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명적인 뱀파이어의 유혹-뮤지컬 <마마 돈 크라이>
배우 두명의 완벽한 브로맨스!
글ㆍ사진 임수빈
2015.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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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의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물리학자 VS 뱀파이어

 

<트와일라잇> 시리즈에 등장하는 뱀파이어는 잔인하고 두려운 존재인 뱀파이어를 새롭게 해석한다. 창백한 피부와 새빨간 입술을 가진 수려한 외모, 거기에 한 여자만을 사랑하는 순정적인 모습까지! 여자들이 꿈꾸던 로맨틱 판타지의 로망을 실현시켜주는 매력적인 캐릭터의 탄생이다. 이렇듯 뱀파이어는 어느 순간부터 치명적 매력을 가진 마성의 남자로 그려져 왔다. 뮤지컬 <마마 돈 크라이>의 드라큘라 백작 역시 <트와일라잇> 시리즈 속 뱀파이어와 비슷한 모습으로 등장한다. 큰 키에 반듯한 외모, 그 뒤로 풍겨져 나오는 고독한 분위기는 여자를 넘어 남자의 시선까지 사로잡을 만큼 매혹적이다. <마마 돈 크라이>가 여성 관객들의 폭발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아마 이러한 캐릭터 설정과, 그에 걸맞은 배우들의 비주얼이 조화롭게 어우러졌기 때문일 것이다.

 

<마마 돈 크라이>는 가장 이성적인 존재인 천재 물리학자와 가장 본능적인 존재 뱀파이어의 대립 구도를 통해 전체적인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타고난 천재성으로 어린 나이에 교수가 된 물리학자 프로페서V는 명예와 성공은 얻었으나, 평범한 삶과 사랑은 얻지 못했다. 사회성이 부족해 사람들과 제대로 된 소통을 하지 못한 채 혼자만의 세계에 갇혀 연구에만 몰두한다. 남들과 다른 아들을 보며 어머니는 매일 눈물을 흘리고, 메텔을 닮은 사랑하는 여인은 그의 마음을 받아주지 않는다. 어머니의 눈물을 멈추게 하고 메텔의 사랑을 얻기 위해 프로페서V는 타임머신을 개발하게 되고, 시간여행을 통해 뱀파이어 드라큘라 백작을 만나게 된다.

 

<마마 돈 크라이>의 가장 큰 매력은 이성을 대변하는 물리학자와 본능을 대변하는 뱀파이어간의 관계를 긴장감 있게 풀어나간다는 점이다. 드라큘라 백작은 별다른 말없이 눈빛과 손짓만으로 프로페서V를 조종한다. 몸짓과 손짓, 노래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백작은 절제된 행동으로 본능적이고 욕망 가득한 뱀파이어를 표현하고, 거부할 수 없는 마력을 극대화시킨다. 사실 누구나 자신의 내면에서 파생된 상반된 두 가지 감정으로 인해 고뇌한다. 본능의 유혹과 이성의 절제 사이에서의 아슬아슬한 줄타기는 쉬지 않고 이어진다. 끝없이 고뇌하는 프로페서V의 모습은 이렇듯 연약하고 나약한 인간의 모습을 대변한다.

 

<마마 돈 크라이> 일까?

 

<마마 돈 크라이>는 2010년 초연되어 2013년 재연을 거쳐 3년 만에 세 번 째 시즌으로 찾아온 창작 뮤지컬이다. 초연 당시부터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와 독특한 스토리를 바탕으로 입소문을 타고 꾸준한 사랑을 받아왔다. 세 번 시즌을 맞아 6년 동안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스토리와 캐릭터적인 면이 많이 보완되었다. 허나 여전히 어색한 부분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지나치게 캐릭터를 부각시켜 스토리라인이 다소 매끄럽지 못하다.

 

왜 제목이 <마마 돈 크라이> 일까 하는 의문점은 뮤지컬을 보는 내내 머릿 속에서 떠나질 않는다. 극 중에서 프로페서V가 어머니에게 부르는 “마마 돈 크라이, 아윌 비어 굿 보이” 넘버는 전체적인 극의 흐름과 개연성이 부족하다. 제목과의 연관성을 만들어내려고 끈질기게 노력하며 주입식 교육 같이 관객에게 이해를 강요하는 느낌이다. 뮤지컬의 제목을 <마마 돈 크라이>라고 정한 것에 대한 설득력이 다소 떨어진다. 왜 하필 프로페서V는 타임머신을 개발하게 된 건지, 과연 프로페서V의 시간여행은 어머니의 눈물을 멈추게 하는 것과 어떤 관계가 있는건지. <마마 돈 크라이>가 더 크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관객의 머릿속에 드는 이러한 의문을 완벽하게 해결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일 것이다.
 
<마마 돈 크라이>는 프로페서V, 드라큘라 백작 단 2명의 캐릭터만 등장하는 2인극이다. 오직 2명의 배우가 2시간여의 러닝타임 동안 이성과 본능이 대립하는 팽팽한 긴장상황을 이어 나가야한다. 프로페서V역의 송용진은 철없는 어린아이부터 서툴고 어리숙한 프로페서V, 뱀파이어와의 거래로 본능적인 존재로 변하게 되는 프로페서V까지 수 없이 변하는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낸다. 드라큘라 백작이 등장하기 전까지 초반의 극을 이끌어가는 그의 카멜레온 같은 연기는 가히 압도적이다. 드라큘라 백작 역의 고영빈은 별다른 대사 없이 그 존재만으로 무대를 꽉 채운다.

다소 어색하고 개연성이 부족한 스토리를 두 배우의 연기로 완벽하게 메꾸어 나간다.

 

드라큘라 백작을 만나게 된 프로세서V는 그의 치명적인 유혹을 뿌리칠 수 있을까? 이성과 본능의 대립은 과연 어떤 결말을 가져올까? 뮤지컬 <마마 돈 크라이>는 5월 31일까지 대학로 쁘띠첼 씨어터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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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마마돈크라이
1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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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귤

2015.04.15

뮤지컬을 보는 관객이 여성비율이 높다보니 브로맨스가 사랑받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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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수빈

현실과 몽상 그 중간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