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불안이나 죄책감이 아이를 망친다!
지난 3월 13일, 서울 신촌에서 『아이는 언제나 옳다』 출간 기념 천근아 저자 강연회가 열렸다. 저자는 세브란스병원 정신과학교실 부교수로,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 2년 이상 올린 육아 관련한 단문을 다시 엮어서 책을 펴냈다.
2013.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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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은 프로이드가 말한 “환자는 언제나 옳다”에서 따온 것이다. 프로이트는 환자가 보이는 모든 증상은 생존을 위해 나온 방어기제로, 환자가 보이는 행동과 말은 우연이 아닌 생존을 위한 무의식적 전략이라는 점에서 그런 말을 남겼다. 저자는 아이 역시 감정이 있으며, 그 감정 또한 존중받아야 하는 것임을 강조하기 위해 제목을 그렇게 지었다고 설명했다.
중요한 것은 아이만 크는 것이 아니다. 아이만 자라고 어른(부모)은 제자리에 머무른다면 그것도 문제다. 아이와 부모는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존재임을 잊지 말 것.
아이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저자는 아이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타고난 기질, 양육환경(부모의 태도), 발달시기 등 세 가지를 들었다. 따라서 이것들을 고려하지 않고 완벽하고 원만한 아이의 틀에 맞추려고 하면 문제가 생긴다고 지적했다. 즉, 자신의 아이가 문제아 같고 나만 힘들 게 키우는 것 같이 느낀다는 것.
“엄마가 아이를 대하는 태도가 살짝만 바뀌어도 아이는 엄청나게 바뀐다. 아이를 이해할 수 없다고 하기 전에 아이를 생각하고 느끼는 내 감정을 들여다봐야 한다. 아이에게 가장 중요한 양육환경은 부모이며, 그 중에서도 엄마다. 1차 양육자가 대개 엄마다. 또 아이들 행동은 연령도 고려해야 한다.”
저자에 의하면 아이의 발달은 타고난 것(유전자)과 환경이 상호 작용에 의한 결과물이다. 아이의 뇌 상태, 뇌 발달을 이해하지 못하면 맞춤식 양육을 할 수 없다. 저자도 아이들을 연년생으로 낳아보고 알게 됐다. 거의 비슷한 환경임에도, 한 아이는 순하고 불안도 많고, 다른 아이는 완전 다른 기질이었다는 것. 같은 것을 배워도 한 아이는 잘 적응하는 반면, 다른 아이는 그렇지 않았다. 저자 역시 고민했다. 그러다 각자 다른 기질을 인지하고 맞춤식 양육을 시도했다. 그제 서야 타고난 기질에 따라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저자가 강조한 지점은 아이 행동은 뇌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 타고난 두뇌의 기질과 발달 상태를 알아야 행동을 이해한다. 아이를 돌보고 소통하는데 핵심이다.
시기별 특징
영아기(출생 ~ 18개월)
저자 역시 이 시기를 강조한다. 스케치를 잘해야 한다고 표현했다. 초안이 엉망이 되면 교정이 무척 어렵기 때문이다. 민감한 시기. 따라서 뇌가 이렇게도 저렇게도 달라질 수 있는 아주 말랑말랑한 시기다. 다만 색칠은 캐릭터별로 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타고난 특성: 기질
-아동과 부모 간의 기질 적합성
* 발달 이정표
-사회적 미소: 백일 무렵
-낯가리기: 6~8개월
-분리불안: 8~9개월
* 발달과제
-신체적 성장
-뇌의 급성장
-애착 관계 형성: 미래 모든 관계 형성의 기본
-기본적 신뢰감과 안정감, 대상영속성
“조기 교육의 폐해는 정서 뇌를 망가뜨리고 시점의 차이를 인정해야 한다. 아이가 울었을 때 엄마가 반응을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 신뢰의 관계 형성이 중요하다. 아이를 대하는 태도 하나하나에 따라 아이가 어떻게 달라지느냐를 알아야 한다.”
기질과 양육 관계에 있어서의 딜레마 또한 존재한다. 저자에 의하면, 기질의 타입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순한 기질(70%)
-천천히 적응하는 기질(20~25%)
-까다로운 기질(5~10%)
“문제는 까다로운 기질의 아이들이다. 아이가 까다로운 기질인 것 같으면 무장할 준비가 돼야 한다. 순하지 않다고 혼내고 고집을 꺾으려고 하지 말고 부모의 포용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전략을 수정해야 한다. 엄마가 자기 문제에 빠져있지 말고 유연해야 한다. 엄마가 철학자나 성인이 돼야 한다. (웃음) 그런 자세가 필요하다.”
이어 양육의 3대 중요 덕목은 이렇다.
-반응성: 속도
-민감성: 내용
-일관성: 기복
“부모됨의 기본 덕목이다. 일관성, 이게 제일 문제다. 엄마 감정의 기복이 문제다. (웃음) 엄마(또는 1차 양육자)의 양육의 질이 아기의 두뇌의 신경 연접을 좌우한다. 부정적 감정의 경험이 쌓일수록 신경연접 적정지수가 촉진되지 않는다. 뇌 특정 부위의 위축 또는 기능저하를 가져오고 정신병리 발생의 위험이 있다. 아이가 짜증을 잘 내거나 신체적 증상을 호소한다면 어딘가 마음이 아픈 것인데, 표현을 두려워하는 것이다. 부정적 감정 자체의 표출을 어려워하기 때문이다. 예전에 안 하던 모습이 보이면, 그게 모두 문제가 되는 건 아니지만, 면밀하게 들여다봐야 한다. 그렇다고 너무 예민하게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대부분은 정상적인 것이 많다.”
걸음마기(18~36개월)
“아이가 사회화 되는 과정이다. 걷기 시작하면 온갖 호기심이 생긴다. 아이가 떼를 쓸 때 되고/안 되는 일을 구분해줘야 한다. 만 3세 때까지 옳고 그름에 대한 인식을 가져야 나중에 유치원 등에 가면서 또래 관계가 형성된다. 만 3세 때까지는 아빠나 또래 관계가 중요하지 않다. 아이의 뇌는 이 시기가 지나야 안 보이는 대상에 대한 상이 맺힌다.”
* 발달 이정표
-언어발달: 이해력→표현력
-아동의 운동발달: 직립 보행 가능
-버릇들이기
-주의 주장: “안 돼, 싫어”
-분노 발작
* 발달과제
-자율성, 자기충동(공격성) 조절과 통제
-만족 지연 능력 획득 (법과 질서)
-옳고 그름, 깨끗함/더러움, 해야 할 일/해서는 안 될 일 구별-초기 사회화가 이루어지는 시기
-분리개별화: 심리적 자아상과 자율성 확립, 대상 항상성 획득
→ 어린이집은 이 시기가 지난 이후에
학령전기(3~6세 유치원)
“어느 정도 뇌가 완성되고 또래 관계가 형성한다. 이때 아빠가 등장한다. 그동안 양자관계(아이-엄마)였다가 새로운 세상을 탐색한다. 유치원 가서 아이들과 놀고, 아빠와의 관계가 형성된다.”
* 발달 이정표
-언어 발달 완성: 언어의 급성장
-상상력 풍부, 심리적 세계의 확장
-두려움이 증가
학령기(만 6~12세)
“학교를 가면 전두엽이 본격적으로 발생한다. 준비가 안 된 시기에 조급한 마음에 선행학습을 시키다가 아이에게 생채기가 생길 수 있다. 학교가 만 6~7세에 들어가는 것도 인지발달학에 따른 것이다. 아이가 선행학습을 받아들일 수 있는 발달 상태가 아니다. 부작용만 초래하게 된다.”
* 발달 이정표
-입장 바꿔 생각하기
-죽음의 의미 이해
-또래 집단, 사회성 증가 (공감 능력의 발달)
-객관성 / 초보적 논리성: 고지식
청소년기(10대)
-아동기에서 성인기로 넘어가는 과도기
-신체적, 심리적, 사회적으로 변화를 경험하는 시기
-중요한 강렬한 감정을 경험하는 단계
-여러 가지 부적응적 행동이 나타나는 시기
-발달 과정상, 문제의 유발이 높은 시기 (자극추구 행동)
-가족, 학교, 친구 집단들 사이에 적응하는 과정
“한국의 중2는 두려움이 없는 아이들이다. (웃음) 중학교 시기가 부모에겐 가장 힘들다. 부모는 청소년기에 접어든 내 아이가 과연 뇌가 있기나 한 걸까, 고민한다. 사춘기라는 ‘야누스’는 변덕 그 자체이다. 자기 마음대로 하겠다고 간섭하지 말라고 소리치다가도, 결정적으로 혼자 해결하기 힘든 상황에서는 부모에게 의존하고 싶어 한다. 10대는 그야말로 독립과 의존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며 자기 정체성을 확립하는 시기다. 이 모든 현상은 격변하는 두뇌 상태에서 비롯된다. 청소년기 아이들이 그렇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는 것은 아이는 자라는데, 부모는 자라지 못함을 의미한다. 10대들은 모순 덩어리임을 인정해야 한다.”
천근아 교수가 부모에게 하고 싶은 말
28개월 된 남자 큰 아이가 돌 지난 여동생을 질투하고 2~3일에 한 번씩 깨물고 때린다. 노력을 많이 하는데, 조부모는 훈육을 못했다고 말해서 갈등이 생긴다. 어떻게 해야 할까?
조부모 말씀대로 혼내야 한다는 건 아니지만, 사랑을 뺏길 거 같은 첫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잖나. 아이 입장에선 청천벽력이다. 생존에 대한 불안이다. 오죽하면 그러겠느냐고 생각하는 건 중요하고, 과도기를 넘기면 잘 될 것이다. 지금은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에 대한 명확한 지침을 주는 게 중요하다. 동생을 다치게 하는 것에 대해선 설명하고 훈육해야 한다. 세 번 정도까지 경고를 하고, 때리지는 않되 패널티나 리액션을 해야 한다. 좋아하는 것을 뺏는 것도 한 방법이다. 어떤 방식으로든 인식시켜주는 게 중요하다. 또 근본적 불안을 해소시켜주는 것도 중요하다. 큰 아이를 얼마나 사랑하는지에 대해 끊임없이 이야기하고 더 많이 놀아줘야 한다. 첫째가 버려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어서인데, 그러지 않을 거라는 확신을 줘야 한다. 꼬집고 때리고 무는 것 등 해를 주는 것만은 안 된다는 메시지는 확실하게 줘야 한다.
11살 여자아이인데, 밖에서 노는 것도 좋아하고 친구들도 아이를 좋아해준다. 이 아이는 그런데 특별하게 친하게 지내는 것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 운동을 함께하는 건 좋아해도, 감정을 공유하는 것에 신경 쓰지 않는 것 같다. 남자아이와 노는 것에 더 편하게 생각한다.
또래 관계에서 살짝 센스가 떨어지는 것 같다. 대개의 여자 아이들처럼 떼를 지어 노는 것을 싫어하는 것 같은데, 사회성 문제일 수 있다. 스스로 아이들 그룹에 속해있지 못함을 감으로 느끼고 회피하는 양상이 생길 수 있다. 여자 아이들이 사회성에서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 있는데, 속은 약간 다칠 수 있다. 그런데 그건 그 아이의 특성이다. 안 되는 부분을 억지로 교정하라고 하면 속상해 한다. 그 모습 그대로 자라게 하되, 사회적 기술이 발달될 수 있도록 훈련을 시켜주는 프로그램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얼마나 심각한지는 잘 모르겠지만 보편적으로 말하자면 그렇다. 심각하진 않은 것 같은데, 검사를 해보는 것도 좋겠다.
만 6세 여아를 키우는데, 내가 좀 엄하긴 하다. 그런데 자기 전에 아이가 몇 달 전이나 며칠 전 엄마에게 서운했던 이야기를 문득문득 한다. 그럴 때 참 난감한데, 어떡하면 좋을까?
두 가지다. 하나는 엄마가 내 곁에 누운 가장 좋은 시간에 부정적 감정을 표현한다. 그건 관계가 좋아야 그럴 수 있다. 엄마가 내 이야길 들어줄 수 있을 것 같아. 그래서 이전 이야길 해도 엄마가 날 사랑해줄 수 있을 거라는 멍석이 깔리니까 그런 거다. 남을 믿어야 속상한 이야기도 할 수 있잖나. 나머지 하나는, 감정 표현을 잘 하는 아이일 수 있다. 한편으로 엄마가 아빠가 있는 방으로 갈까 하는 약간의 불안 때문에 엄마와 더 이야기하고 싶어 하는 신호일 수도 있다. 그땐 회피하지 말고 몸짓을 약간 크게 하면서 아이를 긍정해 줘라. 지금이라도 얘기해줘서 고맙다고. 그런 이야길 하는 게 건강한 것임을 심어줘야 한다. 딸이 건강한 아이 같다. 아이에게 엄마가 신뢰를 줬다는 거다.
만 12세 여자아이를 키운다. 이전에 직장생활 하다가 반년 전 퇴직하고 아이에게 신경을 쏟기 시작했다. 그런데 또래보다 여우짓도 잘 안 하고 2~3년 정도 늦는 것 같다. 또래에 관심이 없고 학교에서도 혼자서 책 보고 그림도 그린다고 하더라. 어떻게 해주면 좋을까?
바꿀 순 없다. 그 아이에 맞게 환경을 조성해줘야 한다. 아이와 자주 놀아줘라. 심각한 이야기하지 말고 함께 활동도 하고, 아이가 좋아하는 것에 엄마가 들어가서 아이의 세계를 이해해줘라. 또래에 관심 없다고 관심을 가지라고 하기보다, 관심은 있는데, 방법을 몰라서 그럴 수도 있다. 부모가 잘못 키운 것도 아니고, 아이의 성정이나 타고난 성향을 인정해줘야 한다.
“정신분석학자 프로이트는 “환자는 언제나 옳다”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환자가 보이는 증상에는 다 이유가 있으며 개인의 증상은 그 사람의 고유한 정신심리적 갈등의 산물이므로 어떤 증상도 우연인 것은 없다는 개념입니다. 저는 이러한 프로이트의 말을 약간 변주하여, 책 제목에서와 같이 “아이는 언제나 옳다”라는 화두를 진료실 안팎에서 지속적으로 이야기해왔습니다.”(p.4) | ||
“아이가 날 힘들게 할 때, ‘내가 부모로서 역량이 부족한 것인가’ 자책하지 말고 ‘이 아이를 통해 부모로서의 역량이 커질 수 있겠다’라고 여기시길 바랍니다.”(p.18) | ||
아이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엄마가 아이를 대하는 태도가 살짝만 바뀌어도 아이는 엄청나게 바뀐다. 아이를 이해할 수 없다고 하기 전에 아이를 생각하고 느끼는 내 감정을 들여다봐야 한다. 아이에게 가장 중요한 양육환경은 부모이며, 그 중에서도 엄마다. 1차 양육자가 대개 엄마다. 또 아이들 행동은 연령도 고려해야 한다.”
저자에 의하면 아이의 발달은 타고난 것(유전자)과 환경이 상호 작용에 의한 결과물이다. 아이의 뇌 상태, 뇌 발달을 이해하지 못하면 맞춤식 양육을 할 수 없다. 저자도 아이들을 연년생으로 낳아보고 알게 됐다. 거의 비슷한 환경임에도, 한 아이는 순하고 불안도 많고, 다른 아이는 완전 다른 기질이었다는 것. 같은 것을 배워도 한 아이는 잘 적응하는 반면, 다른 아이는 그렇지 않았다. 저자 역시 고민했다. 그러다 각자 다른 기질을 인지하고 맞춤식 양육을 시도했다. 그제 서야 타고난 기질에 따라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저자가 강조한 지점은 아이 행동은 뇌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 타고난 두뇌의 기질과 발달 상태를 알아야 행동을 이해한다. 아이를 돌보고 소통하는데 핵심이다.
시기별 특징
영아기(출생 ~ 18개월)
“태어나서 18개월이 되는 공안, 우리는 자신이 앞으로 어떤 삶을 살지 결정한다고 한다. 사랑할 수 있는 존재로 살아갈지, 배려 받고 보살핌을 받을 존재로 살아갈지, 혹은 가치 있는 존재로 살아갈지. 그것은 전적으로 이 무렵 아기가 사랑하는 유일한 사람, 즉 부모와의 관계에 달려있다. 만일 그 존재가 언제나 자신이 의지할 만한 대상이 아니라고 느낀다면 문제가 발생한다. 부모는 아기가 세상에서 어떻게 느끼며 살아갈지, 감성적으로 어떻게 자랄지의 여부를 결정하는 데 가장 중요한 존재다. 그 존재와의 관계에서 사랑을 받고, 반응하고. 이것이 아이가 인간의 언어를 배우는 방식이다.”- ‘공감의 뿌리’를 만든 메리 고든 | ||
*타고난 특성: 기질
-아동과 부모 간의 기질 적합성
* 발달 이정표
-사회적 미소: 백일 무렵
-낯가리기: 6~8개월
-분리불안: 8~9개월
* 발달과제
-신체적 성장
-뇌의 급성장
-애착 관계 형성: 미래 모든 관계 형성의 기본
-기본적 신뢰감과 안정감, 대상영속성
“조기 교육의 폐해는 정서 뇌를 망가뜨리고 시점의 차이를 인정해야 한다. 아이가 울었을 때 엄마가 반응을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 신뢰의 관계 형성이 중요하다. 아이를 대하는 태도 하나하나에 따라 아이가 어떻게 달라지느냐를 알아야 한다.”
기질과 양육 관계에 있어서의 딜레마 또한 존재한다. 저자에 의하면, 기질의 타입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순한 기질(70%)
-천천히 적응하는 기질(20~25%)
-까다로운 기질(5~10%)
“문제는 까다로운 기질의 아이들이다. 아이가 까다로운 기질인 것 같으면 무장할 준비가 돼야 한다. 순하지 않다고 혼내고 고집을 꺾으려고 하지 말고 부모의 포용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전략을 수정해야 한다. 엄마가 자기 문제에 빠져있지 말고 유연해야 한다. 엄마가 철학자나 성인이 돼야 한다. (웃음) 그런 자세가 필요하다.”
이어 양육의 3대 중요 덕목은 이렇다.
-반응성: 속도
-민감성: 내용
-일관성: 기복
“부모됨의 기본 덕목이다. 일관성, 이게 제일 문제다. 엄마 감정의 기복이 문제다. (웃음) 엄마(또는 1차 양육자)의 양육의 질이 아기의 두뇌의 신경 연접을 좌우한다. 부정적 감정의 경험이 쌓일수록 신경연접 적정지수가 촉진되지 않는다. 뇌 특정 부위의 위축 또는 기능저하를 가져오고 정신병리 발생의 위험이 있다. 아이가 짜증을 잘 내거나 신체적 증상을 호소한다면 어딘가 마음이 아픈 것인데, 표현을 두려워하는 것이다. 부정적 감정 자체의 표출을 어려워하기 때문이다. 예전에 안 하던 모습이 보이면, 그게 모두 문제가 되는 건 아니지만, 면밀하게 들여다봐야 한다. 그렇다고 너무 예민하게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대부분은 정상적인 것이 많다.”
걸음마기(18~36개월)
“아이가 사회화 되는 과정이다. 걷기 시작하면 온갖 호기심이 생긴다. 아이가 떼를 쓸 때 되고/안 되는 일을 구분해줘야 한다. 만 3세 때까지 옳고 그름에 대한 인식을 가져야 나중에 유치원 등에 가면서 또래 관계가 형성된다. 만 3세 때까지는 아빠나 또래 관계가 중요하지 않다. 아이의 뇌는 이 시기가 지나야 안 보이는 대상에 대한 상이 맺힌다.”
* 발달 이정표
-언어발달: 이해력→표현력
-아동의 운동발달: 직립 보행 가능
-버릇들이기
-주의 주장: “안 돼, 싫어”
-분노 발작
* 발달과제
-자율성, 자기충동(공격성) 조절과 통제
-만족 지연 능력 획득 (법과 질서)
-옳고 그름, 깨끗함/더러움, 해야 할 일/해서는 안 될 일 구별-초기 사회화가 이루어지는 시기
-분리개별화: 심리적 자아상과 자율성 확립, 대상 항상성 획득
→ 어린이집은 이 시기가 지난 이후에
학령전기(3~6세 유치원)
“어느 정도 뇌가 완성되고 또래 관계가 형성한다. 이때 아빠가 등장한다. 그동안 양자관계(아이-엄마)였다가 새로운 세상을 탐색한다. 유치원 가서 아이들과 놀고, 아빠와의 관계가 형성된다.”
* 발달 이정표
-언어 발달 완성: 언어의 급성장
-상상력 풍부, 심리적 세계의 확장
-두려움이 증가
학령기(만 6~12세)
“학교를 가면 전두엽이 본격적으로 발생한다. 준비가 안 된 시기에 조급한 마음에 선행학습을 시키다가 아이에게 생채기가 생길 수 있다. 학교가 만 6~7세에 들어가는 것도 인지발달학에 따른 것이다. 아이가 선행학습을 받아들일 수 있는 발달 상태가 아니다. 부작용만 초래하게 된다.”
* 발달 이정표
-입장 바꿔 생각하기
-죽음의 의미 이해
-또래 집단, 사회성 증가 (공감 능력의 발달)
-객관성 / 초보적 논리성: 고지식
청소년기(10대)
-아동기에서 성인기로 넘어가는 과도기
-신체적, 심리적, 사회적으로 변화를 경험하는 시기
-중요한 강렬한 감정을 경험하는 단계
-여러 가지 부적응적 행동이 나타나는 시기
-발달 과정상, 문제의 유발이 높은 시기 (자극추구 행동)
-가족, 학교, 친구 집단들 사이에 적응하는 과정
“한국의 중2는 두려움이 없는 아이들이다. (웃음) 중학교 시기가 부모에겐 가장 힘들다. 부모는 청소년기에 접어든 내 아이가 과연 뇌가 있기나 한 걸까, 고민한다. 사춘기라는 ‘야누스’는 변덕 그 자체이다. 자기 마음대로 하겠다고 간섭하지 말라고 소리치다가도, 결정적으로 혼자 해결하기 힘든 상황에서는 부모에게 의존하고 싶어 한다. 10대는 그야말로 독립과 의존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며 자기 정체성을 확립하는 시기다. 이 모든 현상은 격변하는 두뇌 상태에서 비롯된다. 청소년기 아이들이 그렇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는 것은 아이는 자라는데, 부모는 자라지 못함을 의미한다. 10대들은 모순 덩어리임을 인정해야 한다.”
천근아 교수가 부모에게 하고 싶은 말
1. 아이의 행동은 기질과 양육환경과 발달단계에서 비롯된 결과물이므로 아이 입장에서는 옳은 것. 2. 아이의 관점과 세상에서 아이의 행동을 바라보자. 3. 자신이 이해 받는다고 느낄 때 아이들은 비로소 스스로 변한다. 4. 엄마의 불안이나 과도한 죄책감은 오히려 건강한 양육의 적. 5. 양육도 연습이 필요하다. 우리는 모두 불완전한 존재. 완벽한 부모, 완벽한 양육, 완벽한 아이는 없다. 6. 아이들은 부모의 소유물이 아니라 언젠가는 떠나보낼 때까지 울타리와 버팀목이 되어줘야 할, 부여 받은 존재. | ||
조부모 말씀대로 혼내야 한다는 건 아니지만, 사랑을 뺏길 거 같은 첫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잖나. 아이 입장에선 청천벽력이다. 생존에 대한 불안이다. 오죽하면 그러겠느냐고 생각하는 건 중요하고, 과도기를 넘기면 잘 될 것이다. 지금은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에 대한 명확한 지침을 주는 게 중요하다. 동생을 다치게 하는 것에 대해선 설명하고 훈육해야 한다. 세 번 정도까지 경고를 하고, 때리지는 않되 패널티나 리액션을 해야 한다. 좋아하는 것을 뺏는 것도 한 방법이다. 어떤 방식으로든 인식시켜주는 게 중요하다. 또 근본적 불안을 해소시켜주는 것도 중요하다. 큰 아이를 얼마나 사랑하는지에 대해 끊임없이 이야기하고 더 많이 놀아줘야 한다. 첫째가 버려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어서인데, 그러지 않을 거라는 확신을 줘야 한다. 꼬집고 때리고 무는 것 등 해를 주는 것만은 안 된다는 메시지는 확실하게 줘야 한다.
11살 여자아이인데, 밖에서 노는 것도 좋아하고 친구들도 아이를 좋아해준다. 이 아이는 그런데 특별하게 친하게 지내는 것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 운동을 함께하는 건 좋아해도, 감정을 공유하는 것에 신경 쓰지 않는 것 같다. 남자아이와 노는 것에 더 편하게 생각한다.
또래 관계에서 살짝 센스가 떨어지는 것 같다. 대개의 여자 아이들처럼 떼를 지어 노는 것을 싫어하는 것 같은데, 사회성 문제일 수 있다. 스스로 아이들 그룹에 속해있지 못함을 감으로 느끼고 회피하는 양상이 생길 수 있다. 여자 아이들이 사회성에서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 있는데, 속은 약간 다칠 수 있다. 그런데 그건 그 아이의 특성이다. 안 되는 부분을 억지로 교정하라고 하면 속상해 한다. 그 모습 그대로 자라게 하되, 사회적 기술이 발달될 수 있도록 훈련을 시켜주는 프로그램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얼마나 심각한지는 잘 모르겠지만 보편적으로 말하자면 그렇다. 심각하진 않은 것 같은데, 검사를 해보는 것도 좋겠다.
만 6세 여아를 키우는데, 내가 좀 엄하긴 하다. 그런데 자기 전에 아이가 몇 달 전이나 며칠 전 엄마에게 서운했던 이야기를 문득문득 한다. 그럴 때 참 난감한데, 어떡하면 좋을까?
두 가지다. 하나는 엄마가 내 곁에 누운 가장 좋은 시간에 부정적 감정을 표현한다. 그건 관계가 좋아야 그럴 수 있다. 엄마가 내 이야길 들어줄 수 있을 것 같아. 그래서 이전 이야길 해도 엄마가 날 사랑해줄 수 있을 거라는 멍석이 깔리니까 그런 거다. 남을 믿어야 속상한 이야기도 할 수 있잖나. 나머지 하나는, 감정 표현을 잘 하는 아이일 수 있다. 한편으로 엄마가 아빠가 있는 방으로 갈까 하는 약간의 불안 때문에 엄마와 더 이야기하고 싶어 하는 신호일 수도 있다. 그땐 회피하지 말고 몸짓을 약간 크게 하면서 아이를 긍정해 줘라. 지금이라도 얘기해줘서 고맙다고. 그런 이야길 하는 게 건강한 것임을 심어줘야 한다. 딸이 건강한 아이 같다. 아이에게 엄마가 신뢰를 줬다는 거다.
만 12세 여자아이를 키운다. 이전에 직장생활 하다가 반년 전 퇴직하고 아이에게 신경을 쏟기 시작했다. 그런데 또래보다 여우짓도 잘 안 하고 2~3년 정도 늦는 것 같다. 또래에 관심이 없고 학교에서도 혼자서 책 보고 그림도 그린다고 하더라. 어떻게 해주면 좋을까?
바꿀 순 없다. 그 아이에 맞게 환경을 조성해줘야 한다. 아이와 자주 놀아줘라. 심각한 이야기하지 말고 함께 활동도 하고, 아이가 좋아하는 것에 엄마가 들어가서 아이의 세계를 이해해줘라. 또래에 관심 없다고 관심을 가지라고 하기보다, 관심은 있는데, 방법을 몰라서 그럴 수도 있다. 부모가 잘못 키운 것도 아니고, 아이의 성정이나 타고난 성향을 인정해줘야 한다.
- 아이는 언제나 옳다 천근아 저 | 위즈덤하우스
소아정신과 전문의 천근아 연세대학교 교수의 ‘부모와 아이가 모두 행복해지는 자녀교육 비결’을 담은 책 《아이는 언제나 옳다》가 위즈덤하우스에서 출간되었다. 이 책은 2년여간, 저자가 SNS를 통해 많은 부모들에게 전했던 반성과 위로, 교육 방법 등의 이야기들 중 가장 중요한 정수만을 골라 다시 엮어낸 것이다. 천근아 교수가 직접 두 아들을 키우며 감동받고 때로는 갈등하는 솔직한 육아 이야기에서 진료실에서 미처 전하지 못한 이야기, 사회적 문제로 커지고 있는 청소년 문제와 부모들이 궁금해하는 질문들에 대한 답까지, 다양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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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김이준수
커피로 세상을 사유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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