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할 때 포기할 수 없는 두 가지가 있다. 안락하고 시설 좋은 호텔과 모닝커피를 책임져줄 근사한 카페. 이 두 가지만 있으면 다른 건 문제될 것 없다. 코펜하겐의 베스테르브로 거리에서 발견한, 카페와 원룸 호텔이 결합된 ‘센트럴 호텔&카페’는 그야말로 나의 필요조건을 완벽히 채워주는 곳이다.
센트럴 호텔&카페는 가멜 콩에베이Gammel Kongevej의 북쪽, 툴린스가데Tullinsgade 거리의 한 지점에 서있다. 외관은 차분한 회갈색이고 지붕 위의 간판은 깔끔하면서도 복고풍 느낌이 묻어난다. 카페 앞 인도에 아무렇게나 내려놓은 듯한 테이블은 잠시 발길을 멈추고 앉아 쉬고 싶은 충동을 불러일으킨다. 카페에 들어서면 외관과는 또 다른 매력적인 공간이 펼쳐진다. 전체적으로 무거운 붉은색과 초록색이 부드럽게 어우러지면서 특유의 아늑함을 자아낸다.
바리스타가 일하는 바 앞에 마련된 2개의 스툴이나 양쪽 벽면을 따라 붙여놓은 긴 벤치 중 마음에 드는 곳에 가서 앉으면 된다. 메뉴로는 기호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커피 그리고 패스트리, 컵케이크와 같은 달콤한 디저트가 준비되어있다. 날씨가 좋다면 야외 테이블로 나가 꿀맛 같은 휴식을 취해보자. 조용한 툴린스가데 거리는 담소를 나누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카페오레 한 잔을 테이크아웃 해서 베스테르브로 거리를 천천히 한 바퀴 돌아보는 것도 좋다. 줄줄이 늘어선 꽃집과 디자인 숍을 비롯해 북유럽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앙증맞은 서점 ‘티메르스 마가신Thiemers Magasin’이 있는거리는 여행객의 눈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그래놀라도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 카페를 떠나기 전 기념품을 둘러보는 것도 잊지 말자. 예쁘게 포장된 양초 그리고 ‘센트럴 호텔&카페’ 로고가 선명하게 새겨진 접시와 머그가 선반 위에서 단정한 모습으로 기다리고 있으니 말이다.
방은 침대, 샤워기, 세면대, 변기와 같이 꼭 필요한 것만 갖추고 있으며 12m2(정말 세상에서 가장 작은 호텔이다)의 공간에는 미니멀리즘과 고상함이 적절히 공존한다. 이곳의 두 운영자는 숙박객에게 넓고 고급스러운 호텔에 머물고 있는 듯한 기분을 주고자 했다. 또한 아래층 카페 음식이나 그래놀라의 아침 식사를 룸서비스로 맛볼 수 있으며 자전거, 무료 인터넷, 아이팟용 도킹스테이션도 이용 가능하다.
이 호텔은 뭔가 특별한 여행, 세심한 디자인과 서비스를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 언제나 열려있다. 무엇보다 동네 주민들과 잠시나마 이웃이 된 기분을 즐길 줄 아는 여행객들에게 가장 적합하다. 코펜하겐 시내를 산책하며 싱그러운 꽃 한 다발과 와인을 사서 호텔방으로 돌아와, 천장에 난 창으로 별을 바라보며 잠을 청한다고 상상해보라. 정말로 코펜하겐의 주민이 된 듯한 기분이 들 것이다.
캄프 베를리네르와 팅트베드는 호텔을 찾은 사람의 세심한 감정까지 배려한다. 그래서 지난 1년 동안 호텔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결국 그들은 장기 투숙을 원하는 손님을 위해 옆 건물의 방을 하나 더 확보했다. 세상에서 가장 작은 호텔이 커지는 건 시간문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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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얼 CEREAL vol.1 시리얼 편집부 저/김미란 역 | 시공사
영국의 격조 높은 감성을 선사하는《시리얼》의 창간호가 한국어판으로 정식 출간됐다. 이번 vol.1에서는 독특한 유럽의 정서를 자랑하는 세 곳으로 유랑을 떠난다. 《시리얼》에는 여행뿐 아니라 먹을거리를 다각도로 들여다보는 이야기도 무척 흥미롭다. 하나의 대상을 독특한 시선으로 포커싱한 사진과 함께, 견식과 철학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가끔은 엉뚱하게 또는 유머러스하게 풀어낸 글이 또 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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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얼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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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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