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책상
“꿈꾸는 청춘을 위한 젊은 시인들의 몽상법” 이라는 부제는 그들의 사연보다는 담겨진 책상 사진(혹은 책상으로 사용되는 공간의 사진)이 더 잘 설명해준다. 하나같이 시인의 책상이라고 하기엔 시시해 보일지 모르는 평범한 그들의 책상이지만 책상의 스타일, 그 위에 놓여있는 책들, 메모들, 그리고 시인의 표정에서, 시인들이 어떤 몽상에 빠져있는지 더 잘 확인할 수 있게 된다.
2013.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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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있는 수많은 가구 중에 유일하게 어린 나이에 가질 수 있는 나만의 꽤 큰 물건. 책 한 권만 펼쳐 놓으면 그 누구도 침범하지 못하는 철옹성 같던 나만의 공간. 의자에 앉으면 바닥에 발이 잘 닿지 않았던 때의 책상은 이런 이미지다. 책상은 온전한 나만의 공간이고, 지극히 사적이고 비밀스러운 공간이었다. 종이와 볼펜, 책과 라디오, 러브레터와 지우개가 널려져 있던 바로 그 공간.
그런데 어른이 된 후로는 예전의 강제성이 없어져서인지 책상을 가까이 하기가 쉽지 않다. 이미 실용의 공간이 된지 오래다. 분명 책상은 학창시절 때가 더 실용을 위한 공간이었건만. 참 아이러니하게도. 이들의 책상은 어떨까? 시인의 책상. 호기심이 확 인다. 특급요리사의 주방과 안방을 동시에 들여다 볼 수 있을 것 같다.
『시인의 책상』 은 이러한 관음에 응하는 책이다. 젊은 유망 시인 10인의 책상을 들려주고 보여준다. 시인이 털어놓는 자신의 책상이야기, 허남준 사진작가를 대동한 리얼 시인의 책상, 그리고 각 시인의 신작 시 등으로 구성한 이 책은 요리사의 안방과 주방을 지나 마지막으로 요리도 맛보는 풀-코스 요리(사)견학 보고서랄까?
자연스레 어린 시절을 회상하는 도구가 되는 오은의 책상, 첫 시집의 대부분을 썼다는 박성준의 퀸 사이즈 침대, 절대 믿기지 않는 김경주의 천 번은 때려치우고 싶던 곳이 책상, 담배 피는 여고생들의 발목만이 시선이 들어오는 서효인의 책상, 허름한 차를 타고 너의 손을 잡고 책상을 사러 돌아다니다 손에 쥐었다던 유희경의 좌식책상 등등 열 시인들의 다양한 사연들이 아름다운 문장으로 공개된다.
“꿈꾸는 청춘을 위한 젊은 시인들의 몽상법” 이라는 부제는 그들의 사연보다는 담겨진 책상 사진(혹은 책상으로 사용되는 공간의 사진)이 더 잘 설명해준다. 하나같이 시인의 책상이라고 하기엔 시시해 보일지 모르는 평범한 그들의 책상이지만 책상의 스타일, 그 위에 놓여있는 책들, 메모들, 그리고 시인의 표정에서, 시인들이 어떤 몽상에 빠져있는지 더 잘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시인은 시로 이야기하는 사람이던가. 역시 『시인의 책상』 의 백미는 그들의 신작 시다. 이 시들은 꼭 두 번씩 읽어보게 되는데, 시를 각 에피소드 글 앞에 배치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들의 시가 그들이 있어야 할 곳은 그들의 책상 앞이라는 걸 알게 하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관련 기사]
-보이지 않는 세상을 ‘보는’ 그림책
-오염된 국어, 저도 방조자입니다
-내 마음은 내가 움직인다
-만화로 유럽여행 떠나다
-컴퓨터와의 이야기 속에 숨어 있는, 사람의 관계력
그런데 어른이 된 후로는 예전의 강제성이 없어져서인지 책상을 가까이 하기가 쉽지 않다. 이미 실용의 공간이 된지 오래다. 분명 책상은 학창시절 때가 더 실용을 위한 공간이었건만. 참 아이러니하게도. 이들의 책상은 어떨까? 시인의 책상. 호기심이 확 인다. 특급요리사의 주방과 안방을 동시에 들여다 볼 수 있을 것 같다.
『시인의 책상』 은 이러한 관음에 응하는 책이다. 젊은 유망 시인 10인의 책상을 들려주고 보여준다. 시인이 털어놓는 자신의 책상이야기, 허남준 사진작가를 대동한 리얼 시인의 책상, 그리고 각 시인의 신작 시 등으로 구성한 이 책은 요리사의 안방과 주방을 지나 마지막으로 요리도 맛보는 풀-코스 요리(사)견학 보고서랄까?
자연스레 어린 시절을 회상하는 도구가 되는 오은의 책상, 첫 시집의 대부분을 썼다는 박성준의 퀸 사이즈 침대, 절대 믿기지 않는 김경주의 천 번은 때려치우고 싶던 곳이 책상, 담배 피는 여고생들의 발목만이 시선이 들어오는 서효인의 책상, 허름한 차를 타고 너의 손을 잡고 책상을 사러 돌아다니다 손에 쥐었다던 유희경의 좌식책상 등등 열 시인들의 다양한 사연들이 아름다운 문장으로 공개된다.
“꿈꾸는 청춘을 위한 젊은 시인들의 몽상법” 이라는 부제는 그들의 사연보다는 담겨진 책상 사진(혹은 책상으로 사용되는 공간의 사진)이 더 잘 설명해준다. 하나같이 시인의 책상이라고 하기엔 시시해 보일지 모르는 평범한 그들의 책상이지만 책상의 스타일, 그 위에 놓여있는 책들, 메모들, 그리고 시인의 표정에서, 시인들이 어떤 몽상에 빠져있는지 더 잘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시인은 시로 이야기하는 사람이던가. 역시 『시인의 책상』 의 백미는 그들의 신작 시다. 이 시들은 꼭 두 번씩 읽어보게 되는데, 시를 각 에피소드 글 앞에 배치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들의 시가 그들이 있어야 할 곳은 그들의 책상 앞이라는 걸 알게 하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관련 기사]
-보이지 않는 세상을 ‘보는’ 그림책
-오염된 국어, 저도 방조자입니다
-내 마음은 내가 움직인다
-만화로 유럽여행 떠나다
-컴퓨터와의 이야기 속에 숨어 있는, 사람의 관계력
- 시인의 책상 김경주,김승일,박성준 외 공저/허남준 사진 | 알에이치코리아(RHK)
김경주, 김승일, 박성준, 박진성, 서효인, 오은, 유희경, 이이체, 최정진, 황인찬…… 우리 문학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주도하는 젊은 시인 10명이 모였다. 이들이 처음으로 공개하는 책상은 어떤 모습일까? 이들은 책상에서 무엇을 쓰고 무엇을 생각할까? 아니면 책상이란 것은 아예 존재하지도 않을까? 어디로 튈지 모르는 최신 감각으로 무장한 젊은 시인들이 풀어내는 ‘책상’ 이야기를 모았다. 여기에 이들이 갓 지어낸 따끈따끈한 신작 시를 더했고, 시인들의 실제 책상 모습을 ‘텍스트 실험집단 루’의 동인이기도 한 사진작가 허남준이 사진으로 담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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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엄희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