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먹는 여우』, 어떻게 독후감 필독서가 됐을까
2005년부터 열리고 있는 ‘예스24 어린이 독후감 대회’가 올해로 11회를 맞았다. 오는 9월 21일까지 접수를 받고 있는 이번 독후감 대회는 만 6세 이상 유치부와 초등학교 전 학년 어린이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올해는 어떤 작품의 독후감이 가장 많이 올라올까? 외국 작가의 작품으로는 역대 가장 많은 응모작을 기록한 『책 먹는 여우』의 작가 프란치스카 비어만을 이메일로 만났다.
글ㆍ사진 예스24
2014.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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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먹는 여우』의 주인공 여우 아저씨는 책을 끔찍이 좋아해 책을 읽은 후에는 소금과 후추를 뿌려 먹어 치우며 교양에 대한 욕구와 식욕을 함께 해결한다. 하지만 식욕이 더욱 왕성해지면서 급기야 도서관을 털게 되고, 감옥까지 가는 엄청난 사건을 겪는다. ‘독서 금지’라는 가혹한 처벌을 받은 여우 아저씨. 그는 독서를 포기한 대신 직접 글을 쓰기로 결심하는데. 과연 어떤 결실을 맺을까?

 

2001년 한국에서 출간돼 지금까지 어린이 독자 40만 명을 만나온 『책 먹는 여우』는 매년 독후감 대회를 열 때마다, 큰 사랑을 받은 독일 아동문학가 프란치스카 비어만의 작품이다. 사진, 애니메이션, 음악, 음향, 그래픽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과 공동 작업을 통해 새로운 실험을 즐기는 작가 프란치스카 비어만을 예스24가 이메일로 만났다.

 

 

프란치스카비어만 

프란치스카 비어만 작가

 

누구든지 기꺼이 꾸고 싶은 꿈


작가님을 모르는 어린이들이 많지 않겠지만, 한국의 어린이 독자들에게 간단하게 소개 말씀 부탁 드립니다.


안녕! 제 이름은 프란치스카 비어만이에요. 저는 여러분 나라에서 아주 잘 알려져 있는 책을 쓰고 그린 사람입니다. 그 책은 『책 먹는 여우』입니다. 제가 사는 곳은 독일 북부 함부르크인데 서울에서 하늘 길로 정확히 8,230,190킬로미터 떨어져 있으니 정말 멀리 있는 거예요. 제 책들이 언젠가 그렇게 먼 여행을 하게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어요.

 

『책 먹는 여우』는 한국에서 뮤지컬로도 만들어졌고, YES24 어린이독후감대회에서 외국 작가의 작품으로는 응모작수 1위를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독일어가 모국어가 아닌 외국 어린이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데, 소감이 궁금합니다.

 

이 책이 그동안 한국어 외에 영어, 폴랜드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스웨덴어, 중국어, 체코어 등7개 언어로 번역이 되었어요. 책 먹는 여우 이야기가 나와 독일에 있는 아이들뿐만 아니라 다른 많은 나라들에서도 아주 많이 사랑을 받는다는 건 제게 너무나도 기쁜 일입니다. 그건 우리 지구인들이 문화적 배경은 서로 다를지라도 몇몇 공통된 주제를 가지고 있다는 의미도 되겠지요. 좋은 일이에요.

 

『책 먹는 여우』가 인기를 많이 얻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책 먹는 여우처럼 되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요? 삶에서 몇몇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열정적으로 책 읽는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자기가 책을 쓸 줄 안다는 사실을 발견하는 거죠. 이 능력으로 자신이 처한 곤경에서 벗어날 뿐만 아니라 유명해지고 돈도 많이 생기고. 힘든 작업과 땀만이 아니라 단순히 내면에서 일어나는 충동과 열정을 통해 성공해서 행복해지겠다는 이 꿈은 분명 배움을 추구하는 사회에서 아이들만 그러는 게 아니라 누구든지 기꺼이 꾸고 싶은 꿈일 겁니다.

 

『책 먹는 여우』는 물론이고, 『게으른 고양이의 결심』, 『자석 강아지 봅』 등 매 작품마다 유쾌한 이야기가 가득한데요, 작품의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얻으시나요?

 

저는 대도시에서 살며 다른 예술가들과 작업을 하고 대가족을 이루고 있고 사실 항상 ‘사람들과의 어울림’ 속에서 지내고 있어요. 그 안에서 많은 걸 관찰하게 되지요. 거기에는 늘 반복되면서도 늘 다르게 나타나는 주제들이 몇 가지 있는데, 그 주제들은 많은 사람들이 반응하고 움직이게 만드는 것 같아요. 그게 재미있고 그런 주제들을 유머러스하게 조명해 보려고 하는 거죠.

 

동물이 주인공인 작품이 많은데, 특히 아끼는 캐릭터가 있나요?


인간의 속성을 묘사하고 또 한편으로 자신과 동일시하는 가능성을 열어두기 위해서 동물은 아주 적합하다고 생각해요. 책 먹는 여우는 피부색이 없고 번역서들이 많은 것처럼 여러 언어를 구사하고, 그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들은 그의 성격적 특징인 교활하면서도 약간은 앞뒤가 맞지 않는 면들과 마찬가지로 범세계적이지 싶습니다. 그래서 어떤 등장인물들을 특히 좋아한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등장인물들은 단지 그때그때 묘사되는 책 내용에 정확히 일치할 뿐입니다.

 

어릴 때부터 작가를 꿈꾸셨는지 궁금해요. 어떻게 하면 작가님처럼 멋진 작가가 될 수 있을까요?


정말 저는 항상 글 쓰고 그림 그리는 일을 좋아했어요. 어렸을 때는 그냥 예술가가 되고 싶었어요. 그때는 공부하면 되는 줄 알았던 것 같아요. 실제로 일러스트레이션을 공부했고 제 방식대로 글 쓰는 방법 개발을 곁들여 해 왔기 때문에 좋은 충고를 주기가 어렵군요. 다시 한번 대학에서 전공을 할 수 있다면 아마도 독문학을 택할 것 같아요.   

 

어린 시절 감명 깊게 읽었던 책은 어떤 책인지요? 또 어머니가 되신 뒤 아이들에게 읽어 주거나 권했던 책도 궁금합니다.


어렸을 때 스웨덴 작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책을 많이 좋아했어요. 특히 말괄량이 삐삐를요. 예나 다름없이 아주 멋진 캐릭터이고 주제도 마법처럼 늘 현실성을 잃지 않고 있어요. 물론 제 아이들에게 이런 고전작품들을 읽어 줍니다. 하지만 최근에 나오는 그림책들도 많이 읽히는데, 제 아들은 도적들이 가급적 많이 나오는 그림책을 좋아해요. 딸 아이는 해리포터 이후 완전히 판타지 독서왕국으로 빠져 들었답니다.

 

작품을 통해 어린이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유머와 등장인물들의 부족한 모습을 따뜻하게 바라보는 시선은 제가 쓰는 모든 이야기들의 밑바탕에 깔려 있어요. 사람들이 실제 생활에서도 서로 그와 같이 지낼 수 있으면 좋겠어요.

 

요즘 어린이들은 책보다는 게임이나 스마트폰에 몰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독일의 어린이들은 어떤가요? 아이들이 책과 좀더 친해질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살짝 알려주세요.


제 생각으로는 전체적으로 보아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이 디지털 미디어에 너무 많은 두려움을 가질 필요가 없을 것 같아요. 그것들은 책과 마찬가지로 오락적 미디어입니다. 디지털 세계는 물론 움직이고 노래하고 딸랑거리고 상호작용도 가능하게 하지요. 아주 근사해요. 하지만 책은 우리 모두 알고 있듯이 독보적인 능력을 가지고 있어요. 제게는 비전자적이고 조용하고 저의 독서속도에 따라 움직이는 이야기가 이 바쁘게만 돌아가는 시대에 책의 천재적인 특징이라고 생각해요. 왜 우리 아이들이 스마트폰을 붙들고 사는지 부모로서 궁금해 한다면 제 생각에는 가끔씩 전화기를 밀어 두거나 그냥 꺼버린 다음, 책 한 권을 들고 지하철에서나 저녁에 소파에 앉아 보면 어떨까 합니다. 아이들에겐 본보기가 필요한 법이니까요.

 

2011년에 한국을 방문하셨다고 들었습니다. 방문하셨을 때 인상적인 기억이 있으신가요?


한국여행은 사실 첫 번째 만남의 시작이었어요. 전체 7일간 거기에 있었고 저의 첫 번째 아시아 체류였던 거지요. 제 여행은 제가 아는 것보다 더 많이 저에 관해 알고 있는 사람들과의 약속으로 가득했어요. 그건 정말 대단한 경험이었어요. 한국에 다시 가보고 싶어요.

 

작가님의 작품을 사랑하는 한국의 어린이들에게 한 말씀 부탁 드려요.


여러분들이 내 책들에 큰 관심을 보여줘 아주 기뻐요. 여러분들에게 앞으로도 맛있는 책을 먹는 식사를 만들어 드릴 수 있으면 기쁘겠고, 머잖아 다시 한국에 가게 될 거라고 미리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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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먹는 여우 #프란치스카 비어만 #어린이 독후감 #예스24
4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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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ㅋ

2014.09.17

인간의 속성을 묘사하고 또 한편으로 자신과 동일시하는 가능성을 열어두기 위해서 동물은 아주 적합하다는 말에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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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당

2014.09.14

책 먹는 여우와 같은 삶을 꿈꾸는 이들은 한결같이 공감할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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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이

2014.09.13

그림책 잘 보거든요 그림도 이쁘고 내용도 특이하고 재미나더라고요 요즘은 어른들도 많이 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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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24는 삶의 동기를 제공하는 문화콘텐츠 플랫폼입니다. 책, 공연, 전시 등을 통해 끊임없이 계속되는 모두의 스토리와 함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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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카 비어만

독일 빌레펠트 출생의 작가는 1992년 독일 함부르크 조형예술학교에서 어린이책 일러스트레이션을 본격적으로 공부하기 시작했다. 그는 사진, 애니메이션, 음악, 음향, 그래픽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를 가진 12명의 젊은 예술가들과 공동 작업을 하며 영역을 넘나드는 즐거운 실험을 하기도 하였다. 자유롭고 널린 사고로 쓴 그의 책은 많은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있다. 그녀가 출간한 ‘책 먹는 여우’는 최근 한국에서 100쇄를 돌파했다. 지금까지 35만명 어린이 독자들이 이 책을 만났다.『책먹는 여우』는 책을 너무 좋아하는 여우 아저씨가 벌이는 재미있는 소동을 통하여 독서의 의미와 방법에 대해 말한 우화다. 책을 너무 좋아한 나머지 다 읽고 나면 소금과 후추를 뿌려 맛있게 먹는 여우 아저씨. 그런데 돈이 없어 더 이상 책을 사 먹을 수 없자 여우 아저씨는 급기야 서점을 털기로 결심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전반적으로 유쾌한 문장과 희극적인 그림속에 가벼운 풍자와 해학이 반짝이는 작품이다. 이럴듯 대표작인 『책먹는 여우』에서 보여지듯 비어만 작품의 특징은 풍부한 환상의 세계를 보여주는 글과 함께 자유로운 색쓰기과 화면 구성, 그림과 글의 절묘한 배합으로 확고한 작가만의 개성을 나타낸다는 것에 있다. 지은 책으로 『두 여자 친구가 속을 터놓네』, 『행운의 책』, 『꼬마 돼지 도라는 발을 동동』, 『내가 정말 바라는 건요』,『게으른 고양이의 결심』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