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즈의 탄생] 쓸모 없어서 더 아름다운 굿즈
세상에는 대단하지 않아도 기분 좋아지는 것들이 있잖아요”라는 문장을 생각해보면 활용도 100%인 굿즈죠.
글ㆍ사진 엄지혜
2019.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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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희 작가가 휴머니스트 ‘자기만의 방’ 시리즈 502호에 입주했다. 많은 독자들이 ‘자기만의 방’이라는 글자를 접하면 버지니아 울프를 떠올리겠지만, 감각적인 에세이를 좀 읽는 독자라면 2030 세대를 위한 라이프스타일 북스 브랜드 ‘자기만의 방’을 놓칠 수 없다. ‘자기만의 방’에서 펴낸 책을 주문하면 ‘손으로 쓴 책 소개’ 편지를 받게 되는데 자세한 이야기는 인스타그램(@_jabang)에서 볼 수 있다.

 

‘자기만의 방’ 1층은 생활관, 2층은 여행관, 3층은 취미 예술관, 4층은 심신 수련관, 5층은 문학관이다. 에세이  『온전히 나답게』 로 많은 사랑을 받은 작가 한수희는 문학관 2호에 입주했다. 표지부터 특별한 감성이 물씬 풍기는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 한수희 작가는 35편의 에세이를 통해  “좋아하는 것을 오래오래 하기 위해서 무리하지 말라”고 말한다.

 

“잠은 충분히 자고, 욕심부리지 않고 하루에 중요한 일 두어 가지만 처리하며, 마감일은 스스로 이틀 정도 앞당겨둔다. 오늘 다 끝내고 내일은 노는 게 아니라, 오늘도 즐겁게 일하고 내일도 즐겁게 일하는 시스템을 만든다. 쓸데없이 애쓰지 않는다. 내 한계를 받아들인다. 내 페이스를 유지한다. 뭐든 천천히, 꾸준히 해나간다. 한 번에 한 걸음씩 옮기면 어려울 것은 없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무리하지 않는 것이다.” (79쪽)

 

‘자기만의 방’ 팀은 신간이 나올 때마다 꼭 굿즈 회의를 한다. 사실 회의라는 이름을 달고 있지만 의식의 흐름대로 이야기하는 수다 떠는 시간이다.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가장 먼저 읽은 편집자와 디자이너, 마케터는 본문에 자주 등장하는 ‘산책’을 떠올렸다. 산책에 필요한 물건은 무엇이 있을까? 생각해보니, 에코백, 손수건, 1인용 매트 등이 있었다.

 

“굿즈 회의를 계속하다가 서평화 작가님의 일러스트 이야기가 나왔어요. 일단 일러스트가 너무 좋았기 때문에 꼭 일러스트를 활용한 굿즈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죠. 하지만 후보로 나온 아이템을 만들자니 제작 기간이 너무 촉박했죠. 책갈피도 생각해봤는데 너무 평범한 느낌이 들었어요. 본문에 등장하는 사물(빵 봉투, 운동화, 고양이 등)로 책갈피를 만들어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럼 종류가 너무 많아지겠더라고요. 그렇다면 한 장에 넣어 잘라 쓸 수 있게 하는 건 어떨까? 하는 의견이 나왔고, 여기서 연상된 굿즈가 바로 ‘종이인형’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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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종이인형 책이 잠깐 유행하기도 했지만 과연 독자들이 ‘종이인형’ 굿즈를 좋아할까 걱정했는데, 역시 ‘자기만의 방’ 독자들은 쓸모 없어 보이지만 그래서 더 아름다운 굿즈를 보는 눈이 있었다.

 

“책의 일러스트를 그려주신 서평화 작가님이 SNS에 올린 ‘종이인형 작업’ 영상을 보고서, ‘무리하지 않는 옷차림 종이인형 세트’가 괜찮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쁘띠 자신감이 생겼죠. 앞으로 제가 만들어 보고 싶은 굿즈는 ‘자기만의 방’ 심볼이 들어간 장대 우산이에요. 물론 제작비와 도서정가제를 생각하면 어렵겠지만요. (웃음) 아무튼 오늘도 무리했던, 무리할 예정인 분들에게 이 책을 꼭 추천하고 싶어요. 책을 읽다 보면 옷장에서 가장 편안한 옷을 입고 싶을 지도 몰라요.”

 

윤민영 마케터는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에서 발견한 문장 ‘세상에는 대단하지 않아도 기분 좋아지는 것들이 있다”는 말이 오래 기억에 남았다고 한다. 앞으로도 ‘자기만의 방’ 팀은 대단하지 않지만 기분이 좋아지는 것, 사소한 것 같지만 사소하지 않은 것들을 굿즈로 만들 계획이다.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한수희 저/서평화 그림 | 휴머니스트
동네를 산책하고, 수건을 삶고, 드라마를 보고, 팬티를 사고, 운동장을 달리고 일상의 시시콜콜한 일들을 통해 그만두지 않고 도망치지 않고 오늘을 살아갈 수 있는 ‘진짜 용기’를 담은 에세이 35편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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