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의 선생, 문학평론가 황현산 타계
고려대학교의료원 안암병원 장례식장에 빈소를 마련해 10일 오전 10시에 발인할 예정이다.
글ㆍ사진 채널예스
2018.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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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평론가이자 불문학자, 번역가, 전 한국문화예술위원장인 황현산이 2018년 8월 8일 암 투병 끝에 향년 73세 나이로 별세했다. 1945년 태어나 고려대학교 불문학과와 같은 대학원을 나와 한국 불문학에 혁혁한 공을 세웠고, 40대 중반에는 문학 비평으로 문단에 이름을 알렸다. 2013년 펴낸 『밤이 선생이다』 로 대중에게 우아한 산문가이자 ‘이 시대의 선생’으로 각인되었다.


불문학자로서는 기욤 아폴리네르 연구를 중심으로 프랑스 현대시를 연구했다. 잘 알려진 『어린왕자』와 샤를 보들레르의 『악의 꽃』 도 황현산 선생이 번역한 바 있다. 번역과 관련해 여러 문제에 관심을 지니고 여러 편의 글을 발표했으며 한국번역비평학회 초대 회장을 맡았다.


2011년 서정시학 작품상, 2012년 아름다운 작가상, 대산문학상 평론부문, 팔봉비평문학상 등으로 정식으로 등단하지 않고도 비평가이자 작가로서의 역량을 인정받았다. 지난해 11월 한국문화예술위원장으로 취임했으나 건강상의 이유로 3달만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2018년 6월 『황현산의 사소한 부탁』 을 병세가 악화되는 중에도 출간해 독자에게 마지막 선물을 안겨주었다.


고려대학교의료원 안암병원 장례식장에 빈소를 마련해 10일 오전 10시에 발인할 예정이다.

 

“나이가 들면 어둠은 더욱 많아집니다. 하늘을 꿰뚫을 것처럼 빛나는 순간은 아주 가끔이죠. 그래도 다행인 것이 나이가 들면 어둠에 익숙해지고 어둠을 용서하게 된다는 거예요.”
- 고 황현산 선생 인터뷰 중

 

 

*황현산 주요 저서

 


황현산의 사소한 부탁
황현산 저 | 난다

선생의 작은 부탁들로 채워진 이 책은 그리하여 별 같은 것이 될 것이다. 우리가 삶의 어둑어둑함으로 낯설어할 때 두려워할 때 다분히 주저앉고 싶을 때 길도우미로 거침없이 우리를 안내할 것이다.

 

 

 

 

 

밤이 선생이다
황현산 저 | 난다

자신의 천재적인 재능을 모른 채 골방 속에서 시와 함께 곰팡내를 풍겼던 우리 시인들을 황현산이 끄집어내어 볕에 몸을 말리게 했다. 황병승 시인이 그러했고, 김이듬 시인이 그러했으며, 그밖에 그의 해설로 다시금 재조명되어 한국 시단의 새로움이 된 시인들로 치자면 일일이 나열하기가 버거울 정도다.

 

 

 

 

우물에서 하늘 보기
황현산 저 | 삼인

우리가 잊을 수 없고 잊어서도 안 되는 세월호의 비극이, 참혹하고 참담한 윤 일병 사건이 시화집의 몇 편에 걸쳐 중요한 모티브로 등장한다. 자신의 대학 동창이기도 한 어느 소설가와 함께 술을 마셨다는 이유로 검은 차를 몰고 온 사나이들에게 끌려가 이제는 문학인들의 집이 된 남산의 어느 시설에서 내리 사흘 동안 “청동상”처럼 온몸에 퍼렇게 멍이 들도록 두들겨 맞고 저 ‘88올림픽’이 끝나던 날 숨을 거둔, 박정만이라는 무명시인에 대한 이야기도 들어 있다.

 

 

*황현산 주요 역서

 

 

악의 꽃
샤를 피에르 보들레르 저/황현산 역 | 민음사

세계시인선은 문청들이 “상상력의 벽에 막힐 때마다 세계적 수준의 현대성”을 맛볼 수 있게 해 준 영혼의 양식이었다. 특히 지금 한국의 중견 시인들에게 세계시인선 탐독은 예술가로서 성장 하는 밑바탕이었다. 피에르 보들레르의 시선이 리뉴얼되어 다시 나온 책.

 

 

 

 

 

파리의 우울
샤를 피에르 보들레르 저/황현산 역 | 문학동네

열광과 도취의 풍경이 비평적 현실의식에 의해 무참히 깨어지는 과정이 고스란히 담긴 책. 이는 곧 현대시의 운명에 대한 보들레르의 예언과도 같다. 베를렌, 랭보, 로트레아몽, 말라르메 등 근대 상징파 시인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 그 반증이다. 도시 인간의 현대적 정서를 새로운 형식과 내용으로 아우른『파리의 우울』은 문학 장르에 새로운 길을 제시한 하나의 문학적 사건이다.

 

 

 

어린 왕자
생 텍쥐페리 저/황현산 역 | 열린책들

다른 별에서 온 어린 왕자의 순수한 시선으로 모순된 어른들의 세계를 비추는 이 소설은, 어른들의 세계를 살아가는 독자들에게 삶을 돌아보는 성찰을 제공한다. [소행성 B612]에서 찾아와 어른들에게 말을 거는 어린 왕자의 모습은 마치 우리가 잃어버린 어린 시절의 원형 같은 향수를 자아낸다. 어린 왕자가 여행 중에 만난 왕, 허영쟁이, 술꾼, 사업가, 가로등 켜는 사람, 지리학자 등은 모두 현실을 지배하는 모순 속을 살아가는 어른들의 일그러진 모습들이다. 황현산 선생의 지적대로, 그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자신의 일에 골몰하며 살아가지만, 자기 외의 다른 존재와는 진정한 관계를 맺지 못한다. 세상 만물을 명령하는 자신과 명령받는 타자로 구분하는 왕, 자기 자신에게밖에 관심이 없는 허영쟁이, 자기 밖으로 빠져나갈 수 없기에 자신의 순환 논리에서도 벗어날 수 없는 술꾼, 자기 것과 자기 것이 아닌 것으로 나뉜 소유관계로만 세상을 파악하는 사업가, 세상 만물이 지식의 대상이지만 그 물건 하나하나를 직접 만나 본 적은 없는 지리학자는 모두 이런 모습의 단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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