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명남 “달 뻥튀기는 무슨 맛일까요?”
지난 24일, 『달이 좋아요』의 출간을 기념하며 나명남 작가가 독자들과 만났다. 많은 어린이 독자들이 가족과 같이 참석했고, 책 속의 고운 그림에 마음을 뺏긴 듯한 성인 독자들도 함께했다.
글ㆍ사진 임나리
2016.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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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달은 누가 만들었을까?


달과 방아 찧는 토끼에 대한 동화는 오랫동안 구전되어왔다. 『달이 좋아요』는 이 익숙한 이야기에 새로운 상상력을 불어넣었다. 달에 살고 있는 토끼들이 별을 빻아 물감을 만들고 칠하면서 달빛을 만들어낸다는 것. 순수한 동심을 닮은 작가의 상상은 이야기의 출발점이 되었고, 그 마음만큼 곱고 따스한 그림들이 완성됐다. 섬세하고 서정적인 연필화로 채워진 『달이 좋아요』는 나명남 작가의 첫 번째 그림책이다. 작가는 달을 무척 좋아하는 아기 부엉이의 모험담을 들려줌으로써 아이들의 상상력과 호기심을 자극한다.

 

“달에는 무늬가 있어서 옛날부터 사람들은 그곳에 무엇인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여러 나라의 사람들이 다 다른 모양으로 상상하고는 했죠. 방아 찧는 토끼, 당나귀, 악어, 개, 사자 등 같은 무늬를 보고도 서로 다른 생각을 했어요. 우리 조상들은 달에 방아 찧는 토끼가 있다고 생각했죠. 저도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자랐고, 어릴 때부터 달을 무척 좋아했어요. 달을 보면서 토끼를 본 적이 있었는데 그 순간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있어요. 그런데 어른이 되면서 달을 자세히 볼 기회가 별로 없었어요. 그러다가 어느 날 조카가 달 이야기를 하는 걸 듣고 어릴 때의 기억이 떠오르더라고요. 그런 순간들과 기억, 호기심이 『달이 좋아요』를 만드는 계기가 된 것 같아요.”

 

지난 24일, 『달이 좋아요』의 출간을 기념하며 나명남 작가가 독자들과 만났다. 많은 어린이 독자들이 가족과 같이 참석했고, 책 속의 고운 그림에 마음을 뺏긴 듯한 성인 독자들도 함께했다. 작가는 그림책을 직접 읽으며 『달이 좋아요』를 소개했다.

 

어느 날 밤, 아기 부엉이는 하늘에서 두둥실 내려온 노란 조각을 보게 된다. 조각을 향해 날개를 뻗자 몸이 붕 떠올랐고, 높이 높이 하늘로 날아올랐다. 마침내 달에 도착하게 된 아기 부엉이는 달 토끼들과 만난다. 그리고 함께 보름달을 만드는 경험을 하게 된다. 별을 모아 절구통에 넣고 쿵덕쿵덕 방아를 찧자 물감이 완성됐다. 노란 빛으로 달을 채색하자 보름달이 완성되어 밤하늘을 비추었다. 달 표면의 분화구에서는 보름달을 축하하는 뻥튀기가 솟아올랐다. 다시 하늘을 날아 엄마 곁으로 돌아온 아기 부엉이는 숲 속에서 보름달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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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뻥튀기는 무슨 맛이에요?


책 읽기를 마친 나명남 작가는 『달이 좋아요』의 작업 과정을 직접 보여주기도 했다. 그녀가 준비해 온 사진 속에는 스케치부터 시작해서 채색을 마무리하는 단계까지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어린이 독자들은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한 권의 그림책이 완성되는 과정을 지켜봤다.

 

함께 퀴즈를 푸는 시간이 주어지자 다시 한 번 책을 펼치며 골똘히 생각에 잠기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다른 토끼들과는 다른 모습을 한 토끼 한 마리는 어디에 숨어있을까?’, ‘아기 부엉이가 달 토끼들에게 선물 받은 가방에는 무엇이 들어있었을까?’, ‘숲 속에서 보름달을 바라보는 동물들은 모두 몇 마리일까?’ 등 흥미로운 질문들이 이어졌다. 책 속의 그림과 줄거리를 세세하게 살피지 않았다면 맞추기 어려운 문제들이었지만, 아이들은 정답을 찾아가는 과정 자체를 즐기는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구석구석 감춰져 있는 단서들을 찾아내는 즐거움을 알아갔다.

 

작가와의 질의응답이 시작되자 여기저기에서 천진한 질문들이 쏟아졌다. ‘책에 그려진 별들은 모두 몇 개예요?’, ‘달에서 왜 뻥튀기가 나와요?’, ‘뻥튀기는 무슨 맛이에요?’와 같은 질문들은 행사장 내의 어른들을 슬며시 미소 짓게 했다. ‘주인공이 왜 부엉이에요?’, ‘왜 제목이 『달이 좋아요』예요?’와 같은 제법 예리한 질문들도 있었다.

 

나명남 작가는 “달 뻥튀기는 저도 먹어보지는 않았지만, 고소하고 달콤한 맛일 것 같아요”, “부엉이가 밤에 활동을 많이 하니까 달을 보는 시간이 많을 것 같았어요. 제가 부엉이를 좋아하기도 하고요”, “열심히 달을 칠해준 토끼들에게 선물을 주고 싶었어요. 뻥튀기가 펑펑 터지는 모습이 분화구의 느낌을 잘 표현할 것 같았어요”라고 마음을 담아 대답했다.

 

이어진 순서는 ‘나만의 컵받침 만들기’였다. 행사에 참석한 독자들은 자신의 그림으로 채워진 컵받침을 만들어나갔다.

 

“책에 나오는 그림들을 따라 그리셔도 되고, 책에서 이야기되지 않은 부분을 상상해서 그리셔도 좋아요. 예를 들면 『달이 좋아요』에는 토끼들의 비밀수레가 나오는데, 그 안에 어떤 재료들이 들어있을지 상상해서 그리실 수도 있을 거예요. 책과 상관없이 그리고 싶은 이미지를 그리셔도 좋고요.”

 

나명남 작가는 직접 독자들을 찾아다니며 그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어떻게 그려야 할지 모르겠다는 아이들에게 조언을 해주기도 하고, 직접 그림을 그리며 시범을 보이기도 했다. 한창 그리기에 빠져있는 아이들에게는 응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컵받침 만들기를 완성한 독자들은 사인을 받기 위해 작가를 찾아왔다. 나명남 작가는 『달이 좋아요』 속의 아기 부엉이와 달 토끼가 새겨진 스탬프를 직접 준비해 와 찍어주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 독자들의 얼굴에도, ‘아기 부엉이와 달 토끼 중에 어떤 것을 고를까’ 사뭇 진지하게 고민하는 아이들을 바라보는 작가의 얼굴에도 보름달 같은 웃음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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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이 좋아요 나명남 글그림 | 창비
아기 부엉이가 떠난 신비로운 달 여행을 섬세한 연필화로 그린 신예 작가 나명남의 첫 창작 그림책. 달의 비밀스러운 분위기를 포착하여 상상력과 서정적인 필치로 아름답게 표현해 냈습니다. 아기 부엉이가 밤을 환히 밝히는 달의 비밀을 알아가는 여정이 축제처럼 그려져 흥겨운 기운과 정서적 만족감을 전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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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명남 #달이 좋아요 #그림책 #보름달
1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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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uiu22

2016.10.07

우아 우아우아우아,....... 너무 좋은 시간이었을 것 같아요. 그림책 넘 이뿌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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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나리

그저 우리 사는 이야기면 족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