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을 미덕으로 알고 자란 엄마의 모습을 보는 자식, 연금으로 카페에 오는 노인들을 바라보는 취준생의 시선. 이들의 모습에서 문득 만 65세 이상 지하철 무료 이용에 관한 열띤 논의가 떠오른다. 『70세 사망법안, 가결』 이 보여 주는 평범한 삶의 단층은 우리네 삶과 한 치 다를 바 없다. 제27회 추리소설 신인상으로 화려하게 등단한 작가 가키야 미우가 풀어내는 일본 사회의 모습은 마치 현시점을 투사하는 듯하다. 이에 응답하듯, 일본 문학 전문번역가 김난주는 칼과 방패처럼 대립하는 이들의 모습을 오늘날 우리의 이야기에 유려하게 녹여 낸다. 가키야 미우와 김난주의 조화로운 언어는 때로는 불편하고도 마음 아리게, 때로는 건조하지만 격정적으로 스며든다. 우리는 그들 개개인의 상황을 ‘나’에 투영하여 화를 내기도 하고 억울해하기도 하면서, 차츰 서로의 입장을 이해한다.
우리가 감내해야만 하는 힘듦이 한 편의 소설로 모두 씻겨 내려갈 수는 없다. 그러나 세상에는 다양한 길이 있다. 굳이 완벽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더라도, 한 편의 이야기가 위로를 주기도 한다. 새로운 시작을 내딛은 도요코, 그리고 도요코의 부재로 기존의 자신을 하나씩 벗겨 내는 가족들. 임계점에 다다랐던 우리의 이야기는 여기서부터 새로운 시작을 내디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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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세 사망법안, 가결가키야 미우 저/김난주 역 | 왼쪽주머니
우리 사회 전체의 문제를 ‘나’의 입장에서 진하게 공감하며 타인의 시각에서 서로를 이해하게 된다. 더없이 사회적인 문제를 아주 평범한 한 가족에 투영하여, 우리 모두에게 다시 한 번 생각할 거리를 제시한다.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