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도 이혼도, 시작은 사랑이었다 – 뮤지컬 <투모로우 모닝>
결혼을 하루 앞둔 예비 부부, 이혼을 하루 앞둔 결혼 10년차 부부. 누구나 공감할 만한 사랑의 감정을 이야기하다.
글ㆍ사진 임나리
2017.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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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사랑이었다


‘내일 아침이면 모든 게 변할 거야’ 존과 캣은 생각한다. 결혼을 하루 앞둔 오늘, 이 밤만 지나면 분명 많은 것들이 달라질 터였다. 헤어짐을 아쉬워하던 연인이 부부가 되고, 같은 집에서 눈을 뜨고 감으며 하루를 보내고, 별다른 일이 없는 한 그런 날들은 평생 이어질 것이다. 결혼식까지 남은 시간을 셈해가며 두 사람은 기대에 부푼다. 그리고, 이 순간의 커플들이 으레 그러하듯, 알 수 없는 불안감이 불쑥불쑥 고개를 든다. 나와 평생을 함께할 사람이 그(그녀)가 맞을까. 남편으로서, 아내로서, 우리는 잘 살아갈 수 있을까. 싱글로서 보내는 마지막 밤은 느리게 흐른다.

 

‘내일 아침이면 모든 게 변할 거야’ 잭과 캐서린 또한 생각한다. 두 사람은 결혼의 마지막 순간을 준비하고 있다. 부부로 살아온 10년의 세월, 서로를 할퀴었던 수많은 말들을 떠올린다. 소득도 없이 잘잘못을 따지던 날들. 아침이 밝으면 그 지난한 시간과도 작별이다. 잃었던 자유를 되찾을 것이고 후련한 마음도 들 것이다. 그런데도, 머릿속은 복잡하기만 하다. 우리는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답해줄 사람은 이제 곁에 없는데 떨칠 수 없는 질문만 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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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의 시작과 끝을 앞두고 있는 네 사람. 뮤지컬 <투모로우 모닝>은 그들의 이야기를 씨실과 날실처럼 교차시킨다. 두 커플은 정반대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일생일대의 선택’을 앞두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시작은 사랑이었다는 점도 똑같다. 그들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사랑이 찾아오고 떠나가는 일련의 과정을 되짚게 된다. 그 감정이 끓어오를 때 찾아오는 황홀함, 설렘, 애틋함. 그 감정이 식어갈 때 느끼는 실망과 후회. 누구나 공감할 만한 감정들을 순간순간 마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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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소중함을 일깨워줄 로맨틱 뮤지컬


뮤지컬 <투모로우 모닝>은 2006년 영국 런던에서 초연됐다. <미드나잇>, <쓰루 더 도어> 등을 통해 풍부한 감수성을 선보였던 로렌스 마크 위스의 작품으로, 결혼을 하루 앞둔 예비 부부와 결혼 10년차 부부를 통해 “늘 우리 곁에 있지만 소중함을 잊고 사는 사랑”에 대해 이야기한다. 2009년 시카고 조셉 제퍼슨 어워드에서 베스트 뮤지컬상을 수상했으며, 2011년에는 뉴욕 오프-브로드웨이에 입성했다. 11년 동안 일본, 시카고, 멜버른, 비엔나, 리스본, 독일 등 전 세계에서 공연되면서 꾸준히 사랑 받는 로맨틱 뮤지컬로 자리 잡았다.

 

<투모로우 모닝>의 강한 호소력은 ‘공감’에서 나온다. 결혼식 전날 밤의 존과 캣, 이혼을 하루 앞둔 잭과 캐서린이 털어놓는 감정은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만한 것이다. 바꿔 말하면 ‘딱히 다를 것 없는’ 이야기가 펼쳐진다는 것인데, 네 사람의 결심을 흔들고 지나가는 사건조차 색다르게 다가오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이 매력을 잃지 않는 이유는 사랑스러운 캐릭터와 위트 있는 대사, 유쾌하고도 애틋하게 흐르는 음악의 힘 때문일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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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재 음악감독의 섬세한 편곡과 성열석 연출의 세련된 감각으로 완성된 뮤지컬 <투모로우 모닝>은 탄탄한 실력을 가진 배우들이 함께한다. 박송권, 심재현이 잭 역을 맡아 “성공한 아내에 대한 열등의식과 삶의 매너리즘에 빠진 가장”의 모습을 보여주며, 이들과 호흡을 맞춘 유나영과 홍륜희는 “마음의 허전함을 숨길 수 없는 커리어우먼” 캐서린을 연기한다. 철없는 새 신랑처럼 보이지만 유쾌한 매력으로 무장한 존 역에는 김태오와 이상운이 캐스팅됐다. 한보라와 김보정은 생기 넘치는 사랑스러운 새 신부 캣으로 변신했다.

 

올 겨울, 가슴 따뜻한 로맨틱 뮤지컬로 기억될 <투모로우 모닝>은 1월 14일까지 JTN 아트홀 2관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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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나리

그저 우리 사는 이야기면 족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