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시대를 위한 진짜 축제
소녀시대가 긴 시간에도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라는 것을 보여주며 10주년 소녀시대의 위엄을 보여줬다는 데 의미가 있다.
글ㆍ사진 이즘
2017.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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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진행형의 10년 차 걸 그룹 소녀시대에겐 화려한 파티가 필요하다. 2015년의 「Party」가 8명이라도 변함없다는 자신감과 이를 증명하는 쇼케이스였다면, 2017년의 은 제목 그대로 10주년 홀리데이를 맞은 본인들을 위한 진짜 축제다. 치열하기보다는 여유롭고, 추억과 과거를 회상하는 은유가 곳곳에 새겨져 있는, 이제까지 정규작과는 성격이 다른 ‘기념작’이다.

 

1970년대 디스코와 1980년대의 마돈나를 가져온 더블 타이틀 「All Night」과 「Holiday」에서 가장 영롱하고, 화려하게 반짝이며, 여유로운 소녀시대를 확인할 수 있다. 신시사이저와 펑크 리듬을 기반으로 한 전자는 복고풍 뮤직비디오와 함께 지난날들을 회고하며 나른하면서도 낭만적인 파티를 연출하고, 뮤지컬 형식의 파티 송가인 후자는 화려한 브라스 세션과 시종 활기찬 축제로 10주년을 자축한다. 모두가 따라 불렀던 손쉬운 멜로디 라인이나 한 방 임팩트의 부재는 ‘참 많은 일 있었어 우리 사이’ ‘Hey 특별해 우리 Holiday / 너와 나만을 위한 하루가 될 수 있게’ 등 팬들에게 더욱 특별하게 다가올 메시지가 대체한다. 이 감사함은 곧이은 다음 트랙 「Fan」으로 확실하게 구축되고, 앨범을 마무리하는 「오랜 소원(It’s you)」과 「Light up the sky」를 통해 잔잔한 반향을 불러일으키며 ‘소녀시대 10주년’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한다.

 

기존 소녀시대 앨범의 틀에 트렌드 대신 웰메이드 팝으로 나아갔던 태티서의 스타일을 이식한 수록곡들은 무난하게 제 몫을 한다. 앨범의 출발을 알리는 화려한 펑크(Funk) 트랙 「Girls are back」이나 미디엄 템포의 밀레니엄 R&B 「One last time」, 어쿠스틱 기타를 기반로 편안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Only one」은 태티서의 이름을 달고 나왔어도 어색하지 않았을 곡들이다. 셔플 리듬 위에 세션을 더해가는 R&B 「Love is bitter」는 「낭만길」 「어떤 오후」를 이어가는 차분한 소녀시대 표 소품집을 이어가지만 태티서의 모던함과 큰 부피를 더하면서 훨씬 좋은 결과를 불러왔다. 반면 신세대 SMP의 잔향이 느껴지는 엑소 스타일의 「Sweet talk」는 오히려 겉도는 느낌이 든다. 음악으로도 콘셉트로도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한 그룹이라 아주 새롭진 못하더라도 웰메이드의 퀄리티를 잃진 않는다.

 

파격과 변신 대신 역사를 택한 이후로 소녀시대에게 새로운 무언가를 기대하거나 과거와 같은 거대한 인기를 기대하긴 어렵다. 대신 2016년 한 해 멤버들이 각자의 개성을 통해 새로운 길로 뻗어나갔고, 소녀시대를 롤 모델로 삼은 수많은 후배 그룹들이 훨씬 더 넓은 방향을 개척하고 있다. 역시 특출한 앨범은 아니지만 긴 시간에도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라는 것을 보여주며 10주년 소녀시대의 위엄을 보여줬다는 데 의미가 있다. 화려하고 멋진 파티 속 소녀시대는 여전히 아이돌들의 아이돌이자 동경의 대상이다.


김도헌(zener121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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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시대 #Holiday Night #태티서 #웰메이드 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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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