서 만화방에서 밤을 보냈다. 끝내 모든 희망을 잃은 나는 서울역 노숙자가 되었다. 뼈아픈 경험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내 설득에 의해 동업자로 에스테틱숍 프랜차이즈 사업에 뛰어든 화장품회사 대표는 전국에 수십여 개의 체인점을 개설하며 새로운 비즈니스 분야의 선두주자로 우뚝 섰다. 나는 길거리에서 승승장구하는 동업자의 뉴스를 보면서 깨달았다. 사업의 성공은 아이템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실행하는 경영자의 능력에 성패가 달려 있다는 것을 말이다. 사업가로서 자금의 귀중함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던 내 자신이 얼마나 미웠는지 모른다.
시간이 지나자 나에 대한 미움은 어느 정도 사그라졌지만 여전히 암울한 터널 안에서 생활했다. 그런 나에게 1997년에 두 번째 창업의 기회가 찾아왔다. 노숙생활을 하던 중 길거리에서 발견한 일본 잡지가 내 인생의 새로운 희망이 되어주었다. ‘일본 결혼정보 시장의 비약적인 성장.’ 나는 그 헤드라인 기사를 보는 순간 결혼정보 사업을 재기의 발판으로 삼기로 결심했다. 다시 기운을 차렸다.
거의 맨주먹이나 다름없는 500만 원이라는 적은 자본으로 결혼정보 사업을 시작했다. 때로는 미친놈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엉뚱한 일들을 거침없이 계획하고 저질렀고 이 모든 것이 회사 성장의 밑거름이 되었다. 드디어 4년 만에 코스닥 상장을 추진할 만큼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창업 4년째인 2000년. 나의 비즈니스 환경은 나무랄 데 없이 좋았다. 여러 곳에서 투자를 받아 자금이 풍족한 상황이었고, 앞으로 투자받기로 예정되어 있는 자금도 꽤 큰 규모였다. 그동안 정말 하고 싶었던 몇 가지 사업 아이템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을 정도의 여유가 조만간 생길 것 같았다. 코스닥 상장까지 성공적으로 진행될 경우 내 사업 인생에는 거칠 게 없겠다는 장밋빛 희망에 기뻤다. 참고로 정말 추진하고 싶었던 사업 아이템은 ⑴전국 주요 도시에 50여 곳의 결혼정보 대리점 망을 구축하고 ⑵오케이러브(OK LOVE)라는 채팅 및 엔터테인먼트 사이트를 오픈해 수백만 명이 모이는 놀이공간을 만들고 ⑶5월 이야기(MAYSTORY.COM)라는 오픈마켓을 열어 결혼을 앞둔 고객들이 혼수부터 웨딩, 부동산까지 원스톱으로 구매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었다.
돌이켜보면 당시 내가 가진 모든 역량을 한 가지 사업에 집중해도 성공하기 쉽지 않은 대형 프로젝트들이었다. 하지만 나는 구름 위를 걷고 있었다. 첫 사업 실패를 보란 듯이 이겨내고 빠른 시간 안에 멋지게 성공하고 싶었다. 주위에 널려 있는 문제점들이 보일 리가 없었다. 가득한 금고가 화근이었다. 두둑한 돈을 믿고 모든 자금을 올인해서 동시에 세 가지 사업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혹여 하나의 사업이 잘못된다 해도 다른 사업이 성과를 내면 곧 다른 투자가 들어올 테니 빈 금고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고 판단했다.
우선 오랜 시간과 비용 지출이 필수인 인터넷 서비스팀을 구성한 후 서버를 구입하고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그 다음으로 전국의 대리점 망을 구축하겠다는 목표로 신문과 TV에 엄청난 비용을 쏟아부으며 광고 마케팅을 펼쳤다. 삽시간에 수십억 원을 지출했다. 회계팀의 책임자였던 김 부장은 이대로는 회사가 위험하다며 지출을 줄이자고 했지만 나는 막무가내였다.
“앞으로 오랫동안 돈은 벌지 못하면서 투자는 계속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많은 인원을 채용해가며 인터넷 사업에 매진한다면 당장 다음 달부터 큰 적자가 날 겁니다. 5개월 후면 금고가 비게 될 거고요.”
“금고야 다시 채우면 되지요. 5개월 후에는 투자받기로 한 자금이 들어오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돌이켜보면 당시 내 발언들이 얼마나 부끄럽고 민망한지 고개를 들 수가 없다. 당장 금고가 비더라도 미래를 위해 사업을 확장하는 것이야말로 반드시 필요한 투자라고 봤다. 그런 안이한 마인드로는 학수고대하던 미래가 다가오기 전에 망하게 된다는 것은 미처 몰랐다. 5개월이 지났을 때 김 부장의 말처럼 직원들 급여조차 제때 지급하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50개의 대리점을 목표로 광고비를 썼지만 계약된 대리점은 15개에 불과했다. 프로그램 개발도 목표보다 두 달 이상 지체되었고 완성까지는 수개월을 더 작업해야 가능했다.
나는 동시에 세 가지 사업을 진행하면서 모든 일들이 다 잘될 거라고 낙관했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모든 것이 최악이었다. 마지막 희망이던 약속된 투자까지 보류되면서 미래는 나중이고 당장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을 쳐야 했다.
우선 계속 투자금이 들어가야 하는 인터넷 사업부를 대폭 축소했다. 그것으로도 모자라 어음을 발행했는데 어음이 돌아오는 3개월 후에는 부도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까지 갔다. 어쩔 도리가 없게 되자 인터넷 사업부를 모두 정리하는 수순을 밟았다. 회사 사정이 어려워지자 직원들은 동요하기 시작했고 절반이 회사를 떠났다. 불과 몇 개월 전까지만 해도 무서운 기세로 승승장구하던 회사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추락하고 있었다.
자금 압박이 계속되었다. 어떻게든 부도를 막기 위해 내가 가진 지분을 모두 신규 투자자에게 무상 양도하면서 회사를 나왔다. 얼마 전까지 회사를 코스닥에 상장시키면 지분 평가액이 300억 원이 될지 500억 원이 될지 가늠하던 내 자신이 그렇게 한심할 수가 없었다.
사업가의 생명줄은 돈이다. 생명줄을 놓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금고 안에 있는 돈의 절반은 성장을 위해 활용하는 자금이고 나머지 절반은 죽을 고비를 대비하는 돈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사업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저지르는 치명적인 실수 중 하나가 앞으로 들어올 돈을 내 돈이라고 여기는 것이다. 돈이란 수중에 들어왔을 때만 내 것이 된다.
두 번째 사업 역시 돈 때문에 망했다. 첫 번째 사업에서 돈을 빌려주고 회수하지 못해 망했기 때문에 누구보다 돈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었다. 다시는 돈 때문에 망하는 일은 없을 거라고 자신했지만 막상 엄청난 투자를 받으면서 자금이 풍부해지자 착각에 빠지고 말았다. 세상의 모든 돈이 내 것이 될 거라는 어리석은 생각을 한 것이다. 결국 안이한 생각과 자만심으로 리스크 관리를 등한시했던 나는 4년 동안의 공든 탑을 스스로 무너뜨려버렸다.
두 번째 사업 실패 이후 다시 칼을 뽑았다. 똑같은 실수를 더 이상 반복하지 않겠다는 각오도 수십 번 했다. 2001년 초의 일이다. 200만 원의 자금과 지인의 사무실 한쪽을 빌려 세 번째 창업을 시작했다. 두 번째 사업을 하면서 터득한 노하우를 비즈니스 모델로 발전시켰다. 마케팅의 힘으로 자금을 유치하고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면서 회사를 성장시켰던 그간의 노하우를 필요로 하는 기업에 마케팅 컨설팅을 해주는 회사였다.
코스닥 IPO를 준비하는 단계까지 회사를 성장시켜본 나는 중소 벤처기업들이 생존하고 성장하기 위해서 단계별로 어떤 티핑포인트(tipping point)가 필요한지 절실하게 알고 있었다. 역시 순조로운 출발이었다. 나는 파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고객사들이 비약적인 성장을 할 수 있는 티핑포인트를 만들어내면서 신뢰를 쌓기 시작했다. 그 결과 2년 만에 서비스 매출액 70억 원, 순이익 63억 원에 달하는 성과를 올리며 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마케팅 컨설팅 회사로 급부상했다.
호사다마라고 내가 언론에 자주 노출되면서 강도들의 범행 대상이 되었다. 돈을 노린 4인조 강도들에게 납치를 당해 죽음의 공포 속에서 다시 기억하고 싶지 않은 시간을 보냈다. 다행히 목숨을 구한 후 2003년 회사를 정리하고 7년 동안 남미로 북미로 유럽으로 떠돌았고 전국 각지를 방랑했다. 그러면서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진정한 인생의 성공에 대해서 사색하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어느덧 마음의 상처가 아물어가자 창업이라는 험난한 길을 선택한 사람들에게 내가 희망을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세 번의 창업을 하면서 사기도 당하고, 어이없는 실수로 실패를 하기도 했던 그동안의 경험들을 통해 깨달은 것들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으리라. 그동안 ‘사표 내고 사업이나 한번 해보자’ 하는 안이한 생각이나 ‘난 절대 실패 안 해’라는 막연한 희망으로 치열한 비즈니스 세계에 뛰어들었다가 피 같은 투자금을 1년도 안 돼 날리는 사업가들을 수없이 보아왔기 때문이기도 했다. 내 경험이 그들에게 사업을 시작하기 전 미흡한 점들을 점검하고 수정할 수 있는 안전장치가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았다.
2010년 네 번째 창업을 결심했다. 마케팅회사 (주)씽크이지를 설립하면서 ‘천사(1000社, 천 개의 회사)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미래를 찾지 못해 방황하는 청년들이 자신의 길을 찾을 수 있게 돕고자 하는 취지였다. 청년사업가들 1,000명이 성공의 경험을 누릴 수 있도록 무료로 마케팅을 도와주는 천사 프로젝트는 현재진행형이다. 이전에는 나의 성공을 위해 치열하게 달려왔다면 지금은 자본과 경험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업가들에게 험난한 비즈니스 현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도움을 주면서 많은 보람을 느낀다. 그리고 더 많은 사업가들과 천사 프로젝트의 핵심 노하우를 공유하고 싶어 이 책을 쓰기 시작했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성공한 사업가로 우뚝 올라서는 데 큰 힘이 됐던 사고방식을 알려주고 싶었다.
내가 여기까지 오기 위해 어떤 일을 겪었는지 나는 결코 잊지 못할 것이다. 순탄한 길이 아니었다. 실패와 성공의 반복이었다. 이 책은 내가 여기까지 오는 동안 만났던 무수한 역경을 이겨내기 위해 사용한 로드맵이자 큰돈 없이 비즈니스에서 성공한 사업가들의 절대 습관이다.
성공한 사업가의 절대 습관을 요약하면 ‘S=MADS’로서 앞의 S는 Success, 즉 성공을 뜻한다. M은 Madness, 말 그대로 미치는 것이다. 미친놈 소리를 들을 정도로 상식을 깨는 엉뚱한 일을 계획할 줄 알아야 성공한다. A는 Action으로 아무리 상식을 깨뜨리는 아이디어도 실행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무모하다시피 한 실행력을 겸비하고 있어야 계획이 빛난다.
D는 Desire로 현재 간절하게 욕망하는 것이 있어야 한다. ‘되면 좋고 아니면 할 수 없지’라는 마인드로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 반드시 얻겠다는 욕망이 마음속 깊이 자리 잡고 있을 때 어떤 어려움에도 포기하지 않는 집념이 탄생한다.
마지막 S는 Survival로 생존을 의미한다. 살아남지 못하면 성공을 논할 기회조차 사라지고 만다. 누구나 성공을 꿈꾸며 사업을 시작하지만 십중팔구는 성공하기 전에 실패자라는 낙인이 찍히고 만다.
이 책을 통해서 모쪼록 인생과 사업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자기만의 로드맵을 만들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마지막으로 영혼 담보 계약서를 작성해보기 바란다. 이 계약서는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업가들이 나를 찾아왔을 때 가장 먼저 쓰는 것이다. 이름만 들으면 섬뜩할 수도 있지만 파우스트가 악마와 계약을 한 것과 정반대의 계약서다. 영혼을 바칠 만큼 최선을 다해 사업에 목숨을 건다는 다짐을 확인하는 것이니까. 결국 이 계약은 그 누구도 아닌 사업으로 성공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이득이 되는 셈이다. 그러니 이 책의 본문을 읽기 전에 영혼 담보 계약서부터 작성해보자. 아마 마음가짐이 달라질 것이다.
- 살아남은 사업가의 절대습관 임수열 저 | 가디언
이 책의 저자 임수열 대표는 막연한 희망을 갖고 사업을 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라고 강조한다. 돈 되는 일보다 폼 나는 일을 먼저 한다, 머리를 숙일 줄 모른다, 사업은 빚지고 하는 게 당연하다는 마인드를 갖고 있는 사람이 사업에 도전하면 도시락 싸서 쫓아다니며 말리고 싶다고 한다. 저자의 탄탄한 20년 사업 내공을 오롯이 담은 이 책은 사업 전선에서 열심히 뛰고 있는 대한민국 사장들, 사표 쓰고 사업을 해볼까 고민하는 직장인들, 취업 대신 창업을 결심한 대학생들에게 값지고 소중한 안내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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