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형도 시를 새롭게 읽는 이유
기형도 30주기 기념 시전집 『길 위에서 중얼거리다』, 사회 초년생을 위한 8편의 『땀 흘리는 소설』, 동물 살처분 매몰지를 기록한 『묻다』 등 주목할 만한 신간을 소개합니다.
글ㆍ사진 채널예스
2019.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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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중얼거리다
기형도 저 | 문학과지성사

기형도 30주기 기념 시전집. 생전 시인이 첫 시집 제목으로 염두에 두었다고 알려진 제목을 붙였다. 첫 시집이자 마지막 시집이었던 『입 속의 검은 잎』에 실린 시들과 미발표 시들 97편 전편을 모으고 목차를 새롭게 구성했다. 30년이 지났지만 기형도의 시는 새로운 독자들에게 새로 읽히고, 끊임없이 다시 태어났다. "길 위에서 일생을 그르치고 있는 희망"과 "물끄러미 청춘을 세워" 둔 저녁 거리, 문득 "일생 몫의 경험을 다했다"고 여기는 길까지 기형도는 거리와 길을 헤매며 다른 삶의 가능성을 꿈꾸었다.

 

 

땀 흘리는 소설
김혜진, 김세희 외 6명 | 창비교육

현직 교사들이 사회에 첫발을 내딛을 제자들을 대상으로 사회생활에 지표가 되어 줄 김혜진, 김세희, 김애란, 서유미, 구병모, 김재영, 윤고은, 장강명 소설가의 단편 소설을 가려 엮었다. 인터넷 방송 BJ, 공무원 시험 준비생, 카드사 콜센터 직원, 외국인 이주 노동자, 알바생 등 N포 세상에 '을'로 내던져진 청춘들의 이야기. 노동 현장에 들어선 사회 초년생과 앞으로 일을 하게 될 예비 노동자에게 일하며 먹고살아야 하는 현실적인 문제에 대해 고민해 보는 계기를 제공한다.

 

 

묻다
문선희 저 | 책공장더불어

2010년 겨울, 구제역과 조류독감으로 천만 마리가 넘는 생명이 땅에 묻혔다. 영문을 모른 채 두리번대던 동물들 위로 흙더미가 쏟아졌다. 그렇게 전국 4,799곳에 살처분 매몰지가 생기고 3년 후인 2014년, 매몰지의 법정 발굴 금지 기간이 해제되었다. 사진작가인 저자는 2년 동안 매몰지 100곳을 찾아다니며 생명이 파묻힌 땅에 대한 목격자이자 증언자가 되었다. 우리나라에서 구제역이 처음 시작된 2000년 이후 조류독감과 구제역으로 살처분 당한 동물은 9,800만 마리를 넘는다. 현재 가축 전염병에 대한 대처법이 올바른 것인지 묻는 책.

 

 

우리 집에 화학자가 산다
김민경 저 | 휴머니스트

교과서에서 벗어나 생활 속에서 발견한 화학 안내서.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라돈 침대 파문, 살충제 달걀 파동 등 매일 우리를 불안하게 만드는 사건으로 사람들은 '케모포비아'가 될 지경이다. 하지만 비누, 치약, 커피믹스, 배달음식 등 아침에 일어나 잠이 들 때까지 사람들은 매일 다양한 화학 제품이 노출되어 있다. 원소 주기율표와 온실효과, 엔트로피는 어렵지만 우리 집 현관, 거실, 주발, 욕실에서 발견하는 화학의 원리는 한결 받아들이기 쉽다. 한양대학교에서 인문대생을 위해 개설된 강좌 '생활 속의 화학'에서 시작되었다. 강의 시작 이후로 한 해도 빠지지 않고 학생들이 뽑은 가장 훌륭한 교사로 선정되었을 만큼 탁월한 입담과 실력을 자랑한다.

 

 

을들의 당나귀 귀
손희정, 최지은, 허윤 외 7명 | 후마니타스

한국여성노동자회(한국여노)의 임윤옥, 김지혜 활동가와 페미니스트 문화연구자 손희정이 여러 대중문화 연구자들을 만나 대담한 동명의 팟캐스트를 바탕으로 만든 책. 2015년 4월 언론에서 주목하지 않는 여성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말하는 방송을 만들자는 취지로 시작해 시즌2부터는 성평등 노동 편과 대중문화와 젠더 편으로 나눠 제작해 왔다. 이중 끊임없이 재생산되는 여성 혐오 텍스트를 페미니스트 활동가, 문화비평가, 대중문화 연구자들의 목소리로 읽어낸 편을 모았다. TV 예능, 드라마, 케이팝, 영화, 소설, 게임, 인터넷 커뮤니티 등의 다종다양한 분야를 가로질러 최근 우리의 '귀'를 쫑긋거리게 한 미디어와 대중문화 속 성평등 이슈를 관통하는 작동 원리를 캐낸다.

 

 

홀로 서지 않기로 했다
조수희 저 | 목수책방

'먹고사니즘'에 지쳐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살고 싶다는 꿈을 품은 자지기 일상을 뒤로 하고 357일간 떠난 세계 일주 이야기를 담았다. 평범해 보이지만 저자는 '지속가능한 삶'을 테마로 다른 삶을 선택해도 인생이 풍요로워질 수 있다는 확신을 얻고자 했다. 각양각색의 공동체와 돈보다 다른 가치를 추구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을 만나 함께 해서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한 이야기를 듣는다. 핀란드에서 자본주의 시스템을 거부하며 사는 아나키스트, 매일 마트 쓰레기통에 버려지는 멀쩡한 음식 쓰레기를 구출하는 사람들, 주택 대출에 인생을 걸지 않고 '타이니하우스'로 새로운 자유를 찾은 사람들 등 살고 싶은 삶을 구체적으로 그리는 경험을 얻게 한다.

 

 

짐 로저스의 스트리트 스마트
짐 로저스 저/이건 역 | 이레미디어

저자는 수년 전부터 전 재산을 북한에 투자하고 싶다며 서슴없이 발언해왔다. 투자의 천재라고도 불리는 그는 조지 소로스와 퀀텀펀드를 공동으로 설립하여 약 10년간 4,200%라는 경이적인 수익률을 거두고, 37세가 되기 전 은퇴하여 이후 콜롬비아 경영대학원에서 재무학을 가르쳤다. 그의 투자관을 만든 배경, 철학, 투자에 대한 원칙과 혜안이 담긴 책. 그는 독자에게 '거리에서 실제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밑바닥부터 배우라'고 조언한다. 평생 투자의 기회가 25회뿐인 것처럼 신중하라, 실패할 염려가 없는 기회를 발견할 때까지 기다려라, 당신이 잘 아는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라 등 격언으로 삼을 만한 조언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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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중얼거리다 #땀 흘리는 소설 #묻다 #3월 2주 신간
1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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찻잎미경

2019.03.13

끊임없이 다시 태어났다. "길 위에서 일생을 그르치고 있는 희망"과 "물끄러미 청춘을 세워" 둔 저녁 거리, 문득 "일생 몫의 경험을 다했다"고 여기는 길까지 기형도는 ..

멋진 시인이다.. 말도 멋지고 글도 멋지고...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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