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sbs 스페셜
최근 기억법 학습 멘토로
최근 SBS 스페셜 <당신도 기억력 천재가 될 수 있다-기억력의 비밀>에 출연해서 큰 화제가 되었는데요. 암기에 취약해 자신감과 학습 의욕이 떨어진 중학생에게 기억법을 가르쳐서 나중에는 어려운 원소기호도 척척 외우고 자신감이 높아진 결과를 보인 부분이 참 인상적이었어요. 정말로 아이큐나 나이에 상관없이 기억법 훈련을 통해 기억력이 좋아질 수 있는 건가요?
그 학생이 공부와의 연을 끊게 된 계기가 원소기호였다고 해요. 원소기호를 못 외우니까 이후 학교에서 과학 선생님이 말씀하시는 내용을 못 알아들어 진도를 따라가지 못했을 거예요. 그래서 공부를 포기하게 만든 가장 큰 원인인 원소기호 외우기를 성공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면 큰 의미가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과학뿐 아니라 대부분의 과목에서 외워야 할 내용이 많다 보니, 아마 많은 학생이 공감하는 문제라고 생각하는데요. 이런 학생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보이는 문제가 바로 자신감과 자존감 하락이에요. ‘나는 원래 머리가 나빠서 공부를 못하나 봐’, ‘공부는 노력보다 타고난 재능이 필요해’, ‘다른 애들은 잘만 외우는데 나는 왜 이러지?’ 등등. 저 또한 학창시절에는 공부를 그다지 잘하지 못하는 학생이었고 그런 열등감을 어느 정도 갖고 있었기 때문에, 그런 학생들을 보면 누구보다 이해가 가고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아이큐와 나이는 실제 학습능력이나 기억력과 거의 관계가 없다는 연구결과가 이미 많이 나와 있어요. 굳이 연구결과를 보지 않아도 기억력대회를 보면 예시를 너무나 쉽게 찾아볼 수 있죠. 많은 기억력 선수들이 평범한 아이큐를 가지고 있고, 반대로 아이큐가 높은 멘사회원이 일반인보다 못한 성적을 내기도 합니다. 심지어, 우리나라에서 최근에 가장 많은 우승을 차지한 랭킹 1위 기억력 선수의 나이가 50대 중반이라는 점이 이를 강력하게 입증하고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체계적인 기억술(기억법)과 꾸준한 훈련입니다.
국내 최초로 오프라인 기억력스포츠센터 <기억술사 아카데미>(구-조신영의 기억저장소)를 오픈하신 걸로 알고 있어요. 최근 디지털 치매나 건망증이 이슈가 되면서 사람들이 많이 찾을 것 같아요. 대체로 어떤 연령의 분들이 어떤 이유로 센터를 찾으시는지 궁금합니다.
앞서 말한 대로 우리나라의 교육 현실의 한계를 느끼시는 초?중?고 학부모들께서 아이들을 많이 보내고 계세요. 그리고 자격증이나 공무원 시험, 각종 고시 등을 위해 기억술을 배우러 오시는 분들이 그 뒤를 잇고 있죠. 기억술의 도움으로 국가고시에 합격하신 분들도 서서히 나오고 있고요.
이전까지는 우리나라에서 기억력스포츠 자체가 잘 알려져 있지 않았어요. 그나마 해외에서 90년대 시작되어 전 세계로 퍼졌기 때문에 소수의 마니아들만 해외로 나가 국제대회에 참가하는 정도였죠. 이런 이유로 취미나 유희로서 순수하게 기억력스포츠를 즐기거나 일상에서의 건망증 혹은 치매 예방을 위해 찾으시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지 않은 상황입니다.
그러나, 2017년부터 시작된 국내 기억력대회가 앞으로 활발히 열릴 예정이고 꾸준히 매스컴을 타면서 대중에게 다가가고 있는 상황이에요. 여기에 기억력스포츠가 실제 학습능력과 건망증 개선, 치매 예방에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진다면 많은 분이 기억력스포츠를 찾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이전까지는 기억력스포츠와 기억술을 심도 있게 전문적으로 다루는 곳이 없었지만, 기억술사 아카데미를 통해 전국에 기억력스포츠센터가 설립되고 뛰어난 기억술사들이 활약하는 시기가 곧 올 거라고 봐요.
다른 기억법 도서와는 다르게 기억법을 단계별로 차근차근 익힐 수 있고, 실제로 훈련해볼 수 있는 예시 문제들이 많이 수록되어 있어서 이 책이 특별한 것 같아요. 이 책을 좀 더 잘 활용할 수 있는 팁을 주신다면요?
기억술을 제대로 익히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점 두 가지가 있어요. 이를 무시한다면 중도에 포기하거나 기억법의 효과 자체를 부정하게 되죠. 따라서 다음의 팁 혹은 조언을 꼭 명심하셔야 제대로 기억법과 학습법을 익혀 뛰어난 기억술사가 될 수 있을 겁니다.
첫째는, 단계적인 학습이에요. 처음부터 기억법들을 익혀 실제 공부나 시험준비에 활용하려고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이는 자칫 위험할 수 있어요. 아직 하나의 기억법도 제대로 숙달되지 않은 상태에서 처음부터 추상적인 개념이나 문장, 긴 글에 적용하려고 하면 흔히 말해 ‘멘붕’에 빠질 수 있죠. 그리고는 ‘아, 이건 원래부터 머리가 뛰어나야 하나 봐. 나는 안 될 것 같아’ 혹은 ‘기억법은 실제 공부에는 별로 효과가 없는 것 같아’라는 근거 없는 단정을 지으며 포기하게 됩니다. 제가 수년간 오프라인 강의를 하면서 이 같은 경험을 했기 때문에 지금의 커리큘럼을 만들게 되었어요. 비교적 쉽고 익숙하여 바로 적용이 가능한 약어법부터, 스토리기억법, 영상화기법, 기억의 궁전까지 단계별로 기억전략을 익히게 되고, 이후 이미지, 단어, 문장이나 얼굴&이름까지 쉬운 것부터 어려운 대상으로 단계적 훈련을 하게 되는 것이죠.
둘째는, 체계적이고 꾸준한 훈련입니다. 기존의 기억법 책들이 이론은 충실하지만 실질적으로 지속적인 훈련을 할 수 있게 만들어주지는 못했어요. 그리고 이를 뒷받침해줄 충분한 양의 훈련자료와 시행착오와 시간 낭비를 최소화해줄 지도자의 코칭도 필요하죠. 책을 쓸 때 이 부분을 가장 신경 썼어요. 처음 입문하시는 분들이 체계적으로 훈련하기 위한 자료를 최대한 수록하고자 했습니다. 위에서 말한 단계적 학습이 가능하도록 커리큘럼을 구성하기도 했고요.
많은 분이 기억법을 통한 학습 능률 향상에 관심을 갖고 있는데요. 꼭 암기과목이 아니더라도 정말 기억법을 통해 학습 능률을 향상할 수 있나요?
기억술이 꼭 암기과목에만 적용되는 건 아니에요. 이를 배우고 훈련함으로써 기억력뿐 아니라 창의력, 상상력, 관찰력, 독해력, 논리적인 사고력, 집중력 등 어마어마하게 다양하고 종합적인 두뇌 능력이 계발됩니다. 책을 읽을 때도 이전보다 훨씬 잘 이해되고 굳이 의식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기억이 나게 돼요. 여기에 의식적으로 기억술을 사용한다면 그 효과는 몇 배가 되죠.
아까 말씀드렸듯이 기억술을 익히고 훈련하게 되면 메타인지 능력이 높아지는데, 이때 체계적으로 계획하고 깊이 있고 다양하게 사고하는 능력들이 생기게 되어 전략적인 학습이 가능해져요. 공부 잘하는 학생들을 보면 그냥 책을 훑어보는 것 같지만, 그 학생의 머릿속에서는 개념들이 체계적인 패턴으로 구조화되고 수없이 많은 시냅스 연결이 일어나고 있어요. 타고나지 않아도 이런 능력을 얻을 수 있다면, 기존에 10시간 공부할 것을 3시간 만에 끝낼 수 있게 되어 학습 능률이 올라갈 수밖에 없겠죠. 공부한 것이 더 오래 기억에 남는 것은 덤입니다.
기억력 스포츠 선수이자 기억법과 기억학습법을 가르치는 강사로 활동하고 계신데요. 선수로서 가장 뿌듯했던 순간과 강사로서 가장 뿌듯했던 순간이 언제였는지 궁금해요.
선수로서 가장 뿌듯했던 순간은 단연 한국 챔피언이 되었을 때예요. 올해 2018년 2월에 서울에서 열린 전국대회였죠. 2015년에 선수로 데뷔했지만 매번 우승을 문턱에서 놓쳤는데, 드디어 그간의 노력이 결실을 보았던 순간이었어요. 지독한 건망증 투성이가 한국에서 기억력이 가장 뛰어난 사나이로 거듭나는 순간이기도 했죠. 그래서 사실 ‘기억력 천재’라는 명칭이 저에겐 맞지 않는 것 같기도 해요. 천재라고 하면 보통 그 분야에서 큰 노력 없이 일반인에게 넘사벽인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잖아요. 기억력과 학습 분야에서만큼은 타고난 재능보다 꾸준한 훈련과 노력이 더 중요하다는 걸 말씀드리고 싶어요.
강사로서 가장 뿌듯했던 순간은 강의가 끝나고 학생들이 환하게 웃는 얼굴을 볼 때예요. 수업을 듣기 전에 ‘나도 할 수 있을까?’ 걱정하고 자신감이 없어 보이던 학생들이, 수업 내내 기억술을 체험하고 익히면서 놀라움의 표정을 짓고 ‘나도 할 수 있구나’ 자신감을 가지는 모습을 보면 정말 뿌듯하고, 마치 처음 기억술을 공부하고 연습할 때의 저를 보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아져요. 오히려 이제는 선수로서 대회에 좋은 성적을 내는 것보다도 교육자로서 기억술의 가치를 전하는 것이 저에게 더욱 중요하고 좋아졌어요.
센터에서 운영하는 기억법 훈련 과정이 궁금해요. 이 외에도 기억력 스포츠와 기억법 훈련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모임이나 사이트가 있을까요?
아무래도 책만 가지고 혼자서 공부하기보다는 직접 대면하여 설명을 듣고 훈련까지 하면서 코칭을 받는다면 시행착오와 시간 낭비를 최소화할 수 있을 거예요. 숙련된 조교의 시범을 통해 나에게 부족한 점과 보완해야 할 점을 금방 캐치할 수도 있어요. 또, 같이 배우는 동료들이 있으면 동기부여도 되고 서로의 생각과 노하우를 공유하여 학습효과를 극대화할 수도 있죠. 센터에서는 실제로 대회를 치르듯이 실전 훈련도 하게 되고 다양한 자료를 가지고 훈련하기 때문에 실력향상 속도가 매우 빨라지게 돼요.
cafe.naver.com/mnemonist는 제가 만든 사이트인데요. 원래는 ‘기억술사 클럽’이라고 해서 함께 대회를 준비하는 모임을 계기로 만들게 되었는데, 이제는 누구나 가입하여 기억술에 관련된 정보와 팁도 얻고 자신의 이야기를 공유할 수 있어요. 물론 기억술사 모임도 꾸준히 갖고 있고요. 모임에 참석하여 다양한 분들과 소통하고 함께 훈련한다면 센터 강의와는 다른 분위기로 실력향상을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이 사이트를 통해 센터 강의 공지도 올리고 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릴게요.
마지막으로 이 책의 독자께, 기억법에 관심을 갖고 있는 분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려요.
어느 분야든 노력 없이 뛰어난 성취를 이룰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각 분야의 전문가가 된다는 것은 타고난 재능과 끊임없는 노력을 바탕으로 반복적인 학습&훈련을 지속한 결과예요. 기억술이나 학습법도 마찬가지죠.
그러나, 기억과 학습에 있어서만큼은 타고난 재능보다 끊임없는 노력이 절대적입니다. 물론 타고난 재능이 있다면 없는 것보다는 좋겠지만, 재능이 없어도 제대로 노력하면 누구나 전문가가 될 수 있는 몇 안 되는 분야라고 봐요. 군인 신분이었던 제가 처음 기억술을 공부하고 연습할 때는 정말 관련 정보나 제대로 된 책, 배우는 곳을 찾기가 어려웠어요. 그만큼 우리나라가 기억력스포츠의 불모지였던 거죠. 그러나 이제는 어느 다른 나라와 견주어도 교육프로그램이나 대회 운영이 잘 되어있다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런 시기에 배울 수 있는 여러분들이 은근히 부럽기도 합니다. 제 책을 보시는 독자분들이 많이 퍼뜨려주셨으면 좋겠어요.
기억술은 개인에게 경쟁력과 능력 그리고 자신감과 자존감 높여주고 특히 무한경쟁의 교육환경에서 자라는 아이들에게 시험의 족쇄에서 해방케 해주는 역할을 할 것입니다. 또한, 고차원적이고 다양한 사고방식과 창의성을 길러주는 기억술 교육을 통해 주입식 암기교육의 폐해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고, 세계화 시대에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을 몇 단계 이상 끌어올리겠다는 사명감을 저는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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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연발 건망증 투성이는 어떻게 기억력 천재가 됐을까?조신영 저 | 베프북스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는 ‘고급’과 같이 기억법을 단계별로 구성해 독자들이 자신의 상황에 맞게, 기초부터 차근차근 익혀나갈 수 있게 도와준다.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