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코패스는 상대를 어떻게 이용하고, 또 보복하는가
사이코패스는 사회 곳곳에서 다양한 탈을 쓰고 활동하고 있습니다. 신기한 점은 많은 사이코패스가 자신들의 특성을 장점으로 활용해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점입니다.
글ㆍ사진 박우용
2015.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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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마지막 부분에서 찰리(찰스) 맨슨에 대해서 잠깐 소개해 드렸지요? 맨슨은 ‘맨슨 패밀리’라는 추종자들을 이끌며 영화배우 샤론 테이트 등을 잔혹하게 살인한 사람으로, 최근에는 옥중 결혼식(을 올리려고 했으나 알고 보니 상대 여자가 맨슨의 시신에 대한 소유권을 가지려고 결혼을 하려고 했던 것이었지요. 역시 끼리끼리입니다) 등등으로 계속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인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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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맨슨
(출처: Wikimedia Commons)

 

우리가 알고 있는 사이코패스 대부분이 이런 강력범죄자입니다. 한국과 미국의 연쇄 살인마들도 그렇고, 영화와 드라마, 만화에 등장하는 여러 사이코패스 캐릭터들도 살인마나 강간범인 경우가 대부분이지요.


그러나, 말씀드렸던 것처럼 ‘인류의 2%’나 차지하는(50명 중 한 명이니, 여러분의 직장이나 학교 등에 마주치는 사람 중 1~2명 이상은 반드시 사이코패스일 가능성이 있지요) 사이코패스들은 굳이 강력 범죄를 저지르지 않더라도 여러분 근처에서 교묘하게 사람들을 조종하고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버나드 메이도프라는 사람을 아시나요? 월스트리트 역사상 최대 규모의 다단계 사기를 저지른 인물로 무려 ‘70조 원’을 빼돌린 사람입니다. 사기 행각이 드러나기 전까지만 해도 그는 ‘前 나스닥증권거래소 위원장’이라는 엄청난 이력을 무기로 사람들을 홀리는 최고의 금융 엘리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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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나드 메이도프
(출처: Wikimedia Commons)

 

이렇게 사이코패스는 사회 곳곳에서 다양한 탈을 쓰고 활동하고 있습니다. 신기한 점은 많은 사이코패스가 자신들의 특성을 장점으로 활용해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점입니다. 『괴물의 심연』에 따르면 사이코패스는 ‘감정을 느끼는 방식’이 보통의 사람들과 다릅니다. 차가운 인지 능력이 뜨거운 감정 인지 능력을 압도하기 때문에, 엄청난 거짓말을 한 뒤에도 결코 죄책감이나 가책의 기미를 내보이지 않죠.


그러므로 그들은 능수능란하게 사람을 조종합니다. ‘포커’ 게임을 생각해 볼까요? 사이코패스는 게임 내내 말 그대로 ‘포커 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좋은 패가 들어와도 기뻐하는 기색을 보이지 않고, 나쁜 패가 들어와도 좌절하는 기색을 보이지 않습니다. 그들은 철저하게 ‘어떻게 이길 수 있을까’만을 고민할 뿐입니다. 이런 사람과 게임을 한다면? 십중팔구 당신이 지겠지요.

 

사이코패스는 짝을 찾는 데도 선수입니다. 파트너에게 ‘애정을 쏟는 척’하는 게 그들에게는 너무나 쉽습니다. 남자 사이코패스는 여성들의 ‘관심받고 싶은 마음’을 아주 잘 간파합니다. 그래서 그녀들이 원하는 달콤한 말과 약속을 술술 늘어놓죠. 게다가 그들은 결코 ‘주저하는’ 법이 없습니다. 결단력 있고 남자답게 보이죠.


이런 사이코패스의 매력에 빠진 여자는, 설령 그가 나쁜 사람이라는 게 밝혀지고 나서도 “나는 그의 안에 있는 선한 사람을 알아요”라고 말하던지 “그도 자기 마음을 어쩔 수 없는 거예요. 저만 그를 구원해 줄 수 있어요”라는 등의 말로 그를 감쌉니다(드라마 등에서 많이 들어본 말이죠?). 이런 관계에 익숙해진 여성은 구타당하고 굴욕적인 말을 듣다가도 사이코패스의 “사랑해”라는 한마디에 모든 것을 용서하고 그에게 헌신하게 됩니다.

 

이전 화에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그들은 ‘보복’의 화신입니다. 냉정하고 철두철미하기에, 결코 흥분해서 일을 그르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직장의 어떤 상사가 자신에게 모욕적인 말을 했다고 가정합시다. 사이코패스는 결코 그 앞에서 항의하거나 화를 내지 않습니다. 조용히 상사의 약점을 찾고 증거를 모아 한 번에 회사의 경영진이나 경찰에 건네지요.

 

이런 점 때문에, 예를 들어 사이코패스와 사귀고 있던 여성이라면 그와 헤어질 때에도 정말 조심해야 합니다. 보복의 빌미를 제공하면 언젠가 큰 낭패를 겪게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그들에게 이용당하지 않으려면 『괴물의 심연』을 통해 그들의 심리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에 맞게 행동하는 게 필요할지도 모르겠네요.^^)

 

지금까지 사이코패스는 ‘어떻게 사람을 이용하고, 보복하는지’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다음 화에서는 혹시 유명인 중에도 사이코패스가 있을지, 그렇다면 그들의 특징은 무엇인지 알아보겠습니다. 『괴물의 심연』에 의하면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나, 간디와 테레사 같은 성인들도 사이코패스의 일종이라고 하는데... 과연 그럴지에 대해 함께 고민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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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의 심연제임스 팰런 저/김미선 역 | 더퀘스트(길벗)
전형적인 사이코패스인 제임스 팰런은 어떻게 범죄자가 되지 않았을까? 부모의 양육이 그의 사이코패스 기질을 어떻게 누그러뜨렸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변 사람들은 왜 모두 그가 사이코패스란 사실을 곧 알아차릴 수 있었을까? 인구의 2%를 차지하는 ‘사이코패스’의 사회적 역할은 무엇이며, 왜 대자연은 계속해서 이런 사람들이 태어나도록 내버려두는가? 《괴물의 심연》은 사이코패스 뇌과학자의 자기 탐구기이며 동시에 인간에 대한 철학적, 과학적 질문과 성찰이 담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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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코패스 #괴물의 심연 #심리
1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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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귤

2015.04.06

연재를 읽으면 읽을수록 책을 읽어보고 싶네요. 사이코패스에대한 심도있는 해석이라 흥미로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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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