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미의 시대로 떠나는 화려한 여행
어느 시대에나 그 시대의 아이콘 같은 오브제들이 있습니다. 그러한 오브제들은 그 시대의 경제, 사회, 정치, 문화적 콘텍스트를 풍부하게 담고 있는 오브제들이죠.
글ㆍ사진 출판사 제공
2019.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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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속의 오브제로 당대의 삶을 클릭하듯 들여다본다.

 

 

『이지은의 오브제 문화사 1, 2』  는 의자, 테이블, 침대, 벽지, 조명, 변기 등 우리가 생활하는 일상 공간 속의 오브제를 통해 당대의 문화와 역사를 들여다보는 책이다. 1권  『귀족의 시대 탐미의 발견』 은 루이 14세부터 나폴레옹 황제 시기까지를 다루며, 2권  『부르주아의 시대 근대의 발명』 은 근대 문물이 탄생한19세기 중후반을 집중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루이 14세의 변기, 마담 퐁파두르의 핑크색 도자기, 마리 앙투아네트의 패션, 19세기 짝퉁 가구, 당대 백화점의 VIP 카탈로그 등 진기한 이미지 자료가 풍부해 당대 삶의 현장으로 돌아간 듯 생생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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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브제아트 감정사라는 직업은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생소한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나요?

 

오브제아트는 벽지, 가구, 조명 등 우리의 생활 환경을 둘러싸고 있는 여러 사물들을 연구하고 공부하는 학문이에요. 오브제아트 감정사는 이러한 사물들의 서지 정보를 찾아 사물들의 이력서를 작성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어요. 물론 감정가를 매기고 진위 판단을 하기도 하지만 모든 감정의 바탕에는 증거가 있어야 하죠. 그래서 고문서와 문헌들을 참조해 명확한 사물의 이력서를 쓰는 것은 감정사의 업무 중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해요.

 

이번에 출간한  『귀족의 시대 탐미의 발견』 과  『부르주아의 시대 근대의 발명』 은 ‘오브제 문화사’ 시리즈로 재발간되었는데요, 이 책들이 기존의 역사서나 문화사와 다른 점은 무엇인가요?

 

이 두 권의 책은 모두 특정한 그림 속에 등장한 오브제를 통해 그 시대를 들여다보는 방식을 취하고 있어요. 그림은 그 시대의 사진이라 할 수 있잖아요. 당대인들이 일상에서 직접 사용했던 생활 소품들을 통해서 그들의 삶과 더불어 그 시대의 문화를 살펴보는 것이지요. 기존의 역사서나 문화사에서는 큰 줄기의 역사를 다루지만 이 책들에서는 ‘일상의 역사’를 다룬다고 할 수 있어요. 그 시대 사람들의 눈으로 그 시대를 바라보는 듯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쓴 책이어서 생생한 현장감을 느낄 수 있는 사진 자료를 많이 넣었지요.


이 책들을 집필하기 위해서 프랑스의 국립도서관이나 고문서보관소 등을 찾아 일반인들이 쉽게 열람하기 어려운 자료들을 살펴보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집필할 때 가장 어렵게 구한 자료라든가,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는 오브제는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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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브라함 보스, <미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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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수아 부셰, <채소를 파는 소녀>


 

이 시리즈에는 기존의 책에서는 등장하지 않는 판화나 사진이 대거 등장해요. 그중에서도 17세기 판화가로 국내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아브라함 보스의 판화는 17세기인들의 일상이 어떠했는지를 고스란히 보여주죠. 보스의 동판화 시리즈인 『오감』은 미각, 시각, 촉각, 청각, 후각을 주제로 당대인들의 시대 감각을 시각화한 탁월한 연구 자료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예요. 요즘은 그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제가 처음 책을 집필할 때는 자료를 구하기 힘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또한 프랑스 로코코 시기의 대표적인 화가인 프랑수아 부셰의  『파리의 외침』 같은 대중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판화 시리즈도 수록했어요. 채소를 파는 소녀나 생폴 부두에서 나무를 나르는 날품팔이 일꾼, 과자를 파는 여인, 나막신 기술자처럼 18세기 파리에서 근근이 생계를 이어가는 서민들의 일상을 엿볼 수 있지요.


『부르주아의 시대 근대의 발명』  편에서는 오스만의 파리 도시 계획이 시작될 무렵 현재 오페라좌의 공사 전과 후의 사진, 19세기 가구 업체의 카탈로그 등 지금은 구하기 어려운 자료를 넣었어요. 특히 19세기 백화점 카탈로그는 오늘날에도 상당히 보기 드문 자료인데, 대량 생산이 일반화되면서 누구도 백화점 카탈로그를 가치 있는 자료로 보관하지 않았기 때문이지요. 현재 프랑스 국립도서관에서도 당시 백화점 카탈로그는 듬성듬성 이가 빠진 상태로 보관되어 있고, 귀중 문서로 일반 열람이 제한되어 있습니다.

 

이번 개정판은 내용도 많이 보완되고 도판도 굉장히 많이 추가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번에 새롭게 밝혀진 내용이라든가 특히 주안점을 둔 부분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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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 14세의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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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컬러를 입힌 1900년 파리 만국박람회 사진.


 

이번 개정판의 가장 큰 특징은 그 시대로 돌아간 듯 생생한 느낌을 살리기 위해 다수의 도판을 새로 추가했다는 점입니다. 이를테면 루이 14세의 죽음을 묘사한 판화처럼 그동안 열린 중요한 전시를 통해 새로 발굴된 판화들, 1900년 파리 만국박람회의 컬러 사진처럼 최신 기술로 새롭게 태어난 사진들을 추가했지요. 물론 도판 자료뿐만 아니라 기존의 내용을 하나하나 검증하고 다듬는 작업도 당연히 했고요.


6월에 내한하셨을 때 십여 차례의 강연과 북토크를 진행하며 강행군한 걸로 알고 있어요. 강연 주제는 어떻게 하면 가치 있는 사물을 알아보는 안목을 키울 수 있을까였고요. 독자들이 가장 궁금해했던 것은 과연 사물의 가치는 무엇에 의해 평가되는 것일까 하는 것이었지요. 여러 가지 기준이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어느 시대에나 그 시대의 아이콘 같은 오브제들이 있습니다. 그러한 오브제들은 그 시대의 경제, 사회, 정치, 문화적 콘텍스트를 풍부하게 담고 있는 오브제들이죠. 즉 이야기가 담겨 있는 오브제입니다. 사물의 가치를 판별하는 것에는 여러 가지 기준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이 이야기의 가치에 있다고 생각해요. 그 이야기가 검증 가능하고 풍부할수록 오브제의 가치는 올라가지요.

 

파리에 거주하신 지 이제 20년이 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현재도 파리에 거주하고 계시고요. 이 책을 읽고 파리를 여행하는 독자들이 꼭 한 번 들러봤으면 하는 곳이 있을까요? 박물관이나 갤러리, 아니면 공개된 주택이라든가…….

 

『부르주아의 시대 근대의 발명』  의 마지막 장에는 카몽도 가문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 카몽도 가문의 저택이 현재는 카몽도 박물관으로 보존되고 있어요. 이곳은 대중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지 않지만 18세기 프랑스의 걸출한 오브제아트 컬렉션과 19세기의 삶을 동시에 엿볼 수 있는 재미있는 장소입니다. 더불어 부엌이나 하인들의 식사 장소 같은 일상의 공간이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어 굉장히 흥미로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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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의 진귀한 오브제로 넘쳐나는 카몽도 박물관.


 

현재 이 두 권의 책 외에 ?사물들의 미술사 시리즈’ 1편 『액자』 를 출간하셨습니다. 이 시리즈는 의자, 화장실, 조명 등 근간으로 출간될 목록이 공개되었는데요, 이후의 집필 계획에 대해 알려주세요.

 

‘사물들의 미술사 시리즈’는 제가 십 년 동안 일 년에 한 권씩 출간하는 것을 목표로 기획한 시리즈입니다. 이 시리즈에서는  『액자』  편이 그러했듯 한 가지 오브제를 보다 심도 있게 들여다보게 됩니다. 일상생활에서는 있는지도 모를 정도로 사소해 보이는 오브제 속에 얼마나 깊은 이야기가 숨어 있는지를 밝혀내는 것이지요. 2편과 3편은 『의자』를 다룰 예정입니다. 의자는 일상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오브제인 만큼 숨겨진 이야기도 방대해 두 권의 책으로 나눠서 출간하려고 해요. 현재 『의자』1편을 집필하고 있는데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출간될 예정입니다.


더불어 이번에 개정판을 낸 ‘이지은의 오브제 문화사’ 시리즈의 완결판이라 할 수 있는 제3권 ‘산업혁명의 시대, 디자인의 탄생’ 편도 집필할 계획입니다.

 

 

 

* 이지은 작가

 

1999년 이화여자대학교를 졸업한 후 파리로 유학을 떠나 프랑스 크리스티 경매 학교와 감정사 양성 전문 학교인 IESA에서 수학했다. 파리 1대학과 파리 4대학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고, 파리 4대학에서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저자는 프랑스 장인들의 아틀리에를 직접 찾아다니며 눈과 귀로 오브제를 판별하는 법을 익혔고, 소더비, 크리스티, 타잔 경매장에서 인턴 생활을 하며 옛 물건들이 어떻게 가치 평가되는지를 체험했다.


그동안 『행복이 가득한 집』, 『바자』, 『보그』, 『메종』, 『페이퍼』 등 다양한 국내 잡지에 장식미술과 파리의 일상에 관한 이야기들을 써왔다. 2014년 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프랑스 장식예술박물관 특별전 《파리, 일상의 유혹》에서 전시 콘셉트를 담당했으며, 도록을 집필했다.

 

 


 


 

 

이지은의 오브제 문화사 1~2 세트이지은 저 | 모요사
흥미진진한 당대인들의 일상생활을 드라마틱하 게 재현한 글에 진귀한 그림 자료가 더해져,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수백 년 전 바로 그때로 돌아간 듯 생생한 현장 속으로 우리를 데려다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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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