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정림이 전하는 내 인생 착해지는 7계명
내가 가진 것에 만족하고 내가 마음먹기에 따라서 모든 상황이 착해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에도 길이 있는데 그것은 일방통행이 아닌 쌍방통행이다. 내가 불만이 있으면 잘 나가지 못한다. 무슨 일을 하던 감사한다면 하루하루 축복의 메시지를 얻을 수 있다.
글ㆍ사진 김이준수
2015.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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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2일, 서울 합정동 빨간책방에서는 ‘송정림 작가와 함께하는 힐링 토크’가 펼쳐졌다. 『착해져라, 내 마음』 출간기념으로 열린 이 행사는 시인 유희경의 사회로 송 작가가 ‘내 인생 착해지는 7계명(일곱 가지 습관)’이라는 주제로 독자들과 만났다. 송 작가는 이 자리에서 착한 마음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건넸다. 

 

“책 제목 ‘착해져라 내 마음’은 내가 하루에 한 번씩 거는 주문이다. 착하다는 게 요즘 잘못 쓰이고 있다. 바보 같다는 뜻이나 손해 본다는 뜻으로 쓰인다. 착하다는 건 순수하다는 뜻이라고 생각한다. 말랑말랑하고 따뜻한 상태이고 행복해진다는 것과 비슷하다. 아이는 아이스크림 하나만 줘도 행복해하잖나. 지금은 어떤 것을 해도 감사하기보다는 불만부터 쌓인다. 그래서 제목은 매일 나를 돌아보면서 아이처럼 순수해지자는 그런 뜻을 담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면 에세이 한 편씩 꼭 쓴다. 에세이를 쓰려면 나를 돌아봐야 글이 나온다. 착해지기 위해서다. 하루만큼 독해진 마음을 하루만큼 순하게 만들고자 에세이를 쓴다.”

 

“‘착하다’가 ‘바보 같다’는 뜻으로 쓰이는 시대. “왜 착해져야 하지?”라고 물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착하다는 것은, 순수하다는 뜻입니다. 순수하면 아주 작은 것도 크게 느낍니다. 순수하면 삶 앞에서 용감해집니다. 감동하고 감사하니 행복해집니다. 용기가 있으니 고난도 맥을 못 춥니다. 그러니 마음이 착해진다는 것은 인생이 순탄해진다는 뜻입니다. 내 앞에 놓였던 울퉁불퉁 자갈길이 잘 뻗은 고속도로가 됩니다.”(5쪽)

 

송 작가는 이어 자신이 생각하는 ‘내 인생 착해지는 7계명’을 건넸다. 어떤 거창한 의미보다 스스로 행복해지기 위한 방법 정도로 알아달라고 덧붙였다.

 

1. 하고 있는 일에 자부심을 가져라.

 

“행복의 반대말은 불행이 아니라 불만이다. 행복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는데, 우리나라 사람은 행복 체감도가 굉장히 낮았다. 유치원부터 나이 많은 사람까지 취재했다. 우선 유치원에서 아이들에게 행복하냐고 물었더니 불행하다고 답했다. 유치원 때부터 서울대에 가라고 엄마가 말한다고 하더라. 리포터가 서울대에 가서 학생들에게 물었다. 학생들 역시 불행하다고 하고 법관과 의사를 만났더니 역시 불행하다고 답했다. 경쟁에 치여 있고 자신이 하는 일에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다 휘파람을 불며 지나가는 아저씨에게 물으니 무척 행복하다는 답이 나와서 리포터가 그 아저씨를 따라갔다. 십여 평 남짓한 연립주택에 들어갔다. 아저씨는 리포터에게 놀라지 말라며 아내가 굉장히 미인이라고 했다. 그러나 세간의 기준으로 예쁘지 않았다. 그런데 무척 행복하게 웃고 남편과 아내가 서로 감사하다며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아저씨 직업은 환경미화원이었는데, 아내가 늘 따라간다고 했다. 아저씨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고 나를 기다려주는 가족이 있으니 얼마나 행복하냐며 매일 인생 찬가 시를 쓴다고 말했다. 그것을 보면서 내가 하는 일에 자부심을 가진 사람이 행복하다고 생각했다. 내가 가진 것에 만족하고 내가 마음먹기에 따라서 모든 상황이 착해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에도 길이 있는데 그것은 일방통행이 아닌 쌍방통행이다. 내가 불만이 있으면 잘 나가지 못한다. 무슨 일을 하던 감사한다면 하루하루 축복의 메시지를 얻을 수 있다.”

 

2. 첫 경험을 시도하라

 

“언제부터인가 나이를 먹으면서 어느 순간부터 감탄사를 잃고 설레질 않더라. 죽어 있는 느낌이 들었다. 친구들도 비슷한 말을 했다. 그래서 내가 행복해지려면 설레야겠다고 생각했다. 연애하는 기분이 되자. 호기심, 관심을 갖자. 나 혼자 미술관에 가 본 적도, 새벽시장에 가 본 적도 없고, 고아원에도 안 가보고, 안 해 본 것이 너무 많더라. 처음 경험하는 것을 찾아서 하다 보니 거울에 비친 내 눈에 별빛이 생겼다. 눈에 별을 담으려면 설레야 한다. 내가 해보지 못한 것, 오랜만에 하는 것도 해봐야 한다. 가령 우체국에 가서 엽서나 편지도 써보고 그러면 정말 기분이 좋다. 그러면 인생의 행복이 조금씩 확장된다. 지금까지 쓰여 진 인생은 바꿀 수 없지만 앞으로는 새로 써나갈 수 있다. 내가 못해본 일, 첫 경험을 시도해보면 좋겠다.”

 

3. 웃어라

 

“인도에는 ‘웃자 클럽’이 있다고 하더라. 매달 모여서 한 사람이 소리 내서 웃으면 나머지 사람들도 웃기 시작하는데, 결국에는 모인 사람들 모두 배를 잡고 웃는다고 한다. 웃으면서 감사하는 사람을 곁에 두면 내 운도 풀린다는 말이 있다. 그건 맞는 말 같다. 웃을 일이 있어서 웃는 게 아니라 웃으면 웃을 일이 생긴다.”

 

4. 쓸데없는 자만심을 버려라

 

“내 자신에게 매일 주입시키는 말이다. 자존심과 자만심, 비굴함과 자존심의 경계에 대해 많이 생각한다. 과거 책 한 권을 내고 싶어서 애걸복걸하던 첫 마음을 떠올리거나 사람과 사람이 만날 때도 처음 만날 때 어땠는지 생각해본다. 착하다는 건 다른 사람 마음을 편하고 웃게 만드는 노력이다. 쓸 데 없는 자만심을 버리는 것이 착해지는 비결이다.”

 

5. 수호천사가 있다고 믿어라!

 

“착해지는데 있어서 중요한 요소다. 교통사고가 나서 다리를 다쳤던 적이 있다. 그날따라 차가 시동이 걸리지 않아서 택시를 타고 갔던 날이었는데, 차가 와서 날 받아서 다쳤다. 병원에 갔더니 인대가 파열되고 한 3년가량 고생했다. 목발을 짚고 다니다가 나았는데, 어느 날 횡단보도 건너편에서 목발을 짚은 사람이 걸어오고 있었다. 몇 년 전 내 모습이 오버랩 됐다. 목발 짚은 사람의 뒷사람이 걸음을 천천히 걷고, 많은 사람들이 목발 짚은 사람의 보폭에 맞춰 걸어오는데 감동이었다. 이 세상에는 좋은 사람이 많구나. 이 세상에 나를 지켜주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면 인생이 든든해지고 타인에게 좀 더 친절해진다.”

 

6. 지금 말하고, 지금 행하라

 

“그저께 슬픈 일을 겪었다. 좋은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내 곁을 떠날 때가 있다. 고맙다는 말도 못했다는 후회도 밀려왔다. 사랑하고 미안하고 고맙다는 고백은 지금 해야 한다. 내일은 없다. 지금 현재만이 우리에게 주어진 선물이다. 어제는 지나버린 것이고 지금 현재 말하고 행해야 한다.”

 

7. 감동하라

 

“소머리국밥집을 하는 친구가 있다. 그 친구는 우리 친구들이 보기엔 인생이 안 풀렸는데, 우리에게 항상 고맙다고 얘기를 한다. 친구와 사랑하는 사람이 있고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으며 사계절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은 모든 행복을 가진 사람이라고 했다. 우리 마음에는 우체국이 있다. 우체국에서 어떤 우편물을 접수하고 있는지 우리는 느껴야 한다. 인문학의 목적 중 하나는 감동이다. 작은 것에도 감사하고 감탄사를 터뜨리는 습관을 가지면 내 인생이 착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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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A

 

‘착한 사람 코스프레’가 아닌 진짜 착한 사람이 되고 싶은데 착해진다는 것이 가면 같이 느껴질 때가 있다. 착한 마음이란 무엇일까?

 

내가 생각하기에 착한 마음은 말랑말랑하고 따뜻하고 순한 마음이다. 영어로는 굿(good)이고 나이스(nice)다. 착한 척, 착한 사람 코스프레는 오래 가지 못한다. 그래도 내 자신에게 착한 척이라도 계속 해야 한다. 완벽하게 착한 사람은 없으므로 착해지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말이다. 착한 가격, 이런 말도 있는데 착하다는 건 다른 사람 마음이 편안해지는 상태 같다. 착해지는 게 남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나를 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위악을 떨어도 착한 사람은 착하다. 착하다는 건 가격표를 매길 수가 없다.

 

착하게 살고 싶은데, 거절하지 못하고 힘들게 사는 내 모습이 힘들다. 어떻게 하면 당당하게 거절 할 수 있을까? 거절할 수 있는 용기는 어떻게 가져야 할까? 순수한 의도로 사람들과 교제하며 살 순 없을까?

 

나도 거절을 잘 못한다. 그건 착하다기보다 마음이 약한 것이겠지. 그래도 진심은 통한다. 좋은 마음은 좋게 받아들인다. 안 좋은 마음이 오면 안 좋게 받아들인다. 불의에 항거하는 것도 착한 것이다. 시간이 없거나 다른 상황 때문에 남의 부탁을 못 들어주면 상황을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 거절에 상처가 없을 순 없다. 그런데 거절하지 못해서 큰 상처가 나느니보다 지금 거절을 해서 작은 상처로 끝나는 것이 낫다. 착하게 도와주면 이를 이용해먹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나는 일은 잃어도 좋은 사람은 잃지 말자는 철칙이 있다. 좋은 사람은 언제 어떻게 만날지 모른다. 내가 착하게 했는데 타인이 악하게 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착한 사람에겐 다 복을 빌어주고 착한 사람은 복을 받는다.

 

아내에게 늘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다. 그런데 원체 무뚝뚝한 성격이라 표현을 잘못하겠다.

 

가장 고마운 사람인데도 곁에 있고 편하다는 이유로 막 대하기도 한다.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아우슈비츠 수용소로 가는 기차 안에서 누나가 동생에게 야단을 쳤다. 그런데 그것이 그들 사이의 마지막 말이었다. 수용소로 간 뒤 누나는 살았지만 동생은 죽었다. 나중에 이 여자에게 새로운 인생관이 생겼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말이 마지막 말이라고 생각하자. 아내에게 하는 말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면 어떨까. 물론 그렇게 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노력해야지. 오늘 하루, 하루살이라고 생각하는 건 어떨까. 내일 당장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옆에 있는 사람에게 좀 더 노력하게 되지 않을까.

 

칭찬으로 날 조정하려는 사람이 싫다. 그러다보니 진심어린 칭찬도 받아들이지 못할 때가 있다. 칭찬을 제대로 받아들이는 법을 알고 싶다. 

 

칭찬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으면 나에게 나쁘다. 나에게 나쁜 것을 해야 할 이유가 없다. 칭찬하는 사람도 노력해서 칭찬하는 것일 거다. 우리나라 사람은 칭찬에 인색한 경향이 있는데, 칭찬을 받으면 감사하다고 말하면서 받으면 좋을 것 같다. 진심이 1%라고 해도 그걸 받아들이면 자신에게도 좋을 테니까. 

 

친구의 성공과 기쁨에 대해 축하하는 것이 고통을 위로해주는 것보다 어렵다고 하더라. 어떻게 하면 축하를 잘해줄 수 있을까?

 

배고픈 건 참아도 배 아픈 건 못 참는다는 얘기가 있지만 살아보니 주변 사람이 잘 되면 내게도 좋은 영향을 미치더라. 아주 멀리 있는 사람이라도 밝은 빛이 내게 온다. 그 사람이 잘 되는 건 내가 잘 되는 것이다. 저 사람이 좋으면 나도 좋다, 이런 마음을 살다보면 알게 된다. 나를 위해서라도 다른 사람의 복을 빌어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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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해져라, 내 마음송정림 저 | 예담
그러나 한 발짝만 떨어져 생각해보자. 과연 그런 생각들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될까? 오히려 다시 삶을 팍팍하게 만드는 데에 일조를 하는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독해지기 위해 지쳐가는 내 심신은 정작 어디에서 위로받아야 할까? 더 잘살기 위해, 좀 더 나은 삶을 영위하기 위해 우리가 찾아야 할 것은 오히려 선한 생각, 착한 마음일지도 모른다. 상대에게 건넨 착한 말이 선한 생각이 내게로 돌아와 지금-여기를, 오늘 하루를 환하게 만들어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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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해져라내 마음 #송정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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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준수

커피로 세상을 사유하는,
당신 하나만을 위한 커피를 내리는 남자.

마을 공동체 꽃을 피우기 위한 이야기도 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