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하는데도 자격증이 필요하다면?
지난해인 2012년 결혼 33만 쌍, 이혼 11만 쌍 소식이 시선을 끌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결혼건수는 32만9220건으로 전년(33만 1543건) 대비 0.7% 감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혼건수는 2011년 11만 4707건에서 지난해 11만 4781건으로 0.7% 증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혼이 결혼의 3분의 1 수준까지 높아져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현실이다. 이 책 《결혼면허》 또한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시작되고 있으며, 운전면허가 있어야 운전할 수 있듯이 결혼면허를 따야 결혼할 수 있다는 발상이 기발하면서도 재미있는 소설이다.
2013.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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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나는 책
오늘 소리 나는 책에서는 평소와 다르게 비문학 책을 전해드리려 합니다. 2주간 ‘책, 임자를 만나다.’ 시간에서 다룬 『우리는 언젠가 죽는다』 인데요, 지금까지 지켜온 규칙을 깨고 소리 나는 책에서 처음으로 비문학 책을 전해드리는 것이니만큼 정말 들려드리고 싶은 좋은 글이 많습니다. 기대해주세요.
에디터 통신
안녕하세요. 조두진 작가님의 신작 『결혼면허』 를 담당 편집한 정낙정이라고 합니다.
처음 작가님이 다음 작품의 주제는 ‘결혼’이라고 하셨을 때, 저는 정말 의외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동안 작가님은 조작된 과거와 왜곡된 기억 등 인간 내면의 어두운 단면을 담은 『진실한 고백』 외에도 『능소화』, 『유이화』 와 같은 역사소설 등의 선이 굵은 작품을 주로 써오셨거든요. 동시에 그 주제를 어떤 식으로 풀어내실까 무척 궁금했고요.
다음 작품에 대한 구상이 ‘결혼면허’로 구체화되었을 때, ‘운전처럼 결혼에도 면허가 필요하다’라는 설정이 정말 기발하면서도 재미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책 출간 전에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들어보면 좋겠다고 판단하여, 올해 초부터 5개월 동안 위즈덤하우스 공식카페에서 연재를 하게 되었습니다.
연재 중에 많은 분들이 관심을 보여주셨습니다. 공감되는 부분이 많다, 정말 결혼면허는 꼭 필요하다, 결혼에 대해 새삼 많은 것을 느끼게 해준다, 결혼 전 필독서다, 큰 위안을 받았다는 등의 좋은 의견들도 있었고요. 아무래도 작가분이 남성이시다 보니, 간혹 남성 중심의 시각이 아쉽다는 도움이 되는 의견들도 있었습니다. 이런 의견들은 단행본화를 위한 원고 수정 과정에서 아주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 작품의 배경은 2016년 가상의 한국으로, 결혼생활이 자동차 운전보다 훨씬 위험하고 중요한 문제라는 인식이 높아진 시대입니다. 이에 나라에서는 결혼하려는 사람들에게 일정한 자격시험을 통과하도록 하는데요. 바로 ‘결혼면허시험’입니다. 이는 결혼 후에 있을 파국을 줄여나가기 위해 결혼 전에 꼭 알아야 할 핑크빛 너머의 잿빛 진실을 알려주는 사회적 안정장치인 셈인데요. 여기에 결혼 기간을 10년으로 제한, 계속하려는 사람에겐 행복세를 징수하는 특단의 조치를 취하기도 합니다.
책은 여자 주인공인 서인선이 결혼면허증을 따기 위해 1년 과정의 ML결혼생활학교에 입학하면서 겪고 보고 느끼는 것들을 중심으로 결혼생활의 민낯을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지요. 내가 원하는 사람과, 나와 맞는 사람은 다르다, 다 맞춰가며 살게 된다는 건 새빨간 거짓말이다, 결혼의 결과로 없던 행복이 생기지는 않는다 등. 그동안 막연하게 알고 있던 결혼의 환상이 무서울 만치 현실로 다가오더군요.
작년 이혼율이 결혼의 3분의 1을 차지했다는 뉴스가 얼마 전 충격을 안겨주었죠. 최근 종영한 <결혼의 여신>이라는 드라마도 결혼에 대한 현실을 낱낱이 파헤쳐 많은 관심을 모았는데요. 이 책 『결혼면허』 또한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시작되고 있습니다.
혹시 여러분도 그동안 결혼을 ‘남들도 다 하니까, 해야 하니까’ 하는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으셨는지요? 그렇다면 조두진 작가님의 신작 『결혼면허』 를 통해 결혼의 의미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오늘 소리 나는 책에서는 평소와 다르게 비문학 책을 전해드리려 합니다. 2주간 ‘책, 임자를 만나다.’ 시간에서 다룬 『우리는 언젠가 죽는다』 인데요, 지금까지 지켜온 규칙을 깨고 소리 나는 책에서 처음으로 비문학 책을 전해드리는 것이니만큼 정말 들려드리고 싶은 좋은 글이 많습니다. 기대해주세요.
한 판 시합을 시작해보자. 내 이야기 대 아버지의 이야기. 이것은 내 몸의 자서전이고, 내 아버지 몸의 전기이고, 우리 두 사람 몸의 해부학이다. 내 아버지의 이야기이고, 아버지의 그 지칠 줄 모르는 몸 이야기이다. 이것은 나의 연구 결과이다. 나는 이런 것을 배웠다. 생존의 잔인한 현실, 벌거벗은 육신의 탈을 쓴 연약하고 덧없는 생명, 불쌍하고 발가벗은 두 발 짐승에 불과한 인간들, 내 몸과 아버지의 몸과 모든 사람의 몸에 깃든 아름다움과 비애. 죽음을 받아들이세요, 나는 이렇게 말하는지도 모른다. 삶을 받아들이거라, 아버지의 대꾸는 이해되고도 남는다. 대체 어쩌다가, 나는 자연스러운 죽음에 반쯤 홀렸는가? 내 나이 고작 51세인 것을. 영국의 소설가 마틴 에이미스는 말했다. ‘언제일지 몰라도 반드시 때가 온다. “안녕”이 반기는 인사가 아니라 작별 인사가 되었구나 깨닫는 때가 온다. 그리고 죽음, 그것은 삶이라는 임시직 후에 찾아오는 상근직이다. 이제는 애써고개를 틀지 않고는 반대쪽을 바라볼 수가 없으니, 죽음이 다가오는 것이 너무나 분명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언젠가 죽는다』 (데이비드 실즈/문학동네)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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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통신
안녕하세요. 조두진 작가님의 신작 『결혼면허』 를 담당 편집한 정낙정이라고 합니다.
처음 작가님이 다음 작품의 주제는 ‘결혼’이라고 하셨을 때, 저는 정말 의외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동안 작가님은 조작된 과거와 왜곡된 기억 등 인간 내면의 어두운 단면을 담은 『진실한 고백』 외에도 『능소화』, 『유이화』 와 같은 역사소설 등의 선이 굵은 작품을 주로 써오셨거든요. 동시에 그 주제를 어떤 식으로 풀어내실까 무척 궁금했고요.
다음 작품에 대한 구상이 ‘결혼면허’로 구체화되었을 때, ‘운전처럼 결혼에도 면허가 필요하다’라는 설정이 정말 기발하면서도 재미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책 출간 전에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들어보면 좋겠다고 판단하여, 올해 초부터 5개월 동안 위즈덤하우스 공식카페에서 연재를 하게 되었습니다.
연재 중에 많은 분들이 관심을 보여주셨습니다. 공감되는 부분이 많다, 정말 결혼면허는 꼭 필요하다, 결혼에 대해 새삼 많은 것을 느끼게 해준다, 결혼 전 필독서다, 큰 위안을 받았다는 등의 좋은 의견들도 있었고요. 아무래도 작가분이 남성이시다 보니, 간혹 남성 중심의 시각이 아쉽다는 도움이 되는 의견들도 있었습니다. 이런 의견들은 단행본화를 위한 원고 수정 과정에서 아주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 작품의 배경은 2016년 가상의 한국으로, 결혼생활이 자동차 운전보다 훨씬 위험하고 중요한 문제라는 인식이 높아진 시대입니다. 이에 나라에서는 결혼하려는 사람들에게 일정한 자격시험을 통과하도록 하는데요. 바로 ‘결혼면허시험’입니다. 이는 결혼 후에 있을 파국을 줄여나가기 위해 결혼 전에 꼭 알아야 할 핑크빛 너머의 잿빛 진실을 알려주는 사회적 안정장치인 셈인데요. 여기에 결혼 기간을 10년으로 제한, 계속하려는 사람에겐 행복세를 징수하는 특단의 조치를 취하기도 합니다.
책은 여자 주인공인 서인선이 결혼면허증을 따기 위해 1년 과정의 ML결혼생활학교에 입학하면서 겪고 보고 느끼는 것들을 중심으로 결혼생활의 민낯을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지요. 내가 원하는 사람과, 나와 맞는 사람은 다르다, 다 맞춰가며 살게 된다는 건 새빨간 거짓말이다, 결혼의 결과로 없던 행복이 생기지는 않는다 등. 그동안 막연하게 알고 있던 결혼의 환상이 무서울 만치 현실로 다가오더군요.
작년 이혼율이 결혼의 3분의 1을 차지했다는 뉴스가 얼마 전 충격을 안겨주었죠. 최근 종영한 <결혼의 여신>이라는 드라마도 결혼에 대한 현실을 낱낱이 파헤쳐 많은 관심을 모았는데요. 이 책 『결혼면허』 또한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시작되고 있습니다.
혹시 여러분도 그동안 결혼을 ‘남들도 다 하니까, 해야 하니까’ 하는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으셨는지요? 그렇다면 조두진 작가님의 신작 『결혼면허』 를 통해 결혼의 의미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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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이동진
어찌어찌 하다보니 ‘신문사 기자’ 생활을 십 수년간 했고, 또 어찌어찌 하다보니 ‘영화평론가’로 불리게 됐다. 영화를 너무나 좋아했지만 한 번도 꿈꾸진 않았던 ‘영화 전문가’가 됐고, 글쓰기에 대한 절망의 끝에서 ‘글쟁이’가 됐다. 꿈이 없었다기보다는 꿈을 지탱할 만한 의지가 없었다. 그리고 이제, 삶에서 꿈이 그렇게 중요한가라고 되물으며 변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