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에 공룡이 있어요!』
친절하자고 다짐합니다. 남에게도 나에게도요. 종일 쌓인 고단함과 마음의 찌꺼기는 모두 털어내고 내일은 다시 여유를 가지기를 스스로에게 주문합니다. 물론 다음날이 밝으면 금세 잊고 말지요. 기억하더라도 마음먹은 대로 잘 되지 않아요. 내 마음인데 도무지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이유는 뭘까요? 이렇게 멋대로 구는 마음도 괜찮은 걸까요? 오늘 소개할 그림책들을 수차례 반복해서 읽다 보니 이런 질문들이 떠오르는 겁니다. 좋은데 싫고, 하고 싶은데 또 하기 꺼려지는 마음이 같이 있어요. 내가 바라는, 모두가 바라는 모습이 되고 싶은데 그러고 싶지 않기도 해요. 나조차도 알 수 없는 이 마음이 아이들의 그것과도 크게 다르지 않은지, 그림책을 보다 보면 책 속 아이들에게서 지금 우리 모습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당연히 아이들이라고 마냥 ‘착한 아이’일 수는 없다는 것도 다시 생각하게 되고요. 여기, 그 마음들을 들여다보는 책이 있습니다.
다비드 칼리 글/세바스티앙 무랭 그림, 『내 안에 공룡이 있어요!』
주인공 악셀은 얌전하고 친절한 아이입니다. 악셀은 숙제를 하고 식탁 정리 하는 것을 좋아해요. 장난감은 친구와 함께 가지고 놀고요, 무엇보다 가장 좋아하는 일은 방 치우기랍니다. 거짓말 같은 이야기지요. 네. 악셀도 들으면 깜짝 놀라 발끈할 이야기입니다. 사실 악셀은 방 치우기를 제일 싫어해요. 그런데 그런 기분을 다른 사람들에게 잘 표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완두』 의 작가 다비드 칼리와 세바스티앙 무랭이 그들 특유의 상상력과 재치로 아이들의 속마음을 유쾌하게 전합니다.
나오미 다니스 글/신타 아리바스 그림, 『모두 다 싫어』
심술궂은 표정의 한 아이가 있습니다. 무엇 때문에 심통이 났을까요? ‘오늘이 내 생일이래. 흥! 메롱! 모두 다 싫어.’, ‘아이스크림은 좋지만 사람들은 싫어.’, ‘노래 부르지 마! 바보같은 모자도 싫어.’, ‘웃지 마. 깔깔대지 마.’, ‘쳐다보지 마.’, ‘아냐! 나 좀 보라고.’ 밖으로 내보이기는 어렵지만 모두 한번씩은 품어봤을 법한 익숙한 생각들, 아이의 속마음이 선명하게 전해집니다. 행복하기만 할 것 같은 생일날 왜 이런 마음이 드는 걸까요? 결국 이 마음들은 어떻게 될까요?
코리나 루켄 글그림, 『내 마음은』
『내 마음은』 은 상처와 회복을 겪으며 단단해지고 성장하는 마음을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글과 그림으로 보여주는 책입니다. 『아름다운 실수』 로 볼로냐 라가치상을 수상한 작가 코리나 루켄의 새 작품으로, 섬세하고 따뜻한 표현이 돋보입니다. “다친 마음은 나을 수 있고, 닫힌 마음도 언젠가 다시 열 수 있다.”는, “마음을 열고 닫는 것은 나에게 달려 있다.”는 말이 작은 불안들을 든든하게 붙잡아 내려 안심시켜줍니다.
*본문 소개 도서
내 안에 공룡이 있어요! http://www.yes24.com/Product/Goods/78582722
완두 http://www.yes24.com/Product/Goods/67291553
모두 다 싫어 http://www.yes24.com/Product/Goods/74361984
내 마음은 http://www.yes24.com/Product/Goods/69248197
아름다운 실수 http://www.yes24.com/Product/Goods/58259667
박형욱(도서 PD)
책을 읽고 고르고 사고 팝니다. 아직은 ‘역시’ 보다는 ‘정말?’을 많이 듣고 싶은데 이번 생에는 글렀습니다. 그것대로의 좋은 점을 찾으며 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