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응답하라 1998’ 드라마를 보며 나를 펑펑 울렸던 배우 성동일 명대사는 지금도 제 마음에 깊이 새겨져 있습니다. “아빠 엄마가 미안하다. 잘 몰라서 그래. 이 아빠도 태어날 때부터 아빠가 아니잖아. 아빠도 아빠가 처음이었지. 그러니까 우리 딸이 좀 봐줘.” 아이 눈에는 한없이 강하고 완벽해 보일 수 있는 부모도 사실은 처음이라 많이 서툴고 어렵다는 말이 그때는 자식의 마음으로 공감되었는데, 지금은 어느덧 제가 부모 입장이 되어 가슴 깊이 절감하고 있습니다. 이 세상의 어떤 부모도 완벽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더 좋은 부모가 되고자 하는 그 마음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부모가 되어 마주한 낯선 세상에서 더 현명한 부모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저의 동지들, 이 세상 모든 부모님들을 위해 위로와 길잡이가 되어줄 책을 소개합니다.
정우열 저 | 서랍의날씨
-아이 유치원이나 학교 반모임 단톡방이 불편한 경험이 있다.
-아이 친구 엄마들과 친하게 지내다가 사이가 멀어진 적이 있다.
-엄마들 사이에서 원래 내 모습이 아닌 가식적인 모습을 보일 때가 많다.
-나와 다른 우리 아이 성향 때문에 감정적으로 힘들 때가 많다.
-아이를 키우고 남편과의 관계가 멀어졌다고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엄마가 되고 친정엄마와 부딪히는 일이 많아졌다.
‘내가 예민해서 그런걸까?’
엄마로 살며 마주하는 관계가 힘들고 벅차다면, 지금 바로 읽어야 할 요즘 엄마 필독서
엄마들은 엄마라는 세계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다양한 역할만큼이나 다양한 관계를 맺게 된다. 아이와의 관계, 부부관계, 고부관계, 그리고 또 다른 엄마들과의 관계에까지 모든 관계마다 갈등과 어려움이 도사리고 있다. 특히, 엄마들 세계에서는 상대가 나와 같은 방식으로 아이를 키우지 않는다고, 상대가 나와 같은 방식으로 세상을 보지 않는다고 갈등을 겪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모두가 똑같은 방식으로 엄마의 삶을 살아갈 필요가 있을까?
이 책은 엄마들의 세계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심리적 갈등을 분석하고, 이상하다고 느꼈던 다른 엄마들의 심리를 들여다보게 도와준다. 나와 스타일이나 상황이 다른 엄마들, 우리 아이, 그리고 엄마로 사는 나와의 관계 문제까지. 엄마로서 맞닥뜨리게 되는 다양한 심리적 갈등을 분석하며 그 이면의 심리를 두루 살펴준다. 혹시 내가 너무 예민해서 그런 것은 아닌지 자책하며 누구에게도 터놓지 못하고 혼자 괴로워한 경험이 있다면, 위 체크리스트에서 한두 가지라도 내 얘기야! 하며 공감했다면 15만 구독 인기 유튜버, 육아빠 정우열 저자의 따뜻한 위로와 관계 솔루션에 귀 기울여 보자.
임영주 저 | 앤페이지
부모가 아이를 질책하는 횟수 한 달 평균 666번, 하루 22번
화내고 돌아서서 후회하는 부모를 위한 감정 심리 특강
부모가 되고 나서 낯선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는 사람이 많다. 아이에게 화와 분노를 쏟아 내고는 ’내가 이렇게 미성숙한 사람이었나’ 자괴감과 후회에 빠지는 일도 많다. 하지만 이런 후회는 오래 가지 못한다. 아이를 키우며 겪게 되는 끊임없는 감정노동에 지쳐 결국 또다시 소리를 지르고 아이를 혼내는 것으로 비교적 쉽게 상황을 통제하려 하고 마는 것이다. 과연 화내지 않고 아이를 키우는 방법이 있을까? 만약 이 방법을 발견한 사람이 있다면 노벨평화상을 받을 만하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하루에도 몇 번씩 온탕과 냉탕, 냉정과 열정 사이를 오간다. 불과 10분 전까지 아이와 깔깔거리며 코미디 영화를 찍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분위기가 반전되어 거친 숨소리만 가득한 호러물로 장르가 바뀌는 게 양육이다.
분명 부모는 아이보다 모든 면에서 유리한 위치에 있다. 우위에 선 사람은 그렇지 못한 사람보다 심적으로 여유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부모와 아이가 의견 충돌을 일으켰을 때, 조급한 쪽은 늘 부모다. 여섯 살짜리 아이와 싸우는 부모는 여섯 살처럼 행동하고, 중학교 2학년 아이와 싸우는 부모는 열다섯 살 먹은 아이처럼 행동하는 것이다. 아이처럼 거친 숨을 몰아쉬고 소리를 지르며 발을 동동 구르는 것으로도 모자라 아이와 같은 방식으로 토라지기도 한다. 어른인 부모가 유아기적 표현 방식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는 셈이다. 즉흥적이고 감정적이고 충동적으로 행동하는 사람은 아이 하나로 족하다. 적어도 부모와 아이 중 한 사람은 어른이어야 하지 않을까?
저자는 화가 날 때는 아이가 아니라 부모가 감정을 조절하여 스스로 통제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부모 노릇이 힘들 때, 부모의 자리가 버거울 때, 부모라는 이름을 내려놓고 싶을 때 “아이에게 선택권이 있었다면 과연 나를 부모로 선택했을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라고 말한다. 그리고 아이를 낳는 것은 나의 선택이었지만 아이는 부모를 선택할 수 없었음을 기억하라고 조언한다. 자신의 상처를 아이에게 투사하지 않고, 자신의 감정을 아이에게 강요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부모가 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물론 머리로는 알지만 실천이 힘든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적어도 이 책을 읽는 오늘 하루는, 이 순간만큼은 내 마음을 다스리며 어제보다 나은 아이와의 관계를 만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 아이가 커서 기억할 나의 모습은 어쩌면 특별하거나 대단한 아니라 오늘 이 순간 순간일 수 있다. 화내고 돌아서서 후회하고 싶지 않은 부모라면 육아 멘토 임영주 저자의 심리 특강을 꼭 읽어보기를 권한다.
엄명자 저 | 다산에듀
“초등학생인데 여전히 손이 많이 가는 아이, 엄마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챙겨야 하나요?“
불안한 엄마는 사사건건 개입하지만 현명한 엄마는 거리를 두고 기다려줍니다.
엄마의 개입은 아이에게 좋은 태도와 올바른 습관을 갖는 데 큰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아이의 성장 속도에 맞춰 개입의 정도와 방향은 점차 바뀌어야 한다. 아이의 일거수일투족을 돌봐주었던 것에서 점차 빠져나와야만 하는 것이다. 사실 머리로는 잘 알고 있지만, 이것을 실천으로 옮기기는 쉽지 않다. 언제부터, 어떻게,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믿고 기다려주겠다고 결심을 했지만 아이의 서툰 모습에 결국 참지 못하고 나서서 도와주고는, 우리 아이는 왜 스스로 잘 못하는지 답답해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두 딸의 엄마이자 교육학 박사, 초등학교 교장으로 재직 중인 저자는 33년 차 현장교육 경험을 살려 아이의 자신감, 잠재력을 키워주는 거리두기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엄마와 아이 사이의 거리두기는 장차 아이가 자신감과 주도성을 갖고 자신의 삶을 이끌어갈 수 있도록 힘을 주기 때문에 아이의 성장을 위해 약간의 거리를 두고 아이가 스스로 해나갈 수 있도록 믿고 기다려주는 시간이 꼭 필요하다는 것이다. 물론 엄마의 손길이 필요한 순간에는 현명하게 개입하여 부족함을 채워주어야 한다. 하지만 부모의 지나친 개입은 아이의 타고난 능력을 발휘할 수 없게 만들고, 오히려 때로는 아이의 자존감에 상처를 줄 수도, 아이들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한다.
엄마의 현명하고 똑똑한 개입이 아이의 잠재력, 자존감을 높이고 공부를 즐기는 아이로 만들어준다고 하니, 엄마의 개입이 아이의 평생을 좌우한다는 말이 결코 과장으로 들리지 않았다. 모든 것을 해주고 도와주는 부모보다 때로는 서툴고 오래 걸려도 믿고 기다려주는 현명한 부모가 사랑하는 아이의 진정한 성장을 위해 더 필요하다는 생각에 동감한다면 이 책과 함께 현명한 거리두기를 시작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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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도서MD)
노골적인 눈물주의보 혹은 달달한 로맨스보다, 명료하고 속시원한 책을 좋아하는 단호박 같은 사람. 하지만 사실 <시튼의 동물 이야기>를 보며 눈물을 쏟는 폭풍 감성을 숨기고 있다.