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이 되면 음식의 온도도 중요하다
주변에서 새롭게 추천하는 건강식품 보다는 자신이 오랫동안 먹어본 음식을 그대로 먹는 것이 건강에 훨씬 유리하다.
글ㆍ사진 김연수(의학전문기자 출신 1호 푸드테라피스트)
2016.02.01
작게
크게

L.jpg

 

신년 덕담으로 으뜸은 역시 건강이다. 45세 문턱만 넘어도 몸의 여기저기 이상징후가 들리다 보니 건강의 소중함이 점점 커질 수밖에 없다. 더구나 미디어마다, 유행하는 대중음악 조차도 100세 건강을 떠들다 보니 모든 건강에 대한 포커스가 100세 인생이다.

 

서점가도 예외는 아니어서 관련 책들이 홍수처럼 불어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단순히 건강한 노후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하는 차원이기 보다 급조된 사회 분위기 속에서 누구나 100세를 꿈꿔는 보지만 정작 노년기에 대한 두려움이 크기 때문에 이러한 대중심리를 이용한다는 느낌이 일면 들기도 한다.

 

노년에 대한 두려움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간이 극복해야 할 화두였나 보다. 아무리 현대의학의 힘이 커지고 건강한 팁들이 풍부해졌다 해도 늙는 두려움에 맞서지 못한다면 모두가 무용지물이다. 노년기 두려움을 극복하려면 무엇보다 그 이유를 꿰뚫어야 한다.

 

로마시대 정치가이자 철학자였던 키케로의 격언을 모아놓은 책 『키케로의 노년에 대하여』는 노년기 두려움의 이유를 4가지로 요약하고 있다. 첫째 체력의 한계에 대한 두려움. 둘째 건강을 잃기 쉽다는 두려움. 셋째 육체적 쾌락을 누리기 힘들다는 두려움. 넷째 죽음이 코앞에 닥쳐왔다는 두려움이다.

 

또한 이들 두려움은 일상 습관들 속에서 차근차근 벗어날 수가 있는데 기본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먼저 노년을 향해 걸어갈수록 자연과 친해져야 한다. 자연의 법칙을 담담하게 수용하고, 강인한 체력 보다는 강인한 정신력이 더 중요하다고 항상 속삭일 필요가 있다. 노년기 두려움을 극복하려면 무엇보다 긍정적인 마인드가 제일 중요하다. 늙는 것이 무조건 싫고 두려운 것만은 아닌 것이 나이가 들수록 더 좋은 아름다운 광경들을 볼 수가 있다. 또한 신중해질 수 있는 지혜가 축적되어 인생을 보다 풍요롭게 지낼 수도 있다.

 

키케로는 노년기 두려움은 오직 경솔한 노인들만의 문제라고 단언한다. 물론 신체적으로 노년기 약점에 봉착학기는 하겠지만 얼마든지 근면함으로 극복할 수 있다. 근면함은 노년기 건강한 식습관에도 적용되는 중요한 요소이다. 흔히 노인이 되면 입맛이 떨어지고 소화력도 떨어져 먹는 즐거움이 사라진다고 한다. 하지만 필자가 본 장수노인이나 건강한 노인들일수록 평소 식사량이나 먹는 즐거움이 젊은 사람들 못지않게 왕성하다.

 

건강한 노인들 중에는 자신이 먹을 식사를 손수 만들어서 규칙적으로 드시는 경우가 더 빈번하다. 이 경우 오랜 세월 섭취하여 몸에 검증된 음식들과 조리법이 주요 골자다. 따라서 부패된 음식이 아닌 이상 몸에 거부되거나 탈이 날 이유가 없다. 여기서 부각되는 것은 무엇을 먹느냐가 아니라 식사의 규칙성이다. 비록 균형된 영양소가 아니라도 정해진 일정 시간에 식사를 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기본적인 면역력에 훨씬 강하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노인들은 치아 상태나 내장의 활동성이 저하되어 있기 때문에 가능하면 부드러운 식재료나 조리법으로 음식을 해서 섭취하는 게 좋다. 주변에서 새롭게 추천하는 건강식품 보다는 자신이 오랫동안 먹어본 음식을 그대로 먹는 것이 건강에 훨씬 유리하다. 노인이 되면 음식의 온도도 중요하다. 차갑게 먹는 것 보다는 따뜻하게 조리해 먹는 것이 소화력 향상에도 좋고 몸의 항상상을 깨뜨리지 않아 면역력 유지에도 도움이 된다.         

 

 

 

img_book_bot.jpg

키케로의 노년에 대하여키케로 저/정영훈 편/정윤희 역 | 소울메이트
이 책은 노년을 두려워하는 이유를 반박하는 내용에 따라 총 5장으로 구성된다. 1장 ‘어리석은 자는 노년을 짐스럽게 느낄 수밖에 없다’에서는 노년에 느끼는 감정들을 이야기하고 노년을 두려워하는 네 가지 이유를 언급하며, 이후에는 그에 대해 반박한다. 2장 ‘활동이 부자연스러워 노년이 힘들다는 사람들에게’에서는 학문 수양의 중요성을 밝히고 지혜로운 사람이 되라고 조언한다.



[추천 기사]

- 음식은 문화요, 먹는 법은 문명이다
- 소금 대신 붉은 김치, 언제부터 먹었을까
- 순식간에 뜨고 지는 맛집, 왜?
- 지구촌 소스 ‘마요네즈’의 국적은?
- 순수함이 필요해! 리코타 치즈 샐러드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
예스

#김연수 #100세 시대 #식생활 #음식
0의 댓글
Writer Avatar

김연수(의학전문기자 출신 1호 푸드테라피스트)

의학전문기자 출신 제1호 푸드테라피스트 / 푸드테라피협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