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레드 벨벳의 행보는 내심 걱정될 정도다. 언제부터라고 딱 잘라 말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다른 수록곡에서도 충분히 특이점을 찾을 수 있다. 보도 자료에서는 뉴질스윙 트로피컬 하우스 등 다양한 모습을 담아내는데 주력했다고 말하지만 생각보다 곡들의 성향은 균일하다.
미니 앨범이라는 점도 그다지 한계로 작용하지 않는다. 일곱 곡이라는 결코 많다고 할 수 없는 곡수를 요긴하게 활용한다. 「러시안 룰렛」의 아우라가 자칫하면 중후반부의 수록곡들을 잡아먹을 수 있는데도 「Bad dracula」에서 한껏 끌어올린 박진감을 「Sunny afternoon」에서 산뜻하게 풀어내는 식의 완급 조절을 통해 문제를 해결한다. 특히 뮤트 트럼펫 사운드로 포인트를 주는 간주가 인상적인 「My dear」는 많은 전조에도 침착하게 템포를 유지해나가며 완벽한 앨범의 마무리로서 수행을 해낸다. 미니 앨범으로서의 완성도는 분명
그럼에도 기존의 레드 벨벳에게 가지고 있던 우려가 없어진 것은 아니다. 멤버들 개개인의 몰개성도, 레드 벨벳이라는 그룹 자체가 가지고 있는 지향점의 애매함도 그대로다. 이번에도 멤버들을 뚜렷하게 부각시키는 최상의 역할 분담은 나오지 않았고 이러한 어중간함은 레드 벨벳을 소녀시대와 f(x)의 유전자 조합 정도로 격하시키는 요인이다. 가장 적절한 대안은 '벨벳' 노선의 성공일텐데 나름대로 안정권에 정착한 이번 앨범마저 발랄한 콘셉트의 연장선이라는 점에서 아직 안심하기엔 이른 듯하다. 그저 제2의 「Automatic」을 기다려 볼 뿐이다.
좌우지간 서두에서 언급한 질문에 대한 답은 찾은 듯하다. 레드 벨벳이 잦은 활동 재개로 얻고자 하는 것은 비단 인지도나 반짝 흥행 뿐이 아니다. SM은 추진하는 기획이 당장에 성과를 거두지 못하더라도 주춤하지 않는다. SM은 그러한 뚝심을 3년차 레드 벨벳에게 배양하고 있고 그 덕에 이번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동글
2016.09.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