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경구 “<나의 독재자>, 박해일 매력에 푹 빠졌다”
배우 설경구가 영화 <나의 독재자>에서 사고뭉치 무명배우 ‘성근’으로 분했다. <나의 독재자>는 대한민국 한복판, 자신을 김일성이라 굳게 믿는 남자와 그런 아버지로 인해 인생이 제대로 꼬여버린 아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글ㆍ사진 엄지혜
2014.10.01
작게
크게

설경구2.jpg


설경구3.jpg


설경구4.jpg

 

설경구.jpg

 

“‘성근’이란 캐릭터는 자신을 김일성이라고 굳게 믿는 남자에요. 김일성 역이 아니라 그의 대역이라서 순수하게 ‘성근’이라고 생각하고 연기했어요. 김일성의 행동이나 손을 사용한 제스처를 공부했지만, 김일성의 대역, 태식(박해일)의 아버지의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틀 안에서 캐릭터를 소화하려고 했습니다. 김일성과 어느 정도 풍채가 비슷해야 했기 때문에 살을 찌울 수밖에 없었는데요. 필요에 의해 살을 찌웠지만 힘들긴 힘들더라고요. 특수분장을 하는 데 5시간이나 걸려, <은교>에서 노인으로 열연했던 박해일 씨의 고충을 알겠더군요.”


지난 9월 29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나의 독재자>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나의 독재자>는 대한민국 한복판, 자신을 김일성이라 굳게 믿는 남자와 그런 아버지로 인해 인생이 제대로 꼬여버린 아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설경구는 <나의 독재자>에서 무대 위 주인공을 꿈꾸지만 현실은 잡일만 도맡아 하고 있는 무명배우 ‘성근’으로 분했다. 극중 성근은 난생 처음 주연으로 설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는데, 그 역할은 다름 아닌 남북정상회담 리허설을 위한 김일성의 대역. 성근은 최고의 무대를 위해 모든 걸 쏟아 부으며 어느새 스스로를 진짜 김일성이라고 믿게 된다.

 

천만 영화 <실미도> <해운대>에 이어 최근 <스파이> <소원>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작품에서 연기력을 인정 받은 설경구는 <나의 독재자>에서 외적인 변신은 물론 캐릭터에 완벽하게 빙의된 압도적 연기로 관객들을 사로잡는다. 제작보고회에서 설경구는 “아직 경험해보지 않은 노년의 모습을 연기해야 했는데, 일부러 늙게 보이려고 연기를 하진 않았다. 거의 순서대로 찍으려고 노력을 많이 했기 때문에 20여 년 세월의 진폭을 연기하는 것에 큰 어려움은 없었다”고 밝혔다. 부자로 호흡을 맞춘 배우 박해일에 대해서는 “박해일 씨는 많은 감독, 배우들이 함께 작업하고 싶어하는 배우다. 이번 작품을 통해 배우 박해일의 매력에 푹 빠졌다”고 말했다. 


<나의 독재자> 연출을 맡은 이해준 감독은 "설경구는 캐스팅하는 데 다른 이유가 필요할까 싶을 정도로 훌륭한 배우이다. 22년이라는 세월을 담아낼 수 있는 연기의 진폭과 평범한 무명배우에서 독재자로 변해가는 연기의 에너지가 필요했고, 그런 면에서 설경구라는 배우가 자연스레 떠올랐다”며,, “설경구는 카메라가 돌기 시작하면 정말 무서울 정도로 변하는 동물적인 배우”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아버지와 아들로 만난 두 배우, 설경구와 박해일의 탁월한 연기 앙상블로 기대를 모으는 영화 <나의 독재자>는 오는 10월, 개봉 예정이다. 




[추천 기사]

- 설경구 박해일, 영화 <나의 독재자>로 돌아온다
- 윤계상 “<레드카펫>에서 순정마초 감독으로 변신”
- 고준희 “캐스팅 사기, 당해보셨어요?” 
- 길들인다는 것과 길들여진다는 것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설경구 #나의 독재자 #박해일
0의 댓글
Writer Avatar

엄지혜


eumji01@naver.com

Writer Avatar

설경구

한양대학교 연극영화학과를 졸업하였다. 93년 대학4학년 시절부터 연극무대에 올라 연기자의 길을 걷던 설경구는 임상수 감독의 <처녀들의 저녁식사>에서 진희경을 꼬셔 하룻밤을 보내는 만화가 역으로 잠시 출연하며 영화에 데뷔하였다. 이후 여러 영화에 출연하던 그를 관객들에게 널리 알린 영화는 이창동 감독의 <박하사탕>이다. 영화 속에서 "나~ 다시 돌아갈래~"라는 대사와 그의 포즈는 관객의 뇌리에 깊게 각인된 장면. 이 영화로 그는 청룡영화제 남우주연상, 대종상 남우신인상 등 여러개의 영화에서 수상하게 된다. 이후 출연하게된 영화에서도 그는 한가지 색채에 어울리지 않고, 다양하기는 하지만 또 자신만의 독특한 스타일을 관객들에게 보여주었다. 2002년 초 개봉하였던 강우석 감독의 <공공의 적>에서의 악당보다 더한 형사 강철중 역이나, 이창동 감독과 다시 한번 손잡은 영화 <오아시스>에서의 장애인 여인을 사랑하는 교도소에서 막 출소한 종두 역은 설경구, 그가 아니고 다른 사람이 연기한다는 것을 생각에 떠올릴 수 없는 역들이다. 강우석 감독과 두 번째로 만나 작업한 <실미도>는 설경구에게 있어 영화 작업에 대한 의미를 다시 한번 새겨주었다. 인터뷰 때마다 주인공은 북파공작원 31명이라고 말하는 설경구를 보면 공동작업인 영화를 진정으로 이해하고 느낀 것 같아 보인다. 그런 그의 차기작은 전후 최고 영웅이었던 함경도 출신 프로레슬러 역도산의 일생을 다룬 <역도산>. 일본어 연습은 물론, 체중조절, 고난이도의 액션 까지 그야말로 땀과 눈물로 만들어진 <역도산>은 아쉽게도 흥행에는 조금 부진했으나, "한국인이 사랑하는 배우 설경구"의 가치를 다시 한 번 깨닫게 해준 작품임에는 틀림없다.

[필모그래피]

그놈 목소리(디지털 상영)()|주연배우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주연배우
꽃잎(1996)|주연배우
러브 스토리 (1996)(1996)|주연배우
유령 (1999)(1999)|주연배우
박하사탕(1999)|주연배우
송어(1999)|주연배우
단적비연수(2000)|주연배우
광복절특사(2002)|재필
실미도(2003)|강인찬
역도산(2004)|역도산
공공의 적2(2005)|강철중
사랑을 놓치다(2005)|우재
사랑을 놓치다+10분단편(2005)|주연배우
열혈남아(디지털상영)(2006)|주연배우
열혈남아(2006)|심재문
그놈 목소리(2006)|한경배
싸움(2007)|김상민
강철중:공공의 적 1-1(2008)|강철중
해운대(2009)|주연배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