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에서 꼭 가야 하는 여행지? 그런 데 없어요!
공항에 막 도착했을 때의 후끈한 공기, 나긋나긋하고 친절한 사람들, 이국적인 모습에 홀랑 반해 한동안 태국만 드나들었어요. 애정이 듬뿍 담긴 눈으로 보아온 여행지랍니다.
글ㆍ사진 채널예스
2015.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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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시티 방콕』이 드디어 세상에 나왔다. 게다가 여행자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아는 꼼꼼한 작가 안혜연이 이지시티 시리즈의 첫 포문을 열게 되었다. 따라서 이제 당신이 해야 할 일은 단 하나뿐. 싱그러운 도시 방콕으로 떠나기 위해 캐리어에 짐을 싸는 일이다. 지금까지 보았던 평범한 가이드북은 잠시 내려놓자. 『이지시티 방콕』은 다른 곳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참신한 구성으로, 여행자가 방콕이라는 도시에 흠뻑 젖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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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작가로 전업하게 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큰 계기랄 건 없고요. 용기를 좀 냈습니다. 살고 싶은 대로 살아보는 중이지요. 여행하고 글 쓰는 걸 좋아해요. 여행책 만드는 일이 재미있고요. 사람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아야 행복하다는 소신. ‘어떻게 살아야 행복할까?’ 고민하다가 적당히 벌고 아주 잘 살자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없을지도 모르는 나중 말고 지금 당장. 그랬더니 복잡했던 마음이 아주 간단하게 정리되더라고요. 불안해서, 밥 굶을까 봐 벗어나지 못 했던 회사를 가뿐하게 박차고 나왔어요.

 

모 서점의 웹진에 연재했던 것을 계기로 몇 개의 출판사로부터 연락을 받았는데요. 이후 책 만드는 일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함께 작업하자는 출판사가 끊이지 않아 아직은 입에 풀칠하는 데 지장이 없어요. 이번이 벌써 네 번째 책이네요. 
 
『버스타고 제주여행』으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셨는데요. 독자들에게 사랑 받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취재하듯 여행하지 않고 여행하듯 취재하는 것, 그게 비결이라고 생각해요. 여행자들과 똑같이 어느 정도의 설렘과 두려움을 갖고 여행을 하거든요. 여행자들이 어떤 부분을 어려워하는지, 여행지에서 어떤 매력을 느끼는지 몸으로 겪으면서 알아내요. 여행지에서는 최선을 다해 노는 게, 식당에서는 먹어보는 게, 숙소에서는 자보는 게 최선! 돈도, 시간도 많이 드는 무식한 취재 방법이지만 그것만큼 독자에게 정확하고 확실한 정보를 전달할 방법은 없죠. 억지로 포장하지 않고 “좋은 건 좋다.”, “아닌 건 아니다.”라고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편이에요. 요령 피우지 않고 진심을 담아 만든다는 걸, 독자들이 알아봐 주시는 거 아닐까 싶어요.

 

해외여행 가이드북으로는 『이지시티방콕』이 처음인데요. 수많은 해외여행지 중 방콕을 선택한 이유는?

 

20대 초반, 첫 배낭여행지가 방콕이었습니다. 커다란 배낭을 짊어지고 카오산 로드를 누비며 자유로운 공기에 한껏 취해 있었지요. 방콕에 첫 발을 디뎠을 때의 두근거림과 설렘은 아직도 잊지 못 합니다. 누구에게나 처음은 강렬하잖아요. 공항에 막 도착했을 때의 후끈한 공기, 나긋나긋하고 친절한 사람들, 이국적인 모습에 홀랑 반해 한동안 태국만 드나들었어요. 애정이 듬뿍 담긴 눈으로 보아온 여행지랍니다.

 

언제부터인가 손에 가이드북, 지도가 들려있지 않아도 방콕이 머릿속에 그려지더라고요. 잘 아는, 잘 할 수 있는 여행지를 다뤄야 책이 잘 나오죠. 좀 더 솔직히 얘기하면 사심이 컸어요. 언젠가 한 번쯤 방콕에서 살아보고 싶었거든요! 여행과 생활의 오묘한 경계를 걸으며 느긋하게 노닐다 왔고요. 그 시간들을 책으로 묶었습니다.

 

이미 출간된 방콕여행 관련 책들이 많아요. 책 작업을 하시며 다른 책들과 차별화를 두려워 했던 부분이 있는지.

 

보통 가이드북을 보면 읽게 되지 않더라고요. 해외여행 가야 하니까 불안해서 사긴 했는데, 너무 두꺼운데다 글이 딱딱해서 눈이 안 가죠? 『이지시티방콕』은 가이드북이지만 에세이처럼 편안하게 읽힙니다. 어려운 이야기도 꼭꼭 씹어서 쉽게 풀었어요. 처음 방콕을 찾은 여행자들의 불안함을 덜어주기 위해 사진도 듬뿍 넣었습니다. 때로는 백 마디 말보다 한 장의 사진이 강렬한 법이지요. 글에 맞는 사진을 풍성하게 담아 여행지가 손에 잡힐 듯 친근하게 느껴지도록 엮었어요.

 

『이지시티방콕』은 실용서예요. 독자들이 여행 다니면서 실질적으로 도움 받을만한 부분들을 세심하게 신경 썼는데요. 여행책이 무거워서 짐이 되면 안 되잖아요? 알찬 정보는 꽉꽉 눌러 담되, 두꺼워지지 않도록 했어요. 책과는 별도로 지도를 제작했습니다. 방콕을 한눈에 담은 지도랍니다. 우리나라를 처음 여행하는 외국인이 명동이 어딘지, 홍대 앞이 어딘지 가늠하지 못하듯, 방콕에 처음 가는 사람들도 마찬가지죠. 생소해서 여행 계획부터 꽉 막힌 여행자들에게 절실한 아이템. 여행 전날 여행지에 대해 읽어두고 지도 한 장만 단출하게 옆구리에 끼고 떠나도 될 만큼 유용한 지도랍니다.

 

방콕여행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장소가 있나요?


운하마을 방루앙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수상가옥에서, 물 위에서 하룻밤을 보냈죠. 방콕에서 뚝 떨어져 있는 시골의 정취를 자아내지만 도심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입니다. 아침이면 스님이 배를 타고 노를 저어 탁발하는 풍경이 스쳐요. 물고기 밥을 던지면 어른 팔뚝만 한 물고기 수백 마리가 몰려와 냉큼 먹어 치우죠. 저녁 먹을 시간이 되면 사태(꼬치구이)를 구워 파는 배가 뿌웅 나팔소리를 내며 지나가요. 종일 집에만 있어도 흥미로워요. 도시의 복작거림과는 사뭇 다른 모습. 매일 2시에 아티스트 하우스에서 펼쳐지는 조촐한 인형극도 기억에 남네요. 몸과 마음이 온전하게 쉬어가길 원하는 여행자에게 적극 추천하는 장소랍니다.

 

여행작가로 산다는 건 어떤 건가요? 앞으로 계획도 궁금합니다.


있는 그대로 얘기하면 여행작가로 먹고 사는 건 결코 쉽지 않아요. 남들은 “여행도 다니고 돈도 벌고, 이렇게 좋은 직업이 어디 있느냐!”라며 부러워하곤 하지만 실상을 몰라서 하는 얘기. 책만 써서 먹고 살겠다는 야무진 꿈을 갖고 있는 사람을 만나면, 제정신이냐며 멱살을 잡을지도 몰라요. 책 한 권을 만드는 데 드는 시간과 노력은 끝도 없는데 책이 팔릴 거라는 보장은 눈곱만큼도 없는 아픈 현실.

 

책으로 돈을 많이 벌고야 말겠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책을 만든다면 얼마 못 버틸 것 같고요. 좋아하는 일이니까, 하고 싶은 일이니까. 열정으로, 애정으로 책을 만들고 있습니다. 돈을 떠나서, 내 이름이 찍혀 나온 책이 있다는 건 참 뿌듯한 일이니까요. 수백 억대의 부자가 될 수 없을 바에야 추억 부자라도 되겠다고 다짐하며 오늘도 즐거운 마음으로 여행하고 있어요. 요즘은 파리에서 지냅니다. 없는 형편이지만 가까스로 쥐어짜서 매년 두 달, 세 달씩 긴 여행을 떠나거든요. 2015년 여름에 택한 여행지는 프랑스 파리. 당분간 여행자로 길 위에서 살아요.

 

마지막으로 방콕여행을 떠나실 분들께 한 마디 해주세요.


붕어빵처럼 남들과 똑같은 여행은 이제 그만. 가이드북 저자로서 이런 이야기를 하는 건 참 아이러니하지만, 사람들이 가이드북대로 여행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정보를 얻기 위해 가이드북을 참고하긴 해야겠죠. 이후에는 본인의 일정과 예산, 취향에 맞게 나만의 여행을 디자인 했으면 해요. 방콕여행에서 꼭 가야 하는 여행지? 그런 데 없습니다. 마음이 동하면 가고 아니면 말고! 식당도 그래요. 한국인 여행자들 사이에서만 유명한 곳에 우르르 몰려가 마치 서울의 식당인 듯 익숙한 분위기에서 밥 먹지 말자고요. 적당한 모험심을 품고 다채로운 방콕의 면면을 들여다보세요. 독자들이 책에 나와있는 것보다 더 많은 여행지를 누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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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 시티 방콕 안혜연 저 | 피그마리온(PYGMALION)
『이지시티 방콕』은 달라진 방콕, 여행의 트렌드가 변화한 이 시점에서 누구보다 독자의 마음을 잘 아는 꼼꼼한 작가 안혜연이 다른 곳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참신한 구성으로, 여행자가 방콕이란 도시에 흠뻑 젖을 수 있게 도와준다. ‘방콕에서 꼭 해봐야 할 버킷리스트 10’처럼 작가의 재미있는 제안은 물론 맛집까지 생각해 꼼꼼히 준비한 여행루트, 하루 방콕 근교여행 정보도 알차게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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