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부터 많은 기업에서 “일하는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말을 구호처럼 외쳤다. 하지만 이미 몸에 배어 있는 일하는 방식을 바꾸기는 쉽지 않았고, 구호는 구호에 그치는 듯했다. 그런데 2020년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이후 급작스럽게 시작된 재택근무와 화상회의 등은 ‘비대면(언택트)’이라는 키워드를 유행시켰고, 기업은 살아남기 위해 일하는 방식을 바꿔야만 했다. 문제는 일하는 방식을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 명확히 알려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것이다. LG경제연구원에서 오랫동안 일하는 방식을 연구해온 강승훈 저자는 『이제부터 일하는 방식이 달라집니다』에서 팬데믹 이후 모든 것이 변화된 지금, 어떻게 일하는 방식을 바꿔야 하는지를 알려준다. ‘이렇게 일해서는 안 돼. 뭔가 잘못됐어’라는 생각은 들지만, 문제가 무엇인지 모르는 당신에게 이 책은 문제의 핵심과 그 해결 방식을 제시해줄 것이다.
책 제목을 ‘이제부터 일하는 방식이 달라집니다’라고 하셨는데 왜 이제부터 달라진다고 생각하셨나요? 단순히 코로나 때문인가요?
코로나가 없었다면 ‘이제부터 달라집니다’보다 ‘이제 바꿔야 합니다’ 아니었을까요? 지금 상황에서는 ‘이제부터 달라집니다’가 맞다고 봅니다. 코로나 사태로 이제까지 일하던 방식이 멈추면서 모두가 다른 방식이 필요함을 알게 된 거죠. 세상은 먼저 깨달은 사람, 즉 이른바 ‘선각자’들이 만들어 왔는데 코로나로 이제 모두가 새로운 일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는 깨달음을 얻은 선각자가 된 겁니다.
코로나가 아니었어도 우리는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일하는 방식을 바꿔야 했지만, 이제까지의 방식 속에서 살아왔기 때문에 변화의 필요성은 그냥 입으로만 외치는 구호였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가 모두를 각성시킨 거죠. 이제 일하는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것은 모두 알았고, 누가 먼저 올바른 방향으로 바꾸는지의 경쟁이 시작되었습니다. 일하는 방식, 달라집니다. 달라지지 않고 과거의 방식만을 고집하는 조직과 개인은 사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죠.
앞으로 달라진 근무 환경 속에서 일하려면 개인에게 어떤 역량이 필요할까요?
스스로 일의 주인이 되는 주도적인 자기통제 역량이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많은 사람이 재택근무를 하게 되었죠. 그들이 모두 사무실에 출근해 일할 때와 같은 생산성을 보인 것은 아닙니다. 상대적으로 자율적인 분위기와 환경 속에서 스스로 시간을 잘 활용하며 효율적으로 일한 사람도 있었고, 통제에서 벗어나자 일에 집중하지 못하고 평소만큼의 일을 하지 못한 사람도 있었습니다. 코로나 사태가 끝난다 해도 앞으로의 일은 상사와 조직의 엄격한 통제보다는 유연한 환경 속에서 스스로 찾아서 하는 형태로 바뀔 것입니다. 그런 상황에서는 자기통제를 바탕으로 유연하게 일정을 조절해 성과를 내는 인재가 주목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 책이 어떤 분들에게 도움이 될까요? 이 책을 꼭 읽어보시라고 적극 추천하고 싶은 분들이 있다면요?
주위를 둘러보면 모두가 바쁘게 일하는데, 이상하게 성과는 만족스럽지 못한 조직에서 일하거나 혹은 그런 조직을 이끄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바쁘게 일해도 성과가 없는 조직은 노력과 성과를 이어주는 연결고리가 망가진 경우가 많습니다. 그 연결고리가 바로 이 책의 주제인 ‘일’입니다. 일이 고장 났기 때문에 다들 열심히 일하는데 막상 조직의 성과는 신통치 않은 것이죠. 이 책은 망가진 일을 수리하는 방법으로 일의 목적(goal), 일 사이의 정렬(alignment), 일의 의미(meaning), 일의 진화(evolution)를 점검할 것을 권하고 이를 위한 방법론과 사례를 제시합니다.
가짜 일을 걷어내고 본질에 집중해야만 어떤 위기에도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씀하셨는데요. 가짜 일과 진짜 일을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무엇일까요?
없어져도 고객이 느끼는 가치가 변화하지 않는 일은 가짜입니다. 아주 간단히 말하면 그렇습니다. 심각한 가짜 일은 없어졌을 때 고객이 더 많은 가치를 느낄 수도 있습니다. 어떤 일이 가짜냐 진짜냐를 판단하는 기준은 그 일에 얼마나 큰 노력이 들어가는지 혹은 얼마나 어려운지가 아닙니다. 그 일이 무엇을 지향하는지가 결정합니다. 조직에서의 진짜 일은 궁극적으로 조직의 목표, 즉 고객을 향합니다. 고객을 만족시킴으로써 조직의 성과 창출에 도움이 되는 일이 진짜고, 나머지 일은 가짜입니다. 예컨대 고객과는 아무런 상관없는 보고서 꾸미기, 상사에게 잘 보이기 위한 과도한 의전, 상대평가에서 이기기 위해 동료를 방해하는 조직 내부 정치는 진짜 일이 아닙니다. 그런 일에 아무리 노력과 자원을 투입해도 조직은 얻는 것이 없습니다. 조직의 성과를 만들어주는 고객에게 그 노력이 닿지 않기 때문이죠.
보여주기, 시간끌기, 낭비하기, 다리걸기, 끌고가기. 책에서 언급한 5가지 가짜 일 중 최악의 가짜 일 ‘한 가지’를 꼽으라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가짜 일 중 최악은 함께 일하는 동료를 방해하기 위한 내부총질인 ‘다리걸기’라 생각합니다. 그 속에 담긴 나쁜 의도와 조직에 미치는 부정적인 파급효과라는 측면에서 봤을 때 그렇습니다. 자신의 성과를 과장하려는 ‘보여주기’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시간끌기’ 등은 어찌 보면 누구나 어느 정도는 하게 마련이기 때문에 이해할 여지가 있습니다. 하지만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동료를 방해 혹은 공격하는 것은 다릅니다. 자기 보호의 수준은 이미 넘어섰고, 공격을 당한 쪽에서도 또 다른 보복을 할 수 있기에 조직 전체의 분위기와 협업을 심각하게 깰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조직을 이뤄 일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상호 협력을 통해 혼자 일할 때보다 더 큰 가치를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다리걸기는 조직을 협력과 협조를 찾을 수 없는 전쟁터로 만들기 때문에 조직을 만드는 근본 이유를 깨는 가장 위험한 가짜 일입니다.
우리가 일하는 시간의 40%가 버리는 시간이라고 말한 부분이 충격적이었는데요. 버리는 시간을 줄이고 효율적으로 일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바쁘게 일하는 시간의 일정 부분을 덜어 ‘왜’ 일하는지 고민해야 합니다. 한국인들은 이미 열심히, 바쁘게 일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일함으로써 세계가 주목하는 성장을 만들어 냈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바쁨 자체가 일의 목적이 되는 부작용이 생겼습니다. 성과와 관련이 없는 일을 하고 있어도 바쁘기만 하다면 뿌듯함을 느끼는 것이죠. 그렇게 바쁨을 소비하는 일하는 문화 속에서 우리의 생산성은 낮아졌습니다. 이제는 바쁨(busyness)이 아니라 사업(business)을 찾아가야 합니다. 이 일을 왜 해야 하는지, 사업에 정말 도움이 되는지를 늘 고민해야 합니다. 물론 그런 고민의 책임을 전적으로 조직 구성원 개인에게 돌려서는 안 됩니다. 조직과 리더는 구성원들이 성과에 몰입할 수 있게 열심히 유도해야 합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 일하는 방식을 바꾸려고 노력하는 독자들에게 힘이 될 만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비극적인 코로나 사태 속에서도 우리는 저력을 보여줬죠, 모두가 어려운 상황에서 어느 나라보다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대응을 했다는 평을 얻고 있습니다. 마음먹은 일은 집중해서 해내는 것이 우리의 힘입니다. 아직도 일하는 방식에 문제가 있고 생산력이 높지 않은 것은 부정할 수 없지만, 우리에게 그것을 극복할 능력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너무 빠르게 앞만 보며 달리느라 되돌아보고 생각할 여유가 없었을 뿐입니다. 타성에서 벗어나 일하는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공감대만 조성된다면 어느 나라보다 빠른 속도로 앞서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음만 먹으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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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