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인문학상 심사위원회(김화영 김인환 오정희 정과리 구효서 이승우)가 올해의 수상작으로 소설집 『가짜 팔로 하는 포옹』을 선정했다. 김중혁 작가에 대해 “현대 문화의 구석구석에서 작은 틈새 하나씩을 열고 그 안으로부터 시원(始原)의 신비를 운반해오는 작업을 부단히 꾀한다”고 평가한 심사위원단은 “휘발성 재미가 아니라 여운을 남기는 성숙한 태도가 돋보인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이로써 김중혁 작가는 2006년부터 다섯 차례 동인문학상 최종심 후보에 오른 끝에 수상의 영광을 안게 됐다. 『가짜 팔로 하는 포옹』은 작가의 네 번째 소설집인 동시에 첫 번째 연애소설집이다. 다양한 직업을 가진 남녀의 만남을 통해 진정한 만남과 소통 방식을 이야기하는 여덟 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요요」는 ‘제13회 이효석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동인문학상은 금동(琴童) 김동인(金東仁)의 문학적 유지와 업적을 기리기 위해 사상계사가 제정한 문학상으로, 1987년 제18회부터는 조선일보사가 그 맥을 잇고 있다. 김성한의 『바비도』(1956)를 시작으로 이청준의 『병신과 머저리』(1968), 박완서의 『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1994), 은희경의 『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2007) 등이 수상의 영광을 누렸다. 지난해에는 구효서의 『별명의 달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소설가 김중혁은 시상식을 통해 “내 소설이 나를 닮았다고 생각한다. 평범해 보이고 잘 난 구석은 별로 없는 것 같지만, 한 발 뒤에서 멍하니 세상을 지켜보고 있는 나를 닮은 소설이 좋았다. 언제나 머뭇거리고 이상한 데서 이야기가 끝나버리는 어중한 내 소설이 마음에 들었다”고 고백했다. 아울러 “선후배와 동료 소설가들의 작품을 읽을 때마다 세상에 없는 이야기를 만들어내느라, 그럴듯한 거짓말을 생각해내느라 고민했을 수많은 밤을 생각해보면 소설가는 바보 같은 직업”이라며 “세상 사람들이 (소설가처럼) 좀 더 바보 같아지고, 그럴 듯한 거짓말로 장난치기 위해서 온종일 허비하는 일이 잦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김중혁 작가는 1971년생으로 ‘김천 3인문(三人文)’으로 통하는 문인 김연수ㆍ문태준과 중학교 동기동창이다. 계명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2000년 <문학과 사회>에 중편 「펭귄뉴스」를 발표하며 등단했다. 하나의 상황, 하나의 사건을 집중적으로 조명하면서 그것에서 의미와 통찰을 건져내는 단편소설의 본령에 충실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동시에 날렵하고 경쾌한 흐름과 표현방식을 구사하는 젊은 소설의 미덕과 섬세하고 깊은 시선을 가진 문장을 보여주는 작가로 평가된다. ‘2008년 김유정문학상’에 단편소설 「엇박자 D」가 선정됐으며 ‘제1회 젊은작가상’과 ‘제19회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을 수상했다.
음악, 그림, 스포츠, 영화, 전자제품 등 관심사가 다양하며 소문난 수집광이기도 한 김중혁의 면모는 작품 밖에서도 발견된다. <씨네21>에 칼럼 ‘나의 친구 그의 영화’를 김연수 작가와 공동으로 연재한 바 있고, 이후 ‘최신가요인가요’ '김중혁의 바디 무비’를 연재했다. ‘나의 친구 그의 영화’는 단행본 『대책 없이 해피엔딩』으로 출간됐다. 에세이 『메이드 인 공장』은 매거진
주요 작품으로 소설집 『펭귄뉴스』, 『악기들의 도서관』, 『F1/B1 일층, 지하 일층』, 장편소설 『좀비들』, 『미스터 모노레일』, 『당신의 그림자는 월요일』, 산문집 『뭐라도 되겠지』, 『대책 없이 해피엔딩』(공저), 『모든 게 노래』, 『우리가 사랑한 소설들』(공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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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강이숨트는새벽
2015.12.07
술을 더 시키고 ㅡ옆 의자를 있는 듯 그렇게 중얼 거릴까 ㅡ
마치 나 같아서 주정뱅이 가 아니어도 꼭 나같아 아픈 소설
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