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예스>에서 매주 금요일, ‘내일 뭐 읽지?’를 연재합니다. 보통 사람들보다 책을 ‘쪼끔’ 더 좋아하는 3명이 매주, 책을 1권씩 추천합니다. 매우 사적인 책 추천이지만, 정말 좋은 책, 재밌는 책, 정말 읽으려고 하는 책만 선별해 소개합니다. 엄숙주의를 싫어하기에 가벼운 마음으로 추천하지만, 닉네임을 걸고 약속 드립니다. 나만 읽긴 아까운 책이라고! ‘오늘 뭐 먹지?’ ‘내일 뭐 먹지?’ 만 고민하지 말고, 때로는 ‘내일 뭐 읽지?’ 생각해보는 건, 어떤가요?
너무 노력하지 말아요
고코로야 진노스케 저/예유진 역 | 샘터 |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열심히 노력하라는 주제를 품은 책이 많았다. 아침 일찍 일어나거나, 한 분야에 하루에 몇 분씩 투자하라거나, 네 개의 통장을 만들어서 돈을 모으라거나 기타 등등. 이른바 자기계발서가 유행했던 시절. 요즘은 좀처럼 그런 책이 눈에 띄지 않는다. 꾸준히 나오긴 하나, 예전만큼의 인기는 끌지 못하는 것 같다. 오히려 정반대의 이야기를 하는 책이 꽤 보인다. 『너무 노력하지 말아요』도 그 중 하나다. 기를 쓰며 매사에 열심인 사람은 언젠가는 심신이 소진된다는 점에서 안 좋다는 사실은 누구나 안다. 그런데 이렇게 노력하면 다른 사람에게도 폐가 된다고 하는데 그 이유를 들어 보면 재밌다. 조직 생활에서 혼자 너무 열심히 하면 다른 사람이 게을러진다거나, 다른 사람을 열등하게 만든다고 하는데, 옳은 말이다. 이렇듯 이 책은 개인의 삶뿐만 아니라 조직 생활에서도 왜 너무 노력하면 안 되는지를 재치 있게 설명한다. (드미트리)
청춘의 문장들
김연수 저 | 마음산책
일주일에 한 번씩은 꼭 "요즘 뭐 읽으세요?" 혹은 "책 좀 추천해주세요." 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어쩌다가 서점에 입사해서 이렇게 되었나, 싶은 게 책 추천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그 일 자체가 사람 밑천을 다 보여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 사람이 누군지 궁금할 때, 그 사람이 읽은 책 리스트를 보란 말도 있지 않은가. 나마저도 나에게 책 추천하는 것을 보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대강 가늠이 가곤 한다. 그러니 책 추천하는 일은 항상 긴장된다. 어찌 되었든 긴장은 긴장이고, 부탁은 부탁이니 내 나름대로 부탁을 받으면 노력해보는 편. 나와 같은 노력파에게 늘 안전빵이 있으니. 바로 좋아하는 작가들의 책 추천 에세이다. 특히 『청춘의 문장들』은 항상 나를 행복하게 하는 책. 좋아하는 작가가 사랑한 문장들, 혹은 추억하고 아로새긴 청춘의 어딘가를 같이 더듬어보는 일은 황홀하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그건 내가 경험한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뜻이었다'에 밑줄을 치고, 책 귀퉁이를 접을 수 밖에 없는 건, 비단 나뿐만이 아니겠지. 밑줄 긋기와 접기를 거듭하다 보면, 어느 새 내가 책 추천하려던 걱정은 저 멀리 가버리고, 이 책에 홀랑 빠져서 느긋하고 행복한 오후를 보내기 마련이다. 아름다운 문장과 하나가 되는 시간만은 누구보다 느긋하고 싶다. (땡감)
평범한 나의 느긋한 작가생활
마스다 미리 글,그림/권남희 역 | 이봄
천성이 느긋한 사람을 보면 답답하지만, 한편으로는 부럽다. '인생 뭐 있나, 다 비슷해. 어차피 사람들에게는 고통 총량의 법칙이 있으니까'라는 생각도 하지만, 이런 생각이 들지 않을 때가 훨씬 많다. 마스다 미리의 작품을 읽고 있으면, 그 어떤 책을 읽을 때보다 차분해진다. 잉크가 참 적게 들겠다 싶은 그림체와 거의 열 글자 안으로 끝나는 대화들. 여백이 많아 더 남는 게 많은 작품이 마스다 미리의 만화다. 『평범한 나의 느긋한 작가생활』은 제목 그대로, '평범한' 마스다 미리의 '느긋한' 작가생활을 담은 작품이다. 백미는 여러 편집자와의 첫 미팅에 관한 에피소드다. 한 편집자는 마스다 미리에게 자신이 과거 작업한 책을 선물로 주면서 "시간 있으면 그냥 훌훌 넘겨나 보세요. 그거 별로 재미있는 책도 아니고"라고 말한다. 마스다 미리는 생각한다. '내 책도 이런 식으로 말하려나'. 만화를 읽다 보면 점점 작가가 비범해 보인다. 느긋해서 비범해 보인다. (꾸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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