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희와 고통 사이, 작품과 독자 사이를 오가는 움직임
나라와 나라 사이의 경계에 지점인 국경처럼 가짜와 진짜 사이, 환희와 고통 사이, 이야기와 이야기의 근원 사이, 그리고 작품과 독자 사이를 계속해서 오가는 움직임이 바로 김성중의 소설이 향하는 곳이다
글ㆍ사진 이동진
2015.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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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시장

김성중 저 | 문학동네

김성중 작가의 두 번째 단편집입니다. 김성중 작가는 자신의 첫 번째 단편집 서문에서 이런 표현을 쓴적이 있습니다. “내 원단이 순면이나 순목이 아닌 폴리에스테르나 아크릴 따위라는 것은 익히 잘 알고 있었다. 문제가 없으니 정전기라도 일으켜보겠다는게 내 씩씩한 낙관의 근거였다.”라고 겸손한 작가의 말을 남겼죠. 그런데 아닌게아니라 그의 소설을 보다보면 흥미로운점이 있는데요. 마냥 익숙하거나 편안하지만은 않은 것에서 생겨나느 일종의 정전기 같은 것을 느끼게 됩니다. 말하자면 김성중 작가는 한국문학에서 쓰지 않는 근육을 움직여 소설을 쓰는 작가가 아닌가 싶네요. 이번에 나온 두 번째 단편집 <국경 시장>에는 여덟 편의 단편이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이 책의 소개글에는 이런 말이 있습니다. “나라와 나라 사이의 경계에 지점인 국경처럼 가짜와 진짜 사이, 환희와 고통 사이, 이야기와 이야기의 근원 사이, 그리고 작품과 독자 사이를 계속해서 오가는 움직임이 바로 김성중의 소설이 향하는 곳이다.” 상당히 인상적인 표현이 아닐 수 없겠죠. 이런 소개글과 함께 무척이나 기대가 되는 책입니다.

 

 

 

 

음식의 언어

댄 주래프스키 저/김병화 역 | 어크로스

이 책은 스탠퍼드 대학의 언어학 교수인 댄 주래프스키의 저작입니다. 저자는 이 책의 제목과 같은 주제로 교양 강의를 계속해왔고 그러한 강좌를 책으로 옮겼습니다. 음식으로 본 일종의 문화사를 말하는 책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이 책에서 다루는 음식들은 어원적인 탐구가 많긴 하지만 언어학적인 부분 외에도 심리학, 문화인류학, 행동경제학 등등의 다양한 학문적 방법을 동원하여 흥미롭게 읽힙니다. 이 책의 시작은 ‘레스토랑에서 메뉴 보는 법' ‘메뉴에 담긴 음식의 언어가 의미하는 것 등을 설명하면서 시작하고 있습니다. 예를들면 비싼 레스토랑일수록 음식에 ‘주방장의 선택’이라는 말이 많고, 싼 레스토랑일수록 ‘당신의 선택'이라는 말을 많이 쓴다고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요리 설명에 단어가 많고 철자가 많은 음식일수록 비싸다는 말도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챕터를 비롯해서 저자는 음식 속에 문명과 문명이 부딪혀서 발생하는 흥미진진한 역학이 존재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새의 감각

팀 버케드 저/노승영 역 | 에이도스

이 책은 일종의 자연과학 교양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제가 이 책을 가장 읽고 싶었던 이유는 이 문장 때문이었습니다. “새가 된다는 것은 과연 어떤 느낌일까?” 바로 이 문장인데요. 제가 몇 년 전부터 고양이를 기르면서부터 고양이로 산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를 자주 상상하게 됐거든요. 게다가 인간과 다른 류인 물고기나 새의 경우라면 그 궁금증은 더욱 커지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 책은 그런 궁금증을 풀어주는 책이라고도 볼 수 있겠죠. 저자는 어릴때부터 새에 대한 관심이 많았고, 수 십년간 새를 연구한 학자이기도 합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시각, 청각, 촉각, 미각, 후각을 각각의 챕터의 제목으로 삼아 새가 느끼는 감각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해부학적 지식과 조류학 실험, 관찰 기록 등을 인용해가며 상세히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이 책이 더욱 흥미롭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closing poem

 

119회 사월과 침묵 - 트마스 트란스트뢰메르 / 120회-사랑 - 파울 클레에게 by 다니카와 타로


BGMs


오프닝 : Carcass (by NarcissCreativeLab)
내가 산 책 : 아침 공원에서 (by 심동현)
책, 임자를 만나다 : 우리가 함께라면 (by 좋은친구)
에디터스 통신 BGM : 나의 목소리 너의 메아리 (by 스프링 필드)
로고송 : 요조(YOZOH) / 캐스커(융진)
소리나는 책 : 일곱 번째 여름 (by 스프링 필드)
세리가 만난 사람 : 벚꽃의 거리 (by 심태한)
클로징 BGM : first kiss in the rain (by 스프링 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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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의 언어 #국경 시장 #새의 감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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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진

어찌어찌 하다보니 ‘신문사 기자’ 생활을 십 수년간 했고, 또 어찌어찌 하다보니 ‘영화평론가’로 불리게 됐다. 영화를 너무나 좋아했지만 한 번도 꿈꾸진 않았던 ‘영화 전문가’가 됐고, 글쓰기에 대한 절망의 끝에서 ‘글쟁이’가 됐다. 꿈이 없었다기보다는 꿈을 지탱할 만한 의지가 없었다. 그리고 이제, 삶에서 꿈이 그렇게 중요한가라고 되물으며 변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