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니실린보다 강한 항생제, 마늘
알리신 성분 덕분에 마늘은 현재까지 알려진 40여 종의 항암 식품들 가운데 가장 강한 식품으로 최정상을 차지하고 있다. 고작 냄새 때문에 마늘을 거부한다면 참으로 어리석은 일이 될 것이다. 하루에 생마늘이나 익힌 마늘 한 쪽을 꾸준히 섭취하여 암을 예방하도록 하자.
글ㆍ사진 홍영재
2013.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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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서 성공하는 비결 중 하나는
좋아하는 음식을 먹고 힘내 싸우는 것이다.’
-마크 트웨인

우리나라 마늘의 역사

미국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 10대 건강식품에 마늘이 들어있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누구도 부인하기 힘든 이 건강식품은 우리나라와는 뗄레야 뗄 수 없는 인연을 가진 식품으로 인연의 깊이만큼이나 음식문화에도 영향을 끼쳐 우리나라 음식에 마늘이 들어가지 않는 음식은 찾아보기가 힘들 정도다. 주식인 밥이나 죽 등을 끓일 때, 간장 등의 장류를 담글 때 외에는 아마도 모든 음식에 마늘이 들어간다고 봐도 될 것이다. 실제로 몇 년 전 《이코노미스트》지에 실린 기사에 의하면 세계에서 마늘을 가장 많이 먹는 나라가 우리나라다. 당시 우리나라의 마늘 소비량은 일 년에 무려 37톤으로 미국과 프랑스의 5배, 서양에서 가장 마늘을 많이 소비한다고 알려진 스페인의 1.5배라고 한다. 인구가 우리나라의 17배나 되는 중국과 비교해 보면 더욱 놀라운데, 중국 전체의 마늘 소비량의 절반 이상이나 되는 마늘을 우리나라 사람들은 소비하고 있다. 마늘하면 대한민국인 셈이다.

소비량도 소비량이지만 마늘이 우리나라에서 더 특별한 것은 우리나라 최초의 건국신화인 ‘단군신화’에 마늘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모두가 알고 있듯이 단군신화에 의하면 하늘의 아들 환웅이 인간세계로 내려와 신단수 아래에 터를 잡고 여러 신들과 함께 홍익인간弘益人間의 이념으로 세상을 다스릴 때 인간이 되고 싶은 곰과 호랑이가 찾아와 인간이 되고 싶다는 소원을 말했다. 이에 환웅은 쑥과 마늘만 먹고 100일 동안 햇빛을 보지 않으면 사람이 될 수 있다 하였는데, 호랑이는 이를 참지 못하여 사람이 되지 못했지만 참을성 많은 곰은 견뎌내어 사람이 되고 환웅과 결혼까지 하여 아들을 낳으니, 그가 곧 우리나라의 시조라 불리는 고조선을 세운 단군이다.

우리나라를 빼고 세계 어느 나라에 마늘이 등장하는 건국신화가 있을까? 이를 통해 추측할 수 있는 것은 우리민족은 적어도 단군시대부터 마늘을 섭취해 왔으며, 오래전부터 마늘은 단순한 섭취에 그치지 않는 매우 특별한 식재료였다는 것이다.

이러한 마늘의 원산지는 중앙아시아나 이집트로 추정된다. 특히 이집트의 경우에는 기원전 2500년경에 마늘을 피라미드를 건설하는 노무자들에게 섭취하도록 했다는 기록이 피라미드 안의 벽면에 상형문자로 기록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마늘이 기력을 돋우는 효력을 가지고 있음을 이미 알고 있었던 것 같다. 우리나라에는 중국을 거쳐 전해진 것으로 여겨지는데 정확한 시기는 알 수 없고 단군신화뿐 아니라 『삼국사기』 에도 마늘이 기록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마늘 재배의 역사가 긴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항암식품의 최고봉

마늘은 백합과 식물 가운데 가장 매운 맛을 자랑하는 식품으로, 마늘이라는 이름도 맛이 매우 랄하다辣, 몹시 매울 랄하여 맹랄猛辣이라고 부르던 것이 변하여 ‘마랄’을 거쳐 ‘마늘’이 되었다고 그 어원을 19세기 조선후기에 황비수가 편찬한 『명물기략名物紀略』 에서는 말하고 있다. 이 강한 마늘 냄새 때문에 마늘을 먹기를 꺼려하는 사람들도 있고, 마늘 냄새가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들의 경우에는 마늘냄새가 싫다하며 우리나라 사람들을 기피하거나 인종차별적인 행동을 하기도 하는데 그야말로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것이다. 마늘 특유의 강한 매운 내야말로 마늘을 건강식품으로 만드는 주요성분들 중 대표주자이기 때문이다.

마늘의 매운 맛은 마늘을 대표하는 성분인 알린 성분에 기인한다. 유황화합물인 알린은 아무런 향이 없는 성분이지만 신기하게도 마늘을 칼로 썰거나 으깨는 등의 작업으로 마늘 조직이 상하는 순간 알린 조직 안에 있던 알리나제라는 효소와 작용해 알리신allicin이라는 성분으로 바뀌어 버린다. 바로 이 알리신이 매운맛을 내며 독한 냄새를 풍기게 되는데, 이로 인해 마늘을 섭취하게 되면 입은 물론 몸 전체에서 마늘 냄새가 나게 된다.

알리신은 매우 강력한 살균, 항균 작용을 하는 성분이다. 식중독균을 죽이고 위궤양을 유발하며 위암의 발병률을 높이는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까지 죽이는 효과가 있다. 결핵균과 이질균, 호열자균, 임질균에 대해서도 살균효과를 가지고 있다. 미국의 《타임》지는 마늘이 페니실린보다 더 강한 항생제라고 소개했을 정도니 그 살균, 항균 작용이 얼마나 대단한지 추측할 수 있다. 또한 알리신은 비린내 등 음식의 잡내를 잡고 맛을 돋우며 소화를 원활하게 하는 효능도 가지고 있는데, 고기나 해산물 등의 음식을 재어두거나 요리를 할 때 마늘을 꼭 넣어주는 우리나라의 음식문화는 고기나 해산물에 들어 있거나 번식할지 모르는 세균과 잡내 등을 잡고 맛을 살리며 소화까지 좋게 하므로 아주 지혜로운 것이라 하겠다. 이 외에도 알리신은 면역력을 높여주며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고, 피로회복과 기력보충에 도움을 주며 우리 몸에서 비타민 B1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아준다.

이렇듯 여러 가지 효능을 가진 알리신이지만 무엇보다 주목해야 할 것은 알리신의 강한 항산화 작용, 항암작용이다. 화학 분야 최고의 학술지로 꼽히는 《앙게반테 케미Angewandte Chemie》 지에 따르면 캐나다 퀸즈 대학교 화학과 프랫Pratt 교수팀의 연구결과 마늘의 알리신이 생성하는 2차 물질인 설펜산sulfenic acid이 체내 유해물질인 활성산소를 아주 효과적으로 제거하므로 마늘이 건강에 유익하다고 밝혔다. 많은 항산화 물질이 있지만 마늘에서 생성된 설펜산의 활성산소 제거 속도가 가장 빠른 것으로 이 연구결과 나타났다.

결론을 내리자면 알리신 성분 덕분에 마늘은 현재까지 알려진 40여 종의 항암 식품들 가운데 가장 강한 식품으로 최정상을 차지하고 있다. 고작 냄새 때문에 마늘을 거부한다면 참으로 어리석은 일이 될 것이다. 하루에 생마늘이나 익힌 마늘 한 쪽을 꾸준히 섭취하여 암을 예방하도록 하자.




일해백리一害百利

마늘을 다른 말로 일해백리一害百利라고 부른다. 강한 냄새를 제외하고는 100가지 이로움이 있다는 의미다. 고대 이집트에서부터 중국, 인도 등 세계 여러 나라에서 예로부터 약효가 있는 특별한 음식으로 대접받았던 마늘은 우리나라에서도 일상생활 속의 없어서는 안 될 식재료로, 또 약이 되는 약재로도 많이 사용되었다. 일례로 허준은 『동의보감』 에서 마늘을 ‘성질이 따뜻하고 맛이 매우며 독이 있다. 종기를 제거하고 풍습과 나쁜 기운을 없앤다. 냉과 풍증을 제거하고 비장을 튼튼하게 하며 위를 따뜻하게 한다. 토하고 설사하면서 근육이 뒤틀리는 것을 치료한다. 전염병을 예방하고 해충을 죽인다’고 설명했다. 오늘날에는 그 효능이 과학적으로도 입증이 되면서 점점 더 주목받는 건강음식으로 세계인의 식탁에 오르고 있을 뿐 아니라 의과학자들의 연구대상이 되어 건강기능식품 등으로 꾸준히 개발되고 있다.

마늘의 효능을 얼마나 높게 평가하고 있는지는 공신력 있는 기관들의 발표를 보면 알 수 있다. 미국 《타임》지는 세계 10대 건강 음식에 마늘을 선정하며 ‘마늘은 그 자체로 먹어도 좋고 다양한 음식재료로 사용해도 좋은 기능성 식품’이라고 찬사를 보냈으며, 미국암연구소NCI는 ‘마늘이 70세의 질병을 반으로 줄일 수 있다’고 했다. 또한 건강한 몸을 유지할 수 있다는 프로그램에서 수십 가지 건강 웰빙 식품들을 피라미드 형태로 보여주며 마늘을 피라미드의 최정상에 올려놓았다. 마늘이 최고의 항암 및 각종 질병 예방 식품이자 최고의 웰빙 건강식품이라는 뜻이다.

이처럼 전문가들에게도 인정을 받고 있는 마늘의 효능은 일해백리라는 말처럼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데, 그 중 대표적인 효능을 꼽아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뭐니 뭐니 해도 마늘의 강력한 살균 및 항균작용을 들 수 있다. 알리신 성분의 강력한 살균 및 항균 작용은 세균과 바이러스로 인한 여러 질병에 예방효과가 있고, 장을 건강하게 하며 대장암과 위암의 발병률을 낮춰준다. 또한 알리신은 췌장세포를 자극하여 인슐린의 분비를 촉진, 당뇨병을 개선하며 신경을 안정시키는 효과를 가지고 있어 스트레스 해소 및 불면증의 개선효과가 있다. 소화를 돕고, 정장작용을 하며, 면역력을 높이고,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비타민 B1과 결합하여 알리티아민으로 변해 피로 회복 및 정력 증가에 도움을 주는 것도 알리신의 효과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비타민 B1의 부족으로 인한 각기병 발병이 드문데 이는 비타민 B1의 체내 배출을 잡아주는 알리신이 풍부한 마늘을 많이 섭취하는 것과 연관이 있다.

마늘에 알리신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알리신 외에도 다양한 유황화합물질이 들어 있는데 그중 메틸시스테인methylcysteine은 간암과 대장암을 억제한다고 알려져 있으며 다양한 유황화합물질이 활성산소를 제거하여 항산화작용을 한다. 마늘에 함유된 셀레늄 역시 암을 예방하는 것으로 알려진 무기질로 항암작용을 한다.

이 외에도 마늘에는 각종 비타민 및 지질, 칼륨, 칼슘, 철분, 엽산, 아연, 인 등의 무기질은 물론 시스테인, 메티오닌, 카로틴, 니아신 등의 각종 성분들이 함유되어 있어 고혈압의 개선 효과가 있고, 혈액순환을 촉진하여 피를 맑게 하고 체내 온도를 따뜻하게 하여 동맥경화 및 냉증과 동상을 개선한다. 또한 아토피성 피부염 등 알레르기성 질환에 억제효과가 있고, 비타민 C의 산화를 막으며 과다한 지방의 축적을 방해하기도 한다. 그리고 중금속 등의 체내 축적을 막고 배출시키는 해독작용을 한다.


마늘, 구워 먹어도 좋다

마늘은 국산 마늘로 껍질이 단단하고, 무게감이 있으며, 매운맛이 있는 것이 좋다. 재배장소와 지역적으로는 밭마늘보다는 논에서 재배된 논마늘이, 난지형 마늘보다는 중부 내륙지방에서 생산되는 한지형 마늘이 맛도 저장성도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표적으로 육쪽마늘이 대개 한지형이다. 국산 마늘이 세계제일이라고 할 만 한데 요즘에는 수입산 마늘이 많이 들어오고, 식별이 어려울 수 있으므로 주의해 구입하도록 한다. 국산 마늘과 수입산 마늘을 구분하는 방법은 껍질의 색과 수염뿌리의 존재여부를 확인하면 되는데 국산 마늘은 수염뿌리가 붙어있으며 껍질의 색이 붉은색을 띠는 반면 수입산 마늘은 수염뿌리가 없고 껍질의 색이 하얗다.

그리고 기왕이면 깐마늘, 다진마늘 보다는 통마늘을 구입하도록 한다. 깐마늘의 경우 통마늘보다 저장성이 낮을 뿐 아니라 일부 상인들이 마늘이 상하지 않고 하얀색을 가급적 오래 유지하도록 하기 위해 표백제 등을 사용하기도 한다고 한다. 또 다진 마늘의 경우엔 공기에 노출이 되면 냄새가 날아가고, 색도 변하고, 오래되면 불쾌한 냄새가 나 음식맛을 오히려 해치기도 하므로 기왕이면 깐마늘, 다진 마늘을 구입하기 보다는 통마늘을 사서 보관하며 필요할 때마다 사용할 만큼의 마늘만 그때그때 까서 빻거나 썰어 사용하는 것이 건강에도 음식의 맛에도 좋다. 참고로 마늘은 물에 담가 불리면 껍질을 까기가 쉬워진다.

잘 고른 마늘을 보관할 때는 통마늘을 구입한 경우에는 망에 담아서 바람이 잘 통하는 벽에 걸어서 보관하는데, 일정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므로 이리저리 옮기는 것은 좋지 않다. 다른 식재료보다 원래 저장성이 좋은 마늘은 10~15C의 온도에서 65~75% 습도를 유지해주면 더욱 오래 두고 먹을 수 있고, 이 상태에서 서서히 건조시키는 것이 마늘을 가장 오래 저장해 두고 먹을 수 있는 방법이다. 깐마늘의 경우엔 밀폐용기에 담아 냉장 보관하며 되도록 빨리 사용하고, 매번 마늘을 다져 먹는 것이 번거로워 한꺼번에 마늘을 다졌다면 다진마늘은 플라스틱 용기나 비닐 등에 담아 냉동실에 넣어두고 필요할 때 조금씩 덜어 사용하면 좋다. 비닐봉지에 담거나 랩에 싸서 다진마늘을 냉동 보관할 경우 기왕이면 한 번에 쓸 양만큼 씩의 분량으로 나눠 담아 보관하면 편하고 공기에 노출된 다진마늘을 다시 냉동실에 넣어 보관하다 또 꺼내 쓸 일이 없으므로 더욱 좋다.

마늘의 섭취 방법에 대해서는 굳이 언급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그 정도로 마늘의 섭취가 일상화 된 우리나라인데, 그래도 서운한 마음에 마늘에 관한 작은 팁을 드리자면 마늘은 맛과 향이 강한 식품이므로 위장에 자극적일 수 있어 공복 상태에서 생마늘을 섭취하는 것은 좋지 않다. 그러나 공복 상태에 섭취하지 않고, 한꺼번에 많은 생마늘을 섭취하지 않는다면 대부분의 경우 마늘은 장기 복용해도 몸에 해가 없는 음식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각종 요리에 들어간 마늘을 그렇게 매일 오랫동안 섭취해도 문제가 되지 않는 것만 보아도 증명되는 일이다.

혹시 마늘의 강한 맛과 향 때문에 생마늘을 섭취하기 힘든 사람이 있다면 구워먹는 것을 권한다. 마늘을 구우면 매운맛이 사라져 섭취가 용이해지고, 소화흡수는 더욱 잘 되는 반면 영양적 손실은 거의 없어 좀 더 쉽게 마늘을 먹으며 건강까지 챙길 수 있다.

마늘을 먹은 후 입에서 나는 마늘 냄새를 제거하고 싶다면 우유나 녹즙, 허브차 등을 마시면 냄새제거에 도움이 되고, 마늘을 만진 손가락에서 나는 냄새는 식초 몇 방울을 사용하여 씻으면 사라진다.

마지막으로 우리나라에서 마늘은 마늘장아찌 등 몇 가지 요리를 제외하고는 주로 양념으로 사용되는데 마늘이 주재료가 되는 마늘튀김과 마늘맛탕을 소개해 보도록 하겠다. 마늘튀김은 정말 너무도 간단한 요리로 껍질을 벗기지 않은 쪽마늘을 기름에 튀긴 후, 키친타올 등을 이용해 튀긴 마늘의 기름기를 제거하고 기호에 따라 설탕이나 소금을 적당히 살살 뿌려주면 완성된다. 그리고 마늘맛탕은 껍질을 벗긴 쪽마늘을 포도씨유나 카놀라유 등에 튀긴 후 키친타올 등을 이용하여 기름기를 제거하고, 여기에 프라이팬에 포도씨유 등의 기름 약간을 두르고 설탕을 넣어 중불로 시럽을 만들어 준 후 시럽이 식기 전에 기름기를 제거한 마늘을 넣어 시럽과 섞어준 후 검은깨를 뿌려주면 되는데 두 가지 요리 모두 의외로 아이들이 먹기에도 부담이 없는 맛으로 간식거리로도 좋다.


김포공항에서는 마늘 냄새가 난다?

외국에 나갔다 김포공항에 도착하면 뭔지 모르지만 그리운 냄새가 난다. 해외에서 오래 체류했다 돌아 온 사람의 경우 그 냄새를 맡으면 비로소 한국에 돌아왔다는 실감이 난다고 하고, 신기하게도 한국 땅을 처음 밟은 입양아들도 그 냄새에 거부감을 느끼기 보다는 기억에도 없는 고향에 돌아온 듯 편안한 느낌을 받는다고 한다.

무슨 냄새인지 정확하게 꼬집을 수는 없지만 한국인들에겐 마음의 위안을 주는 그 냄새가 바로 마늘냄새다. 외국인들이 한국인 곁에만 서면 맡아진다는 마늘냄새가 한국인들이 사는 땅의 첫 발을 디디는 장소인 공항에서도 나는 것이다. 그런데 정말 한국인, 그리고 한국인이 사는 땅에서는 들어서자마자 마늘냄새가 나는 것일까?

나는 것이 맞는 것 같다. 외국인들이 말하길 한국인에게서는 입에서 뿐 아니라 몸에서도 마늘 냄새가 난다고 하는데 마늘의 강한 매운맛을 내는 알리신 성분은 휘발성을 가지고 있어 인체에 흡수되면 땀으로도 배출이 되는데 이로 인해 마늘 냄새는 몸 전체에서 발향이 되므로 입을 헹구어도 사라지지 않고 오래간다. 더구나 우리나라의 경우 대부분의 음식에 마늘을 사용하므로 섭취량이 다른 어떤 나라보다 많고, 마늘을 기름에 볶거나 물에 삶아 향이 적은 익힌 마늘을 만들어 섭취하는 서양의 요리법과 달리 생마늘을 갈거나 채 썰어 사용하는 것이 마늘의 주된 사용법이므로 짙은 마늘향이 그대로 인체에 배게 되니 그야말로 마늘 향에 묻혀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나라 국민 전체가 그러하니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는 곳이라면 당연히 외국인들에게는 어디서나 마늘냄새가 진동하는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만 그런 것은 아니다. 세계 어느 나라를 가든지 그 나라 특유의 향이 맡아진다. 단지 자국인들만 그 냄새에 무감한 것으로 일본에 가면 간장과 생선비린내가 나고, 중국이나 인도 등에 가면 강한 향신료 냄새가 코를 찌르며, 서양인에게서는 말로 표현하지 못할 노린내가 난다. 따라서 특별히 마늘 냄새가 난다고 창피해할 일이 아니다. 만약 마늘 냄새가 난다는 이유로 인종차별을 하는 등의 행동을 하는 외국인이 있다면 이는 그 사람이 잘못된 것이다. 같은 민족이나 국민들은 맡을 수 없지만 다른 나라 사람이나 민족은 맡을 수 있는 냄새는 어느 나라에나 있기 마련이므로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그 나라의 특성으로 받아들여야지 무시하거나 천시해서는 안 될 일이다.

다만 조금의 배려는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마늘 냄새를 싫어하는 외국인들을 만나면서 생마늘을 먹고 입 냄새를 풍긴다던지, 해외여행을 가서 공공장소에서 보란 듯이 한국에서 싸간 음식들을 펼쳐놓고 먹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등의 행동은 자제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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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색섭생 홍영재 저 | MID 엠아이디
4만여 명의 아이를 받은 강남의 잘 나가던 산부인과 의사, 홍영재 박사가 58세의 나이에 찾아온 두 가지 암을 이겨내며 건강을 되찾은 비법과 자신의 스토리를 다섯 가지 색으로 대표되는 섭생법으로 정리했다. 삶의 단면들을 다섯 가지 색의 건강 채소/과일과 연결하여 단순한 안티에이징(anti-aging)이나 슬로우에이징(slow-aging)을 넘어 웰빙에이징 라이프에 대한 탁월한 식견을 제안한다. 각각의 색에 맞춘 건강 식품들을 소개하면서 음식과 건강에만 집중하지 않고, 그 음식과 관련된 색 이야기, 음식의 역사와 문화 등 다양한 스토리를 곁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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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영재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의학과 및 동대학원 졸업 후 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과정을 마치고 차병원 산부인과 과장, 건국대학교 부속 민중병원 산부인과 과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총동창회장, 전국산부인과개원의협의회 부회장, 아시아성 학회 부회장, 대한의사협회 이사, 서울특별시의사회 부회장, 대한노화방지연구소 소장, 대한여성비만노화방지학회 회장 등을 맡고 있으며 산타홍 클리닉 산부인과를 운영하고 있다.

58세에 대장암, 신장암 두 가지 암이 발견되어 수술과 항암치료 후 식이요법과 청국장으로 건강을 회복했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청국장의 우수성을 널리 전파하기 위해 서초동에 청국장 레스토랑을 오픈하여 현재도 성황리에 운영 중이며, 활발한 대중 강연을 통해 건강전도사로 활동 중이다. 주요 저서로 『암을 넘어 100세까지』, 『청국장 100세 건강법』, 『닛다 임신법』, 『홍영재의 젊은생각』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