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신간] 『환상동물특급』 『빛의 과거』 외
신화와 전설을 집대성한 백과사전 『환상동물특급』, 은희경을 읽는다는 일 『빛의 과거』, 이제는 꼭 알아야 할 경제 지식 『모르면 불편한 돈의 교양』 등 주목할 만한 신간을 소개합니다.
글ㆍ사진 채널예스
2019.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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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동물특급』
프로오르텨 즈비흐트만 글/뤼드비흐 폴베다 그림/최진영 역  | 라이카미


빗자루 대신 절구를 타고 다니는 마녀 바바야. 우리가 잠잘 때 찾아와 끔찍한 악몽을 먹어 치워 주는 고마운 요괴 바쿠. 털가죽을 벗으면 아리따운 여인이 되는 바다표범 요정과 눈에서 눈물방울 대신 진주가 뚝뚝 떨어지는 물고기 요괴…… 고대부터 전해 내려오는 수천 수만 가지의 신화와 전설을 집대성해 만든 백과사전이다. 소름 끼치게 무섭거나 슬픈 환상 동물도 있지만, 마녀가 미치도록 좋아하는 크림을 몰래 먹고 달아나는 트롤 고양이나 한가롭게 누워 배를 퉁퉁 두드리며 노는 너구리 요괴, 밤새껏 이 나무 저 나무를 들이받고 다니는 박치기 고양이 등 익살스러운 이야기도 많다. 표지에 그려진 화려한 용과 눈을 마주치면, 어디선가 갑자기 요란한 종소리와 함께 상상의 세계로 안내할 환상 동물 특급 열차가 출발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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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과거』
은희경 저  | 문학과지성사


소설은 중년 여성 김유경이 오랜 친구 김희진의 소설을 읽으며 시작된다. 같은 시공간을 공유했으나 전혀 다르게 묘사된 김희진의 소설 속 기숙사 생활을 읽으며, 김유경은 자신의 기억을 되짚는다. 타의에 의해 임의로 배정된 네 명이 한 방을 쓰면서 벌어지는 1977년의 이야기는 “성년이 되어가는 문으로 들어가” “낯선 세계에 대한 긴장과 혼란과 두려움 속에서 자기 인생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그린다. 여러 문학평론가가 언급하듯, 한국 문학이 어떤 ‘인물’을 통해 인간과 인간의 근원적인 고민을 드러낸다고 할 때 많은 경우 그 ‘인물’ 앞에는 은연중 남성이라는 함의가 있었다. 여성들은 문학 속 ‘(남성) 인물’에 자신을 이입할 때가 많았다. 이 소설은 여성들의 다양한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내면서 이입의 거리를 좁힌다. 그렇기에 “은희경을 읽는다는 것은 언제나 한국 현대 여성의 목소리를 듣는 일”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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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면 불편한 돈의 교양』
경제브리핑 불편한 진실 저  | 청림출판


생활밀착형 경제 팟캐스트를 표방하는 ‘경제브리핑 불편한 진실’은 가지고 있는 돈을 까먹지 않는 방법, 같은 돈으로 더 많은 가치와 경험을 사는 이야기를 비롯해 분배의 불평등, 취약한 노동환경, 갑질 기업의 반복되는 꼼수 등 주류 언론이 외면하는 불편한 진실을 주로 다뤘다. 팟캐스트 내용을 토대로 집필한 이 책은 제로 성장 시대를 살아남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경제 지식을 전달한다. 모빌리티, 바이오, 창업, 소비심리, 금융, 노동, 보험 등 경제의 각 분야를 대표하는 전문가들이 현 시장을 설명하고, 우리가 몰라서 하지 못했던, 이제는 꼭 알아야 할 경제 지식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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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러브레터』
야도노 카호루 저/김소연 역  | 다산책방


한 무명작가의 원고를 단숨에 끝까지 읽은 담당 편집자는 큰 충격에 빠졌다. 여태껏 이런 소설은 본 적이 없었던 것이다. 그는 공개적으로 독자들에게 SOS를 보냈다. “이 소설, 너무 엄청나서 카피를 쓸 수 없습니다! 일단 읽어주세요! -담당 편집자.” 카피와 리뷰 공모를 위해 소설의 전자책이 온라인상에 2주 동안 무료로 공개되었고, 독자들로부터 대단하다는 반응과 함께 작가가 누군지에 대한 질문도 쏟아졌다. 이름도, 나이도, 직업도 알려지지 않은 복면 작가의 작품이라는 사실이 더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소설에 대한 감상은 입소문을 타고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로 번져나갔다. 과거 연인이었던 남자와 여자가 페이스북 메시지로 대화를 주고받는 형식의 소설은 한 시간이면 순식간에 독파할 만큼 쉬운 문장이지만, 마지막 문장까지 읽고 나면 반드시 첫 장으로 돌아가 다시 읽어보게 되는 기묘한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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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펙트 웨폰』
데이비드 생어 저/정혜윤 역  | 미래의창


미국 대선캠프 이메일 유출, 이란의 핵무기시설 교란, 북한 미사일 발사 방해, 우크라이나 대정전, 소니영화사 해킹사건, 화웨이발 신(新)냉전, 중국의 61398부대, 이터널 블루, 워너크라이, 페이스북 가짜뉴스와 푸틴의 댓글부대, 글로벌 사이버전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른 북한……. 핵무기 이후, 글로벌 지정학을 이토록 크게 흔든 무기는 없었다. 사이버 무기는 값싸고, 발뺌하기 쉬우며, 갖가지 사악한 용도로 쓰기에 안성맞춤이다. 한 나라의 기간산업을 무너뜨릴 수도 있고 사회 내의 불신과 갈등을 조장하기도 한다. 민주국가의 지도자와 독재자, 테러리스트가 공히 쓰는 무기이기도 하다. 사이버 전쟁에서 강대국과 약소국의 구분은 무의미하다. 끊임없는 전쟁과 혼란, 공포는 그 누구도 예외를 두지 않는다. 국가와 기업, 개인 모두가 지금 사이버 무기의 타겟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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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삶이라는 책』

알렉산다르 헤몬 저/이동교 역  | 은행나무


보스니아의 사라예보에서 태어나 대학에서 문학을 전공하고 문화 잡지 편집자로 일하던 작가는  27세가 되던 해 우연히 방문하게 된 미국 시카고에 발이 묶인다. 고국에 내전이 발발했기 때문이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 속에 갑작스럽게 난민 생활을 시작한 그는 그린피스 운동원, 서점 판매원, 강사 등 생계를 위해 다양한 일을 하면서 영어를 익힌다. 한동안 모국어로도, 제2외국어인 영어로도 글을 쓸 수 없던 그는 자신을 완전히 잃어가는 것 같아 괴로워한다. 하지만 얼마 후 뉴요커,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 유명 잡지에 산문을 발표하면서 평단의 호응을 얻고 서서히 시카고에서의 새로운 삶에 적응해나간다. 그는 이 회고록을 통해 타인의 비극이 전염될까 두려워 스스로 쌓아 올린 ‘차이’라는 담장을 허물 수 있는 힘, 바로 타인의 고통에 귀 기울일 수 있는 감수성이 우리 모두에게 필요하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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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랑한 세상의 모든 책들』
제인 마운트 저/진영인 역  | 아트북스


고전부터 어린이책, 대중문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책과 그 표지, 애서가들의 이상적인 서가를 오직 그림으로만 담아낸 작품집이자 ‘책에게 보내는 헌사’. 미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일러스트레이터 중 한 사람인 저자는 텅 빈 종이를 앞에 두고 뭐라도 시작해야 한다는 생각에 마침 눈에 띈 자신의 책장 속 책을 그렸고, 그것이 ‘책 초상화가’로 내딛는 첫발이 되었다. 이후 그녀는 자칭타칭 애서가들을 찾아가 ‘좋아하는 책’ ‘인생을 바꾼 책’ ‘추천하고 싶은 책’과 같은 질문을 하며 그들의 서가에 꽂힌 책들을 두루 살피고, 책을 주제로 한 작업을 지속적으로 이어왔다. 그 과정에서 한 권의 책이 ‘우리가 어떻게 살았는지’ ‘신념이 무엇인지’, 그리고 ‘우리가 누구인지’에 대한 수많은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사실을 깨닫고, 자신이 발견한 이야기들을 더 많은 이들과 나누기 위해 방대한 프로젝트를 벌였다. 표지는 특별히 저자가 한국판을 위해 새로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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