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문학의 중심지는 ‘뉴욕’이 아니라 ‘콩코드’ !
미국 저자들에 관한 거라면, 미국 문학의 중심지인 뉴욕 시에 가야 할 거라고 생각하겠지만, 문학 관광, 특히 작가의 집의 경우는 절대 그렇지 않다. 뉴욕에는 단 하나의 작가의 집 박물관이 있다. 콩코드로 떠나 보자.
글ㆍ사진 앤 트루벡(저자, 문학 교수) & 메디치미디어 기획편집팀
2013.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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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은 잠시도 가만있지 못하고 변화하며 허덕인다. 작가의 집은 과거 가정생활을 보존하는 곳이다. 둘이 좋은 짝을 이루긴 힘들다. 사실 뉴욕은 미국 작가의 집의 시발점이라 할 수 있는 매사추세츠 주 콩코드 입장에서 보면 변두리나 마찬가지다. 이 작은 마을이 고향으로 삼고 있는, 책을 출판한 작가는 이백 명이 넘는다.


콩코드에는 작가의 집 박물관이 사방에 있다. 총 다섯 개. 이 집들을 보러 작가들이 살아 있던 1840년대부터 관광객이 모여들었다. 당시의 위대한 초월주의자들, 랠프 월도 에머슨, 헨리 데이비드 소로, 브론슨 올컷, 그리고 『작은 아씨들』의 작가인 그의 딸 루이자 메이 올컷이 모두 인근에 살며 서로 친구이자 이웃으로 왕래했고, 그들을 보러 문학 여행자들이 몰려들었다.

그중에서도 월든 호수는 콩코드의 모든 문학 사적지 가운데서 가장 많은 방문객이 찾는 곳이다. 소로가 죽은 지 1년밖에 안 된 1863년에 월든은 성지가 되었다. 소로가 마흔넷에 요절했으니 더욱 낭만적이었다. 소로를 알던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돌아다니고 경치를 즐기는 소란통에 월든 호수를 방문하길 꺼렸다. 소로 자신은 “모든 정직한 순례자들, 정말 마을을 뒤로 하고 자유를 위해 숲으로 온” 이들을 환영했지만, 친구들은 호수가 조용할 때 방문해서 소로의 존재를 혼자 느끼고 싶어 했다.

순수주의자들은 사람들이 월든 호수로 ‘놀러’ 온다는 점을 계속 못마땅해했다. 1872년 윌슨 플래그가 쓴 『뉴잉글랜드의 숲과 오솔길』이라는 여행안내서에서 “모든 자연의 학생 또는 시의 숭배자들이 … 월든 호수를 방문하고 … 그 장소를 찾아봐야 한다.”라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다 보니 순례자들이 “요즘 그 신성한 장소를 소풍 장소처럼 이용하면서 세속화에 기여하고 있다. 이런저런 인간 군상들이 자연을 지켜보기 위해서가 아니라 아이스크림과 탄산수를 마시러 온다.” 하지만 기억해야 할 것은 소로가 살아 있을 때도 그가 사람들을 초대했다는 것이다. 소로가 죽고 나서야 호수의 조용하고 신성한 분위기가 없어졌다고 모두 불평을 시작했다. 호수가 원래 그렇지도 않았는데 말이다.

소로를 기리는 기념물이 없음에도 사람들은 뭔가 물질적인, 그곳을 표시하는 것이 있었으면 했다. 한번은 브론슨 올컷이 친구 하나와 월든으로 산책을 왔다. 둘은 기념물이 없는 점에 대해 의논하다가 비석은 적절치 못한 것 같다고 합의했다. 그래서 둘은 돌무더기를 쌓기로 했다. 돌무더기는 영국의 스코틀랜드와 웨일즈에서 유래한 전통으로, 위인을 존경하는 마음으로 사람들이 돌멩이를 조금씩 쌓으면 그것들이 쌓여 이루는 더미의 크기가 고인의 위대한 정도를 나타내는 것이다. 올컷의 친구 메리 뉴베리 애덤스는 돌멩이 하나에 자기 이름을 쓰고 그곳에 놔두었다. 브론슨은 “가장 비싼 예술가의 조각상보다 거친 돌멩이들이 더 적절한 기념물이었다.”라고 썼다.

그때부터 순례자들은 오두막이 있던 자리에서 뭔가를 가져가는 대신 두고 오게 되었다. 소로의 순례자들과, 다른 세속적 작가의 집들에 대한 경의의 표현이 구분되는 점은, 월든 호수에서는 무언가를 남기고 오고, 다른 많은 곳에서는 뭔가를 가져 온다는 것이다.



* 루이자 메이 올컷의 집(메사추세츠 콩코드) 주소

Orchard House, 399, Lexington Road, Concord, Massachusetts O1742.
전화: 508-369-4118 운영: the Louisa May Alcott Memorial Foundation. www.louisamayalcott.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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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밍웨이의 집에는 고양이가 산다 앤 트루벡 저/이수영 역 | 메디치미디어
‘작가의 집’을 소재로, 창작 공간을 우아한 사진에 담고 작가의 문학성을 예찬한 책들은 이미 여러 권 출간된 바 있다. 『헤밍웨이의 집에는 고양이가 산다』는 헤밍웨이, 마크 트웨인 등 미국 현대 문학의 대표 작가 12명의 집을 방문하되, 작가의 집이 실제 작가의 삶을 제대로 그려내고 있는지 찬찬히 뜯어본다. 문학 교수인 저자 앤 트루벡은 작가의 집이 실제 작가나 작품이 아니라 ‘기대되는 이미지’를 구현하고 있는 것을 발견하면, 어떤 대가의 ‘문학 성지’에 대해서라도 과감하게 독설을 날린다.

 



관련도서_루이자 메이 올컷 대표 작품들

작은 아씨들
[인디고(글담)]
열세 살 로즈의
아주 특별한 일 년
라일락꽃 피는 집
[가나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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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자 메이 올컷 #작은 아씨들 #메사추세츠 콩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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즌이

2013.07.21

저도 월든호수에 가보고 싶어요 ㅎㅎ 낭만적인 장소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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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 트루벡(저자, 문학 교수) & 메디치미디어 기획편집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