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태현 : 표현이 좋은 것 같아요. 맞아요, 황홀해요. 아직까지도 친구나 가족들의 반응을 보면 낯설죠. 쑥스럽기도 하고.
박지용 : 좋아하는 일을 하고, 이게 직업이 된 거죠.
배재현 : 가수가 되고 싶다고 다 할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예전에는 저도 뜬 구름 잡는 많은 사람들 가운데 한 명이었는데...
오디션 프로그램에는 허니브라운과 팻듀오로 참여했다 각각 다른 멤버가 탈락하고, 심사위원의 추천으로 허니브라운의 권태현, 배재현과 박지용이 허니지(HoneyG)라는 새로운 팀을 결성했습니다. 하지만 친구도 세 명은 친하게 지내기 힘든데, 뒤늦게 한 팀이 된 이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요? 나이, 성격, 음악적 취향... 맞출 게 한두 가지가 아닐 텐데요.
권태현 : 개그코드가 잘 맞아서 같이 많이 웃고, 그래서 쉽게 친해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또 서로 배려하는 편이라서 크게 싸운 적도 없고요.
박지용: 저희랑 개그코드가 맞는 사람들이 많지 않은데... 음악적으로는 서로 원하는 걸 확실히 알고 있고, 그 위에 다른 것들이 녹아드니까 더 친해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배재현: 좋아하는 음악은 다 비슷해요. 스티비 원더나 김건모 선배님 좋아하고. 흑인 R&B나 Soul 좋아하고요. 또 보컬마다 특색이 있어서 음악적으로 부딪힌 적은 없어요.
세 남자가 숙소에서 함께 생활하며 모든 일을 함께 하다 보니, 자연스레 역할이 나뉘고 서로의 특징도 알게 됐습니다. 한 명씩 알아볼까요.
맏형 권태현은?
박지용 : 아버지 역할이죠. ‘오냐오냐, 그래그래’ 하는 아버지요. 리더여서 그런지 무대에 서면 받쳐주는 게 있어요. 기복이 별로 없고 든든하죠. 너무 긍정적이라서 문제인가?
배재현 : 긍정적인 것으로 따지면 따라갈 수가 없죠. 무조건 ‘좋지, 그래!’ 그리고 카메라 앞에서 끼가 가장 많아요. 이번에 뮤직비디오 촬영할 때도 감독님들이 다 웃을 정도였거든요.
권태현이 아버지라면 잔소리, 정리 담당 어머니는 박지용이 맡았습니다.
권태현 : 지용이는 항상 뭔가 정리가 돼 있어요. 인터뷰 때 우리가 두서없이 말하는 것도 딱 정리를 해주죠.
배재현 : 피아노를 전공했거든요. 그래서인지 음감도 좋고, 작사도 저희랑 선택하는 언어 자체가 다른 것 같아요. 그래서 연습할 때면 리드를 하면서 잔소리를 하죠.
귀염둥이지만 말썽 피우는 막내는 배재현입니다.
권태현 : 재현이는 기억을 잘 못해요. 방금 들은 이야기를 그대로 까먹어요. 예를 들어 ‘나갈 때 문 닫고 가’라고 하면 ‘오케이’라고 말하고 그냥 가죠. 누가 보면 일부러 그러는 것 같죠?
박지용 : 그런데 집안일을 잘해요. 저희가 나서기 전에 알아서 하고. 그리고 아직까지 저희에게 말을 놓지 않고 있는데, 어떻게 보면 저희를 조련한다고 볼 수 있죠(웃음).
권태현 : 수위가 아슬아슬한데, 재현이가 저희에게 반말을 하는 순간 팀의 불화가 있지 않을까. 그때 싸움이 될 것 같아요(웃음).
그들의 1집은 10곡이 꽉 들어찬 정규앨범입니다. 허니지라는 팀명답게 세 남자의 음색이 잘 어우러진 달달한 사랑노래들인데요. 첫 앨범인 만큼 재밌고 행복하게 작업하면서도 한 곡 한 곡에 공을 들였습니다. 저는 ‘술이 그립다’가 좋던데, 멤버들은 어떤 곡에 특히 마음이 갈까요?
권태현 : ‘배고파’요. 저희 모두 살을 빼려고 노력을 많이 했거든요. 셋이서 함께 만든 노래인데, 다이어트 하는 분들은 공감할 것 같아요.
배재현 : 저는 ‘열대야’요. (기자 : 열대야~ 십대야~ 가사가 센스 있는 것 같아요.) 잘못 들으면 욕 같기도 한데, 무척 편안하고 듣기 좋은 노래예요. (권태현 : 자기 분량이 많아서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하하)
박지용: 다 좋은데, 타이틀곡 ‘바보야’가 부를 때마다 새로운 매력을 발견하는 것 같아요. 부르기 무척 힘들고 어려운 곡인데, 그래서인지 질리지 않는 매력이 있어요.
허니지는 2014년 1월 11일과 12일 삼성동 백암아트홀에서 두 번째 단독 콘서트 <꿀콘 No. 2 - Honey New Year!>을 개최합니다. 두 시간여 동안 노래는 물론이고 관객과 무대 자체를 이끌어가야 하는 만큼 부담도 클 것 같은데요.
권태현 : 지난 콘서트 때 멘트 걱정을 많이 했는데, 팬들이 많이 오셔서 그런지 생각했던 것 보다는 많이 안 막히고 재밌게 했던 것 같아요. 이번에도 저희가 새해 꿀을 발라 드릴 테니까 많이들 오셨으면 좋겠어요.
배재현 : 저는 코를 만지는 버릇이 있는데, 지난 공연 때 너무 편해서 무대에서 코를 파는 바람에... 열심히 했는데, 그것만 기억하시더라고요(웃음). 이번에 저희 노래도 새롭게 편곡하고, 솔로 곡들도 많이 준비하고 있으니까 기대해 주세요.
박지용 : 백암아트홀은 소극장과 달리 분위기도 좀 중후하고, 두 번째 콘서트니까 다른 면을 보여드려야 한다는 게 좀 부담스러워요. 새로운 노래나 이벤트 등으로 재밌는 걸 많이 보여드릴 생각이에요.
마지막으로 2집을 비롯한 앞으로의 음악 활동 계획을 물었습니다.
권태현 : 1월에 콘서트가 끝나면 준비에 들어갈 것 같아요. 언제나 노래 잘하는 그룹으로 기억되고 싶죠.
박지용 : 2집은 좀 더 여유가 느껴지는 음반이 되지 않을까요. 거부감 들지 않는 유쾌한 팀으로 남고 싶어요.
배재현 : 저희는 메인 보컬이 따로 없는 확실한 보컬 그룹이잖아요. 앞으로도 라이브를 많이 보여드리고 싶어요.
윤하정
"공연 보느라 영화 볼 시간이 없다.."는 공연 칼럼니스트, 문화전문기자. 저서로는 <지금 당신의 무대는 어디입니까?>, 공연 소개하는 여자 윤하정의 <공연을 보러 떠나는 유럽> , 공연 소개하는 여자 윤하정의 <축제를 즐기러 떠나는 유럽>, 공연 소개하는 여자 윤하정의 <예술이 좋아 떠나는 유럽> 이 있다.
앙ㅋ
2014.0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