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서 만난 북한 근현대사] 100년의 시차를 둔 조선X북한 여행기
1910년 영국의 화가 에밀리 켐프는 하얼빈에서 단둥을 거쳐 평양, 서울, 부산, 원산, 금강산으로 이어지는 여행을 하며 ‘조선’의 풍광과 사람들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모습을 보여준다.
글ㆍ사진 출판사 제공
2019.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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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만난 북한 근현대사』는 100년의 시차를 두고 근대 초의 ‘조선’과 현대의 ‘북한’을 왕래한 두 여성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에밀리 켐프와 테사 모리스 스즈키는 한반도 곳곳을 누비며 각지의 풍광과 사람들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관찰한다.

 

1910년, 영국의 여성 화가 에밀리 켐프는 조선에 첫발을 디딘다. 당시 동아시아는 오랫동안 서구가 관심을 기울였던 중국이 쇠퇴하고,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을 거치며 일본의 세력이 급속도로 팽창함에 따라 새로운 질서가 형성되었다. 켐프의 여행은 이와 같은 상황에서 이뤄진 것이다. 일본이 조선 병합의 정당성을 알리고 제국의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해 외국인의 조선 여행을 적극 활용한 것도 주효했다. 특히 금강산은 당시부터 대표적인 관광 상품으로서 서양 여행객들이 조선을 방문하면 한 번쯤 방문하는 명소였다. 하얼빈을 거쳐 조선에 들어온 켐프 역시 평양과 서울, 부산과 원산을 거쳐 금강산을 유람했고 그 뒤 산둥반도로 건너가 서쪽을 향해 여행을 계속했다. 켐프는 여행지를 지날 때마다 우리에게도 익숙한 역사적 장면을 하나하나 묘사한다. 이토 히로부미 암살 사건으로 세계가 떠들썩했을 당시 안중근이 “굉장히 차분하게 사형선고를 받아들였다”(64쪽)고 설명하거나, 식민지 근대화의 어두운 면을 점점 더 인식하게 되면서 “그들이 조선인의 가장 소중한 바람들을 짓밟고 피정복민처럼 취급하는 한 병합 계획을 부인해봐야 아무 소용이 없다”(231쪽)고 적었다. 하지만 동북아시아에 끼친 서구의 영향에 대한 켐프의 이중적 태도는 아시아 대륙에서 일본의 영향력에 대한 이중적 태도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일본이 평양에 건설한 급수장을 본 켐프는 “고풍스러운 저 물건, 물지게는 머잖아 추억으로 남겠지만 훌륭한 상수도 시설의 편리함은 주민들을 변화시킬 것이 분명하다”(227쪽)고 기록했고, 한양에 콜레라가 돌 때 “일본인의 훌륭한 노력”(312쪽)이 질병을 제압했음을 강조했으며, “일본 정부가 문제를 일으켜온 사람들을 철수시키고 더 훌륭한 관료 계층을 권력에 앉히려는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열렬히 바라 마지않는다”(312쪽)고 쓰기도 했다. 이처럼 켐프의 여행은 근대 조선의 역사적 상황과 이를 바라보는 서구인의 다면적인 시선을 함께 살펴볼 수 있게 해준다.

 

 



 

 

길 위에서 만난 한국 근현대사테사 모리스 스즈키 저/서미석 역 | 현실문화연구(현문서가)
1910년 영국의 화가 에밀리 켐프는 하얼빈에서 단둥을 거쳐 평양, 서울, 부산, 원산, 금강산으로 이어지는 여행을 하며 ‘조선’의 풍광과 사람들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모습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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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근현대사 #에밀리 켐프 #테사 모리스 스즈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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